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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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 7장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1)

전장에 변화가 일어났다· 속절없이 물러나기만 하던 철기당의 무인들이 언제부턴가 조금씩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서진 형님은 뒤로 물러나고 그 자리에 진엽 형님이 들어가세요· 진홍 형님 우측에 있는 자에게 화살을 날려 견제해 주세요·]

종리무환의 전음이 철기당의 무인들에게 숨 가쁘게 전달되고 있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철기당 무인들이 움직이면서 전열이 조금씩이나마 회복되고 있었다·

그러나 종리무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의 곁에는 하진월이 서 있었다· 그의 모든 지시는 하진월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겉보기엔 별다른 것이 없어 보였는데 하진월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패권회 무인들의 움직임에 조금씩 파탄이 나기 시작했다·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게 상황을 만들어내면서 적들의 움직임은 더디게 이쪽의 방어 태세는 견고하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좌측이 무너지고 있어· 채 부당주를 그쪽에 투입하게· 저 검사는 지친 것 같으니 잠시 뒤로 물리고 저 암기를 사용하는 남자를 대신 집어넣으면 얼추 균형이 맞을 것 같군·”

그의 지시는 종리무환에 의해 전음으로 철기당 무인들에게 전해졌다· 그러자 저지선이 더욱 두꺼워지면서 다른 이들이 숨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하진월의 지시는 숨 쉴 틈도 없이 이어졌다·

“보표들 중 부상당한 이들을 빼서 저 마차들을 옮기게· 우측에 있는 큰 바위를 중심으로 삼아야 하네· 그곳에 내가 지시하는 대로 마차를 늘어놓게·”

“예·”

종리무환이 자신도 모르게 공손히 대답했다·

압도적인 역량의 차이가 자신도 모르게 태도로 나타난 것이다·

하진월은 상황에 지배되는 것이 아닌 상황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지배하고 조정해 가고 있었다·

‘이자 도대체 어디까지 보고 있는 건가?’

단순히 생존하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수많은 이가 죽어나가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하진월은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하며 조율하고 있었다·

그런 하진월의 모습에 종리무환은 전신에 소름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하진월이 곁에 있는 당기문에게 물었다·

“산공독 정도는 갖고 계시죠?”

산공독은 잠시 동안 공력을 모을 수 없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독이다· 초절정의 경지를 넘어선 고수에겐 별 소용이 없지만 일반적인 무인들은 내공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있네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별 소용이 없을 것 같군· 적과 우리 측 무인들이 뒤엉켜 있지 않은가? 적뿐 아니라 우리 측 무인들도 내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네·”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일단 산공독을 저에게 주시지요·”

“그렇다면야····”

당기문이 품에서 옥색 자기병을 꺼내 하진월에게 건네주었다· 하진월은 산공독을 즉각 사용하지 않고 전장이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았다·

철기당의 무인들과 보표들은 조금씩 뒤로 물러나면서 원진을 만들어갔다· 마치 고슴도치가 가시를 잔뜩 세운 형국이라 패권회의 무인들도 쉽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패권회의 편이었고 전력의 차이도 압도적이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철기당 무인들이 지치는 순간 전열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것이다· 그때부터는 일방적인 학살이 시작될 것이다·

즉 하진월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상황을 뒤집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진월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문제는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이지· 이기고자 하는 싸움이 아닌 버티는 싸움으로 접근해야 해·’

모든 것이 절대적인 열세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진무원의 부재였다· 조천우를 상대할 만한 절대고수의 부재는 하진월이 어떻게 메울 수 없는 부분이었다·

당장은 용무성이 조천우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처럼 위태해 보였다· 그가 버텨줄 때 모든 것을 완성해야 했다·

“현재 사시(巳時:9시~11시) 후반 양기가 충만한 오시(午時:11시~1시)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반각 정도· 부디 그때까지만 버텨주길·”

하진월의 시선이 전장 외곽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곽문정을 향했다· 곽문정은 하진월의 지시를 정말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

목숨이 위태한 순간도 많았지만 그는 위기를 잘 헤쳐 나가며 깃발을 정확히 꽂고 있었다·

‘얼핏 보면 둔한 것 같지만 저 녀석도 상당한 인재다· 특히 위기의 순간에서 저 정도의 집중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지·’

하진월은 곽문정을 꽤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에게 이런 평가를 받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곽문정은 일곱 번째 깃발을 꽂은 후 다음 지점을 향해 움직였다· 하지만 그의 걸음은 앞을 막아선 패권회의 무인이 있었다·

육 척의 장신에 돌덩이를 연상시키는 전신의 근육 그리고 꽉 쥔 주먹 사이로 일렁이는 권기(拳氣)· 절정에 이른 무인이 분명했다·

무인의 이름은 양문소· 패권회에서도 알아주는 권사였다· 그는 아까부터 곽문정이 전장 곳곳에 깃발을 꽂고 다니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꼬마 무슨 짓을 하는 거냐?”

곽문정은 대답 대신 중검을 꼬나 잡았다· 그런 곽문정의 모습에 양문소가 코웃음을 쳤다·

“흥! 그래 상관없겠지· 어차피 죽이면 그만인 것을·”

양문소는 곽문정을 우습게 보고 있었다· 제법 단단한 기세를 흘리지만 그래 봤자 열서너 살 소년에 불과했다· 아직 근육도 여물지 않은 소년에게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챠핫!”

양문소가 곽문정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주먹보다 권풍이 먼저 곽문정을 덮쳐왔다·

곽문정은 이를 악물며 중검을 휘둘렀다·

살이 떨리고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온몸의 피가 평소의 몇 배나 되는 속도로 혈관을 치달으면서 호흡이 가빠졌다· 양문소의 거친 살기가 느껴졌다·

눈앞의 양문소가 사신처럼 느껴졌다· 공동파와의 대립 때도 위기를 느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지금 곁에는 진무원도 없었다·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했다·

‘내가 이 깃발을 꽂지 못하면 더 많은 사람이 죽는다·’

곽문정은 결의를 다지며 검식을 풀어냈다· 그런 곽문정의 대응에 양문소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멀찍이서 권기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그가 주먹을 내뻗을 때마다 강력한 권기가 곽문정을 향해 해일처럼 밀려왔다· 하지만 곽문정은 침착하게 중검으로 그의 공격을 해소해 나갔다·

쾅!

중검과 권기가 격돌할 때마다 굉음이 터지며 고막을 아프게 울렸다· 충격이 더해지면서 곽문정의 몸이 들썩거렸다· 하지만 곽문정은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이 애송이 새끼가···!”

그런 곽문정의 모습에 양문소가 분노하며 공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그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고 곽문정은 수세에 몰렸다·

옷이 찢겨져 나가고 온몸에 상처가 하나씩 늘어났다· 그래도 곽문정의 눈빛은 결코 죽지 않았다·

‘절대 지지 않아· 견뎌낼 거야·’

그동안 진무원을 따라다니면서 그에게도 단단한 의지라는 것이 생겼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싸워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무공의 절대적인 격차는 줄일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지레 포기를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는 사실을 진무원을 보면서 배웠다·

그는 양문소가 지치고 방심하길 기다렸다·

다행히 그의 중검은 양문소의 권기에도 잘 견뎌주고 있었다· 또한 검면이 넓어 권기의 여파에서 그의 전신을 잘 보호해 주고 있었다·

그런 곽문정의 모습에 양문소의 두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이 꼬마 새끼가 감히!”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으면서도 악착같이 버티는 곽문정의 모습은 그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했다· 처음엔 여력을 남겨두고 공력을 끌어올렸지만 지금은 곽문정을 단숨에 때려죽이고자 전력을 다했다·

“헉헉!”

곽문정이 거친 숨을 토해냈다·

보법과 중검의 묘를 살려 버티고 있지만 육체적으로는 거의 한계에 달한 것이다· 지금 그를 버티게 하고 있는 것은 초인적인 의지와 반드시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의무감이었다·

곽문정은 양문소의 공격을 막고 또 막았다· 그렇게 악착같이 버티길 일각여·

“푸하!”

갑자기 거세게 공격하던 양문소가 큰 숨을 내쉬면서 동작에 일시지간 파탄이 일어났다· 급격한 내공의 소모 때문이었다·

곽문정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검을 쭉 뻗었다· 순간 곽문정은 몸 안의 기력이 중검을 통해 모조리 빨려 나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흥!”

양문소는 코웃음을 치며 곽문정의 검을 쳐내려고 했다· 철양기공(鐵陽氣功)으로 단련된 그의 양팔은 어지간한 도검의 공격에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단숨에 중검을 쳐낸 후 심장을 부숴 버리리라 작정했다·

양문소의 팔뚝과 곽문정의 중검이 허공에서 격돌했다·

서걱!

“어?”

양문소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떠올랐다·

중검과 격돌한 그의 팔뚝이 잘려 나가 피를 뿜어내고 있다· 곽문정의 중검은 그의 팔을 자른 것도 모자라 가슴뼈를 반 이상 파고들어 와 있었다·

“크헉!”

뒤늦게 양문소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가슴뼈를 가르고 들어온 곽문정의 검은 그의 폐와 심장까지 모조리 짓이겨 놓았다·

쿵!

양문소의 몸이 통나무처럼 뒤로 넘어갔다·

“허억! 허억!”

그제야 곽문정이 주저앉으며 거친 숨을 토해냈다·

땀과 눈물방울이 섞여 흐르고 있다·

살았다는 안도감과 처음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그의 조그만 가슴 안에서 회오리치고 있었다·

“흐흑!”

곽문정은 눈물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슴이 먹먹하다고 언제까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커다란 중검을 들고 또다시 깃발을 꽂기 위해 움직여야 했다·

곽문정은 그렇게 검에 목숨을 거는 강호인이 되었다·

어젯밤 일행이 노숙한 장소에 거의 도착할 때쯤 진무원이 갑자기 멈춰 섰다·

“왜 그러십니까 공자님?”

황철이 의아한 얼굴로 진무원을 바라봤다·

진무원이 굳은 표정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보십시오·”

“이건?”

그가 가리킨 바닥엔 수많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진무원이 한쪽 무릎을 꿇고 발자국을 자세히 살폈다·

“얼추 백 명은 될 것 같군요· 모두 무공을 익힌 고숩니다·”

깊이 찍힌 발자국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이곳에 있는 이들의 내공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백룡상단을 노리는 걸까요?”

진무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은 백룡상단이 노숙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이런 오지에 이만큼의 인원이 모인다는 것은 결국 백룡상단이나 진무원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문제는 정체불명의 적이 누구냐는 것이었다·

진무원은 수많은 가능성을 떠올렸다· 하지만 결론은 한 가지로 귀결됐다·

“패권회·”

한때 숙부라고 부르던 조천우가 움직인 것이 분명했다·

“옥계 참사에 앙심을 품은 것이 분명하겠군요·”

진무원의 눈빛이 깊이 침잠됐다·

황철이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어서 빨리 일행을 따라잡아야 합니다·”

조천우는 결코 원한을 잊는 이가 아니었다· 조그만 원한이라 할지라도 몇 배로 불려 돌려주는 사람이었다·

진무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믿을 수 있는 이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삼뇌수사 하진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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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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