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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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 1장 전설(傳說)의 부활 (3)

굴곡진 공동의 벽은 음향을 반사시키기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금단엽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금단엽이 퉁소를 불기 시작했다·

그가 탄주하는 음률은 지하 공동의 벽에 부딪쳐 반사되어 다른 음향과 부딪쳤다· 퉁소 음은 해일이 되어 사방으로 퍼져 가고 몇 배나 더 증폭됐다·

촹! 촹!

도저히 퉁소 소리라고 볼 수 없는 음향이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으아악!”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들의 고막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고 안구는 높아진 안압으로 인해 붉게 충혈되었다가 급기야는 터져 나갔다·

금단엽이 만들어낸 처참한 광기와 죽음의 바다였다·

“크헉!”

심맥이 크게 진탕된 엽평이 피를 울컥 토해냈다· 내공으로 심맥을 보호해도 소용이 없었다· 금단엽이 퉁소로 만들어낸 음률은 고막을 뚫고 뇌리로 직접 전달되고 있었다·

율경천의 상황도 그보다 낫지는 않았다· 그 역시 최대한 내력을 끌어올려 대항하고 있었지만 두 눈이 붉게 충혈되어 가고 있는 것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곳곳에서 패권회의 무인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있었다· 분명 같은 음률을 듣고 있었지만 적귀병단은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았다·

엽평의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렸다·

‘어떻게 똑같은 음을 듣는데 누구는 타격을 받고 누구는 타격을 받지 않는 거지?’

엽평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는 자신이 막연히 짐작하고 있던 것보다 금단엽이 더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에도 퉁소 음은 더욱 고조되고 있었다· 금단엽의 연주가 절정을 향해 치달을수록 쓰러지는 사람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고막을 파고든 음향은 두개골 안에서 이리저리 반사되며 뇌를 곤죽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 때문에 패권회의 무인들은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서서히 죽어갔다·

금단엽은 자신이 만들어낸 목불인견의 참상을 아무런 감흥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원망과 증오가 가득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저주와 원념이 여과 없이 전해지고 있었다·

‘어차피 이 역시 내가 감수해야 할 운명·’

촤앙! 촤아앙!

퉁소의 증폭된 기괴한 음향은 더욱 커져만 갔다·

“끄으으! 제발····”

“차라리 그냥 죽여줘·”

진무원의 입가를 타고 한줄기 선혈이 흘러내렸다· 그 역시 금단엽의 예상치 못한 음공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진무원은 급히 만영결을 끌어올려 심맥을 보호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목불인견의 지옥도가 펼쳐져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금단엽의 음공에 죽었으며 또한 죽어가고 있었다·

진무원은 자신의 예상보다 음공이 더 끔찍한 무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금단엽과 같은 수준의 고수가 마음을 먹으면 얼마나 참혹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진무원은 한가하게 생각을 이어갈 틈이 없었다· 그 순간에도 남군위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흐흐! 어디에 한눈을 파는 거냐?”

쾅!

전보다 더욱 거세고 위력적인 공격이었다·

그의 방천화극과 격돌한 모든 것이 부서지고 형체를 잃었다· 갑자기 남군위의 공력이 수배는 더 늘어난 느낌이었다·

‘잠력(潛力)을 폭발시킨 것인가?’

금단엽이나 남군위 모두 뒤가 없는 사람처럼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절박하게 만든 것인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수많은 이가 죽어가고 있었다·

‘분명 그들은 밀야에서 나왔다고 했다· 도대체 밀야 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진무원의 낯빛이 절로 어두워졌다·

밀야에는 그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

‘한설·’

황철에 이어 은한설까지 엮였다· 악연의 끈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모르지만 이대로 이들에게 마냥 끌려갈 수는 없었다·

설화를 잡은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손등 위로 굵은 힘줄이 툭툭 불거져 나왔다·

남군위의 눈에도 긴장의 빛이 떠올랐다· 그 역시 진무원이 어딘가 변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것이다·

남군위 역시 공력을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그의 장포가 커다랗게 부풀어 올라 펄럭이기 시작했다·

“끝을 내자·”

남군위가 들소처럼 진무원을 향해 돌진해 왔다· 그의 방천화극에 맺힌 극강이 눈부신 빛을 발산했다·

콰우우!

극강에 주위의 공기가 바싹 타들어가며 진무원을 향해 화염풍(火焰風)이 밀려왔다· 숨을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폐가 타버릴 듯한 가공할 열기에도 진무원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

그의 눈은 방천화극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남군위를 향해 있었다· 남군위와 그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순간 진무원이 남군위를 향해 설화를 뻗었다·

멸천마영검(滅天魔影劍) 제오식 섬광혈(閃光血)·

키이이!

진무원의 의지에 동조한 설화가 소름 끼치는 검명을 터뜨렸다·

마치 비단 폭을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남군위의 극강을 가르며 설화가 빛살처럼 뻗어 나갔다·

“····”

남군위는 방천화극을 휘두르던 자세 그대로 멈춰 있었다· 마치 그만이 홀로 시간이 멈춘 듯했다·

순간 눈을 부릅뜬 남군위의 얼굴에 균열이 일어나더니 방천화극을 쥔 두 손이 부르르 떨렸다·

남군위가 억지로 웃었다· 그의 이가 선혈로 붉게 물들어 있다·

“검··· 귀·”

챙그랑!

방천화극이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굴었다· 이어 남군위의 거대한 동체가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진무원이 입가로 흐르는 선혈을 소매로 닦으며 남군위를 바라보았다· 무리하게 내공을 운용한 대가로 그 역시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운공요상을 할 틈도 없이 몸을 날렸다·

금단엽의 대량 학살은 아직도 진행 중이었다· 그의 미친 짓을 막아야 했다·

진무원이 금단엽을 향해 외쳤다·

“멈추십시오!”

하지만 금단엽은 멈추는 대신 더욱더 크게 퉁소를 불었다·

쿠와아앙!

마치 호랑이가 포효하듯 퉁소 음이 수십 수백 배 증폭됐다·

천붕멸절음(天崩滅絶音)·

대량 살상을 위해 만들어진 최악의 음공이 펼쳐지는 순간 힘겹게 버티던 엽평과 율경천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통나무처럼 쓰러졌다·

“크헉!”

피를 한 됫박이나 쏟아내는 그들의 얼굴에 생기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천붕멸절음에 정면으로 노출된 진무원은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것을 느꼈다· 강렬한 음파에 그의 피부 위에 파문이 일어났다·

상상을 뛰어넘는 음파가 진무원 한 명에게 집중됐다·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진무원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미친 듯이 펄럭였다·

“크윽!”

바닥에 깊은 고랑을 남기며 진무원의 몸이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그 순간 진무원의 뇌리에 오래전 들은 전설 하나가 떠올랐다·

“설마 천공음마(天空音魔)의 천붕멸절음인가?”

북천문과 밀야의 전쟁이 한창 최고조에 달했을 때 전장에 나타나 대량 살상을 자행하던 음공의 대가가 있었다·

그가 비파를 연주할 때마다 수십 수백 명의 무인이 피를 토하며 죽어나갔다· 당시 수많은 무인이 그에게 죽어나갔는데 그 수가 무려 수천에 달할 정도였다·

당시 그에게 붙여진 별호가 바로 천공음마였다·

살아 있는 재앙이라 불리던 사대마장에 필적하는 악명과 공포의 대명사로 군림하며 전장을 지배했다· 비록 개개인의 무위에서는 사대마장에 비할 수 없었지만 다수를 살상할 때의 효율성만큼은 사대마장조차 그를 따를 수 없었다·

운중천에서는 천공음마를 죽이기 위해 죽음의 함정을 설계했고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발판으로 그를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천공음마를 죽이기 위해 희생된 자의 수는 더욱 많았다· 그렇게 수많은 이의 희생을 치르고 나서야 천공음마를 겨우 죽일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천공음마가 사용한 음공이 바로 천붕멸절음이라고 했다· 일단 천붕멸절음이 펼쳐지면 방원 삼십 장은 그야말로 죽음의 대지가 되었다고 한다·

문득 금단엽이 퉁소를 부는 것을 멈추고 남군위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서글픈 빛이 떠올라 있었다·

“군위·”

금단엽을 믿어준 유일한 친우였고 그와 뜻을 함께한 행동가였다· 그런 그의 죽음 앞에서도 금단엽은 마냥 슬퍼할 수가 없었다·

금단엽의 시선이 진무원을 향했다·

“진무원··· 그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았죠· 아마 누구도 그 이름을 북천문과 쉽게 연관시키지 못할 겁니다· 북천문의 마지막 문주 진무원 그는 이미 십 년 전에 죽은 사람으로 알려졌으니까요·”

“그러는 당신은 천공음마의 후예인 것 같군요· 맞습니까?”

“맞습니다· 내가 당대의 천공음마입니다·”

북천문과 밀야의 후예가 수십 년의 시공을 건너뛰어 마주하고 있었다· 모두가 멸문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역시 소문은 믿을 것이 못 되군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절망이었습니다· 북천문의 마지막 계승자인 당신마저 없다면 또 누가 있어 우리를 기억해 줄까요? 나는 잊히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이렇게 아무런 흔적 없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미치도록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미친 짓을 벌인 겁니까? 단지 세상이 알아주길 바라서? 당신이 살아갔단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

“설마요? 당신이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사정이 있답니다· 세상은 그렇게 간단한 곳이 아니니까요·”

“밀야의 내분을 말하는 겁니까?”

“거기까지 아는 겁니까?”

금단엽이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대··· 마장 모두 건재한 겁니까?”

“그들은 건재합니다· 비록 소소한 문제 몇 가지가 있었지만요·”

금단엽의 대답을 듣는 순간 진무원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설··· 무사했구나·’

진무원은 격동을 숨기기 위해 주먹을 꽉 쥐었다·

“재밌군요· 세상은 모두 밀야와 북천문이 멸문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후예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으니까요· 이래서 세상일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건가 봅니다·”

금단엽은 미소를 지었지만 진무원은 웃지 않았다· 그 어디에서도 황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납치한 자들을 광인으로 만든 이유가 뭡니까?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어디····”

“경고를 하기 위해서랍니다 진 소협·”

“경고?”

“운중천을 향한 경고지요·”

“도대체····”

“제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집니다· 나머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내시길·”

금단엽이 퉁소를 입으로 가져갔다· 또다시 천붕멸절음을 펼치려는 것이다·

진무원도 더 이상 어떤 대화도 통하지 않을 것임을 알았기에 망설이지 않고 설화를 들었다·

살아남은 적귀병단이 해일처럼 달려들었다· 진무원 단 한 명을 향해 금단엽의 천붕멸절음이 집중됐다·

설화가 공기를 가르고 진무원이 그들 한가운데를 내달렸다·

멸천마영검(滅天魔影劍) 제사식 폭우림(暴雨林)·

검의 폭우가 쏟아졌다·

☆ ☆ ☆

청인과 곽문정의 얼굴에는 불신의 빛이 떠올라 있었다·

그들이 있는 곳은 지하 공동의 입구 밖이다· 천붕멸절음의 영역 밖이니 망정이지 만일 지하 공동으로 들어갔으면 그들 역시 심맥이 터지고 뇌가 곤죽이 되어 죽었을 터이다·

“맙소사! 밀야라니!”

“형이 북천문의 후예?”

오랫동안 잊혀 있던 전설이 되살아났다·

전설과 전설의 싸움이 그들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들의 싸움을 보며 깨달았다· 거짓된 평화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격변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쟁패(爭覇)의 시대가 열린 것인가?”

청인의 목소리는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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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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