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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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5화

775. 감독을 찾아서 2

난 여익환 감독을 스카우트해 오기 위해 서예종의 동기인 배우 1실 최은석 실장과 함께 서예종의 종로 캠퍼스로 향했다.

여익환 감독이 토요일 오후인 오늘 학교에서 특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달려 서예종 즉 서울예술종합대학교의 정문에 도착했다.

과거와 현재가 어울려진 웅장한 건물들이 한눈에 보인다.

회귀한 이후 처음 와 봐서 그런지 괜스레 가슴이 설렌다.

“역시 역사가 있어서 그런지 꽤 장엄하네요.”

서울 종로에 있는 서울예술종합대학교는 1919년 경성 예술전문학교로 처음 개교했다.

그리고 해방 이후 서울예술종합전문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이제까지 역사를 이어 온 한국 최고의 예술 종합 대학교였다.

그 덕에 한국 연예계와 예술 분야에서 서예종이 차지하는 위상도 절대적이었다.

비록 일부는 카르텔화되어서 공고히 뭉쳐 있긴 했지만 한국 문화 산업 발전에는 그들의 공이 상당했다.

“아무래도 그렇지 학교 역사가 100년이 넘었으니까. 게다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이라서 지원도 빵빵하고.”

한국 문화의 요람이라는 곳을 구경하며 고풍스러운 강의 건물로 이동했다.

건물 입구에 세워진 리어왕의 흉상을 지나치며 감탄사를 터트리는 그때였다.

최은석 실장이 조심스럽게 경고를 해왔다.

“근데······ 정 실장. 알아둬. 서예종 특히 영화 쪽 학과 사람들은 정 실장을 굉장히 안 좋아해.”

서예종의 자랑이었던 거장 공학범 감독을 무너뜨린 사람이 바로 나였다.

하지만 난 최은석 실장을 안심시켰다.

과거와는 달리 난 더 이상 서예종이 두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젠 그 양반들은 제게 큰 문제가 아니니까요.”

“응? 왜 그렇게 자신만만해?”

그 대답을 하려던 그때였다.

지이잉~

폰에 진동이 울리더니 여기로 오면서 내가 까톡으로 보낸 제안의 답 메시지가 들어온다.

[여익환 조교수 : 죄송합니다. 수업 중이라 연락을 이제 확인했습니다. 영화감독을 맡아 달라는 제안은 감사하지만 전 더는 감독 일을 맡지 않을 생각입니다.]

최은석 실장에게 보여 주자 걱정하는 눈으로 말한다.

“골치 아프게 됐네. 이건 무리하게 밀어붙인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저만 믿으십시오.”

난 회귀 전 여익환 감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영화감독으로 돌아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흠 알았어. 그러면 일단 만나기만 하면 된다 이거지?”

“예. 그리고 최 실장님은 곁에서 좀 바람잡이 좀 해주시고요.”

여익환 감독이 바라는 건 가족들의 안정적인 생활이다.

난 그걸 보장해 주고 그를 감독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최은석 실장이 고민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근데 말이야······ 여 감독을 빼 오는 걸 한범수 학과장이 안 좋아할 텐데 괜찮겠어? 한범수 그 양반 공학범 감독의 직계 제자이기도 하잖아.”

“압니다. 근데 공 감독님에 관한 것보다는 노예 1호가 사라지는 것을 싫어해서일 겁니다.”

여익환 감독은 회귀 전 내가 본 ‘스타 집중 탐구’ 인터뷰 때 한범수 학과장이 자신을 노예처럼 부려 먹었다고 증언했다.

무릎을 꿇고 애원해서 겨우 강사 자리를 얻은 이후로 그는 대학원생처럼 한범수 학과장의 손과 발이 되어 일해야 했었다고 했다.

심지어 밤늦게 대리 기사도 해주고 대리 수업도 해줬다고 했었고.

게다가 여익환 감독의 아내는 한범수 학과장의 아내 가게에서 일해야 했고 틈나면 집으로 불려가 반찬을 하고 김장 김치까지 담아줬었다고 한다.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다 보니 아무리 수모를 겪어도 두 사람 다 항의 한번 못 했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노예라는 말이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 최은석 실장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하긴 여 감독 그 친구. 마음이 여려서 부당한 지시도 거절을 못 했지. 지금도 무진장 고생하며 살고 있을 거야. 대학교 다니던 시절부터 원체 사람이 착하고 마음 여렸거든.”

“예. 그러니까 꼭 노예가 아닌 감독으로 모셔 와야죠.”

“그래. 뭐 어떻게든 도울 방법을 찾아보자고.

여익환 감독이 진행하는 연출과 미장센 강의가 끝나기까지 앞으로 10분.

난 최은석 실장과 함께 강의실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강의가 끝나길 기다렸다.

* * *

오후 5시.

문이 열리고 강의실 앞문과 뒷문에서 학생들이 쏟아져 나온다.

나오던 학생 중 일부가 날 알아보고 수군거린다.

MBS의 <전지적 관찰 시점>과 ‘진짜라면’ CF 덕분이다.

하지만 토요일이다 보니 다들 발걸음을 빠르게 건물 밖으로 향한다.

이후 맨 마지막 정리를 마친 여익환 감독이 지친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태블릿을 품에 안고 있는 그를 본 순간 난 허리를 반으로 굽혔다.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여익환 감독이 움찔하며 날 쳐다본다.

“여기까지······ 직접 찾아오셨네요.”

“아무래도 얼굴을 뵙고 다시 한번 제안하는 게 도리인 거 같아서요.”

여익환 감독이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혹시라도 우리가 있는 것을 다른 영화과 사람이 볼까 봐 걱정하는 눈치다.

게다가 표정만 봐도 내 제안을 받아들일 기미가 아니다.

대학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는 순간 또다시 아내와 가족들이 고생이라도 할까 걱정이 되는 거겠지.

하지만 난 그 신념을 흔들 만한 좋은 조건을 갖고 온 상태다.

그때 최은석 실장이 인사를 건넨다.

“익환아. 오랜만이다. 한 5년 만인가?”

최은석 실장과 여익환 감독은 학창 시절 동기였기에 안면이 있었다.

“어. 오래간만이다. 그런데 넌 또 여기 왜 왔어?”

“당연히 나도 너 감독으로 꼬셔 가려고 왔지.”

여익환 감독이 고개를 젓는다.

“그냥 가. 내 사정 뻔히 알잖아.”

최은석 실장이 단호하게 답했다.

“아니. 솔직히 나 네 사정을 몰랐다. 넌 동창회에도 잘 안 나오고 네가 네 이야기는 애들한테도 안 했잖아. 난 그저 네 영화가 잘 안 됐다는 것밖에는 몰랐어.”

“그러냐?”

“어. 우리 정 실장이 나보다 더 네 힘든 사정을 알더라. 그래서 말인데 우리 정 실장 이야기 꼭 한번 들어 봐. 이거 너한테 진짜 좋은 기회야.”

최은석 실장은 식사 자리에 없었기에 차를 타고 오면서 여익환 감독의 설명을 해줬었다.

그 결과 동기인 자신이 나보다 친구 사정을 몰랐다며 오히려 더 열렬히 스카우트 제안을 한다.

“야 나 감독 더는 안 한다니까?”

“그러지 말고 내 얼굴을 봐서 이야기만이라도 들어 주라. 응?”

최은석 실장의 열렬한 구애에 여익환 감독이 날 다시금 쳐다본다.

“하아~ 이따가 학과장님이랑 식사 약속이 있으니까 20분만 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방으로 가시죠.”

난 고개를 꾸벅 숙인 뒤 조교수실로 향했다.

* * *

여익환 감독의 방으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은 난 감독을 맡을 때 얻을 수 있는 조건들을 제시했다.

“<그녀는 예뻤다>란 작품으로 LT에서 시나리오를 충분히 검증했습니다. 주연은 제가 담당하는 정유진 배우가 맡을 것이고 LT 엔터에서 제작부터 배급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연출료는 5억 영화 순익의 10%까지 약속드리겠습니다.”

처음 입봉작을 성공시키며 주목받던 시기보다 감독으로 더 높은 조건을 제시했다.

게다가 투자 및 배급을 확정 지어준다는 LT 엔터의 제안은 리스크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그러자 감독을 절대 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그도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정말입니까? 세 작품이나 말아먹은 저한테 그런 대우를요?”

“솔직히 첫 영화를 제외하고 나머지 뒤의 영화들은 감독님의 연출력을 제대로 살리기 힘든 환경이었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번에는 감독님이 연출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제가 모든 것을 다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현재 여익환 감독의 조교수 연봉이 대략 5천만 원이다.

그런데 난 거의 10년 치 연봉을 선금으로 제시했고 거기다가 플러스알파의 수익마저 보장했다.

다시는 감독을 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던 그였지만 엄청난 금액에 흔들리는 게 보인다.

이대로 끝인가 싶었지만 그는 이내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젓는다.

“죄송······합니다. 저한테는 과분한 조건이긴 한데 전 다시 영화를 감독할 생각이 없습니다.”

회귀 전.

회귀 전 그가 영화감독으로 복귀했을 때보다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은 조건인데도 여익환 감독이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함께 온 최은석 실장이 이해가 안 간다며 나섰다.

“익환아. 이 정도면 진짜 최고 조건이야. 이 돈이면 지금 너 빚 있는 거 한 방에 다 갚고 재기할 수 있잖아. 제수씨도 그만 고생시켜야지.”

여익환 감독이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랬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라고? 나 또 우리 여진이 고생시키기 싫어. 5억이라고 해도 평생 교수 하고 연금 나오는 것보다는 적고. 그리고 나······ 이제 영화 연출할 자신도 없다.”

조건은 마음에 드는 듯했지만 연이은 실패 탓에 자신감이 사라져서 영화 연출을 할 수가 없단다.

그래서인지 이대로 부교수가 된 다음 연금을 받고서 살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계획에는 문제가 있다.

그를 노예처럼 부려 먹는 한범수 학과장은 여익환 감독이 아닌 직계 후배인 연출과 안준성 조교수에게 부교수 자리를 줄 것이라는 점이다.

그의 미래를 훤히 알기에 말해 볼까 잠시나마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말해 봤자 믿지도 않을 것 같다.

그때 최은석 실장이 답답하다는 듯 외쳤다.

“익환아. 우리 정 실장 한번 믿어 봐. 시나리오도 잘 빠진 걸로 준비되어 있으니까 기본만 하면 돼. 5억? 내가 볼 때 순익 10%면 너 20억은 생긴다니까? 이번 한 번으로 감독으로도 복귀하고 평생 벌 수 있는 돈도 챙길 수 있는데 왜 안 해?”

“영화가 성공해야지 벌지. 그리고 나 진짜 자신 없다니까?”

최은석 실장이 답답하다는 듯 다시금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난 최은석 실장을 말렸다.

여익환 감독의 멘탈이 너무 엉망이었기에 작전상 후퇴를 하는 게 더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좋은 제안 주신 건 정말 감사한데······ 죄송합니다.”

난 여익환 감독에게 인사를 한 뒤 흥분한 최은석 실장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최은석 실장이 숨을 쉭쉭 내쉬면서 말한다.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다 됐는데 왜?”

“그렇게 강압적으로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응? 또 다른 방법이 있어?”

난 씨익 웃으며 답했다.

“여 감독님이 말은 그렇게 해도 흔들리는 게 보이더군요. 그러니까 이젠 여 감독을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최은석 실장이 단번에 그 사람이 누군지를 알아차렸다.

“설마 제수씨한테 가보려는 건 아니지?”

“맞습니다.”

“어디서 일하는지 알고?”

“예. 바로 학교 앞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하십니다. 지금 바로 갈 건데 같이 가실 거죠?”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

거기다 여익환 감독이 흔들린 걸 봤으니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여익환 감독의 아내라면 여익환 감독을 설득하고 동시에 멘탈도 잡아줄 테니까.

“당연히 같이 가야지. 근데 이탈리안 레스토랑? 어디? 내가 아는 곳인가?”

“플로렌스요.”

성여진은 한범수 학과장의 아내 예지현이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다.

한범수 학과장은 여익환 감독을 노예로.

예지현 쉐프는 성여진을 노예로.

부부가 쌍으로 노예 취급을 당하고 있는 셈이었다.

“젠장······ 어쩐지 익환이 그 자식이 자기 이야기를 안 해주더라니. 이유가 있었네.”

“예. 그리고 사정을 알고 있는 몇몇은 여 감독님 체면을 생각해서 일부러 쉬쉬했을 거고요.”

“하~ 내가 익환이 친구라는 게 진짜 쪽팔린다.”

난 자책하는 최은석 실장을 달랜 뒤 그와 함께 학교 앞 이탈리안 레스토랑 플로렌스로 향했다.

* * *

이탈리안 레스토랑 ‘플로렌스’.

종로 서예종의 입구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한범수 학과장의 아내 예지현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예지현은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실력파 요리사로 TV에도 종종 나온 쉐프였다.

TVM에서 하루와도 함께 <미녀의 요리 교실>이라는 합동 방송을 했었기에 나와도 안면이 있고.

그리고 여익환 감독의 아내 성여진은 이곳에서 서빙과 주방 설거지를 맡고 있다.

그러고서 한 달 월급은 고작 150만 원.

엄연히 최저 임금에 위배되는 금액이지만 성여진은 자기 남편의 승진과 부교수 임용이 달려 있었기에 항의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처지였다.

고급스러운 외관의 레스토랑 플로렌스의 입구에 서자 최은석 실장이 한숨을 내쉰다.

“하필이면 제수씨는 이런 곳에서 일해? 둘 중 한 명이라도 다른 데서 일하면 좀 낫잖아. 돈 더 주는 데도 있을 텐데?”

“원래는 성여진 씨도 갈빗집에서 더 적게 일하고도 월 200만 원은 받았는데 예지현 쉐프가 데리고 온 걸로 압니다.”

성여진은 미술 전공으로 미술 작품에 대한 식견과 인테리어에도 조예가 있다.

그래서 예지현 쉐프는 겸사겸사 플로렌스 내부 인테리어와 그림 작품에 대한 셀렉트도 맡기려고 데리고 온 것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서빙하고 일이 끝나면 주방 업무를 맡기는 식으로.

“내부 인테리어에 셀렉트에 서빙에 주방까지? 와~ 진짜 진짜 부부가 쌍으로 너무하네. 정 실장. 내가 어떻게든 남편에게 감독을 하도록 말하라고 설득할게.”

“아뇨. 제가 하겠습니다. 서포트만 잘해 주시면 됩니다.”

“후우~ 알았어. 필요하면 뭐든 말해.”

난 씩씩대는 최은석 실장을 진정시킨 뒤 이탈리안 레스토랑 ‘플로렌스’의 문을 열었다.

딸랑.

종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유여정이란 명찰을 단 여자 서버가 환하게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예약하고 오셨습니까?”

“아니요.”

“아 예. 그러면 총 몇 분이 함께 식사하실 겁니까?”

“저희 둘입니다.”

“알겠습니다. 안내하겠습니다.”

그 순간 난 유여정을 멈춰 세웠다.

“VIP 코스요리로 먹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얼마든지요.”

이곳의 VIP 코스요리는 1인당 30만 원 정도였다.

내가 일부러 VIP 코스요리를 택한 것은 비싼 요금을 치르는 대가로 일반 테이블처럼 서버가 바뀌는 게 아니라 전담 서버가 달라붙기 때문이다.

난 그 전담 서버를 여익환 감독의 아내인 성여진으로 부탁한 다음 대화를 나눠 볼 생각이다.

“VIP 코스요리면 제가 모셔도 될까요?”

VIP를 상대하면 팁이 많아지기에 유여정이 밝은 목소리로 답한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 날이 아니다.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성여진 씨가 전담 서버가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여기 함께 오신 분이 성여진 씨 남편분 친구거든요.”

서버가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알았어요. 근데 여진 언니는 다른 VIP룸 전담으로 서빙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죠?”

난 5만 원짜리 팁을 건네며 말했다.

“그러면 그전까지는 유여정 씨가 서빙해 주시고 끝나는 대로 저희 방으로 데려와 주십시오.”

유여정의 얼굴이 활짝 펴진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바로 옆방으로 자리 잡아 드릴게요. 절 따라오시면 돼요.”

우린 그 뒤를 따라 VIP룸이 따로 모인 구역으로 향했다.

* * *

VIP룸 2번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성여진이 VIP 1번 방에서 서빙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전채요리를 기다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와장창.

-꺄악~~

룸 밖에서 접시들이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야! 똑바로 보고 안 다녀? 아 씨X! 이 옷이 얼마짜리인지 알아?

룸 밖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일인가 하던 그때 룸이 열리며 유여정이 전채요리를 갖고 들어온다.

그런데 유여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다.

“밖에 무슨 일입니까?”

유여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답한다.

“아······ 여진 언니가······ 옆방 VIP 손님이랑 부딪혀서 들고 가던 음식을 죄다 쏟았어요.”

“VIP요? 누군데요?”

“아······ 서예종 안길태 총무처장님요. 그분 성격 진짜 뭣 같은데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

당장 가서 도와야지.

그런데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최은석 실장이 내 팔을 잡았다.

“정 실장. 들이받는 데 반대는 아닌데 신중히 생각해. 안길태 그 인간 빽이 장난 아냐. 부총장이 오촌 아재고 그 양반 처가 이종사촌이 장태혁 문체부 정책실장이야.”

서예종의 총무처장은 직원의 인사와 교직원 급여 자금 관리를 맡고 있기에 대학의 실세 중 실세다.

게다가 그의 처삼촌 장태혁은 차관 바로 밑의 1급 공무원이자 한국 문화계의 핵심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고위 공무원이다.

하지만 난 그 말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답했다.

“대단한 집안이네요. 그래도 제 빽보다는 못할 겁니다.”

“누구? LT 엔터 신종기 대표? 에이~ 그 양반도 안 돼. 장태혁 실장이 문화부 실세 중의 실세라는 거 몰라? 곧 차관 승진을 앞뒀다던데?”

“아뇨. 제 빽은 신 대표님이 아닙니다.”

“그러면 누구? 대체 누가 정 실장의 빽인데?”

내가 적지나 다름없는 서예종에 와서 영화과 건물과 교정을 돌아다니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내게 든든한 빽이 생겼기 때문이다.

난 VIP룸의 문을 천천히 열며 최은석 실장에게 내 빽이 누군지를 답했다.

“친구 아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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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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