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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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 2장 바람이 구름을 부른다 (1)

남궁세가는 수백 년 이상을 안휘성의 패자로 군림해 온 가문이다· 수많은 가전의 절기가 내려오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검법이 가장 유명했다·

특히 남궁세가 최고의 절기로 알려진 제왕검형(帝王劍形)은 강호상의 수많은 검공 중에서도 단연 수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왕의 품격을 가진 검공이라 불리기도 했다·

오직 가주만이 익힐 수 있고 펼칠 수 있는 것이 제왕검형이었다· 남궁일검은 제왕검형을 익히지 못했다· 대신 섬전십삼검뢰(閃電十三劍雷)를 익혔다·

비록 제왕검형에 가려 있지만 섬전십삼검뢰 역시 강호의 일절로 불릴 만큼 강대한 위력을 갖고 있었다· 그 때문에 남궁일검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무공이 일정 이상의 경지에 오르기 전에는 강호의 출입을 엄금하는 남궁세가의 가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때까지 무공만 수련했다· 그 때문에 세상에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어 이제까지 무명(無名)으로 지냈지만 그는 자신이 칠소천에 뒤진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 때문에 진무원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강렬한 열기를 담고 있었다·

좌문호가 곤혹스러운 얼굴로 남궁일검을 바라봤다·

“남궁 형 진정하시오·”

“내가 왜?”

남궁일검의 입가에 어린 미소가 더욱 비릿해졌다·

그 자존심이 강한 좌문호가 진무원을 껄끄러워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진무원을 제압한다면 창룡회에서 자신의 입지 또한 강해질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기 싸움이었다·

남궁일검이 진무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내 이름은 남궁일검 대남궁세가의 후예다·”

“····”

진무원은 대답 대신 남궁일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진무원의 눈빛에 남궁일검이 오히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소한 자신이 신분을 밝혔으면 그 어떤 반응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진무원은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원 어디를 가나 남궁세가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하물며 그는 방계도 아닌 직계 혈족이었다· 그것도 차기 권력에 가장 근접한 이다· 언제 그가 이런 눈빛을 받아본 적이 있겠는가?

“이쪽에서 신분을 밝혔으면 그쪽에서도 이름을 밝히는 것이 예의· 그대는 강호의 예의를 알지 못하는 모양이군·”

“예의는 지켜야 할 사람에게만 지키는 법· 내가 왜 그대에게 신분을 밝혀야 합니까?”

“뭣이?”

남궁일검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갈무리하고 있던 기운이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 그에 주위에 있던 다른 젊은 무인들이 일시적으로 비틀거렸다·

하지만 정작 남궁일검의 기파를 정면으로 받고 있는 진무원의 표정에는 일말의 변화도 없었다·

제법 사나운 기파다·

하지만 그뿐이다·

상대를 짓누르는 위압감도 반드시 죽이겠다는 결의도 느껴지지 않는 가벼운 기파 따윈 산들바람과도 같아서 그에게 전혀 영향을 줄 수 없었다·

“감히 대남궁세가를 우습게 보는 건가?”

“내가 언제 남궁세가를 우습게 봤습니까?”

“나를 우습게 보는 것은 남궁세가를 우습게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언제 당신을 우습게 봤습니까?”

“지금 나랑 말싸움을 하자는 건가?”

남궁일검의 목소리가 폭풍이 되어 황학루에 울려 퍼졌다· 그의 목소리에 담긴 강력한 내공에 젊은 무인들이 귀를 막으며 물러났다· 현공휘도 자신의 예상을 상회하는 남궁일검의 내공에 놀랄 정도이다·

그러나 진무원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히 말을 이었다·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이상하군요· 우리가 반갑게 인사할 만큼 친분이 있던가요? 당신이 대남궁세가의 구성원이라고 밝혔으면 제가 넙죽 허리라도 숙여야 할까요?”

“너?”

“저도 남궁세가라는 이름이 얼마만한 무게와 명예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명예를 갖기 위해 수많은 남궁세가의 혈족이 누대에 걸쳐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치렀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진무원의 목소리는 점점 나지막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들의 귓전에는 또렷하게 들렸다·

“밖에서는 당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남궁세가의 행사가 됩니다· 부디 남궁세가라는 그 위대한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놈!”

마침내 남궁일검이 참지 못하고 검을 꺼내 들었다· 시리도록 차가운 검광이 진무원의 망막을 자극했다·

“남궁 소협·”

보다 못한 좌문호가 남궁일검을 막아섰다· 하지만 남궁일검은 좌문호를 거칠게 밀쳐내며 진무원을 향해 다가갔다· 그는 검집마저 바닥으로 내던진 상태였다· 그런 남궁일검의 모습에 진무원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검은 사람을 상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이며 검집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인내심의 상징이다·

그런 검집을 내던졌다는 것은 상대를 죽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나 다름없었다· 겨우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는 이유로 말이다·

“감히 나를 훈계하다니 그 오만방자함에 교훈을 내려주마!”

쉬익!

누가 말릴 틈도 없이 남궁일검의 검이 공기를 갈랐다·

“안 되오!”

좌문호의 뒤늦은 외침이 황학루에 울려 퍼졌다·

남궁일검의 검이 섬전처럼 진무원의 목젖을 향해 날아왔다· 목젖은 스치기만 해도 숨이 끊어지는 치명적인 요혈이다·

일말의 자비도 없는 잔혹한 손속과 독심이 그의 일검에 담겨 있었다·

반드시 죽이겠다는·

생면부지의 인물이다· 오늘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그런데도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고 살의를 품고 살수를 펼쳐온다·

살의(殺意)를 품었으면 자신 역시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그것이 진무원의 강호다·

진무원의 두 손가락이 검첨을 향해 쭉 뻗어갔다·

쇄병지(碎兵指) 진무원만의 독문 절예가 펼쳐졌다·

퍼엉!

검첨과 손가락이 부딪치는 그 순간 남궁일검의 검이 폭죽처럼 터지며 검편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크억!”

검이 부서지면서 주입한 내력이 역류했다·

남궁일검이 피를 토하며 비칠비칠 물러났다· 그런 남궁일검을 향해 진무원이 제비처럼 낮게 허리를 숙인 채 달려들었다·

황학루의 희미한 유등 불빛 속에서 진무원의 눈이 무섭게 번뜩였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살의가 남궁일검을 덮쳐왔다· 마치 그물에 갇힌 물고기처럼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남궁일검은 반격이나 회피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망연히 진무원을 바라보았다·

흩날리는 적갈색의 피풍의 설화를 움켜잡은 왼손과 섬전처럼 번뜩이는 눈동자·

그의 망막에 맺힌 진무원의 모습은 사신(死神)과 닮아 있었다·

“놈!

현공휘가 진무원을 막아섰다· 이유야 어찌 됐든 이대로 남궁일검이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기꺼웠다· 이렇게 진무원과 싸울 명분을 얻었다는 사실이·

쐐액!

허리에 꽂혀 있던 월곡도가 독아(毒牙)를 드러냈다·

“제길!”

좌문호가 입술을 질겅질겅 깨물며 그에 합세했다·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좌시할 수만은 없었다· 남궁일검이 진무원의 손에 죽기라도 한다면 그 후환이 어디까지 미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와 반대로 흑백쌍웅은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이미 진무원의 손에 죽을 뻔한 경험을 한 그들이다· 본능이 이성을 압도했다·

현공휘의 월곡도가 진무원의 옆구리를 향해 날아왔다· 좌문호의 패검이 그의 등을 갈라왔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절묘한 합공이었다·

진무원의 몸이 제자리에서 팽그르르 돌았다· 적갈색 피풍의가 활짝 펼쳐지며 두 사람의 시야를 가렸다·

현공휘와 좌문호가 거의 동시에 진무원의 움직임을 놓쳤다· 그 순간 적갈색 피풍의 사이로 진무원의 다리가 채찍처럼 휘어져 나왔다·

슈우!

진무원의 다리가 기이한 곡선을 그리더니 좌문호의 가슴을 강타했다·

“큭!”

좌문호가 비칠비칠 물러나는 사이 진무원의 손에 들린 검집과 현공휘의 월곡도와 부딪쳤다·

카카캉!

불꽃이 튀고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현공휘는 반대편 허리에 찬 낭아도를 꺼내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크윽!”

가벼운 일격 같은데 그 안에 담긴 힘이 상상을 초월했다·

월곡도를 든 손이 저려왔다· 현공휘는 급히 두 손으로 월곡도를 쥐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사이 진무원이 그의 옆구리를 파고들어 왔다· 그 모습이 계곡 사이를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기 그지없었다· 이제는 완숙한 경지에 이른 계류보였다·

연꽃처럼 활짝 펼쳐진 진무원의 왼 손바닥·

위협을 느낀 현공휘는 급히 호신강기를 펼치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빨리 진무원의 손바닥이 그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쾅!

“크헉!”

현공휘의 몸이 달려들 때보다 배는 빠르게 뒤로 튕겨져 나갔다·

스릉!

그사이 설화가 검집을 벗어나며 시리도록 푸른빛을 발산했다·

좌문호가 입가에 흘러내리는 피를 닦으며 일어서려 했다·

“제기랄!”

그 순간 목에 시리도록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어느새 진무원의 검집이 그의 목젖에 닿아 있었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좌문호는 마른침을 삼켰다·

왼쪽 손에 들린 검집으로 좌문호를 견제한 채 진무원이 반대편 손에 들린 설화를 그대로 남궁일검을 향해 내리꽂았다·

요기를 흩뿌리며 번뜩이는 설화의 검날·

남궁일검은 제대로 반응도 하지 못하고 설화가 날아오는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쐐액!

“아 안 돼!”

좌문호의 외침이 황학루에 울려 퍼졌다·

남궁일검이 죽는다면 진무원뿐 아니라 그 역시 끝장이다· 삼환검문이 제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남궁세가에 비할 수는 없었다·

남궁일검과 좌문호가 거의 동시에 눈을 질끈 감았다·

푸욱!

이어 소성이 울려 퍼졌다·

“끄으으!”

잠시 후 남궁일검이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뱉었다·

남궁일검의 뺨이 길게 갈라져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그 옆에는 설화가 바닥에 깊이 꽂힌 채 요요로운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두 치만 더 옆에 꽂혔다면 남궁일검의 얼굴은 두 조각으로 갈라졌을 터이다·

남궁일검의 얼굴에 공포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동공은 몽롱하게 풀려 있고 사타구니 사이는 축축하게 젖어 있다· 순간적으로 정말 죽는 줄 알았던 것이다·

“····”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칠소천의 한 명인 현공휘를 힘으로 제압하고 나름 쾌검에 자신이 있는 좌문호를 속도로 짓눌렀다· 그리고 최종 목표인 남궁일검을 제압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일수유에 불과했다·

남궁일검이 그토록 자랑하던 섬전십삼검뢰는 미처 펼쳐보지도 못했다·

“으으!”

흑백쌍웅은 자신도 모르게 이를 딱딱 부딪쳤다·

절대 봐서는 안 될 무언가를 목도한 기분이다· 아마도 평생 동안 오늘 이 광경을 잊지 못할 것 같았다· 그만큼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그것은 다른 후기지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석상처럼 몸이 굳어 감히 움직일 수도 크게 숨을 내쉴 수도 없었다·

진무원이 몽롱하게 눈이 풀린 남궁일검을 내려다보았다·

아무 말도 없었다·

그저 내려다볼 뿐이다·

남궁일검은 고개를 돌리고 싶었다· 담담한 진무원의 시선을 피하고 싶었다·

진무원은 말없이 남궁일검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마치 속이 샅샅이 파헤쳐지고 만천하에 속살을 드러낸 끔찍한 기분에 남궁일검이 진저리를 쳤다·

한참이나 남궁일검의 눈을 들여다보던 진무원이 마침내 허리를 펴며 설화를 회수했다·

스릉!

설화가 검집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진무원이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데도 누구 한 명 그를 붙잡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진무원의 위용에 압도당한 것이다·

“크윽! 거기 서라·”

뒤늦게 현공휘가 몸을 일으켰지만 진무원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으으!”

남궁일검의 입에서 탁 풀린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평생 족쇄로 각인될 끔찍한 기억이 뇌리에 새겨졌다· 아마 남궁일검은 이날의 기억을 평생토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진무원을 볼 때마다 오늘의 기억을 반추하게 될 것이다·

무인에겐 죽음보다 끔찍한 형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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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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