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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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74화

774. 감독을 찾아서 1

“상여금을 합한 작년 제 연봉이 약 17억 정도 됩니다. 그리고 올해는 대략 25억 이상이 될 것 같습니다.”

난 정윤호 리스크가 더 이상 거론되는 걸 막기 위해 과감히 내 연봉을 언급했다.

난 이곳 굴렁쇠 엔터에서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다만 내가 받게 될 주식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은태 회장이 내게 주기로 한 굴렁쇠 엔터 주식은 무려 15%로 단번에 3대 주주로 올라갈 만큼 많은 양이었기에 조만간 있는 주식 공모에 영향을 끼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봉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이준희 기자뿐 아니라 현장에 모인 기자들 모두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내가 말한 금액은 직장인으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 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뭐 1억 7천이 아니라 17억?

-20대에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래 안 믿기겠지.

직장인으로서 연봉이 17억이라는 건 꿈에서나 가질 수 있는 금액이니까.

-미친······.

-매니저 연봉 테이블이 그렇게 높나? 이게 말이 돼?

-대천 그룹 부회장의 연봉이 22억이라던데.

-쟨 뭐야? 굴렁쇠는 왜 실장에게 그 큰돈을 줘?

-강 대표 숨겨둔 아들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진짠가?

-대박. 이건 매년 로또에 당첨되는 거잖아?

-씨이······ 부럽다.

기자들은 기사를 쓰는 걸 잊고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대한민국 10대 그룹 회장들의 알려진 연봉이 20억 선인데 그와 견준다는 내 연봉을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의 오너인 그들은 배당금으로 수십억이든 수백억이든 필요한 만큼 가져가지만 연봉만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아직 20대 직장인인 내 연봉이 올해 20억을 넘는다니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당황하던 이준희 기자가 말을 떨기 시작했다.

“지 진짜······요?”

강감찬 대표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이 맞음을 확인시켜줬다.

“하하하. 우리 정 실장이 내 연봉보다 훨씬 많이 가져갑니다. 그래서 내가 우리 정 실장한테 밥을 못 삽니다. 돈도 못 버는 가난한 대표 카드는 잘 넣어 두라고 말할까 봐서 말입니다.”

기자들이 앉은 객석에서 피식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순간 강지영 이사도 너스레를 떨며 내 연봉을 인증해 준다.

“그래서 사실 저도 정 실장에게 종종 술 얻어먹곤 해요. 그리고 가끔 오빠라고도 부르고 싶어요. 돈 많이 벌잖아요~”

난 두 사람의 농담을 받으며 이준희 기자에게 말했다.

“업계 그 어떤 누구도 이 정도 연봉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굴렁쇠 엔터에서 한국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는데 다른 곳으로 가긴 왜 가겠습니까? 만약 기자님이 제 입장이라면 다른 곳으로 회사를 옮기시겠습니까?”

다른 기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한다.

-와~ 씨 안 가지.

-나라도 안 간다. 연봉이 25억인데 왜 가냐?

-20억이면 1년에 아파트 한 채씩만 사 둬도 돈이 그냥 복제가 되겠네.

-씨······ 숨만 쉬어도 돈이 굴러들어 오네.

-저 정도면 돈 복사지.

이준희 기자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악에 받쳐 외친다.

“그 그래도 독립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지금보다 더 벌 텐데요?”

강감찬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 혀를 차며 답한다.

“이보게 이 기자. 내가 그걸 그냥 보고만 있을 멍청이로 보이는가? 그럴 리도 없지만 만약 정 실장이 독립한다고 말한다면 굴렁쇠 엔터의 자회사로 내줄 걸세. 한국 최고의 조건으로!”

자회사의 실적은 모회사에 합산된다.

현재 주영인의 1인 기획사인 JU 엔터테인먼트가 그러하듯.

즉 내가 독립을 한다고 해도 굴렁쇠 엔터 전체 매출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난 강감찬 대표에게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이준희 기자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 기자님. 아직도 굴렁쇠 엔터에 정윤호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준희 기자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더니 고개를 아래로 툭 하고 떨궜다.

그녀의 완벽한 패배였다.

그리고 그 순간 폰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알림 : 오늘의 운세가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에브리데이 V13]

[날짜 : 2021년 3월 20일]

[오늘의 운세 :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다.

(삭제된 운세 : 유비무환(有備無患))]

유비무환(有備無患).

미리 준비하라는 오늘의 운세가 드디어 사라졌다.

그래서인지 이후의 기자 간담회는 너무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 * *

TNT 대표이사실.

방상영은 조명일보 박형식 기자에 이어 연예올타임즈 기자 이준희 기자에게도 분탕질이 실패했다는 보고를 듣는 중이다.

-죄송해요 실패했어요.

“야! 자신 있다며? 돈을 그렇게나 처먹었으면 돈값을 해야 할 거 아니야!”

방상영이 거친 말투로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준희 기자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씨X. 난 할 수 있는 거 다 했다고. 왜 나한테 지X인데?

“뭐 지 지X?”

-그래! 그 인간 연봉이 20억이 넘는단다! 20억! 나 같아도 씨X 그 돈 받으면 평생 회사에 뼈를 묻겠더라! 근데 나보고 어쩌라고? 그놈이 얼마를 받는지 같은 회사에 있었던 당신이라면 미리 조사 정도는 해뒀어야지!!

쾅.

쌍욕을 내뱉은 이준희 기자가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 이 이게 미쳤나!!”

방상영은 당황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정윤호 리스크를 꺼내 들어 굴렁쇠의 상장에 독을 풀겠다는 회심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갈 줄이야.

더군다나 정윤호의 연봉이 25억을 넘는다는 소리는 자신도 처음 듣는 정보였다.

“그 자식이······ 그리 큰돈을 받고 있었다고?”

25억이 나오려면 정윤호가 데리고 있는 모든 연예인이 그에게 순익의 3%를 줘야 가능한 수치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정윤호가 데리고 있는 탑스타들과 정윤호 사이를 벌릴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난 조민성 그 인간한테도 1년에 1천만밖에는 못 받았는데······.”

업계에서 15년 이상을 뛰며 TNT 엔터 대표가 된 자신의 연봉이 3억이다.

그런데 정윤호는 일개 직원이 무려 25억이나 되는 연봉을 받는단다.

“하. X발!”

지독한 질투심이 온몸을 감싸던 그때였다.

지잉~ 지잉~

[발신자 : 성학수 대천 그룹 전 회장]

성학수 회장에게는 굴렁쇠 엔터의 간담회를 망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갔다.

그 탓에 도저히 전화를 받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징징징~

연신 울리는 진동 소리에 방상영은 꽥 하고 외쳤다.

“알았다고! 한다고! 나도 그 새X 잡고 싶다고!”

김동수와 정윤호는 뒷배가 든든해서 실력을 펼쳤을 뿐 실상은 자신이 업계 최고의 실력파 매니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새파란 후배에게 처참한 격차로 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삶에 회의마저 느껴졌다.

“빌어먹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시기와 질투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이대로 어디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성학수로부터 걸려오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잉~ 지잉~

결국 방상영은 전화를 받았다.

-기자 간담회 실패했다면서?

예상한 대로 성학수 회장에게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방상영은 침을 꼴딱 삼키며 거짓말로 시간을 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닙니다. 의심의 씨앗을 심어뒀으니 절반의 성공입니다.”

성학수가 덤덤한 목소리로 답한다.

-믿기지는 않지만 일단은 기다려 보도록 하지. 어차피 자네한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달칵.

전화가 끊긴 순간 방상영의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방상영은 다음 수를 생각하며 이러다가 대머리가 될 정도로 머리카락을 쥐어뜯기 시작했다.

* * *

2시간이 넘는 기자 간담회를 끝냈다.

강감찬 대표는 참석해준 LT 엔터 신종기 대표와 미리내 한유식 대표 대흥 저축은행 최영호 은행장과 유진이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회사 앞에 있는 중식 레스토랑에서 오후 2시까지 식사를 하는 도중 기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굴렁쇠 엔터 기자 간담회 “이태풍. 차기작도 최성문 감독과?”]

-최근 <지리산>으로 또 한 번 관객 1천만 명을 달성한 이태풍. 차기작으로 또 한 번 최성문 감독과 함께 세 번째 천만에 도전하려고 한다는 소식.

[굴렁쇠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I.O.A>의 2주 차 사전 투표 중!]

-지난주 한국에 들어온 <프로젝트 I.O.A> 132명의 멤버들.

이번 주 첫 번째 시청자들의 선택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굴렁쇠 엔터의 스타 매니저 정윤호 실장. 연봉이 무려 25억?]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던 정윤호 실장이 직접 밝힌 그의 연봉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댓글)

-와~ 매니저 연봉이 25억?

-정식 연봉은 1억인데 상여금만 24억을 넘는다고 함.

-저런 회사에 다닐 수만 있으면 뼈를 묻겠다.

-저도 매니저 하고 싶어요.

-매니저가 이렇게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었어?

-절대 아님. 굴렁쇠 엔터가 독특한 거야. 저긴 실적만 있으면 신입도 실적대로 돈을 준대.

-하긴 정유진 이태풍 하루 체리블라썸 전부 다 정윤호가 키웠다고 하잖아. 그럼 저 정도는 받아야지. 그게 아니면 독립할 테니까.

-걸어 다니는 기업 수준임.

[정유진 영화계로 진출. 첫 영화의 제목은 <그녀는 예뻤다>.]

-LT 엔터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톱스타 정유진의 첫 번째 영화가 만들어질 예정.

(댓글)

-정유진이 영화라고?

-로맨틱 코미디라면 재미있겠네. 정유진 <파란 하늘>에서 코믹 연기 진짜 잘했음.

-<신의 이름으로>에서 청명 때도 톡톡 튀는 연기 잘함.

-정유진. 정극 사극 코미디까지 연기 폭 엄청 넓네~

이태풍 강하나 최덕배 하루 체리블라썸 <프로젝트 I.O.A> 서연우 등등 정 실의 연예인들에 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중 역시나 댓글이 가장 많은 건 나의 연봉과 유진이에게 관한 기사들이다.

신종기 대표가 기사를 보던 내게 질문을 한다.

“정 실장. 뭘 보고 그리 웃어?”

“아~ 오늘 기자 간담회가 잘 끝난 것 같아서요.”

호의적인 기사들이 올라온다고 답하자 신종기 대표가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잘 끝났지. 하하하. 우리 정 실장이 연봉을 밝힐 줄은 몰랐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 알아. 하지만 앞으로 좀 조심해야 할 거야.”

“안 그래도 제가 사는 골목 경호원을 2배로 늘릴 생각입니다.”

“잘 생각했어. 당분간은 이름도 생소한 전국생명수나누기협회 건강한수면이생명을늘린다협회 소고기는진리요협회 등등 각종 협회에서 정 실장한테 기부하라고 할 거거든.”

신종기 대표는 직접 기부를 해달라면서 서신을 받은 협회 이름들을 말해 준다.

그런데 묘하게 그럴듯해서 돈을 주고 싶은 협회 이름들이다.

“아 근데 오늘 이준희 기자 뒷배. 누군지 혹시 짐작은 가?”

“TNT 방상영 대표일 겁니다.”

이젠 딱히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뒷배가 누구일지 짐작이 간다.

이준희 기자는 방상영과도 상당히 친분이 있는 기자였기 때문이다.

신종기 대표가 피식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꺼낸다.

“TNT 엔터와 함께 추진하던 일은 싹 다 접어야겠군.”

역시 잘되는 집안은 이유가 있다.

신종기 대표는 곧장 곁에 앉은 이은주 본부장에게 TNT 엔터와의 거래를 끊으라고 지시한 뒤 다시금 내게 묻는다.

“그런데 말이야. <그녀는 예뻤다>의 감독은 누구로 할 거야?”

기자 간담회 때도 <그녀는 예뻤다>의 영화를 연출할 감독을 발표하지 않았다.

유진이를 비롯해 다들 궁금하다는 표정을 짓기에 내가 생각한 감독의 이름을 드디어 알려 줬다.

“여익환 감독님을 모셔 올까 합니다.”

그 순간 모두가 당황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3연속으로 처절한 실패를 하고서 아예 메가폰을 놓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 * *

5년 전.

여익환 감독의 데뷔 작품인 <신입사원>이 극장에 걸렸다.

<신입사원>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아온 한 20대 남성이 지방으로 발령받으면서 생긴 일화들을 코믹하게 다룬 작품이었다.

10억 미만의 제작비로 만든 저예산 영화라 배급사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주인공 ‘장일상’의 좌충우돌 직장 생활 성공기는 수많은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무려 500만 명이라는 흥행을 거둔다.

입봉작의 성공으로 몸값이 크게 뛴 여익환 감독은 곧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갔다.

하지만 섣부르게 차기작을 진행한 순간 그의 인생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줄을 서자 큰 프로젝트를 경험한 오진세 제작실장을 스카우트한 다음 여익환 감독은 <우진의 사랑>이라는 작품의 시나리오 집필에만 몰두했다.

그러자 오진세 제작 실장은 여익환 감독의 이름을 팔아서 모은 초기 투자금을 룸살롱과 도박으로 홀랑 탕진해 버렸다.

뒤늦게 이를 알아챈 여익환 감독이 오진세 제작 실장을 잘랐지만 초기 투자금 20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투자자들은 마음을 돌려 버렸다.

다들 오진세와 여익환 감독이 첫 성공에 고무되어 함께 돈을 탕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여익환 감독은 남은 영화를 찍기 위해 첫 번째 영화로 번 돈을 싹 다 털어 넣어야만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여익환 감독의 작품은 극장에 제대로 배급도 되지 않은 채 망해 버렸다.

여익환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그다음 작품에서는 본인의 특기인 저예산 영화와 신선한 기획력을 중심으로 제작에 나섰다.

하지만 영화 개봉을 2주 앞둔 시점.

주인공을 맡은 조한영의 학창 시절 폭력 사건들이 터져 버렸다.

그 탓에 영화는 상영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 결과 그는 살고 있던 30평대 아파트를 팔고 작은 빌라로 옮기기까지 해야 했다.

하필이면 첫 딸아이가 난 그해 겨울에.

그러나 같은 서예종 출신으로 미술을 전공한 여익환 감독의 아내가 재차 도전하라며 응원을 해줬다.

결국 여익환 감독은 반드시 성공하겠다며 이번에는 장인 장모의 집을 담보로 네 번째 영화 제작에 나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만든 영화는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가 아니라 불안한 감독의 심리가 반영되어 폭망해 버렸다.

그 결과 여익환 감독의 장인 장모가 살던 아파트까지 팔고서 여익환 가족들은 모조리 작은 투룸 빌라에 모여 살게 되었다.

그리고 그해 겨울 둘째인 아들이 태어났다.

결국 아내 성여진은 몸을 푼 지 보름 만에 평생 하던 미술이 아닌 식당 주방 보조로 일을 나가기 시작했고 장인과 장모 역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걸 본 여익환 감독은 가족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절망감에 영화에서 손을 뗐고 서예종의 영화과 한범수 학과장을 찾아가서 싹싹 빌며 조교수 자리를 구걸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학과장이 시키는 일은 노예처럼 뭐든 하며 조교수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지금으로부터 5년 뒤 또 한 번 변한다.

그토록 바라던 서예종의 부교수 임용에 실패하자 그는 결국 영화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서 <희망 노래>라는 작품으로 650만 명의 관객 수를 달성하며 감독으로 재기하게 된다.

<희망 노래>는 연예계 이야기를 다룬 가수의 성공기였기에 난 여익환 감독에게 <그녀는 예뻤다>의 연출을 맡겨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게다가 그는 그 뒤로도 <청춘을 노래하다>라는 음악 영화를 극장에 걸고선 관객 수 750만 명으로 다시 한번 성공하게 된다.

난 여익환 감독이 그런 스타 감독이 되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를 추천했다.

하지만 그 미래를 모르는 다른 이들은 모두가 심각하게 걱정하는 눈빛이다.

심지어 강감찬 대표조차 불안함을 금치 못한다.

“정 실장. 내 정 실장을 못 믿어서 그러는 건 아니지만 여 감독은 현재 메가폰을 놨잖아. 다시는 연출 안 한다고 하던데······ 다른 감독은 없나?

강지영 이사도 걱정하는 눈빛이다.

“정 실장님. 여 감독님은 저도 잘 아는데 그분······ 실의에 빠져서 이제 영화도 안 본다고 하시던데요? 더는 가족들 힘들게 하기 싫다고요.”

늘 나를 믿어 주던 두 사람이 걱정할 정도로 여익환 감독을 선택한 것에 염려하는 눈치다.

그때였다.

유진이가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대화에 끼어든다.

“대표님 이사님. 전 윤호 오빠가 하자는 대로 할래요!”

강감찬 대표가 유진이의 확고한 태도에 당황한 기색이다.

“유진아. 내가 정 실장의 선택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알아요. 대표님께서 윤호 오빠 얼마나 아끼는지요. 지금 윤호 오빠랑 제가 차기작에서 실패할까 봐 걱정해서 그러는 거잖아요.”

눈이 좋은 유진이가 강감찬 대표의 진심을 알아차렸다.

강감찬 대표는 만에 하나 이제까지의 성공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나나 유진이가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한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강감찬 대표의 이런 마음 씀씀이는 너무도 고마웠다.

그래도 한번 믿어봐 달라고 말하려던 때였다.

아무 말 없이 있던 신종기 대표가 날 빤히 쳐다보며 말한다.

“정 실장.”

“예.”

“성공할 수 있겠어?”

“예! 여 감독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신종기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알았어. 그러면 전권을 줄 테니까 뜻대로 한번 해봐.”

신종기 대표가 다시 한번 날 향해 무한한 신뢰를 보여 주고 있었다.

역시나 되는 집에는 이유가 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당장 서예종을 찾아가서 여 감독님을 스카우트해 오겠습니다.”

현재 여익환 감독은 서예종에서 토요일 특강을 하는 중이다.

“아 아니. 잠깐만! 정 실장이 서예종에 직접 간다고?”

신종기 대표가 걱정하는 눈으로 묻는다.

내가 서예종의 공학범 감독을 날린 이후 서예종 영화과 교수들은 날 못 잡아먹어 안달이기 때문이다.

“예. 여 감독님은 학교 붙박이라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지만 난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서예종은 이제 더는 내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난 모두에게 웃어준 뒤 식당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회사에 있는 최은석 실장을 불러 회귀 후 처음으로 서예종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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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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