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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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5화

665. 일본 출장 3

스즈키 대표는 굴렁쇠 엔터의 자회사 A1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지만 사실 그녀의 핵심 업무는 최은태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일이다.

반면 최만식 대표는 최은태 회장이 숨겨둔 일본 쪽 비자금을 찾아 헤매며 굴렁쇠 엔터의 자회사를 뒤지는 중이고.

그런데 두 사람이 너무도 친하게 보인다.

‘진짜 배신을 한 건가?’

워낙 두 사람이 친밀하게 대화를 하는 탓에 온갖 상상이 다 들었다.

그러나 난 냉정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안면 있다는 것만으로 스즈키 대표가 배신했다고 확정할 순 없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정면으로 부딪쳐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지배인이 스즈키 대표를 보며 말한다.

“모시고 왔습니다.”

스즈키 대표가 고개를 돌린다.

동시에 최만식 대표와 다나카 대표는 두 사람은 당장이라도 찢어버리고 싶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난 그런 최만식 대표와 다나카 대표의 눈빛을 무시한 채 스즈키 대표에게 조금 부족한 일본어로 인사를 건넸다.

“처음 뵙겠습니다. 스즈키 모에카 대표님.”

그녀가 날 배신했다면 적대적으로 나올 거다.

그리고 그게 아니면 날 반길 것이고.

그런데 그녀는 두 가지 예상과 달리 심드렁하게 일본어로 묻는다.

“저녁은 하셨어요?”

“아직 안 했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여기 식사도 되니까 옆에 앉아요.”

그녀가 자기 옆을 가리킨다.

이대로 어울리며 자연스레 대화에 끼어들어서 사태를 관망할까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배신 여부를 알지 못한다면 문제가 더 커질 수가 있었다.

그래서 난 그 부분부터 확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스즈키 대표님. 잠깐 시간을 내주실 수 있습니까? 강감찬 대표님께서 따로 전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난 최은태 회장 대신 강감찬 대표의 이름을 팔았다.

만에 하나 그녀가 배신한 게 아니면 반드시 최은태 회장의 이름은 숨겨야 했으니까.

따라 나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스즈키 대표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요. 그럼 잠깐 나가서 이야기하죠.”

아주 조금은 안심이 된다.

그런데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최만식 대표가 인상을 찌푸렸다.

“정 실장. 지금 뭐 하는 거야? 무슨 이야긴지 모르겠지만 방해하지 말고 그냥 여기서 해.”

“대표님께서 직접 전하라는 이야기를 다른 회사분 앞에서 말씀드릴 순 없잖습니까?”

“이 새X가. 난 굴렁쇠 엔터의 주주야!”

“지난번에도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최 대표님은 굴렁쇠 엔터의 임직원이 아니시잖습니까? 그리고 여기에는 다나카 대표님도 계시고요.”

“너 진짜······ 이렇게 나올래?”

그때 스즈키 대표가 우리 둘의 대화에 끼어든다.

“오빠. 잠깐만 나갔다가 바로 들어올게.”

스즈키 대표는 최만식 대표를 말리더니 이어서 날 향해서도 말한다.

“그리고 정 실장님. 엄밀하게 말하면 그쪽 말이 맞지만 그래도 최만식 대표님은 저희 주주세요. 주주는 곧 회사의 주인이고요.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사과부터 하는 게 좋겠어요.”

최만식 대표에겐 사근사근하게 말했지만 나를 향할 때는 나무라는 어조로 말한다.

난 우선은 맞춰주자는 생각으로 최만식 대표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지X. 죄송? 니가?”

아니 전혀.

시키니까 하는 거지.

하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죽을죄를 지은 듯 공손하게 고개 숙였다.

영혼 없이 말이다.

순간 스즈키 대표가 내 옆을 지나가며 말한다.

“따라오세요.”

난 그녀를 따라 룸 밖으로 나갔다.

* * *

룸 밖으로 나오자 스즈키 대표가 다시 한번 말한다.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그녀는 내가 들어온 복도 쪽이 아니라 반대편 복도의 끝으로 이동했다.

또각또각.

복도 끝에 도달한 뒤 왼쪽으로 향하자 또다시 좁은 복도가 이어진다.

그녀는 말없이 그 끝까지 걸어갔다.

복도의 끝보다 조금 앞에 휴게실이라 적힌 팻말이 보인다.

휴게실에서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그녀는 팻말을 지나쳐 복도 끝 막다른 곳 앞까지 걸어간다.

우뚝.

멈춰선 스즈키 대표는 그제야 뒤를 돌아본다.

그녀의 시선이 내 뒤를 힐끗 향하더니 내게 말한다.

“한 발만 더 가까이 와요. 거기 서 있으면 다쳐요.”

‘뭐가 다쳐?’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녀의 말대로 복도 끝으로 조금 더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그녀가 손바닥을 펼쳐 오른쪽 벽면에 댄다.

그때였다.

쉬익.

내 등위로 바람이 불어온다.

고개를 돌려보니 내 등위에 벽이 생겨나 있다.

“위장 벽이에요.”

혹시나 휴게실에 오는 사람이 이쪽을 볼 수 없도록 막아두는 벽이 갑자기 생겨나 버렸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지이잉~

조금 전까지 막다른 복도 끝의 벽이 천천히 왼쪽으로 열린다.

복도 벽 뒤에 숨겨져 있던 비밀 방의 출입구가 나타났다.

“먼저 들어가세요.”

“아 예.”

그녀를 지나쳐 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스즈키 대표도 벽에서 손을 떼고 날 따라 들어온다.

지이잉.

복도 끝 벽이 다시 튀어나오더니 문처럼 닫힌다.

달캉.

새로 생긴 벽과 문으로 사용되는 벽이 이중문 구조를 만든다.

그 순간 룸 안이 환히 밝아졌다.

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숨겨진 룸 안은 40평은 될 법한 넓은 공간인데다가 마치 집무실처럼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에 이런 곳이 있다고?’

고급스러운 원목 책상에는 전화와 노트북이 놓여 있었고 이태리제 고급 가죽 소파가 늘어져 있다.

그리고 한쪽에는 화장실과 샤워실 그리고 침실까지 딸린 별개의 방까지 있었다.

게다가 한쪽 벽에는 대형 LCD가 있는데 각 룸과 외부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순간 이제껏 일본말을 하던 그녀가 방실 웃으며 능숙한 한국어로 말한다.

“여기가 제 진짜 집무실이에요.”

알려진 것과 달리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스즈키 대표였다.

“한국어가 능숙하시군요.”

“대외적으로는 더듬거리는 것 정도로만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밖에 나가면 모른 척해주세요.”

이후 그녀는 집무실로 쓰이는 이곳에 관해 설명했다.

A1 엔터테인먼트 빌딩과 이 건물의 거리는 대략 50m.

그리고 지금 이곳은 그 중간 정도의 위치인데 지하로 오갈 수 있도록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한다.

모든 게 놀라웠지만 지금의 내겐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내 질문보다 먼저 그녀가 말한다.

“오해하게 해서 미안해요. 공항으로 마중을 가려고 했는데 때마침 최만식 대표가 찾아와서 어쩔 수 없었어요.”

질문을 준비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함께 온 차 실장이 대신 픽업을 온 겁니까?”

“그래요. 다른 직원을 대신 보내려고 했는데 최 대표가 기어코 차 실장을 보내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감시를 위해 붙이려고 보낸 거 같은데 문제는 없었나요?”

“밖에 세워두고 들어왔습니다. 끝까지 따라오려고 하더군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웃음을 짓는다.

“감시하러 붙은 거 맞네요. 아 그리고······ 최만식 대표랑 살갑게 대화하는 게 이상하게 보일 거 알아요. 워낙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서 그런 거니까.”

“그렇습니까?”

“뭐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의심이 다 풀리진 않을 테니······ 그냥 명동 큰 삼촌한테 전화부터 해보세요. 저기 전화로 걸면 보안은 확실해요.”

난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은태 회장에게 조카가 있었다고?

그러자 스즈키 대표가 다시 한번 웃는다.

“또 오해하셨나 보네. 실은 저희 엄마가 원래 최은태 회장님의 첫 번째 일본 비서였어요. 근데 엄마가 최 회장님이랑 의남매처럼 지내시다 보니 자연스레 제게도 큰 삼촌이라 부르라고 하신 거예요. 나이 차이는 나도 그게 익숙해서 그래요. 어릴 때부터 최만식 대표는 오빠라고 불렀고요.”

“그러면 최 회장님이 왜 그런 이야기를 안 해주셨죠?”

“저한테 직접 하라고 하셨어요. 근데······ 보다시피 일이 꼬여서요.”

그녀를 향한 의심의 대부분이 사라졌다.

하지만 만에 하나를 위해서 사무실에 비치된 전화기를 들었다.

띠~ 띠~

두 번의 벨 소리가 들리더니 최은태 회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모에카냐? 정 실장이 너랑 만나지 못했다고 문자가 왔는데 어떻게 된 거냐? 연락도 안 되고 있으니 어서 찾아보거라!

“회장님. 저 정 실장입니다. 지금 스즈키 대표님의 비밀 집무실에 도착해 연락드리는 겁니다.”

-아~ 그래? 하하하. 아무튼 거길 들어간 걸 보니 큰 사고는 없었나 보군. 문자를 보고 깜짝 놀랐네.

“저도 놀랐습니다. 스즈키 대표가 절 모른 척하셔서요.”

-모른 척을 해? 왜?

“자세한 사정은 스즈키 대표가 설명할 겁니다.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돌리겠습니다.”

난 스즈키 대표도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스즈키 대표는 최만식 대표가 와서 어쩔 수 없이 배웅할 수 없었다는 사정을 말했다.

잠시 후.

사정을 다 들은 최은태 회장이 말한다.

-그랬군. 그러면 만식 놈이 네가 일본 쪽 비자금을 관리하는 걸 알아챈 눈치더냐?

“아뇨. 전혀요. 일본에 온 김에 들렀대요. 하지만 큰삼촌 일본 비자금에 대해 아는 게 있나 찔러보더라고요.”

-그래서?

“저같이 어린 애가 뭘 알겠냐며 시치미를 뚝 뗐죠.”

하긴 올해 32살인 그녀가 1조 원이 넘는 일본 쪽 비자금을 혼자 관리한다는 걸 쉽게 믿을 순 없을 것 같았다.

-잘했다. 아 정 실장에게 나와 네 관계는 말했고?

“예. 이제 막 말했어요. 그리고 일단 안심시켜드리려고 전화했어요.”

-어쨌건 네게 큰 짐을 지게 한 것 같아 늘 미안하구나. 한 2달 뒤에 일본에 갈 테니 그 집무실에서 보자꾸나.

스즈키 대표는 같은 사람이 맞을까 할 정도로 활짝 미소를 짓는다.

“알았어요. 큰삼촌. 그리고 엄마도 큰삼촌 걱정 많이 하세요. 그날 같이 봐요.”

-그래. 그러자꾸나. 너랑 네 엄마 못 본 지가 얼마나 됐는지 얼굴이 가물가물하구나.

비자금을 관리하다 보니 만나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만식이 그놈 의심이 많다. 길게 통화하면 의심을 할 테니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꾸나.

“예.”

-그리고 정 실장.

최은태 회장의 말에 대답했다.

“예.”

-스즈키한테 말을 들었겠지만 잘 대해줬으면 좋겠네. 내게는 친조카 같은 아이야.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럼 수고하게.

달칵.

전화가 끊기자 스즈키 대표가 벽면에 있는 CCTV를 확인한 뒤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큰삼촌 말씀대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요. 만식 오빠가 의심이 많아서 오래 있으면 안 돼요.”

그녀가 배신한 게 아니라는 사실에 그제야 안심을 놓을 수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난 그녀의 뒤를 따라 문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까?”

벽에 손을 대던 그녀가 손을 멈춘다.

“다나카 대표가 연간 50억씩 줄 테니까 정 실장님이 일본 진출시키려는 가수와 배우들의 초상권을 넘겨 달라고 하더라고요.”

회귀 전 다나카 대표가 멋대로 진행한 ‘미르한 사의 파칭코 초상권’ 사건이 드디어 일어나려는 모양이다.

우리 회사 스타들의 초상권을 함부로 거래하려던 정황 증거는 이미 내부적으로 확보한 상황.

오늘 강감찬 대표는 그 일을 빌미로 아리스 프로덕션의 협력관계를 끝낼 예정이다.

그런데 회귀 전과 달라진 게 있다.

연간 10억에 달하던 초상권 비용을 5배나 올려서 무려 50억을 준다고 한단다.

“아리스 프로덕션이 그 돈을 줄 리는 만무하고 따로 초상권을 산다는 회사가 있을 겁니다. 혹시 그 회사가 어딘지 말해 주던가요?”

미르한을 생각하며 물었지만 스즈키 대표가 고개를 젓는다.

“아뇨. 정 실장님이 들어오시는 바람에 대화가 끊겨서 못 들었어요.”

어쩔 수 없이 다시 방으로 돌아가서 들어보는 수밖에.

“스즈키 대표님. 저도 같이 방에 들어가겠습니다.”

“괜찮으시겠어요?”

“예. 여차하면 제가 나서는 게 좋을 겁니다. 전 어차피 이번 일이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이니까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돌아가자 말한다.

“혹시 더 물어보실 건 없어요?”

“하나만 더요. 어떻게 이 클럽에 스즈키 대표님의 지문으로 열리는 숨겨진 집무실이 있습니까?”

스즈키 모에카가 눈웃음을 짓는다.

“제가 여기의 주인이에요.”

“예?”

순간 멍해졌다.

SIBUYA55는 시부야에서 손꼽히는 고급 클럽이다.

게다가 평당 5억은 할 정도로 값비싼 지역이고.

그런데 이 비싼 땅에 지어진 거대한 클럽이 그녀의 것이라니.

심지어 이 건물은 50m 정도 떨어진 A1 엔터테인먼트 빌딩 지하와 연결이 되어 있다.

거기다가 지역 야쿠자가 보호하고 있었고.

“자세한 건 나중에 또 이야기해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녀는 싱긋 웃더니 벽에다가 손을 댄다.

지잉~

닫혀있던 복도 끝 문이 열린다.

내가 먼저 집무실을 나서자 그녀 역시 룸 안에 있는 벽에서 손을 떼고 뒤를 따라 나온다.

지이잉~

숨겨진 방문이 다시금 닫힌다.

그녀가 다시 복도 쪽 벽에 손을 댄 순간 눈앞에 있던 복도 쪽 벽이 빠르게 사라져 버린다.

휘릭.

바람이 일며 벽이 사라지자 휴게실 출입구와 팻말이 보인다.

“아 맞다 그리고 체리블라썸과 굴렁쇠 엔터의 일본 진출 사업 계획 이야기를 들었다고 할게요.”

돌아가서 할 이야기까지 말해두는 그녀는 철두철미한 성격이었다.

“알겠습니다.”

우리 둘은 그렇게 나왔던 룸으로 돌아갔다.

* * *

스즈키 대표는 룸에 돌아오자마자 최만식 대표와 다나카 대표에게 사근사근하게 굴기 시작했다.

“실례 많았어요. 정 실장에게 급한 업무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이 걸렸어요.”

최만식 대표가 묻는다.

“무슨 업무?”

“강 대표님의 사적인 지시예요.”

최만식 대표가 좀 더 추궁하려 했지만 스즈키 대표가 먼저 말을 돌렸다.

“그보단 하던 이야기나 계속하시죠. 아까 일본 쪽에 초상권료를 연간 50억씩 준다는 회사가 어디예요?”

다나카 대표가 날 잠시 쳐다보다 대답한다.

“도쿄 야마자키 건설입니다. 그곳에서 광고 모델로 쓰고 싶다네요.”

어이가 없었다.

이건 완벽한 함정이다.

도쿄 야마자키 건설은 시부야에 본사가 있는 종합 부동산 회사였다.

일견 건실해 보이는 중견 회사지만 사실 파칭코 회사인 미르한이 소유한 회사이기도 하고.

즉 굴렁쇠 엔터의 위상이 커지다 보니 다른 회사를 내세워 눈속임 계약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계약을 마치고 나면 다음으로 미르한에게 초상권을 넘길 게 분명했다.

그때 다나카 대표는 재차 엄청난 제안이라 말한다.

“연간 50억이면 초상권 계약치고도 진짜 대형 계약입니다. 거기다가 야마자키 건설이 방송국의 메인 스폰서이기도 하니까 일본 진출하려는 체리블라썸에게는 딱 일 겁니다. 다른 가수들도 마찬가지고요.”

다나카 대표는 이어서 재기를 노리는 골든로드뿐 아니라 <프로젝트 I.O.A>로 선발되는 I.O.A마저 밀어줄 수 있다고 열변을 토한다.

“음······ 전 연예계는 잘 모르니까. 오늘 강 대표님이 오시면 말씀하시는 게 어때요?”

그때였다.

보고 있던 최만식 대표가 스즈키 대표의 이름을 말하며 친근하게 군다.

“모에카. TK 엔터의 쁘띠모가 재건해서 일본에도 진출한다고 그래. 지금 이 스폰서십 계약은 우리가 안 하면 그쪽으로 넘어가. 그러니까 일단 의향서라도 써주자. 응?”

최만식 대표는 의향서만 써주고 본 계약은 강감찬 대표가 오면 하자고 절충안을 냈다.

하지만 난 너구리처럼 음흉한 다나카 대표의 성향을 안다.

그는 의향서만 가지고도 온갖 수작을 부리고 남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디서 감히 X수작이야?’

만약 이 의향서를 작성하게 되면 다나카 대표는 조만간 협박을 시작해 올 게 뻔했다.

자신들과 초상권 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대중들이 ‘의향서’와 ‘계약서’를 구분하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서 ‘체리블라썸’이 계약을 위반한다는 부도덕한 그룹이란 찌라시를 터트릴 거라며 말이다.

그렇게 되면 일본 진출을 하려는 우린 울며 겨자 먹기로 본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부도덕한 이미지가 씌워진 걸그룹을 일본 방송국이 받아들일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어쩐지 이곳에 들어올 때까지 에브리데이의 일정이 사라지지 않더라니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전직 야쿠자 출신답게 협박과 회유 그리고 사기에 능한 다나카 대표의 술수 때문이었다.

평소라면 들켰을 때의 여파 때문에 의향서로 이런 짓은 안 하지만 이번에는 아주 작정하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그때였다.

고민하던 스즈키 대표가 고개를 끄덕인다.

의향서 한 장 정도 써주는 거야 일본 쪽 관리를 맡은 자회사에서는 종종 해주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알았어요. 그러면 의향서 한번 읽어보고 법적 책임이 없으면 사인하죠. 단 본 계약은 강감찬 대표님이 오신 다음 내일 점심때 다시 이야기해요. 그래도 괜찮으시죠?”

그 순간 최만식 대표와 다나카 대표의 얼굴이 동시에 밝아진다.

특히 다나카 대표는 거의 콧노래를 부를듯한 표정으로 답한다.

“하하. 의향서야 법적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지. 너무 걱정하지 마십쇼. 스즈키 대표.”

다나카 대표는 입꼬리를 올리며 가죽 가방에서 서류 한 장을 꺼냈다.

원래라면 강감찬 대표가 와서 다나카 대표를 상대할 예정이었지만 더는 보고 있을 순 없다.

스즈키 대표의 진짜 업무는 최은태 회장의 비자금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니 내 연예인들을 지키는 것은 내가 해야 했다.

휙!

난 스즈키 대표에게 건네지는 의향서를 가로채 버렸다.

그리고 의향서를 읽지도 않고 반으로 북하고 찢어버렸다.

그 순간 다나카 대표가 전직 야쿠자답게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날 노려본다.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보통 사람이라면 오금이 저릴 정도의 눈빛이지만 난 눈도 끔뻑하지 않았다.

“어디서 사기를 치십니까? 다나카 대표님!”

상대가 무시무시한 전직 야쿠자라고?

그게 뭐?

난 이 세상 유일한 회귀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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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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