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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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03화

703. 셋업 1

-<동글동글 친구들!>의 인기 코너인 ‘그림 그리기’ 에 아역 출연자 하나가 빠졌는데 미소는 어때? 오늘 <연무(煙霧)> 오디션 인터뷰에서 미소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연락했어.

너무도 고마운 제안이지만 큰 문제가 있다.

미소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미소의 그림은 대중적인 그림체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추상파의 아버지 칸딘스키나 현대미술과 입체파의 아버지 폴 세잔 그리고 피카소의 그림 같은 화풍이랄까?

다시 말해 너무 독창적이었기에 미소의 그림 실력을 대중에게 내보이기 두려웠다.

미소는 혹여 그림에 대한 다른 이들의 평가를 듣고선 삶의 행복 하나를 잃어버릴까 봐서였다.

더군다나 EBC <동글동글 친구들!>의 ‘그림 그리기’ 코너에선 자유 그림 말고도 제이미 선생님이라는 유학파 유명 화가가 알려 주는 ‘따라 그리기’ 코너도 있었다.

해당 코너에는 또래 아이들 3명도 출연하는데 혹시라도 미소가 비교되어 놀림감이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양태지 PD의 제안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맞은편에 앉은 미소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하고 묻는다.

“유노 삼촌. 왜 그래요? 아파요?”

응.

아파.

가슴이 마이~ 아파.

우리 미소가 원하는 프로그램에 꽂아주지 못해서.

그때 양태지 PD가 다시 한번 묻는다.

-흠~ 왜? 힘들어? 하긴 미소도 스타가 됐으니까 쉽진 않겠지······.

“아 죄송합니다. PD님. 미소 스케줄을 확인한다고 시간이 걸렸습니다. 죄송하지만 미소와 유진이랑 상의한 이후에 대답 드려도 될까요?”

-아~ 그래. 저기 근데 혹시 미소가 그린 그림 같은 거 있으면 까톡으로 보내줄 수 있어? 그러고 보니 미소 그림을 본 적이 없네.

아 까톡으로 미소의 그림을?

잘됐다.

그림을 보면 저쪽에서 캐스팅을 먼저 취소할 가능성이 높았다.

고마워요 양 PD.

“지금 바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어? 왜 그렇게 목소리가 갑자기 밝아지지?

“아 그게 아니라 소고기가 노릇노릇 눈앞에서 익고 있어서요.”

-호호~ 회식하나 보네. 알았어. 맛있게 먹고 까톡 보내 주면 바로 확인할게.

전화기 너머로도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들려온다.

난 전화를 끊은 뒤 맞은편에 앉은 미소를 쳐다봤다.

미소는 익어가는 소고기를 보며 집게 춤을 춘다.

“꼬기~ 꼬기~”

미소의 오른손에 들린 은빛 집게가 캐스터네츠처럼 맞닿으며 소리를 낸다.

그와 동시에 미소의 목은 메트로놈의 추처럼 까닥이고 있다.

순간 난 조금 더 확실하게 결단을 내렸다.

이렇게 행복해하는 미소의 얼굴을 지키기로.

나는 미소의 과감한 펜터치와 독창적인 색깔을 가진 그림이 방송을 탔을 때 대중들의 악플에 미소가 괴로워하는 걸 보고 싶진 않았다.

악플은 성인도 버티기 힘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따가 유진이에게도 말해 줘야겠네.’

그런데 그때였다.

미소가 고민하는 내 얼굴을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삼촌! 꼬기~ 왜 안 먹어요?”

난 애써 미소를 지었다.

“아 먹을 거야. 우리 미소부터 먼저 먹고 있을래?”

“으음. 안 되는데······ 어른이 먼저 먹어야 하는데······.”

고민하던 착한 미소가 집게로 고기 한 점을 잡는다.

그리고 내 앞접시에 놓아둔다.

“삼촌부터 드세요!”

“응. 이것만 보내 놓고.”

난 급히 폰에 저장된 미소의 그림 중 5개만 골라 유태지 PD에게 보냈다.

[전송 완료]

전송 완료를 해놓고 나자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미소의 그림을 첫 번째로 타인에게 평가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난 두근대는 심장을 억누르기 위해 미소가 앞접시에 올려준 잘 익은 소고기에 젓가락을 뻗었다.

젓가락 끝에 부드러운 소고기의 질감이 느껴진다.

메이에르 반응을 일으킨 소고기는 표면이 짙은 갈색이었다.

젓가락으로 소고기를 입에 넣는 순간 고소한 육즙이 입 안을 가득 채운다.

역시 고기를 먹으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고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갑자기 세상만사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역시나 소고기는 영혼의 치유제다.

* * *

치이익~

소고기 한판을 굽고 다음으로는 살치살을 굽기 시작했다.

영롱한 1++(9)의 눈꽃 마블링을 관찰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기를 굽고 있다.

소고기 한 점의 가격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순간에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 온다.

[발신자 : 010-222X-901X]

‘누구지?’

양태지 PD와 전화를 끊고 고작 5분밖에 지나지 않은 터라 오늘 <연무(煙霧)> 오디션 기사를 본 기자나 광고주라 생각했다.

받지 말까 하다가 결국엔 전화를 받았다.

지금 내게 걸려 오는 전화 한 통들의 가치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니까.

“예. 굴렁쇠 엔터 정윤호입니다.”

그때 약간은 어눌한 30대 초반 여성의 말투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정 실장니임~ 저~ 제이미 선생님이에요~오~

제이미 선생님이면 EBC의 <동글동글 친구들!> 인기 출연자로 아이들의 그림 선생님이다.

그녀는 연예인을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데다 매년 뉴욕에서 개인전을 여는 인기 스타 화가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그림 한 편이 수억 원에 달하는데도 EBC의 출연료 30만 원만 받고서 방송에 출연하는 인물이다.

어린아이들이 그림을 좋아할 수 있도록 재능 기부를 하는 것이다.

회귀 전에 만났을 때도 선한 기억이 있던 그녀가 내게 직접 전화를 해왔다.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양 PD님한테 보내신 그림을 보고 연락드렸어요. 정미소 어린이 그림이요~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혹시 어떠셨습니까?”

그때였다.

제이미 선생님의 극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와우~ 미소가 그림을 좋아한다고는 들었지만 이토록 천재적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색과 구도의 재발견이랄까~ 파격미와 조형미가 모두 살아 있는 놀라운 작품이에요~ 정말~ 정말~ 난 너무나 원더풀해서~ 심장이 터져나갈 것 같아요~ 언벌리버블~~

그녀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20살 때까지 미국에 살아서 표현이 남달랐다.

그런데 원더풀?

언벌리버블?

진짜로 내가 보낸 미소 그림을 본 게 맞나?

“미소 그림 실력이 그 정도라고요?”

-넵! 솔직히 지금 보내 주신 그림만 보면 올해 말 제 뉴욕 개인전에 함께 전시하고 싶을 정도예요오~ 퐌타스틱한 이 그림. 미소는 천재예요!

미소가 진짜 천재라고?

맞은편에 앉아 쌈장과 기름장을 찍은 뒤 소고기를 와앙~ 하며 먹고 있는 해맑은 우리 귀염둥이가?

“저기 선생님.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아무래도 제가 엉뚱한 그림을 보낸 것 같은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다른 그림들과 함께 전송했다.

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환호성만 불러냈을 뿐이다.

그때 고기에 푹 빠져 있던 미소가 날 보고 씨익 웃는다.

“헤에~ 맛있다아~ 삼촌도 더 먹어요~ 안 그러면 다 사라져요~”

난 테이블 위에 있는 티슈를 꺼내 미소의 입가에 묻은 쌈장을 닦아 주며 웃었다.

“우리 미소. 다 먹어도 돼~ 알았지?”

난 이어서 제이미 선생님에게 말했다.

“선생님. 그렇다면 우리 미소가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제이미 선생님의 목소리가 한없이 줄어든다.

-아뇨······ 실은······. 제가 안 된다고 했어요.

내보낼 생각은 아니었지만 막상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건 또 마음이 살짝 상하는데?

우리 미소가 어때서!

“칭찬하셔 놓고 그건 또 왜~”

-미소의 그림체는 어설픈 정규 교육 과정을 거치면 오히려 망가질 거예요~ 오우~ 노우~ 절대 안 돼요~ EBC는 보통 아이들을 위한 교육 과정이라서 거긴 안 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가르치고 싶어서 연락드린 거예요~

미국에서 영재 소리를 듣던 엘리트 화가가 우리 미소를 가르치고 싶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 이어진다.

“그 그렇습니까?”

-그러니까 상심하지 말아 주세요오~ 플리즈~

상심이라니.

이 정도면 완벽한 해결책인데 그럴 리가.

대신 미소를 기분 좋게는 해줘야겠다.

“혹시 미소와 통화 한 번만 해주실 수 있습니까?”

-물론이죠. 오브 코올스~

난 맞은편에 있는 미소를 보며 말했다.

“미소야. 제이미 선생님 전화야.”

“진짜요? 진짜 진짜 제이미 선생님이요? 동글동글 친구들?”

미소는 우상과도 같은 제이미 선생님의 연락이란 소리에 화들짝 놀란다.

“응. EBC <동글동글 친구들!>에서 제안이 와서 미소 그림을 보내드렸어. 근데 우리 미소는 천재라서 방송보다는 개인 수업이 좋을 거 같다고 하시네? 미안 우리 미소. 방송 나가고 싶었을 텐데.”

미소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 아녜요. 괜찮아요! 제이미 선생님만 보면 다 괜찮아요.”

“알았어. 그럼 선생님이랑 전화해 봐.”

“네!”

미소에게 폰을 건네주자 미소가 힘차게 외친다.

“제이미 선생님~ 반갑습니다아~ 천호 제일초등학교 1학년 1반. 정미소입니다!”

씩씩한 미소의 인사와 함께 두 사람의 통화가 시작되었다.

“네! 네!”

제이미 선생님이 뭐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소는 웃으며 수긍하고 있었다.

5분 뒤.

전화 통화를 끝낸 미소가 말한다.

“네! 선생님. 엄마한테 말씀드리고 다시 전화해 드릴게요.”

미소가 내게 전화를 건네준다.

전화를 받자 제이미 선생님이 상기된 목소리로 말한다.

-정 실장님. 우리 미소한테는 잘 설명했어요. 그리고 다음 주부터는 제가 2주일에 한 번씩 레슨 나갔으면 해요. 유진 씨한테 이야기 좀 전해주세요~ 오케이?

레슨?

그렇다면 비용이 발생한다.

“아 레슨이면 비용은 제가······.”

-아뇨. 괜찮아요. 무료로 해드릴게요. 대신······.

“대신?”

-올해 작품전 연말에는 같이 나가는 걸로~ 부탁해요~

작품전에 낸다는 게 농담이 아니었나 보다.

우리 미소가 진짜 천재였다니!

입꼬리가 실룩실룩대고 어깨가 으쓱으쓱해진다.

“아 알겠습니다. 유진이한테 허락받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아마 유진이도 반대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은 건 어떤 부모나 마찬가지.

미소의 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유진이가 결코 막을 리 없다.

그렇게 전화를 끊은 난 유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정을 들은 유진이도 팔짝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거봐요! 내가 우리 미소 천재라고 했잖아요!

거짓말.

자기도 나랑 같이 미소 몰래 한숨을 쉰 게 수도 없으면서.

하지만 배우의 멘탈 관리도 매니저의 일.

“그래. 역시 우리 유진이의 안목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아무튼 제주도에서 잘 촬영하고 있어. 나도 거기로 날아갈 테니까.”

-히히. 네. 그럼 내일 봐요~

난 유진이의 전화를 미소에게 건넸다.

유진이와 미소는 목소리를 높여가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예상치 못한 행운에 우리 모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미소가 유진이와의 통화를 끝내고 폰을 건네준다.

그런데 그 순간 미소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한테 다가온다.

그러고선 두 팔을 벌려 날 꼭 껴안았다.

“유노 삼촌~ 고맙습니다아~~”

미소의 행동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있었다.

“축하해 미소야. 그럼 우리 빨리 고기 먹고 백설공주 이모 보러 갈까?”

백설공주 이모는 미소가 박상규의 아내 이사연에게 붙인 별명.

미소가 힘찬 목소리로 외친다.

“응!”

미소가 다시 자리로 돌아간다.

테이블 밑에 설치된 공기구멍을 열었다.

하얀 숯불에서 불꽃이 다시 한번 확 올랐다가 꺼진다.

그 이후 우린 세 번째 불판을 숯불 위에 얹고선 다음 소고기 한 판을 굽기 시작했다.

치이익~

또다시 천상의 멜로디가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 * *

식사를 마친 뒤 구로 희망병원에 들렀다.

이사연은 목 위로와 양팔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다음 주부터 하반신 재활도 시작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미소는 백설공주 이모의 손을 잡고 연신 축하를 해대며 기뻐하고 있었다.

이후 난 박상규에게 다음 주 영화 <도플갱어> 제작발표회 일정과 드라마 <연무(煙霧)>의 대본 리딩 일정을 다시 한번 알려준 뒤 미소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그때 까톡이 하나 들어온다.

아까 전에 부탁했던 박형문 대표가 투자하는 회사 목록이다.

[발신자 : 최영호 은행장]

[트루엔젤스 (박형문) 주식 투자 회사들.]

-LT 엔터.

-CK 엔터.

-LM 의류.

-CK 식품.

-진성 식품.

······.

하나같이 나와 안면이 있는 곳들이다.

그때 최은태 회장의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는 순간 최은태 회장이 묻는다.

-명단은 확인했는가?

“예. 그런데 박형문 대표가 투자한 곳이······.”

-그래. 형문이 그놈. 자네와 연관이 있는 모든 곳에다가 투자를 해뒀어.

박형문 대표가 운용하는 트루엔젤스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 회사였다.

그런데 날 적대시하는 것과는 달리 내가 손을 맞잡은 광고주들의 회사에다가 투자해 놓았다.

“박 대표님은 저 싫어하지 않으셨습니까?”

-사람이 싫지 돈이 싫겠나? 그놈이 옛날부터 돈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맡아. 앞으로도 자네와 연관된 기업이라면 확인도 안 하고 투자하려 들 걸세.

어디에 돈을 투자할지 내 움직임을 보고 결정했을 줄이야.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오히려 잘됐다.

박형문 대표가 내 움직임을 보고 투자한다면 엿 먹이기가 쉬워지니까.

“감사합니다. 방법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가?

“박형문 대표 같은 투자 회사는 여의도에 유료 찌라시 생산업체를 이용하잖습니까? 그걸 이용해서 역으로 한 방 먹여 보려고 합니다.”

연예인들을 괴롭히는 찌라시 대부분은 여의도 주변을 맴도는 전문적인 유료 찌라시 생산업체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증권사 유료 찌라시란 청와대 대기업 기자들 등등 각 영역의 정보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캐낸 정보를 모아 하나로 만든 자료를 말한다.

그런 증권사 유료 찌라시들은 전직 국정원 경찰 기자들이 만드는데 매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내야만 이메일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정보는 단 한 시간만 남들보다 일찍 입수해도 주식시장을 흔들 수 있는 무기로 쓰이곤 한다.

가령 대기업 대표의 횡령 불륜 범죄 사실 같은 것들이나 연예계 비리 정권 비리 같은 것들이 터지면 주가에 즉각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여간 그래서 이곳 증권가에서는 누구나 유료 찌라시를 구독한다.

박형문 대표도 투자 회사를 가지고 있으니 여러 개의 유료 찌라시 생산업체에서 정보를 받을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 난 그 유료 찌라시 업체 중 한 곳을 이용해 박형문을 타깃으로 잘못된 정보를 흘릴 생각이다.

-그런데 유료 찌라시 업체들은 다 점조직이라서 찾기가 어렵다던데?

“제가 한 군데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 허허. 자넨 대체 모르는 게 뭔가?

‘글쎄요?’라고 답하면 왠지 재수가 없겠지?

“다 아는 건 아닙니다······.”

-하하. 알았네. 하여간 그러면 형문이 그놈에게 크게 한 방 먹일 수도 있겠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야기하게나.

“예. 회장님.”

난 전화를 끊은 뒤 곧장 강은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 찌라시 업체를 이용할 땐 강은기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 * *

여의도 K 증권사 골목 뒷길의 식당가.

금강 빌딩이라는 5층 자리 허름한 건물의 지하 입구 앞에 도착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는 사람 하나가 겨우 내려갈 정도로 좁았다.

통로를 내려가면 유료 찌라시 생산업체인 1년 전에 자리 잡은 BM 리포트가 있다.

업체 사장 이름은 태범구.

별명은 ‘벌구’.

그는 과거 스타 특종 기자 출신으로 유료 찌라시가 돈이 된다는 걸 알고 이 업종에 뛰어든 사람이다.

증권가에서는 BigMouse란 아이디로 BM 리포트라는 걸 작성해서 뿌리는 중이고.

난 지금부터 그를 붙잡은 다음 박형문 대표에게 흘릴 거짓 정보 하나를 넘겨줄 생각이다.

그때 나와 함께 온 강은기가 이수찬과 동생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 뒤로 돌아가면 노래방 출구가 있다니까 그 앞에 막고 있어. 윤호 말로는 거기가 뒷문이란다.”

“예!”

이수찬과 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뒤로 돌아간다.

탈출구가 2개로 알고 있는데 내가 아는 건 그중 하나다.

강은기가 좁은 지하 계단을 내려다보며 묻는다.

“유료 찌라시 생산업체들이 꽤 돈을 많이 번다고 들었는데 왜 이런 허름한 곳에 사무실을 열지?”

“많이 벌고 많이 써서 그래. 그리고 불법이라서 경찰이 들이닥칠 경우 도망치기 좋아서 그래.”

내 설명을 듣던 강은기가 혀를 내둘렀다.

“근데 왜 나랑 우리 애들을 불렀어?”

며칠 뒤부터는 <전지적 관찰 시점> 출연을 기점으로 강은기는 본격적으로 스타가 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그때까지 윤수와 은수를 더 보고 싶었는지 약간은 뿌루퉁한 표정이다.

“빨리 끝내고 보내 줄게. 이 업종 애들은 C&P가 없으면 말빨이 안 통하거든.”

“C&P? 그게 뭔데.”

그때였다.

벌컥.

지하실의 문이 열리더니 태범구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XX!”

태범구가 그대로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나는 곧장 계단 아래로 향하며 태범구의 뒤를 빠르게 쫓기 시작했다.

이번에 놓치면 다시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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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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