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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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 5장 뜻이 같은 자, 같은 길을 간다 (1)

진무원은 후원을 거닐었다·

바람이 불어와 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올렸다· 진무원은 눈을 감고 바람에 몸을 맡겼다·

‘한설··· 너도 이 바람을 느끼고 있으면 좋겠구나·’

그때 진무원의 상념을 깨는 목소리가 있었다·

“진 소협 여기 계셨군요·”

진무원이 눈을 뜨자 물이 든 대야를 들고 있는 당미려가 보인다·

“당 소저·”

“숙부님한테 이야기 들었어요· 운중천에 가신다죠?”

“예·”

“아마 저도 같이 갈 거 같아요· 잘 부탁드릴게요·”

“제가 오히려 잘 부탁드려야죠· 윤 공자께 가는 길입니까?”

“예 숙부님께서 맑은 물을 떠오라고 하셔서요·”

“그럼 함께 가죠·”

“예·”

당미려의 얼굴에 은은한 홍조가 돌았다· 당미려는 날이 어두워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무척이나 곤란할 뻔했다·

진무원은 당미려와 함께 보조를 맞춰 걸어갔다· 당미려는 고개를 숙인 채 걸으면서 힐끔힐끔 진무원의 옆모습을 훔쳐봤다· 그녀는 이 길이 더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와 달리 그들은 금세 별채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윤자명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방 한가운데 윤자명이 누워 있고 윤서인과 공진성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 두 사람이 들어오자 윤서인과 공진성이 일어나 맞이했다·

“진 소협·”

“오셨는가?”

두 사람의 말투가 달라져 있다·

진무원은 이제 더 이상 상대하기가 쉬운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예전에도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 차원이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북검이라는 별호가 진무원의 현재 위상을 단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었다·

진무원이 두 사람에게 포권을 취하며 물었다·

“윤 공자의 상세는 좀 어떻습니까?”

“별반 나아지진 않았다네· 그나마 당 대협이 광증을 잘 억제해 광기가 폭발하지 않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지·”

공진성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당기문도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큰 진척이 없었다· 당기문은 그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당 대협은?”

“잠시 후 돌아오겠다며 나갔는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윤서인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초조함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윤자명은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오빠이다· 평소 윤자명이 얼마나 밝고 긍정적인 사람인지 잘 알고 있기에 그녀의 안타까움은 배가 되었다·

그때였다· 문을 열고 당기문이 안으로 들어왔다· 네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당기문을 맞이하려 했다·

당기문이 그들을 향해 손을 내저으며 만류했다·

“모두 앉게·”

그의 얼굴엔 희색이 감돌고 있었다·

진무원이 물었다·

“무슨 방도라도 알아내신 겁니까?”

“아직 확실치는 않네· 하나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을 찾아냈다네·”

당기문의 대답에 공진성과 윤서인이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정말인가요?”

“그렇다네· 하지만 아직은 이론일 뿐이니까 너무 큰 기대를 갖진 말게·”

당기문이 흥분한 두 사람을 진정시키며 자리에 앉았다· 그의 오른쪽 손에는 예의 사슴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가 들려 있었다· 진무원이 준 것이다· 그리고 왼쪽 손에는 자줏빛이 감도는 조그만 돌이 들려 있었다·

당기문이 자줏빛 돌을 내밀었다·

“이게 뭔지 아는가?”

진무원이 고개를 젓자 당기문이 미소를 지었다·

“자철석(磁鐵石)이라는 돌이네· 이놈은 기이하게도 쇠붙이를 끌어당기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그러나 구하기 쉽지 않아 일반인은 자철석이라는 이름조차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네·”

진무원과 사람들은 잠자코 당기문의 설명을 들었다·

“지난 며칠 동안 자네가 준 독물의 성분을 분석하려고 모든 지식을 총동원했네· 하지만 내가 아는 그 어떤 지식으로도 독물의 성분을 알아낼 수 없었네·”

지난 며칠은 당기문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미지의 독물 앞에 그는 자신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절감했다·

그만큼 독물은 그의 상식을 철저하게 벗어나 있었다· 당기문은 이 독물을 만들어낸 자가 고금에 보기 드문 천재가 아니면 악마라고 생각했다·

그가 아는 모든 지식을 총동원하고 갖가지 시험을 해봤지만 독물은 그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않았다· 오히려 시험을 하는 당기문의 머리가 어질한 것이 조금만 방심하면 중독될 것만 같았다·

결국 화가 폭발한 당기문은 독물이 든 가죽 주머니를 벽에 던졌고 우연히 근처에 있던 자철석 옆에 떨어졌다·

“아니 그랬더니 이 녀석이 반응을 하는 게 아닌가? 마치 쇠붙이처럼 자철석에 끌려가더군·”

그제야 당기문은 미지의 독물이 광물 성분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독물을 해독할 수는 없겠지만 체외로 배출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 그래서 옥계의 이름난 장인을 찾아 이 녀석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네·”

당기문이 꺼낸 것은 침술을 펼칠 때 사용하는 침이 가득 든 목함이었다· 그런데 침은 특이하게도 자줏빛을 띠고 있었다·

“그건?”

“그렇다네· 자철석으로 만든 걸세· 이제부터 이걸로 침술을 펼치려 한다네· 나도 처음으로 시도하는 거라 자네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네· 그러니 정신 바짝 차리고 나를 도와주게·”

“부탁드립니다 당 대협·”

“힘껏 도와드릴게요·”

공진성과 윤서인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당기문의 시선은 진무원을 향해 있었다· 그는 두 사람보다 진무원을 더 믿고 있었다·

진무원이 고개를 끄덕이자 당기문이 안심한 표정으로 윤자명의 앞에 앉았다·

“미려야·”

“예 숙부님·”

“금령활정침술(禁靈活晶針術)을 펼칠 것이다· 너도 준비하거라·”

“알겠습니다·”

당미려의 얼굴에 긴장의 빛이 떠올랐다·

당기문이 말한 금령활정침술은 혼자서는 펼칠 수 없는 고도의 침술이었다· 단숨에 전신 삼십육 대혈을 각기 다른 속도와 깊이로 침을 놓은 후 독문의 내공을 이용해 추궁과혈을 해서 체내의 독기를 뽑아내야 했다· 그 때문에 반드시 두 사람 이상이 손발을 맞춰야만 했다·

“시작한다·”

말과 함께 당기문이 윤자명의 전신에 침을 놓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당미려가 독문 내공을 운용하며 추궁과혈을 하기 시작했다· 윤서인과 공진성이 긴장 어린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순식간에 윤자명의 전신에 자줏빛 침이 가득 박히고 당기문과 당미려의 양손에 공력이 집중됐다· 두 사람은 호흡을 맞춰 윤자명의 전신을 주물렀다·

“크으으!”

순간 윤자명이 반응했다·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발작을 하려는 것이다·

“그가 발작하지 못하도록 제압해야 하네·”

당기문의 외침에 진무원과 공진성이 내력을 이용해 윤자명의 사지를 제압했다·

당기문과 당미려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졌고 얼굴에서 굵은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지기 시작했다· 겉보기엔 평범한 추궁과혈 같았지만 그 속엔 무척이나 복잡한 원리가 숨어 있고 내공의 소모도 극심했다·

처음엔 공들인 노력에 비해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하는 듯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윤자명의 전신에 기묘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투툭!

갑자기 윤자명의 전신 혈관이 피부 위로 불거져 나왔다· 툭 튀어나온 혈관이 유난히 검게 물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에 당기문과 당미려가 공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그러자 검은 기운이 자줏빛 침이 꽂혀 있는 대맥으로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했다·

‘역시····’

당기문의 얼굴에 희열의 빛이 떠올랐다·

그의 예상대로 자철석으로 만든 침이 광물 성분의 독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주르륵!

대맥에 박힌 침 위로 검은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자철석으로 만든 침 안에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들 정도의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다· 독기는 침 안의 구멍을 통해 외부로 조금씩 배출되고 있었다·

“윤 소저는 물수건으로 독기를 닦아내게· 침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게·”

“예!”

윤서인이 당기문의 지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으으!”

몸 안에 있는 독기가 침을 통해 배출될수록 윤자명의 고통 또한 커져만 가는 듯했다· 하지만 진무원과 공진성에게 제압된 터라 기괴한 신음만 흘릴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몸 안에 있던 독기라 상당히 배출되었는지 검기만 했던 혈관 색이 많이 옅어져 있었다· 그사이 윤서인은 몇 번이나 안과 밖을 오가면서 대야에 담긴 물을 새로 갈았다·

윤자명의 몸을 닦은 수건은 즉시 밖에 버리고 새로운 수건을 가져오길 수십여 차례· 모두가 녹초가 되었다· 특히 추궁과혈을 하는 당기문과 당미려의 얼굴은 극심한 공력의 소모로 하얗게 질려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코 추궁과혈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한 시진이 지났다·

툭!

윤자명의 몸 안에 있던 마지막 독기 한 방울까지 모조리 배출되었다·

“허!”

그제야 당기문과 당미려가 손을 놓고 뒤로 나가떨어졌다· 벽에 등을 기댄 채 당기문이 진무원에게 힘겹게 말했다·

“혹시 독기가 더 남아 있을지 모르니 자네가 마지막으로 점검해 주게·”

“예!”

진무원이 대답과 함께 윤자명의 명문혈에 장심을 갖다 대고 내력을 운용했다· 진무원의 그림자 내력이 순식간에 윤자명의 체내로 침투했다·

‘역시!’

당기문의 짐작이 옳았다·

윤자명의 체내에는 아직도 은밀히 숨어 있는 독기가 있었다· 놈은 기해혈 이면에 은밀히 숨어 세를 불릴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같았다·

진무원은 그림자 내공을 이용해 독기를 포획했다· 그림자 내공에 갇힌 독기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듯 미친 듯이 요동쳤다· 그러자 그림자 내공이 더욱 단단하게 놈을 조였다·

그 과정에서 그림자 내공은 독기의 성분을 분석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형질을 바꾸고 있었다· 십 년 전 혼마 태무강이 그랬던 것처럼 진무원의 그림자 내공 역시 조금씩 진화하고 있었다·

주르륵!

그림자 내력에 의해 마지막 독기까지 체외로 배출되자 당기문이 윤자명의 전신에 꽂혀 있는 침을 뽑았다·

“휴!”

그제야 당기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서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희 오라버니 이제 괜찮은 건가요?”

“잠시만 기다리거라·”

당기문이 윤자명의 맥문을 잡고 진맥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이나 윤자명의 맥을 살피던 당기문이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일단 체내에 있는 독기는 모두 배출된 것 같구나· 하지만 독기에 몸이 상할 대로 상했으니 보약으로 원기를 보충해 줘야 한다·”

“말씀만 하세요· 어떤 약재라도 금방 구해올 테니·”

당기문은 약방문을 써서 윤서인에게 넘겼다· 약방문에 쓰인 약재 대부분은 천금의 값어치를 지닌 귀한 것들이었지만 백룡상단의 힘이라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윤서인과 공진성이 당기문 숙질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당기문과 당미려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커다란 바윗덩이를 치운 듯 속이 후련했다· 그것은 진무원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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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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