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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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화

78. 표절 3

차상택이 노리는 사람은 이동민 실장이었다.

쉬이익.

전직 복서의 주먹이 이동민 실장의 턱을 노렸다.

그러나 그 주먹은 타이밍에 맞춰 뻗은 내 오른손에 잡혀버렸다.

쩍!

“응?”

자신의 주먹이 내게 잡히자 차상택이 눈을 둥그렇게 뜨며 놀란다.

“어 어떻게 내 주먹을······”

당황한 차상택이 주춤대며 물러났다.

“그렇게 느려터져서야.”

순간 차상택이 목표를 바꿔 내게로 덤벼들었다.

차상택의 주먹은 이번엔 내 왼쪽 턱을 향해 빠르게 날아들었다.

하지만 어깨를 회전시키며 가볍게 피했다.

휙.

“피해······?”

근접 거리에서 자신의 주먹이 빗나가자 차상택의 표정이 다시 한번 일그러졌다.

차상택은 입술을 앙다물고 연신 주먹을 내뻗었다.

한 번 두 번.

연속으로 그의 주먹을 피하자 차상택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이익! 맞아라! 좀!”

마음만 먹으면 곧장 카운터를 날려 차상택의 턱을 박살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온 목적은 따로 있기에 손을 쓰지 않았다.

“헉헉헉!”

숨이 턱까지 올라왔는데도 연신 주먹질을 해대는 차상택이 다시 한번 주먹을 휘둘렀다.

휘익.

“그만 좀 합시다.”

더는 이렇게 대치할 생각이 없었기에 다가오는 그의 다리를 살짝 걸었다.

“어어어!”

균형을 잃은 차상택의 몸이 휘청이며 앞으로 기울어졌다.

그때였다.

“요구르트 사 왔습니다. 형님~.”

웬 거구의 남자가 호쾌하게 문을 열어젖혔다.

순간 앞으로 넘어지던 차상택이 열린 문 모서리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혔다.

쾅!

“컥.”

갑작스러운 충격에 차상택은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동시에 열린 문이 도로 뒤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 거구의 남자에 안면을 직격 했다.

쾅!

“끄어억!”

거구의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 쥔 순간.

그의 손에 들렸던 검은 봉지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검은 비닐봉지에선 화산이 분출하듯 요구르트가 뿜어져 나왔다.

뜯어진 비닐봉지에서 쏟아져 나온 요구르트는 사방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 * *

멍하니 보고 있던 이동민 실장이 정신을 차리고 최현오를 윽박지르기 시작했다.

“야! 최현오! 이거 아주 깡패 아냐? 왜? 우리를 죽여서 입을 막으려고? 인천 앞바다에 빠트릴 생각이었냐? 이 새X야?”

이동민 실장의 호통에 기가 죽은 최현오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이동민 실장이 최현오를 나무라는 동안 난 정신을 잃은 차상택과 사지를 쭉 뻗고 쓰러진 거구를 지켜보는 중이다.

“으으으.”

거구의 남자가 먼저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돌려 상황을 확인한 거구가 갑자기 잽싸게 움직였다.

“너도 덤비려고?”

한 발을 뒤로 빼고 언제든지 방어할 자세를 잡았는데.

김샜다.

“아닙니다! 전 싸움 못 합니다!”

거구의 남자가 기절한 차상택의 곁에서 두 손을 하늘 위로 치켜들었다.

“너 지금 뭐 하냐?”

“그 그러니까 상택이 형님을 눕히셨으니 제가 상대할 분이 아니다 싶어서요. 알아서 찌그러져 있겠습니다.”

생긴 건 생살도 씹어 먹을 것처럼 우락부락하게 생겼으면서 시키지도 않은 무릎까지 꿇고 있다.

이윽고 차상택도 눈을 떴다.

하지만 더는 덤빌 생각을 하지 않고 이마를 만지작거리며 벽에 기댔다.

내게 이길 수 없다는 걸 안 탓이겠지.

그 순간 최현오가 손가락으로 방구석 위쪽 한 지점을 가리켰다.

“니 니들 다 끝이야. 너희가 사람 치는 거 저기 CCTV에 다 찍혔어! 니들 싹 다 고소할 거야!”

최현오가 씩씩거린다.

하지만 CCTV는 여기 들어올 때 진즉에 확인했었다.

녹화 중 불이 꺼져 있었다는 것을.

“장식용 CCTV 가지고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저 사람 때린 적 없습니다.”

슬쩍 다리를 걸긴 했지만.

“하지만 굳이 때린 거로 몰고 가려고 한다면······. 진짜 제대로 때려 볼까요?”

한발 다가가자 최현오가 움찔대며 물러났다.

그리곤 벽 쪽에 기댄 차상택을 가리켰다.

“잠깐만! 때리고 싶으면 저놈이나 실컷 때려! 주먹을 휘두른 건 내가 아니라 저놈이잖아!”

와 인성 보소.

자기를 위해 싸운 걸 텐데 대놓고 자기는 모른 척하긴.

아니나 다를까 차상택이 실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다.

하지만 이동민 실장이 날 말렸다.

그리곤 짬은 괜히 먹은 게 아니라는 듯 예상치도 못한 말을 내뱉는다.

“윤호 넌 괜찮냐? 아까 다리 쪽에 부딪혔는데 멍 안 들었고? 아까 어깨도 부딪혔잖아.”

막고 피하다 보니 어깨와 가슴에 몇 번 스친 건 사실이다.

이동민 실장이 날 보며 눈을 끔뻑인다.

‘연기해.’

‘연기하라고요?’

‘그래. 공갈 몰라?’

내가 이해하기로는 대충 그런 대화를 주고받은 것 같다.

그 순간.

난 소파에 몸을 기대고 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몸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아야야. 이제 통증이 확 몰려오네. 시 실장님! 112 좀 불러 주세요. 아니면 119라도! 내 다리! 내 어깨! 아아악!”

차상택과 거구의 남자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상사가 시키는 데 별수 있냐?

까라면 까야지.

소파에 누워 뒹굴자 이동민 실장이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와 진짜 선량하게 대화하러 온 사람을 이렇게 패냐? 내가 진짜 니들 다 콩밥 먹이고 만다!”

이동민 실장이 씩씩대며 폰을 꺼내 든 순간 최현오가 옷자락을 붙잡고 늘어졌다.

“잠깐. 마 말로 해! 말로!”

“이거 놔. 안 놔?”

“이 이 실장. 우리 금액을 맞춰 보자니까? 엉? 내가 천만 아니 5백까지는 맞춰줄게. 우리도 남는 거는 있어야지!”

어처구니가 없다.

이 와중에도 돈이라니.

이동민 실장이 김이 샜다는 듯 외쳤다.

“잔말하지 말고 내일까지 협회에 전화해서 저작권 신청 철회해. 그리고 내일 12시까지 내용증명으로 우리 회사에게 ‘귀사 작곡가의 파일을 습득하여 피해를 끼쳤다.’는 내용의 서류도 보내주고.”

이동민 실장이 선을 긋자 최현오가 눈치를 살폈다.

“그 그렇게 하면 고소는 안 할 거야?”

“웃기고 있네. 벌써 법무팀에서 고소 들어갔어.”

“씨X. 그러면 내가 왜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해? 어?”

최현오는 화를 내면서도 내 눈치를 힐끗힐끗 쳐다본다.

“시키는 대로 하면 합의는 해 줄 테니까. 합의서라도 받고 싶으면 잘 생각하라고. 내가 특별히 선심을 써서 집행 유예 정도는 될 수 있게 해주지.”

최현오가 고민에 빠진 게 보였다.

“12시까지다. 잊지 마라. 물론 그 전에 이 이야기가 새어 나가면 다 끝인 거고.”

들어올 때 비해 몇 배는 당당해진 이동민 실장의 뒤를 따라 삼촌 뮤직의 사무실을 나왔다.

* * *

“아오! 이 자식. 덩치만 커서는 막상 필요할 때는 쓸모가 없어요! 밥만 많이 처먹고!”

최현오는 바닥에 잔뜩 깔린 요구르트를 줍는 우형준을 보며 손을 들어 올렸다.

우형준이 몸을 움찔거렸다.

“저 싸움 못 한다고 벌써 몇 번 말씀드렸잖아요. 사장님.”

“덩치가 아깝다 이 인간아! 그리고 뭔 요구르트를 준 돈 대로 사 와? 그게 냉장고에 다 들어가냐? 어?”

최현오가 씩씩대며 분풀이를 해댔다.

바닥에 떨어진 요구르트는 무려 2만 원치.

던져 준 지폐가 만 원짜리 한 장인 줄 알았는데 겹쳐져 있었나 보다.

입구가 터진 요구르트가 흘러나와 사무실엔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씩씩대던 최현오가 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이동민 실장이 제시한 조건 어느 것 하나도 들어주기 싫었다.

최현오는 여전히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차상택에게 거친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상택이 너 이 새X야. 너 전국체전 권투 우승자라며!”

“10년 전입니다.”

덤덤한 차상택의 말에 최현오는 다시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반인한테 발려? 너한테 이길 놈 없다며? 그걸 믿은 내가 등신이다. 어?”

최현오가 길길이 날뛰었지만 차상택은 어이가 없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사장님. 그 인간. 일반인 아닙니다. 제대로 배운 실력이라고요.”

“뭐?”

“아마추어 레벨이 아니란 말입니다! 아무리 제 주먹이 무뎌졌어도 일반인은 절대로 못 피합니다. 이거 보세요!”

쉬익!

차상택이 빠르게 주먹을 내뻗었다.

차상택의 주먹이 최현오의 코앞에서 멈췄다.

빠른 바람에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으헉! 이 이 자식이 잔소리 좀 했다고 날 치려고?”

최현오가 화들짝 놀라 소파에 주저앉았다.

화가 나 고의로 한 짓이었지만 차상택은 시치미를 뚝 떼고 말을 이었다.

“안 보이죠? 그런데 그놈. 이 주먹을 끝까지 보고 피하더란 말입니다. 그것도 수비만 하면서요. 저보다 한 수 윕니다.”

“그 그러면 너희 형님들이란 사람들을 부르면?”

차상택이 한숨을 쉰다.

“그 형님 중에서 저보다 잘 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런 인간은 덩치가 크다고 절대 못 막습니다. 턱 한 방 맞으면 가는 게 인간인데요.”

최현오가 말했다.

“그 그럼 어떻게 하라고!! 이대로 돈 다 물어주고 감방에 가라고?”

차상택은 아무 말 없이 바닥에 깔린 요구르트를 집어 들었다.

녹색의 마개를 뜯어내고 마시는 요구르트는 달콤하기만 했다.

‘네가 감방을 가든 지옥을 가든 나랑은 상관없어.’

형님으로 모신 게 2년이 넘었는데 그런 동생을 버리려고 한 놈이다.

차상택은 다른 곳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나라도 살아야지.’

어설프게 엮일 바엔 자신이 먼저 최현오를 고소할 생각을 하는 차상택이었다.

* * *

“에취.”

차를 타고 가다 보니 귀가 간지러웠다.

동시에 재채기가 튀어나왔다.

누가 내 욕을 하나?

그런데 삼촌 뮤직을 나온 이동민 실장이 아무 말이 없다.

달라진 이동민의 태도에 한숨을 내뱉었다.

“갑자기 왜 이러세요?”

“내 내가 뭘? 아닌데? 아무렇지도 않은데?”

이동민 실장이 태연한 척 연기한다.

진짜 연기 못하시네.

“저기 혹시 아까 일 때문에 그러신 거라면 죄송합니다. 괜히 제가 나서서.”

이동민 실장이 고개를 돌렸다.

“윤호야. 너 혹시 회사 들어오기 전에 무슨 조직 생활 같은 거 한 거 아니지? 그치? 아니라고 말해!”

“아닙니다. 그냥 저 잡다한 거 이거저거 배웠어요.”

“그러니까 뭘 배웠냐고!”

이동민 실장이 내게 사정을 물었다.

잠깐 고민하던 난 이동민 실장에게 내가 살아온 인생을 약간 늘어놓았다.

보육원에서 괴롭히는 애들 또 학교 가면 부모가 없다고 괴롭히는 애들에게 맞서기 위해 처음엔 싸움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중학교 때 권투부 선생님 덕에 프로 선수를 꿈꿀 수 있었다고.

하지만 권투는 돈이 되지 않았고 그다음으로는 격투기를 선택했다.

그러나 보육원 선배 중 몇 명이 날 조직으로 ‘스카우트’ 하려는 일을 겪은 뒤 아예 인생 진로를 새롭게 정했다.

단단히 마음을 먹지 않으면 내 인생이 완전히 엉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게다가 우습게도 조폭에도 계보가 있었다.

싸움만 잘해서는 총알받이가 될 뿐 절대 간부로도 못 올라간다.

양지고 음지고 빽 없으면 못 사는 세상.

난 모든 걸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그렇게 인연이 닿아 연예계로 왔다고 내 지난 삶을 털어놓았다.

과거엔 이런 말조차 하는 걸 싫어했다.

하지만 회귀까지 하다 보니 과거를 털어놓는 게 더는 힘들지 않았다.

이동민 실장은 헛기침하더니 기특하다고 나를 칭찬했다.

“고생 많이 했네 우리 윤호.”

이동민 실장과 깊은 이야기들을 털어놓다 보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다.

회사에 도착하자 이동민 실장이 물었다.

“그런데 그놈들이 우리가 시킨 대로 할까?”

난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안 할 겁니다.”

“······그럼. 우리 거기 가서 뭐한 거냐?”

이동민 실장이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난 왼손에 찬 스마트워치를 들어 보였다.

“삼촌 뮤직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거 켜놨습니다.”

음성 메모 어플을 실행하자 삼촌 뮤직에서의 일이 그대로 재생되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에필 K한테 가서 묻어 봐. 김필석 그 새X가 나한테 곡 받았다고 불 거 같아? 웃기지 마. 우리가 거래한 게 30곡이 넘어 인마! ······그리고 내가 방선우의 곡을 훔쳤다는 거? 그건 어떻게 증명할 거냐고!]

선명한 최현오의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이동민 실장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 빼도 박도 못하겠네. 자자 어서 올라가자. 본부장님께 알려드려야지.”

“예. 실장님.”

회사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은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당당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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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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