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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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화 : 5장 때로는 자존심이 전부일 수도 있다 (3)

흑백쌍웅이 커다란 눈을 끔뻑거렸다·

철갑보다 단단한 피부가 길게 베인 채 피가 분수처럼 치솟고 있다· 꽤나 오랜만에 느끼는 상처의 고통에 그들은 잠시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생각해야 했다·

‘이게 무슨···?’

뒤늦게 현실을 깨달은 그들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떠올랐다·

진무원이 들고 있는 설화를 타고 선혈이 방울져 흐르고 있다· 그 모습이 왠지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네놈 무슨 사술(邪術)을 쓴 것이냐?”

관산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는 격포진체공이 이렇게 쉽게 무력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지난 수십 년의 적공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진무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모습이 흑백쌍웅의 화를 폭발시켰다· 그들은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 따윈 무시한 채 다시 진무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거구 둘이 달려드는 그 압박감과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곰 두 마리가 돌진해 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진무원은 계류보를 펼쳐 그들의 돌격을 옆으로 흘려보냈다·

그 모습을 본 좌문호가 움직이려 했다· 흑백쌍웅 형제만으로는 진무원을 어찌할 수 없단 사실을 직감한 것이다·

움찔!

하지만 그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진무원의 시선이 비수처럼 그에게 꽂혔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순간 베일 것 같은 그 섬뜩한 느낌 마치 자신의 속내를 모두 읽고 있는 것 같은 깊은 눈동자에 절로 진저리가 쳐졌다·

안광제혼(眼光制魂)·

남수련이 보여준 그 고도의 공부를 진무원이 좌문호를 상대로 펼치고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진무원은 그 와중에도 흑백쌍웅 형제를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 저자가 누구기에?’

움직일 수 없는 강렬한 압박감에 좌문호는 입술을 질겅질겅 깨물었다·

쉬아악!

좌문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진무원이 설화를 그었다· 다시 흑백쌍웅의 옆구리에서 피가 치솟아 올랐다·

“크윽!”

흑백쌍웅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제아무리 다른 이들보다 단단한 피부와 근육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고통까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으!”

날카롭게 베여 나간 상처에서 느껴지는 전율스러운 통증에 절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들은 육신의 상처가 이 정도의 통증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진무원의 가벼운 칼질 몇 번에 무적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격포진체공으로 단련된 육신이 무너지고 있었다· 마치 물고기 아가미 같은 자상이 곳곳에서 입을 벌렸고 상처를 통해 선혈이 흘러나왔다·

“네놈은 누구냐?”

관산웅의 음성은 절규에 가까웠다·

그의 눈에 비친 진무원은 악마였다· 그에겐 그들의 격포진체공이 통하지 않았다· 일단 붙잡아야 뭘 하든 할 텐데 그들의 보법으로는 진무원의 계류보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발악하는 동안에도 진무원은 가볍게 검을 긋고 있었다·

스가악!

마치 종잇장처럼 살점이 베여 나가며 피가 치솟았다· 설화의 날카로움 앞에서 격포진체공 따윈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 악마!’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음에도 진무원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피를 말려 죽이려는 듯 얕은 상처만 만들었다· 하지만 상처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흘리는 피의 양이 많아지면서 머리가 점차 어지러워졌다·

그에 흑백쌍웅이 느끼는 공포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들은 사람이 이렇게도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고 자신들의 육체에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내는 진무원에게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다·

진무원이 사용하는 것은 평범한 수법들이었다· 차라리 검기나 검강같이 고도의 공부를 사용했다면 이렇게 두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으으!”

그들이 두려움에 치를 떨며 뒤로 비칠비칠 물러섰다· 진무원은 더 이상 그들에게 검을 휘두르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좌문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적갈색의 피풍의 신기막측한 검공을 사용하는 절체불명의 검객·

왠지 어디선가 한번 들어본 듯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한 무인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

“설마 부 북검?”

칠소천의 아성을 위협하며 떠오른 강호의 신진무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새롭게 떠오른 젊은 검객의 불같은 명성에 박수를 보냈지만 좌문호는 그의 명성이 과대평가되었다고 믿었다·

명문가 출신이 아닌 검객이 대단해 봐야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강호의 대부분의 소문이 침소봉대(針小棒大)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역시 과대 포장되었다고 믿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자는 그밖에 없었다·

“정말 북검인가?”

“····”

진무원은 대답하지 않고 물끄러미 좌문호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지만 좌문호는 진무원이 북검이라고 확신했다· 그것은 일종의 예감 같은 것이다·

극도로 기분 나쁜 예감이 마치 예지몽처럼 그의 신경을 불길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마치 날카로운 칼날로 뼈를 사각사각 긁는 듯한 느낌에 절로 진저리가 쳐졌다·

흑백쌍웅 형제는 더 이상 덤빌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두려운 시선으로 진무원을 바라볼 뿐이었다·

‘강호에 알려진 북검의 전설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에 대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이자는 결코 칠소천의 아래가 아니다· 어쩌면····’

부르르!

절로 전신에 전율이 일었다·

진무원의 등 뒤로 남수련과 현공휘가 다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 보였다· 진무원의 의도는 명백했다· 그들의 대결에 누구도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의 모습이 마치 거대한 벽처럼 높게만 느껴졌다·

좌문호가 진무원을 노려봤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천참만륙(千斬萬戮)할 기세였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진무원의 눈빛은 너무나 담담해서 과연 방금 전에 그토록 무섭게 흑백쌍웅을 몰아붙인 사람과 동일인물인가 싶을 정도이다·

‘이자 위험하다·’

잠시 진무원을 창룡회로 끌어들일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아무리 머릿속으로 상상해 봐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진무원은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 자였다·

“창룡회의 행사에 방해를 할 생각인가?”

“담 공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뭐라?”

“내가 아는 창천의 고성은 당당한 무인 결코 이런 비겁한 짓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지금 당신들의 행사가 그의 뜻과 일치하는 겁니까?”

“그건····”

허를 찔린 좌문호가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에 진무원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역시 창천고성과는 아무런 교감 없이 당신 멋대로 이런 짓을 저질렀군요· 과연 그가 이 사실을 알면 어떻게 반응할지 심히 궁금하군요·”

“크윽!”

좌문호의 얼굴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

진무원의 말은 비수가 되어 그의 역린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말 한마디 잘못하는 순간 진무원의 검이 자신을 겨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좌문호는 굴욕감에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그뿐 정작 어떤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건 흑백쌍웅도 마찬가지였다·

쾅!

그 순간 진무원의 뒤쪽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며 광풍이 몰아쳤다· 진무원과 좌문호의 옷자락이 불어오는 광풍에 미친 듯이 펄럭였다·

모두의 시선이 굉음의 근원지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남수련과 현공휘가 각각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남수련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고 반대로 현공휘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현공휘는 이를 어찌나 꽉 물었는지 볼 살이 푸들거리고 있었다·

“계집!”

감당할 수 없는 굴욕감이 분노로 표출되고 있었다·

둘의 실력은 호각이었다·

마지막까지 아껴둔 절초를 펼치고도 확실히 상대를 제압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양패구상이었지만 이 순간 그가 느끼는 굴욕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남수련이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하마터면 극통에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최소한 현공휘에게만큼은 약한 모습은 보이기 싫었다·

현공휘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전신에 힘을 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비록 편협하고 제멋대로지만 그 역시 무인이었다· 무인의 자존심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그가 남수련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난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망갈 생각 따윈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계집·”

“저도 이대로 물러날 생각은 없어요 현 소협·”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들의 자존심은 아직 죽지 않았다· 더 이상의 싸움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었지만 누구도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이내 한계에 달했는지 둘이 거의 동시에 눈을 까뒤집으며 혼절했다· 현공휘의 몸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남수련도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진무원이 어느새 다가와 무너지는 남수련의 몸을 부드럽게 안아 들었다· 진무원은 서둘러 그녀의 혈도를 짚어 지혈부터 했다·

기식이 엄엄한 것이 굉장히 위태로워 보였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싸웠다는 것 자체가 그녀가 얼마나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인지 보여주고 있다·

진무원은 그제야 왜 그녀가 칠소천의 일원이 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청초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그녀의 본모습은 투쟁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그녀 역시 검에 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강호인이었군·’

진무원은 남수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응급조치를 하긴 했지만 빨리 의원에게 데려가 상처를 치료해야 했다· 다행히 진무원의 주위에는 명의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진무원은 남수련을 안고 걸음을 옮겼다·

그의 앞에 있던 좌문호와 흑백쌍웅 형제가 자신도 모르게 길을 비켜섰다·

세 사람은 우두커니 서서 진무원이 멀어지는 모습을 망연히 바라보았다· 그들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진무원은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크윽! 이런 굴욕이라니····”

뒤늦게 좌문호가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언제 이런 굴욕을 당해봤을 것인가? 단 한 사람의 기세에 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단 사실이 그를 더욱 치욕스럽게 만들었다·

“반드시 이 복수를 하고 말겠다· 으드득!”

그가 이 가는 소리가 섬뜩하게 울려 퍼졌다·

흑백쌍웅은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그런 좌문호의 모습을 지켜봤다· 치욕스럽기는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좌문호처럼 섣불리 분통을 터뜨리지 못했다·

간접적인 기세에 눌린 것과 직접적으로 진무원을 상대해 본 자의 차이였다· 아직도 그들은 진무원이 남긴 공포의 잔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운마도강선으로 돌아온 진무원은 서둘러 남수련을 당기문에게 데려갔다· 남수련의 상처에 놀란 당기문은 서둘러 그녀의 상처를 치료했다·

다행히 진무원이 응급조치를 적절하게 한데다가 당기문의 의술이 더해져 남수련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당미려는 남수련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간호했다·

진무원에게 전후 사정을 모두 들은 하진월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찼다·

“제아무리 담수천이 좋은 의도로 창룡회를 출범시켰어도 모든 구성원이 담수천과 같은 마음일 수는 없는 법· 더군다나 그는 폐관 수련 때문에 창룡회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좌문호와 같은 자들이 나와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진무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조만간 그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예감이고 강력한 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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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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