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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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화 : 1장 호랑이 굴에 발을 딛다 (2)

방 안에 들어가자 제일 먼저 낡은 종이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벽에는 수없이 많은 책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빼곡히 꽂혀 있고 천장에는 야명주가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다·

야명주 아래 한 여인이 앉아 있었다·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진무원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굴곡진 농염한 몸매에 얼굴을 반쯤 가린 면사 그 사이로 드러난 맑은 눈빛을 가진 여인이었다·

‘매월령·’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진무원은 단번에 그녀를 알아봤다· 그녀 역시 진무원을 알아봤는지 면사 사이로 드러난 두 눈에 웃음기를 머금었다·

“오랜만이네요 진 소협·”

“매 소저 어떻게 여기에?”

진무원이 알기로 그녀는 흑월의 사천지부장이었다· 저 멀리 사천에 있어야 할 그녀가 무한에 있는 사실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진 소협과 헤어진 직후 무한으로 발령받았답니다· 이제는 호북지부장이랍니다·”

“아!”

“그러는 진 소협도 많이 달라졌어요·”

“제가 말입니까?”

“이젠 더 이상 강호 초출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위명을 쌓았으니까요· 진 소협의 행보는 청인을 통해서 계속해서 듣고 있었답니다·”

매월령의 눈가에 맺힌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

진무원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의 행보는 흑월의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북천문의 유일한 정통 후계자이자 현 강호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 최고의 후기지수가 바로 그였다·

‘북천문의 정통 후계자라는 것은 양날의 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명검이 될 수도 있다·’

위험 부담이 크지만 잘 만 이용한다면 최상의 패가 될 수도 있었다·

“청인은?”

“그도 지금쯤 이곳 무한으로 오고 있을 거예요· 그동안 총타에서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무척 바빴답니다·”

“밀린 일이라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거든요· 그동안 있던 일을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상세히 적어서 제출해야 한답니다· 그래야만 다시 임무를 맡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청인은 워낙 악필인데다가 내용 전달력도 그다지 좋지 못해서···· 그래서 평소에 그렇게 글 쓰는 연습을 하라 했는데 여전히 그 모양이네요·”

진무원은 왠지 그녀가 고소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면사에 가려진 입에 미소가 감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진 소협은 여기 웬일인가요? 설마 척마대에 들어가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어째 척마대에 부정적인 것 같군요?”

“호호! 저를 시험하는 건가요? 당금 강호의 사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척마대를 곱게 볼 수가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수많은 젊은 무인이 청운의 꿈을 안고 운중천에 입성하고 있지만 그들 중 과연 몇 명이나 척마대에 뽑힐 수 있을까요? 뽑는 사람의 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그나마도 이미 구대문파 오대세가 같은 강호 명문이 대부분의 자리를 예약해 두었어요· 남은 자리라고 해봐야 겨우 십분지 일이나 될까? 그 자리마저도 경쟁률이 장난 아니에요· 아마 진 소협이라 할지라도 든든한 배경이 없으면 그 자리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할 거예요·”

“그럼 십분지 구는 이미 사람들이 내정되어 있다는 뜻이군요?”

“맞아요· 구대문파와 오대세가 같은 거대 세력들의 연합체가 운중천이에요· 독자적인 지휘 체계를 갖췄다고는 하지만 그들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미리 그들을 위한 자리를 빼놓고 나머지 자리를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 선출하는 거지요· 그나마도 중소 문파들의 경쟁이 치열해서 진 소협처럼 혼자서 강호를 주유하는 낭인들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답니다· 제아무리 무위가 출중하더라도 말이죠·”

든든한 배경이 없이는 운중천에 들어갈 수도 없고 설령 운 좋게 들어가도 절대 출세할 수 없었다· 그것이 현실이고 작금 강호의 진짜 모습이었다·

매월령의 설명에 진무원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이미 짐작하고 있는 바이지만 매월령의 입을 통해 들으니 현실이 더 암담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운중천이 만들어낸 그들만을 위한 세상·

그 지옥 같은 세상을 진무원과 젊은 무인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진무원의 눈빛이 끝없이 침잠해 들어갔다· 그런 진무원의 모습에 매월령이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진무원의 전신에서 알 수 없는 위압감이 흘러나와 그녀를 옴짝달싹못하게 옭아맸기 때문이다·

‘역시 청인의 보고대로구나·’

처음엔 청인이 과장해서 보고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가 아는 청인은 오히려 축소하면 했지 과대해서 보고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면사 속에 감춰진 그녀의 입가에 한줄기 미소가 맺혔다·

‘흐응! 청인 그래서 그렇게 진 소협과 헤어지기 싫어했구나·’

그녀는 한참이나 진무원을 바라보다가 말을 돌렸다·

“그런데 진 소협께서 청인의 안부나 묻자고 오신 것은 아닐 테고 어쩐 일인가요?”

“찾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진 소협이 찾고 싶은 사람이라···· 누군지 모르지만 궁금하군요·”

매월령이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아는 진무원은 강호에 접점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접촉이 없었다는 뜻이고 아는 사람 또한 거의 없다는 의미이다· 그런 진무원이 누군가를 찾는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이름은 소무상입니다·”

“소무상?”

매월령의 미간에 골이 살짝 파였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 말은 곧 흑월의 관심권에서 벗어난 인물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거의 십여 년 전 그는 외당무사로 북천문에 파견 나왔다가 운중천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 인연이 있었군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지만 살아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소무상의 안위를 염려해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운중천의 입성을 코앞에 둔 지금은 그를 찾아야 했다·

그가 필요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부탁이네요·”

매월령은 흔쾌히 대답했다·

진무원은 매월령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한설·’

생각 같아서는 그녀에게 은한설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청인과의 인연으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흑월은 기본적으로 정보상인들의 집합체였다· 그런 그들에게 은한설의 정보를 노출시킨다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었다·

밀야가 세상에 나타난 이상 그녀 역시 언젠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단지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그럼 그 소무상이란 분만 찾으면 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혹시 북천사주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은가요?”

의외의 말에 진무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매월령이 그런 진무원의 반응을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세상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북천사주 중 한 명인 조천우는 진무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매월령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청인이 이미 보고했을 테니까· 그러니까 북천사주를 언급하는 것일 게다·

“중검보(重劍堡)의 연천화 대협이 이미 운중천에 들어와 있어요·”

“으음!”

진무원의 입술을 비집고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아무리 침착하려 해도 소용없었다· 그만큼 북천사주라는 단어가 그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더군다나 연천화는 북천사주가 북천문을 배신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자다·

무의 궁극(窮極)을 향한 그의 집념은 조천우를 능가하는 면이 있었다·

끈질긴 은원의 늪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발버둥치지 않으면 늪의 밑바닥에 가라앉고 말 것이다·

“그가 왜?”

“글쎄요· 한번 알아볼까요?”

“아닙니다·”

“왜요? 흑월의 힘이라면 금방 알아볼 수 있는데·”

매월령의 목소리에 왠지 모를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직접 부딪쳐 보면 알게 될 일 굳이 호들갑을 떨고 싶지 않습니다·”

어차피 언젠가는 부딪칠 사이이다·

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었다· 그 결과가 어찌 되든 간에 일단은 부딪쳐 봐야 했다·

진무원의 대답이 뜻밖이었는지 매월령이 잠시 말문을 열지 못하고 바라보았다·

그가 몸을 일으켰다·

“벌써 가려고요?”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시간을 아껴야 할 것 같습니다·”

진무원이 매월령에게 포권을 취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매월령은 잠시 진무원이 나간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청인의 말처럼 역시 쉽지 않은 사람이네·”

매월령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벽면 한쪽이 열리더니 검은 무복을 입은 노인이 나타났다· 얼굴에 십여 개의 검상이 종횡으로 나 있어 무척이나 끔찍해 보였지만 매월령을 바라보는 노인의 눈에는 오직 충정만이 가득했다·

“흑노 모두 들었지요?”

“네 아가씨·

“그 소무상이란 사람을 최우선으로 찾으세요·”

“아가씨 하지만····”

“그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 이미 청인이 그 사실을 증명했어요·”

“알겠습니다 아가씨·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흑노가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아가씨·’

진무원은 기루를 나와 홀로 거리를 거닐었다·

해는 어느새 떨어지고 유등의 불빛이 거리를 밝혔다· 기녀들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지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의 수는 낮보다 훨씬 더 많아졌다·

수많은 이가 진무원을 스쳐 지나갔다· 진무원은 바다 위를 부유하는 뗏목처럼 정처 없이 걸음을 옮겼다·

문득 그의 시선이 저 멀리 보이는 커다란 호수를 향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호수에는 수많은 배가 유등을 켠 채 떠 있었다·

바다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호수의 이름은 동호였다·

향주에 서호(西湖)가 있다면 무한에는 동호(東湖)가 있었다· 크기는 서호의 여섯 배였고 봄에는 난 여름에는 연꽃 가을의 계화 겨울의 매화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무한의 명소였다·

무엇보다 동호에는 황학루가 존재했다· 무한과 동호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데다가 건물 자체도 화려하기 그지없어 일 년 내내 유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진무원의 발걸음이 동호로 향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동호는 광활하기 그지없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마치 거대한 바다를 연상케 했다· 그 거대한 호수 위에는 불을 밝힌 수많은 배가 떠 있고 배 위에서는 사내와 계집의 웃음소리가 한데 섞여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놀이를 나온 귀족들과 무인들은 기녀를 옆에 끼고 노닐고 있고 호숫가에서는 상인들이 좌판을 벌인 채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아직 척마대를 뽑는 행사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곳은 벌써부터 잔치 분위기였다· 들뜬 분위기가 공기를 타고 진무원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진무원의 눈빛은 점점 더 깊이 가라앉았다·

진무원은 물놀이가 한창인 호숫가를 지나 황학루로 향했다· 강남의 삼대명루 중 하나답게 황학루는 거대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아버지·’

언젠가 아비 진관호가 지나가는 말로 그랬다· 기회가 된다면 황학루에 올라 세상의 영웅호걸들과 술 한잔하고 싶다고·

아비를 대신해 아들이 그 자리에 서 있다·

아비가 꿈꾸던 곳 그래서인지 진무원의 눈시울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잠시 황학루를 올려다보던 진무원은 정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생각보다 황학루는 번잡하지 않았다· 그저 몇몇 관람객이 동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진무원은 황학루 최상층으로 올라갔다·

이상하게 최상층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한 명 있었다·

육십 대 후반의 추레하기 그지없는 노인이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다른 손에는 술병을 든 채 동호를 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허어! 좋구나! 신선이 부러울쏘냐? 황제가 부러울쏘냐?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이 몸이 신선이고 황제인데!”

아무리 잘 봐줘도 주정뱅이 넋두리에 불과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노인의 추태를 보기 싫어 아래층으로 내려간 것 같았다·

그때 노인이 고개를 돌려 진무원을 바라봤다·

순간 진무원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흑월에서 보았던 노인·’

그때 노인이 입을 열었다·

“네놈도 한잔할 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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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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