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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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화 : 4장 푸른 하늘의 의로운 별이 다시 빛을 내다 (1)

운중천의 내성에는 아홉 개의 전각이 존재했다·

아홉 하늘이 운중천에 들어올 때면 머무는 곳· 그래서 이름조차 구중각(九重閣)이었다·

구중각을 이루는 각자의 전각들은 높은 담장과 가산으로 완벽하게 독립되어 있었다· 각 전각들 사이에는 또다시 수십 명의 무인이 경계를 서고 있어 외인이 이곳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검정각(劍頂閣) 역시 구중각의 하나였다·

검의 정상이라는 오만한 이름처럼 검정각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띠고 있는 전각에는 무당파의 도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다·

무당파의 도사들이 경계를 서는 이유는 간단했다· 검정각이 바로 적엽 진인의 거처였기 때문이다·

적엽 진인은 무당파가 배출한 검의 하늘이었다· 천하에서 가장 검을 잘 쓰는 사람이었고 검의 극의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사람이었다·

무당파의 제자라면 누구나 그에게 가르침을 받길 원했다· 그에게 일초반식이라도 가르침을 받는 것이 몇 년을 고련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엽 진인은 구름 위의 신룡처럼 그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 무당파에서조차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다· 그 때문에 이대제자들과 삼대제자 중에는 적엽 진인의 얼굴조차 모르는 이가 부지기수였다·

적엽 진인은 겉보기엔 사십 대 중후반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약간은 창백한 얼굴에 콧등이 불거진 매부리코 그리고 송충이처럼 굵은 눈썹 아래 위치한 자광(紫光)이 일렁이는 눈동자엔 깊은 현기가 담겨 있다·

적엽 진인의 실제 나이가 얼마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현 무당파의 장문인이 그에게 사백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최소 일흔에서 여든 살은 족히 넘었을 거라는 것이 세상의 중론이었다·

팔십 대의 나이에도 사십 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것은 그만큼 내공이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의 흐름을 강력한 내공으로 거스르고 있는 것이다·

적엽 진인은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정각에선 운중천 외성의 모습이 환히 내려다보였다· 특히 적엽 진인이 서 있는 창가에서는 운중천의 외성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보였다·

창밖을 바라보는 적엽 진인의 얼굴엔 그 어떤 감정의 빛도 떠올라 있지 않았다· 그는 그저 무심한 시선으로 운중천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문밖에서 창노한 음성이 들려왔다·

“사백님 저 해천입니다· 명운과 함께 왔습니다·”

“들어오너라·”

적엽 진인의 허락이 떨어지자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오십 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도인과 이제 이십 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무인이었다· 도인의 도명은 해천(海遷)· 현 무당파의 장문인인 해검 진인의 사제로 특이하게 검 대신 권에 더 조예가 깊다고 했다·

특히 그는 면장(綿掌)에 심취해서 깊이 파고들었는데 그 경지가 무당파 내에서도 독보적일 정도로 대단했다·

해천 진인의 곁에 있는 젊은 무인은 명운(明運)이라는 도명을 갖고 있었다· 명운은 적엽 진인이 말년에 거둬들인 제자였다· 원래는 무당파의 이대제자가 될 예정이었지만 그 천재성에 반한 적엽 진인이 직접 가르치기로 결정했다·

명운이 조심스럽게 적엽 진인을 불렀다·

“사부님·”

그제야 적엽 진인이 뒤돌아섰다· 해천 진인과 명운은 고개를 깊숙이 숙여 경외감을 표했다·

“다른 제자들은?”

“사백님 명대로 외부와의 창구를 맡은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정각에만 머물게 조치했습니다·”

“잘했다·”

“사백님?”

“왜 그러느냐?”

“왜 제자들을 내보내지 않는 것인지 이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해천 진인의 얼굴엔 의문이 떠올랐다·

사실 그의 의문은 당연한 것이었다· 평소 산문을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는 무당파의 제자들에겐 이번 운중천의 행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었다·

다른 문파 제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인맥도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적엽 진인은 무당파 제자들이 검정각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했다·

존경하는 사백의 명령이니 따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직은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때?”

“차차 알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아이들이 무공을 수련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거라·”

“알겠습니다·”

적엽 진인의 단호한 음성에 해천 진인은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

“명운도 마찬가지다· 다른 제자들과 마찬가지로 너 역시 무공에 더욱 정진해야 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사부님·”

명운은 그 어떤 의문도 표하지 않았다· 그에겐 스승 적엽 진인이 하늘이었고 그의 말이 곧 법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는 적엽 진인을 존경하고 있었다·

“너의 경쟁자는 칠소천이 아니다 명운·”

“그럼?”

“담수천이다· 칠소천이 비록 위명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담수천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 그를 경계하거라·”

명운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담수천의 위명을 익히 알고 있는 까닭이다·

문득 그가 물었다·

“북검은 어떻습니까?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진무원·”

적엽 진인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진무원을 언급하는 명운의 눈에 담긴 것은 분명 호승심이었다· 현 천하에서 가장 위명을 날리는 후기지수를 향해 경쟁심을 불태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 분명했다· 특히나 같은 검을 익힌 무인이라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적엽 진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신경 쓸 필요 없다·”

“예?”

“오래 피우지 못할 꽃에 물을 주는 이는 없다·”

“그가 오래 피지 못할 꽃이란 말씀이십니까?”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그가 너무 일찍 피었다는 것이다· 봄의 햇살은 덧없이 짧은 법이고 맑은 날은 그리 많지가 않다·”

“으음!”

적엽 진인의 단언에 명운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하늘같은 스승이 하는 말이다· 이제껏 그의 스승이 하는 말이 틀린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다·

‘담수천 담수천이란 말이지·’

그는 이제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담수천을 향해 투지를 불태웠다·

그런 명운을 보면서 적엽 진인이 눈을 빛냈다·

진무원은 오래 피지 못할 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아직은 명운이 감당하기 벅찬 상대였다·

진무원이 적엽 진인을 알아봤듯 적엽 진인 역시 단번에 진무원을 알아봤다·

수많은 군중 속에 평범한 모습으로 숨어 있었지만 적엽 진인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그 오롯한 존재감과 도드라짐·

적엽 진인 정도 반열에 오른 무인만이 느낄 수 있는 그 꺼림칙한 느낌을 명운은 감지하지 못했다· 그 말은 곧 명운이 진무원의 상대로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뜻했다·

아직은 명운이 패배를 경험할 시기가 아니었다· 지금은 오직 앞만 보고 달려야 할 때였다· 그런 시기에 당하는 일격은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명운은 자신의 뒤를 이어 무당의 하늘이 되어야 할 소중할 인재였다·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다·

적엽 진인이 손을 내저었다·

“나가보도록·”

두 사람은 적엽 진인에게 포권을 취한 후 밖으로 나갔다·

홀로 남게 된 적엽 진인이 문득 입을 열었다·

“그만 나오는 것이 어떻겠나?”

“····”

“그 고약한 버릇은 여전하군· 자네의 악취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내 손으로 끌어내 줄까?”

“크흐흐! 말코도사의 개코는 여전하구나·”

그 순간 방 한쪽 풍경이 일그러지더니 육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노인이 거짓말처럼 나타났다· 노인은 누더기를 연상시키는 장포를 입고 커다란 지팡이로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손에는 조그만 술병이 들려 있었는데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지독한 주향이 적엽 진인의 코끝을 찌르고 있었다·

그런 노인의 모습에 적엽 진인이 미간을 찡그렸다· 만일 일반 무인이 이런 모습으로 그 앞에 나타났다면 당장 도륙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그런 일반적인 무인이 아니었다·

상대는 그와 대면(對面)할 자격이 있는 몇 안 되는 무인 중 한 명이었다·

풍운번주(風雲旛主) 능군휘·

그와 같은 아홉 하늘에 속한 절대의 무인·

출신 문파를 비롯한 모든 것이 불분명한 남자· 하지만 그 무위만큼은 적엽 진인도 인정하는 절대의 강자였다·

능군휘는 바람처럼 표홀했다· 결코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법이 없었고 구름 위의 신룡처럼 진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자네가 어쩐 일인가? 운중천에 들어오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더니·”

“정녕 이유를 몰라서 묻는 것은 아니겠지?”

능군휘가 술을 벌컥벌컥 들이켜며 적엽 진인의 앞자리에 앉았다· 능군휘의 안하무인격인 모습에 적엽 진인의 미간에 골이 파였다·

능군휘가 갑자기 들고 있던 술병을 내려놓으며 투덜거렸다·

“에이 술이 맛이 없구나· 이봐 말코· 혹시 옥로주 남는 것 없나? 자네가 빚은 그 술을 맛본 이후로 다른 술은 영 못 먹겠거든·”

적엽 진인은 말없이 장을 열어 술이 담긴 병을 꺼냈다· 능군휘가 말한 옥로주였다·

적엽 진인에게 검을 익히는 것 외에 유일한 취미가 있다면 바로 술을 빚는 것이었다· 특히 이른 새벽 잡티 하나 섞이지 않은 이슬을 모아 담근 옥로주는 쉽게 맛보기 힘든 명주였다·

능군휘의 얼굴에 대번 환한 웃음이 떠올랐다· 적엽 진인이 능군휘에게 옥로주가 담긴 병을 던져줬다· 능군휘는 서둘러 술병 마개를 따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크아! 좋구나! 역시 말코의 옥로주는 천상의 맛이야· 흐흐!”

그제야 능군휘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반대로 적엽 진인의 표정은 더욱 차가워졌다·

“다시 한 번 묻지· 운중천엔 웬일인가?”

“정녕 몰라서 묻는 것은 아니겠지?”

“역시 척마대 때문인가?”

“누구의 생각인가? 역시 서문화인가?”

“전체의 의견이 그랬다네·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려면 젊은 무인들부터 단합시켜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네·”

“흐흐흐! 정말 대단해 정말·”

“그래서 나타난 것인가? 방해하려고?”

“방해?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조용히 찌그러져 있겠네·”

“부디 자네 말을 잘 지켰으면 좋겠군·”

“걱정하지 말게· 나 혼자서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능군휘가 다시 옥로주를 들이켰다·

마시는 것이 반 입가로 흘러내리는 것이 반이었다· 그 때문에 앞가슴이 흥건해졌지만 능군휘는 개의치 않았다·

그런 능군휘의 모습에 적엽 진인이 잠시 눈을 감았다·

능군휘는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남을 불편하게 하는 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 때문에 절대의 무위를 갖고서도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군휘 내 충고 하나 하겠네·”

“경청하지· 흐흐!”

“겉도는 것은 상관없네· 하지만 이 이상 운중천의 일에 개입하려 하지 말게·”

“걱정하지 말게· 자네의 충고가 아니더라도 이 이상 개입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그 마음 부디 변하지 않길 바라겠네·”

“흐흐! 나도 한마디 해도 되겠는가?”

“····”

적엽 진인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능군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언제까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일세· 달도 차면 기울게 마련이고 사냥이 끝난 개는 잡아먹히게 마련일세· 부디 조심하시게·”

“감히 나를 보고 개라는 것인가? 이 적엽이····”

“그거야 스스로가 잘 알겠지· 나는 이만 가겠네·”

능군휘가 몸을 일으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적엽 진인은 서늘한 시선으로 능군휘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저자가····’

적엽 진인의 가슴에 살심이 스멀스멀 치밀어 올라올 때 갑자기 능군휘가 뒤돌아서 술병을 흔들었다·

“아 이 술은 잘 마시겠네· 흐흐흐!”

한 사람은 웃고 한 사람은 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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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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