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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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화 : 3장 나비의 날갯짓이 구름을 부르기도 한다 (2)

진무원은 비무대를 뒤로하고 걸음을 옮겼다· 명류산과 남무석의 싸움을 한창 흥미진지하게 바라보던 하진월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 결과도 보지 않고 그냥 가느냐? 이제 좀 재밌어지는데·”

“류산이 이길 겁니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

“그냥 압니다·”

“흐응! 그 정도까지 단련시켰단 뜻이구나·”

하진월은 단숨에 진무원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가 갑자기 흥미가 확 떨어진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계속 구경하시렵니까?”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일 중 하나가 남들이 피터지게 싸우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어디 네놈의 호언대로 결과가 나올지도 궁금하고·”

“그럼 천천히 구경하고 오십시오·”

“오냐!”

진무원은 하진월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겼다·

연무장에 세워진 비무대의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결과 하나에 울고 웃는 무인들과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열광하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피부로 느껴졌다·

진무원이 곁을 지나가고 있었지만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들은 비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비무대 위에서 싸우는 것처럼 팔을 휘두르며 큰소리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문득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운중천은 외부인을 끌어들여서 세를 불려가는구나·’

수많은 사람의 환호와 시선을 받은 무인들은 운중천의 구성원이 됨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그리고 운중천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한 몸을 던질 것이다·

그의 시선이 운중천의 내성을 향했다·

높다란 담장으로 둘러싸인 내성은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운중천의 전체 규모에서 내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일 할이 될까 말까 했다· 하지만 그 일 할이 운중천 전체의 계획을 잡고 움직이고 있었다·

내성의 경계는 삼엄했다· 정문은 물론이고 성벽을 따라서 무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어 개미 새끼 한 마리 침투할 틈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내성의 정문에는 범상치 않은 기도를 풍기는 무인들이 도열해 있어 엄청난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끼익!

그때 갑자기 내성의 문이 열렸다·

순간 진무원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낯익은 인물들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저들은?’

등 뒤에 거대한 용린도를 찬 남자는 바로 용무성이었고 그 옆에서 조용히 걸음을 옮기는 이는 운중천의 총관인 관대승이었다·

용무성은 얼굴이 벌게진 채로 관대승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관대승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히 걸음을 옮겼다· 명백히 무시하는 태도였다·

관대승은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는 용무성을 뒤로하고 유유자적 걸음을 옮겼다· 용무성은 관대승이 사라질 때까지 그의 등판을 노려보았다·

마침내 관대승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가 근처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 주먹을 날렸다·

쾅!

육중한 소리와 함께 커다란 바위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흔들렸다· 바위를 때린 주먹에 선혈이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그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한참을 씩씩거렸다·

“제길!”

겨우 진정한 용무성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진무원의 모습이 보였다· 그가 고개를 저으며 진무원에게 다가왔다·

“쳇! 봤냐?”

“어쩌다 보니····”

“별로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였군·”

“관 총관과 아는 사이입니까?”

“뭐 어느 정도는·”

용무성이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듯 얼버무렸다· 그런 용무성의 태도에 진무원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문득 용무성이 입을 열었다·

“아마 강호 역사상 너보다 빠른 시간에 이 정도의 위명을 얻은 자는 없을 것이다·”

“····”

“강호에서 명성을 얻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를 죽였다는 뜻이다· 즉 손에 묻히는 피만큼 명성도 드높아진다는 것이지·”

진무원은 말없이 용무성을 바라보았다· 이 시점에서 그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도 용무성의 말은 이어졌다·

“너에게선 피 냄새가 나· 아니 피 냄새가 떠나질 않아· 그 피 냄새를 맡고 이제까지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짐승들이 찾아올 거야·”

“짐승?”

“조심해라· 특히 관 총관을·”

“관 총관? 관대승을 말하는 겁니까?”

“내 말 절대 잊지 마라·”

그 말을 끝으로 용무성은 진무원과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진무원은 제자리에 멈춰 서서 그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용무성의 말은 그의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관대승 관대승이란 말이지?”

진무원의 눈빛이 깊이 침잠되었다·

☆ ☆ ☆

진무원이 들어간 곳은 운중현에 있는 청화객잔이었다· 운중천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무대회 때문인지 객잔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가 들어서자마자 점소이가 달려 나왔다·

“어서 옵셔·”

“주인장 있느냐?”

“예? 주인어른요?”

점소이가 의뭉스러운 시선으로 진무원을 바라보았다·

계산대 앞에 주인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도 엉뚱하게 주인을 찾는 진무원의 모습에 경계심이 든 것이다·

그에 진무원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말고 진짜 주인을 찾고 있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이 객잔의 주인은 저분이신데요·”

“소무상 그가 진짜 주인이 아니더냐?”

“아저씨는 누구죠?”

“내 이름은 진무원이다·”

순간 점소이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진무원? 설마 북검 진무원 대협인가요?”

“그렇다·”

“와아!”

진무원의 대답에 점소이의 목소리가 절로 높아졌다· 그만큼 흥분했다는 뜻이다·

진무원에 관한 소식은 벌써 운중천 밖으로 전해져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최근의 강호에서 가장 뜨거운 존재가 바로 그였고 많은 이가 그에게 열광했다· 점소이도 그런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자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주인어른을 모시고 올게요·”

“고맙다·”

진무원이 창가 자리에 앉자마자 점소이가 후다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누군가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삼십 대 후반에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남자는 바로 소무상이었다·

“주군?”

“무상 형님·”

“주군께서 어떻게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소무상이 황송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진무원의 앞자리에 앉았다· 진무원이 객잔 내부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이런 곳에 있었군요·”

“아무래도 외부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다 보니 이렇게 밖에 있는 게 편합니다·”

청화객잔은 추밀당의 본거지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이는 추밀당의 구성원이었다· 소무상 대신 주인 행세를 하는 계산대 앞의 남자까지도 모두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일은 할 만합니까?”

“하루 일과가 단순하긴 하지만 얻는 게 무척 많습니다·”

“얻는 것?”

“세상을 보는 눈이라고나 할까요?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일을 하다 보니 세상사의 이면을 읽는 눈이 생기더군요·”

“그렇군요·”

진무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십 년 전에 비해 소무상의 눈빛은 훨씬 깊어져 있었다· 어지간해서는 감정을 드러내는 법이 없었고 말 한마디에도 신중함이 담겨 있었다·

“운중천에는 추밀당 같은 비밀 조직이 많은가 보군요?”

“그렇습니다· 안에 있는 자들조차 감히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조직이 있고 각 조직은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각자 맡은 임무와 행동반경이 다르기에 부딪치지 않는 이상 서로가 어느 조직에 속해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군요·”

소무상도 추밀당의 당주로서 남들보다 많은 고급 정보를 접했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도 다른 비밀 조직이 얼마나 더 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때 점소이가 진무원이 앉아 있는 자리에 술과 안주를 내왔다·

“헤헤! 주방에 특별히 부탁해 간단한 안주 좀 만들어 왔어요· 술은 이십 년 묵은 소홍주예요·”

점소이는 탁자 위에 소홍주와 안주를 내려놓은 후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부족하시면 언제든 부르시구요·”

“고맙구나·”

점소이가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물러났다· 점소이를 보며 소무상이 피식 웃었다·

“제가 키운 녀석입니다· 겉보기엔 마냥 순진해 보이지만 눈치가 빠르고 머리 회전도 좋아 쓸모가 많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소무상은 단순히 정보만 수집하는 게 아니라 추밀당을 키우는 데도 전념했다· 추밀당에 속한 무인과 정보원은 모두 그가 키운 이들이었다· 그 자세한 구성원은 대외비로 추밀당의 상부 조직인 비각전에서조차 알지 못했다·

“고생 많이 하셨군요·”

“주군이 겪으신 것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앞으로 이들이 주군의 행보에 유용하게 쓰인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소무상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추밀당을 독자적인 조직으로 키우기 위해 그가 들인 공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런 노력이 헛되지 않아 이제는 운중천의 그 어떤 조직에도 뒤지지 않는 독자적인 정보망을 갖췄다고 자부했다·

“고맙습니다 형님·”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고마워하실 것 하나도 없습니다 주군·”

소무상의 진심을 느꼈기에 진무원은 그저 담담히 미소만 지었다·

남자는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게 마련이다· 소무상이 진무원을 주군으로 생각하고 진심으로 충성을 다하듯 진무원 역시 소무상을 친형제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쾅!

그때 객잔의 문이 부서질 듯 큰 소리를 내며 거칠게 열리며 일단의 무인이 우르르 들어왔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기세를 풍기는 무인이 십여 명이 넘었다· 그 선두에 소무상이 잘 아는 이가 있었다·

“월 전주님?”

선두에 서 있는 오십 대 초반의 남자는 바로 비각전주 월성천이었다· 월성천의 눈에는 섬뜩한 한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소무상을 향했다·

“추밀당주 소무상은 앞으로 나오라!”

“예?”

“죄인 소무상은 앞으로 나오란 말이다!”

“무슨 말입니까? 죄인이라니·”

“흥! 거짓 정보로 나를 기만하고도 무사하길 바랐던가?”

“거짓 정보?”

“진무원이 살아 있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고의로 숨기지 않았던가?”

소무상을 추밀당주로 추천한 이가 바로 월성천이다· 자신이 밀어준 소무상에게 기만당했다는 사실이 그를 분노케 했다·

그 순간 진무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제야 진무원을 발견한 월성천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 자신의 추측이 사실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진무원이 월성천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월성천이 움찔하며 물러났다· 진무원의 무력은 이미 확실하게 견식했다· 천하의 연천화조차 그에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 때문에 중검보는 자중지란에 빠져 있었다·

“진무원·”

그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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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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