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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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화 : 7장 싸우려는 자는 들어오고, 팔려는 자는 나간다 (3)

함소령은 곽문정과 동행하는 내내 한마디도 쉬지 않고 조잘거렸다· 그래도 상인이나 보표 중 누구 한 명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 곽문정을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데다가 함소령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예뻐서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불만이 있는 자들이 있다면 남명과 공동파의 무인 정도였는데 이미 곽문정에게 호되게 당한 전적이 있는지라 불만 섞인 표정으로 바라볼 뿐 그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곽문정도 함소령의 그런 애정 공세가 싫지 않은 듯 미소를 지은 채 말을 몰았다· 하지만 그의 미소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길을 가는 내내 목도한 참상 때문이었다·

집과 부모를 잃고 거리를 헤매는 어린아이들과 불구가 되어 신음하는 사람들 그리고 송두리째 지도에서 사라진 마을의 모습은 그의 가슴을 무겁게 만들었다·

전쟁의 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항상 힘없는 자들의 몫이다·

평화롭던 삶은 처참하게 망가지고 삶의 터전과 기반은 송두리째 사라진다· 모든 것을 잃고서도 폐허가 된 터전을 떠나지 못해 주위를 맴도는 사람들의 모습에 생기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곽문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난세(亂世)는 모든 것을 앗아가는구나·”

“어서 빨리 밀야와 운중천의 전쟁이 끝나야 할 텐데·”

함소령의 표정도 덩달아 어두워졌다·

삼 년이나 이어진 전쟁은 도통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이 느끼는 정신적 피폐감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곽문정은 눈앞에 펼쳐진 참상을 보며 분노했다· 하지만 그는 애써 분노를 꾹꾹 눌러 참았다· 의기가 약해진 것이 아니었다· 단지 인내심이 더 강해졌을 뿐이다· 함소령이 그런 그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오빤 이제 남자가 되었구나·”

“응?”

곽문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함소령을 바라보았다· 함소령의 얼굴은 물론이고 목덜미까지 온통 붉게 물들어 있었다·

“어디 아픈 거니?”

“아 아냐·”

“열이 나는 것 아냐? 얼굴이 빨간데?”

“아니라니까!”

함소령이 툭 쏘아붙이고는 고개를 팩 돌렸다· 곽문정은 그녀가 화가 난 듯하자 영문을 몰라 머리만 긁적였다·

‘내가 뭘 잘못했나?’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고개를 돌린 채 함소령이 웃고 있다는 사실을·

‘바보·’

백룡상단의 순조로운 여정과 달리 들려오는 소문은 흉험하기 그지없었다·

백룡상단이 빠져나온 이후 부현은 완전히 폐쇄되었고 이틀 후 전화에 휩쓸리고 말았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상단들은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밀야와 운중천은 부현 지역에서 승부를 보기로 작정했는지 다른 지역의 전력까지 빼서 투입하고 있었다· 때문에 백룡상단은 이동하는 내내 부현 지역으로 향하는 무림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백룡상단은 될 수 있으면 무림인이 많이 지나다니는 관도를 피해 이동했다· 괜히 신경이 곤두선 자들과 마주쳤다가 어떤 시비가 붙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세상이 어지럽다 보니 무림인들에게 물건을 털렸다는 상인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백룡상단의 보표들은 상인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신경이 바싹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백룡상단은 쉬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남쪽으로 이동했다· 남명을 비롯한 공동파의 제자들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곽문정에게 이미 한번 호되게 당한 터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서안에 거의 도착할 때쯤 함소령이 말을 몰아 곽문정의 곁으로 다가왔다·

“오빠·”

“소령아·”

“이제 서안에 거의 도착해 가네·”

“그러게·”

함소령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곽문정은 전혀 그런 기색을 읽지 못했다·

곽문정의 뒤에 타고 있던 한선우가 고개를 흔들었다·

“바보 같아·”

“뭐? 누가?”

“형이·”

“내가? 왜?”

“에휴!”

한선우는 대답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어린 한선우의 눈에도 함소령이 곽문정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의 몸으로 그렇게 주위를 맴돌고 있는데도 저렇게 둔감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한선우가 한숨을 쉬는 모습에 함소령이 풋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 곽문정의 곁으로 다가오는 또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공진성이었다·

“문정아·”

“단주님·”

“이제 서안에 거의 도착했으니 너는 화산파가 있는 화음현까지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예? 하지만 의뢰는 서안까지만 호송해 주는 것이었는데·”

“네 첫 의뢰다· 이왕 마무리하려면 확실히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화산파에 다녀오거라·”

“그러면 상단 출발이 늦어질 텐데·”

“우리는 먼저 출발하겠다· 어차피 너는 그곳으로 갈 것이 아니더냐?”

“거야 그렇지만····”

“그렇게 하거라· 조금 먼저 헤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알겠습니다· 단주님 뜻이 그렇다면야····”

결국 곽문정은 공진성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함소령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럼 이쯤에서 헤어지자꾸나·”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다시 찾아뵐게요·”

“무운을 빌겠다·”

“감사합니다· 단주님도 무사히 귀환하시길 빌게요·”

공진성이 곽문정의 어깨를 두들겨 준 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의뢰 잘 마치거라·”

“다음에 다시 보자 문정아·”

다른 상인들과 보표들이 곽문정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곽문정은 그들에게 포권을 취하며 작별했다·

이젠 진짜 혼자서 의뢰를 완수해야 한다· 별다른 위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앞일은 모르는 것이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됐다·

곽문정은 화산파가 있는 화음현 방향으로 향했다· 백룡상단을 따라 화음현에는 여러 차례 가봤기 때문에 길을 찾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백룡상단 사람들과 헤어져 몇 명만 움직이다 보니 자연 서로 간의 대화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무작정 거리를 두던 남명 등도 점점 대화에 참여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대화가 깊어질수록 남명과 공동파의 제자들은 곽문정에게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지닌바 학식이나 강호상에서의 위치는 그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곽문정은 그들이 갖지 못한 폭 넓은 경험과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남명이 혀를 찼다·

‘이 녀석이 가진 지식은 단순하게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에게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명문의 제자들에겐 나름의 분위기가 있는 법이다· 강호 밑바닥에서 혼자의 힘으로 기어오른 자들에겐 절대 존재하지 않는 특유의 절도와 체계가· 그런데 곽문정에게서 바로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곽문정의 소속은 백룡상단이다· 백룡상단은 천하에서도 손꼽히는 상단이다· 하지만 그래 봤자 상인들의 집단일 뿐이다· 중원의 여타 명문에 비할 수는 없었다·

결국 백룡상단에서 가르침을 받은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곽문정이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곽문정과 대화를 할수록 궁금한 것이 더 많아졌다· 그래서 언젠가 용기를 내서 슬쩍 물어봤지만 곽문정은 미소를 지으며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남명의 관심은 곽문정에게서 한선우로 넘어갔다· 한선우의 나이는 이제 겨우 십여 세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하면서 남명은 자신이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저 조그만 머리에 그토록 엄청난 지식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남명이 한선우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스승을 만나러 간다는 거지?”

“예!”

“스승님이 누군데?”

“저도 아직 몰라요· 할아버지가 가면 안다고 하셨거든요·”

“스승님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따라간다는 거야?”

“예!”

“그럼··· 혹시 공동파로 올 생각은 없니?”

“공동파요?”

“그래 공동파에도 뛰어난 학식을 지닌 분이 많아· 그분들에게 배우면 너도 공동파의 정식제자가 될 수 있어· 어때?”

남명이 은근한 목소리로 공동파에 입문할 것을 권했다· 그만큼 한선우는 욕심나는 인재였다· 그를 공동파에 입문시키기만 한다면 십 년 안에 뛰어난 책사를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욕심이 났다·

하지만 한선우는 단호했다·

“그럴 수는 없어요· 할아버지는 오직 그분만이 제 스승이 될 자격이 있다고 했어요· 할아버지의 유훈을 어길 수는 없어요·”

“으음! 대체 그가 누구기에····”

남명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만일 곽문정이 없었다면 강제로라도 공동파로 데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곽문정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이상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지나고 곽문정 일행은 화음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사이 곽문정과 함소령은 조금 더 가까워졌다·

화음현에 들어서자마자 살벌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거리엔 굳은 얼굴의 화산파 도사들과 각 문파의 무인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아무래도 부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보니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화산파는 구대문파의 하나이다· 무당파와 더불어 도가의 성지였고 이제껏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존재했다· 하지만 밀야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때문에 화산파에도 다른 문파에서 지원한 병력이 대거 파견된 상태였고 그중에는 공동파의 무인들도 있었다·

곽문정은 공동파의 무인들이 머물고 있는 객잔에 함소령과 남명을 무사히 데려다 줄 수 있었다· 보표로서 첫 의뢰를 무사히 완수하는 순간이었다·

공동파의 제자들과 합류한 남명 등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고 반대로 함소령의 얼굴에는 그늘이 졌다· 이제는 이별해야 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천성으로 간다고?”

“응·”

“오래 걸리겠네·”

“족히 두 달 이상은 걸릴 거야· 아직 선우가 몸이 약해서 빨리 갈 수가 없거든·”

“하긴·”

함소령이 한선우를 바라봤다· 그녀가 무릎을 꿇고 한선우와 눈높이를 맞췄다·

“오빠 말 잘 듣고 조심해·”

“걱정하지 마요 누나· 형은 제가 잘 감시할 테니까요·”

“호호! 너만 믿을게·”

함소령과 한선우의 대화에 곽문정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굳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지는 않았다· 그 역시 함소령에게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다시 올게· 그때까지 부디 무사히 있어야 해·”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오빠 걱정이나 해· 부디 조심해서 가·”

“그래·”

아직 어린 두 남녀는 그렇게 서로를 안전을 기원하며 헤어졌다· 함소령은 곽문정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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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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