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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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 4장 늙은 용은 추락하고, 젊은 용들은 비상을 꿈꾼다 (1)

조천우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 속에는 숨길 수 없는 분노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조천우의 전면에는 사십 대 초반의 뚱뚱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어찌나 살이 쪘는지 그렇지 않아도 가느다란 실눈이 살에 파묻혀 잘 보이지도 않았고 의자 사이로는 육중한 살이 울퉁불퉁 삐져나와 있었다·

“아이고 이거 무척 덥네요·”

남자는 손수건으로 연신 이마의 땀을 훔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에 조천우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

보통 사람이라면 위축돼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텐데도 뚱뚱한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땀을 닦아냈다·

마침내 조천우가 입을 열었다·

“알아서 찌그러져 있어라 그게 운중천의 공식 입장인가 보군·”

“그렇다기보다는 시국이 워낙 어수선한지라 잠시 동안만 자제해 달라는 것이지요· 어휴 덥다!”

“운중천 결국 이렇게 나오는군·”

조천우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자 엄청난 패기가 절로 폭사되어 나왔다· 그 강렬한 기세에 수문무사들이 움찔하며 몸을 떨 정도였다· 하지만 뚱뚱한 남자는 그런 기세에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뚱뚱한 남자의 이름은 허동천 별호는 금갑신군(金鉀神君)이었다·

그는 운중천의 십대장로 중 한 명으로 특히 육중한 살집에 내공을 집중시켜 방호력을 극대화시키는 괴공인 금구신공(金龜神功)을 익힌 것으로 유명했다·

금구신공을 극성으로 익혀 어지간한 공격에는 타격도 받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반진력으로 공격한 상대를 상하게 할 수도 있기에 모두가 그를 두려워했다·

유달리 둥글둥글해 보이는 외모와 넉넉한 살집은 그가 금구신공을 대성했다는 증거였다· 또한 둥글게 보이는 외모와 달리 머리가 비상해 분쟁 지역에 운중천의 사자로 파견되는 경우가 많았다·

“민심이 좋지 않습니다· 일을 너무 과하게 벌였어요· 옥계에서 무고하게 죽은 백성의 수만 삼백 명이 넘어갑니다· 백성들의 원한이 하늘을 찌릅니다·”

“그 때문에 숨어 있던 밀야가 드러나지 않았는가? 그 정도면 상벌이 충분히 상쇄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위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위? 구중천을 말하는가?”

조천우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심기가 상한 것이다· 하지만 허동천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분들밖에 없지요·”

“나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였겠지요·”

“감히!”

“지금은 자중하실 때입니다· 야망이 크신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도 다 패권회가 유지될 때 이야기 아닙니까?”

조천우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그의 어깨가 굴욕으로 가늘게 떨렸다·

기분 같아서는 눈앞에 있는 허동천의 얼굴을 박살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정말로 운중천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옥계에 보낸 무인들이 모두 죽어나갔다· 십여 년이란 세월을 투자해 길러낸 아까운 전력이 한꺼번에 날아간 셈이다·

패권회의 전력은 반 토막이 났고 이제는 운남의 패권을 놓고 점창파와의 충돌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조천우로서는 굴욕적이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엽평 그리 호언장담을 하더니····’

조천우는 죽어 시신으로 발견된 엽평을 생각하며 이를 갈았다·

엽평이 죽음으로써 책임을 져야 할 사람까지 잃고 결국 그가 이런 수모를 당하게 됐다· 조천우는 엽평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대신 그의 무능에 분노했다·

반대로 우위를 점한 허동천의 능글맞은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그는 알고 있었다· 결국은 조천우가 자신의 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어차피 처음부터 조천우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운중천 입장에서는 차라리 잘된 일이지· 골치 아픈 북천사주를 통제할 빌미를 얻었으니까·’

밀야 문제는 앞으로 천천히 해결하면 된다· 비록 이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지만 다시 전력을 정비해서 나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테니까· 그에 반해 운중천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고 있었다·

조천우가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래서 운중천은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 건가?”

“당분간 문을 걸어 잠그십시오·”

“봉문하란 말인가?”

“조만간 밀야가 재등장할 겁니다· 그때 빗장을 풀고 공을 세우시면 됩니다· 그럼 강호인들 누구도 패권회를 비난할 수 없을 겁니다·”

“으음!”

조천우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옥계의 일은 저희가 알아서 정리하겠습니다· 그런 일에 최적의 인재가 이미 파견되었으니 걱정하실 거 없습니다·”

허동천의 음성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좋··· 다· 그렇게 하겠다·”

“탁월하신 선택입니다·”

허동천은 웃었지만 조천우는 이를 악물었다· 두 사람의 표정이 극명하게 대비를 이뤘다·

마지막으로 허동천이 한마디 했다·

“참 기회가 되시면 아드님을 운중천에 보내십시오·”

“내 아들을 인질로 삼겠다는 건가?”

“하하! 오해하지 마십시오· 운중천에서는 밀야를 상대하기 위해 재능이 출중한 젊은 무인들로 구성된 척마대(斥魔隊)를 조직할 생각입니다· 척마대에 든 자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한 권한이 주어질 겁니다·”

“····”

“중원 전역에 있는 젊은 영웅들이 한자리에 모일 것이고 그곳에서 두각을 나타낸 자가 차후 중원을 이끌어나가게 될 겁니다·”

조천우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허동천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단지 아들이 자신 대신 인질로 잡혀가게 되었다는 생각만이 그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게 그놈 때문이다· 진무원·’

옥계 참사를 기점으로 강호에 이름을 떨친 젊은 무인· 그로 인해 조천우의 모든 계획이 틀어졌고 이런 굴욕을 겪게 되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진무원이라는 이름 석 자였다·

운중천에서는 진무원이 북천문과 연관이 없다고 하지만 그의 직감은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 모든 것을 잃어도 네놈만큼은 절대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다·’

☆ ☆ ☆

황철과 윤자명이 돌아오자 대진객잔에서 기다리고 있던 윤서인과 공진성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윤자명이 광증에 걸렸다는 소리에 그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이 있다면 당기문이 남아서 윤자명의 광증을 치료해 보기로 했다는 것이다· 현 강호에서 그보다 독에 대해 더 해박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만금을 들여도 초빙하기 힘든데 오히려 그가 나서서 치료해 보겠다고 하니 감사히 받아들일 따름이었다·

백룡상단은 아예 그들이 묵고 있던 대진객잔을 통째로 빌려 당기문이 치료를 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했다·

진무원은 이쯤에서 백룡상단과 헤어지려 했지만 황철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황철은 윤자명을 보살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고 결국 진무원은 그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진무원과 달리 황철은 백룡상단이 삶의 터전이었다· 그는 윤자명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윤자명이 나을 때까지 그의 곁을 지키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진무원과 황철 곽문정이 대진객잔의 후원에 모여 있었다·

황철이 돌아온 후부터 곽문정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헤헤!”

“녀석 입에 파리 들어가겠다· 그렇게 좋으냐?”

“예! 이렇게 무사히 뵙게 되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나도 너를 이리 만나게 되어 너무나 좋구나·”

황철이 곽문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앙상하게 마른 손이 그가 겪은 고초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동안 내공에 많은 진전이 있는 것 같구나·”

“그걸 어떻게 아세요?”

곽문정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모르겠다· 그냥 느껴지는구나·”

“황숙이야말로 내력에 큰 진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독기에 대항하려고 내공을 운용하면서 벽을 깬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전 잘 모르겠는데·”

진무원의 말에 황철이 머리를 긁적였다· 황철의 그런 순박한 모습에 진무원이 미소를 지었다·

“이미 황숙의 내공은 초절정고수에 근접했습니다· 순수 내공만으로는 황숙을 당할 자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어이쿠! 제가 어떻게요? 저를 구속하고 있는 쇠사슬도 끊지 못했는데요·”

“그건 황숙이 제대로 내력을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일 겁니다· 황숙은 내공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만 열중했지 외부로 방출할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거야 그렇지만····”

“지금 한번 삼원심법을 운용하면서 검식을 펼쳐 보십시오·”

“하지만····”

“괜찮습니다· 해보십시오·”

“알겠습니다·”

진무원이 연거푸 권하자 황철도 더 이상 거절할 수만은 없었다·

황철은 검을 들고 후원 한가운데로 나갔다· 잠시 심호흡을 하며 숨을 고르던 그가 마침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후왕!

그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무서운 기파가 사방으로 발산됐다· 기운이 어찌나 웅혼하면서도 패도적인지 후원에 있던 모든 건물이 웅웅거리며 몸을 떨었다·

도가 정종 내공의 특유의 웅혼함에 어린 현기가 보는 이의 가슴까지 청량하게 만들고 있었다· 무당파나 화산파 같은 도가 문파의 장로들도 보여주기 힘든 경지를 황철이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곽문정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것이 정녕···!”

“그래 이것이 삼원심법으로 완성한 내공이다·”

황철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언뜻 청광이 내비치더니 이내 빛이 뭉쳐 흐릿한 검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검강?”

곽문정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저건 진짜 검강이 아니다·”

“예?”

“단지 강력한 내공으로 인해 그렇게 보일 뿐 진정한 검강이라고 부르기엔 모자람이 많다· 진정한 검강은 검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에 걸맞은 강력한 내공이 조화를 이룰 때 완성되는 법이니까· 황숙은 단지 강력한 내공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그와 비슷한 경지에 올랐을 뿐이다· 진정한 검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검술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검의 길이란 그렇게 끝이 없는 법이다·”

“그렇군요·”

곽문정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진무원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어렸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황철이 검강으로 대변되는 초절정의 세계에 한 발을 디딘 것은 분명했다· 큰 벽을 넘는 게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노력과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검을 휘두를수록 황철의 움직임은 더욱더 정묘해지고 있었다· 흐릿하기만 하던 검강도 조금씩 뚜렷해지는 것이 내공의 활용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당기문과 당미려가 후원으로 들어왔다·

“허어!”

진무원을 향해 다가오던 두 사람은 검을 휘두르는 황철을 보고 감탄사를 터뜨렸다· 의아해하는 두 사람에게 진무원은 그간의 사정을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그럴 수도 있군· 화가 바뀌어 복이 된 경우군· 그나저나 삼원심법이라··· 정말 대단하군·”

당기문의 눈이 빛났다·

검강을 펼칠 수 있을 정도의 고수는 결코 흔치 않았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명문에서도 배출하기 힘든 것이 초절정의 고수였고 그로 인해 어디에서나 귀한 대접을 받았다·

‘허! 일개 보표가 초절정 경지의 초입에 발을 디딘 고수라···· 이 사실을 알면 강호가 발칵 뒤집히겠군·’

마침내 황철이 검무를 끝내고 진무원과 당기문을 향해 다가왔다·

“기분이 어떻습니까?”

“그냥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내 몸이 마치 내 것이 아닌 것도 같고 하여간 복잡하네요·”

황철이 멋쩍게 웃었다·

“아직 검술이 내공을 따라가지 못해서 그럴 겁니다· 내공과 검술이 조화를 이루게 되면 그런 어색한 기분도 다 사라질 겁니다·”

“초절정의 반열에 오른 것을 축하합니다 황 대협·”

“어이쿠! 대협이라뇨·”

당기문의 축하에 황철이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이 익숙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당기문이 미소를 지었다· 순박한 황철의 모습이 그의 마음에 꼭 든 것이다·

그때 진무원이 당기문에게 물었다·

“윤 공자를 치료하는 것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진전이 거의 없네· 지금으로써는 악화되지 않게 하면서 운중천에서 불러주길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야· 광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그들이 가져간 독물이 필요해·”

당기문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진무원은 떠오르는 것이 있어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다시 나온 그의 손에는 사슴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가 들려 있었다·

“이게 뭔가?”

“운중천에서 가져간 독물을 조금 떼어놓았습니다·”

진무원의 대답에 당기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정말인가?”

당기문이 급히 가죽 주머니를 열었다· 그러자 지독한 독기가 흘러나왔다·

“이걸 분석하면 분명 치료할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고맙네·”

당기문의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덩달아 당미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감돌았다·

“고마워요 진 소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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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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