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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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8화

658. 한소원 4

난 먼저 한소원의 엄마 정혜수에게 마지막으로 의중을 확인했다.

지금부터 그녀의 여동생을 거세게 몰아붙여야 했기 때문이다.

“소원이 어머니. 제가 어머니의 권한을 대리해서 이번 일을 처리해도 되겠습니까?”

그 순간 영상 통화 화면 속 정혜수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예. 실장님.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잠시 후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한소원이 영양실조라는 걸 말하며 이모와 이모부를 몰아세울 생각이었기에 우선 전화를 끊을 생각이었다.

딸이 영양실조란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정혜수의 가슴이 찢어질지 가늠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혜수가 고개를 젓는다.

-아뇨. 전화 끊지 마시고 이야기해 주세요.

“듣기 불편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는데 괜찮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시더라도 괜찮습니다.

“알겠습니다.”

난 그 즉시 영상 통화 중인 폰을 이호재에게 넘겼다.

“호재야 받아.”

“예. 형님.”

폰을 받은 이호재가 폰 카메라를 한소원의 이모 부부를 향해 비춘다.

그때부터 난 금수만도 못한 한소원의 이모 정순옥과 이모부 여진성을 숨도 쉬지 않고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1년 동안 소원이 어머니가 보내준 모든 돈의 3배를 배상하십시오. 응하지 않으시면 민사뿐 아니라 형사 소송까지도 바로 들어갈 겁니다. 어쩌시겠습니까?”

이모 정순옥과 이모부 여진성의 눈이 큼지막해진다.

“3 3배? 당신 미쳤어?”

“미친X!!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우린 정당한 양육비를 받은 것뿐이야!”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한 짓에 사과할 생각도 없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굴기 시작한다.

“그 그리고 우린 소원이를 친딸처럼 챙겼어! 그리고 고소만 해봐! 우리는 무고죄로 널 고소할 거야!”

“그 그래. 학원은 우리 잘못이 맞긴 하지만 나머지는 아니야!”

난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친딸? 어이가 없네. 조금 전 병원에서 검진받고 왔는데 애가 영양실조에 걸려 있답니다! 예?”

두 사람의 입이 막힌다.

설마 병원까지 갔다 왔을 줄은 모르는 모양이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집에서는 아침밥도 저녁밥도 주지 않아서 애가 쫄쫄 굶고 다녔다더군요. 그나마 급식이 있어서 견뎠지. 아니었으면 얘 큰일 날 뻔했습니다. 그런데 뭐요? 친딸? 장난하십니까!”

난 목청이 터져라고 두 사람을 몰아세웠다.

이제껏 뻔뻔하게 굴던 여진성과 정순옥이 서로를 쳐다보더니 변명을 시작한다.

“그 그건 쟤 쟤가 안 먹는다고 한 거야.”

“그 그래. 연예인 하겠다고 다이어트한 걸 왜 우리 탓으로 몰아?”

제법 머리를 굴리지만 그렇게 넘어가기에는 증거가 많았다.

난 당장이라도 찢어발길 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X소리 작작 하시고 지금부터 제 말 잘 들으십시오. 내일까지 배상하지 않는다면 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으로 형사 고소할 뿐 아니라 두 사람이 저지른 모든 일 역시 방송에 내보내 버릴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한소원은 <프로젝트 I.O.A>의 본선 진출자였다.

그 진출자마다 각자에게 얽힌 사연들을 방송으로 내보내는데 그때 한소원이 지난 1년간 겪은 일들을 엮어 방송에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그제야 두 사람이 당황하며 협상을 하려는 듯 말한다.

“자 잠깐만. 그러지 말고······.”

난 두 사람에게 여유를 줄 생각이 없었기에 그대로 결정타를 날려버렸다.

“그리고 방송이 나간다면 두 분의 얼굴뿐 아니라 두 분 따님들의 얼굴과 신상이 모조리 전국에 알려질 겁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두 딸은 아이돌이 되는 건 포기하셔야 할 텐데요?”

그때였다.

뒤에서 듣고만 있던 첫째 딸 여민주가 하얗게 질려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이제까지 엄마 아빠 일이라며 시큰둥해 있었지만 자신도 당사자라는 걸 안 것이다.

쿵.

여민주가 엉덩방아를 찧자 여진성과 정순옥이 놀라서 자신들의 딸을 감싼다.

딸의 사색이 된 표정을 확인한 두 사람이 다급히 외친다.

“자 잠깐만 기다려 봐요! 정 실장님!”

“줄게요! 줄 테니까 잠깐만요!”

자신들은 한소원의 미래를 뺏으려고 했지만 자기 딸의 미래가 걸리자 그제야 돌변한다.

이렇게 자기 딸을 생각하는 반만이라도 한소원을 챙겼으면 아니 최소한의 도리라도 있었으면 나도 이렇게까지는 안 갔을 거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러질 않았고 한소원과 같은 학교를 다니는 여민주 또한 부모와 똑같이 한소원을 괴롭혔기에 난 이들을 향해 눈곱만한 인정도 생기지 않았다.

“내일까지 소원이 엄마 통장으로 입금하세요. 아니면 저 PD님이랑 개인 인터뷰 따고 바로 고소장 날릴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이모부 여진성이 고개를 미친 듯 끄덕인다.

“그 그래. 내일. 내일까지 돈 마련해서 줄게. 그러면 고소도 안 하고 방송에도 안 내보내는 거 맞지?”

어찌나 다급한지 말이 떨리고 있었다.

“그럴 겁니다.”

“아 알았어. 그러면 줄게 그 돈. 그 그러면 그동안 200만 원씩 12개월. 아 아니지 첫 두 달은 300만 원이지. 다 합치면 2600만 원. 거기에 3배면 7800만 원! 그거 내일까지 내어줄게! 그럼 돼?”

난 피식하고 웃음을 지었다.

“원금을 포함해서 돌려주면 3배가 아니죠.”

“잠깐. 설마 원금 빼고 3배였어?”

“당연한 거 아닙니까?”

“그 그러면 1억 400만원?”

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여진성이 아내 정순옥을 쳐다본다.

정순옥은 자기 딸을 감싸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진성이 아내의 동의를 얻은 순간 날 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주 줄게. 내일 1억 400만 원. 넣어줄게. 그러니까 방송이랑 고소한다는 거 둘 다 취소해!”

됐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내일 여기 계신 저희 법무팀장님의 입회하에 합의서 작성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지금 즉시 소원이 통장과 도장 OTP 체크카드는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알았어.”

그렇게 두 사람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물리는 합의안을 마련한 난 고개를 돌렸다.

영상 통화 속 정혜수는 눈물을 주룩 흘리고 있었다.

매달 수백만 원을 보냈는데도 딸이 영양실조인 걸 들었기 때문이었다.

난 그런 정혜수를 달래며 최종 합의안에 관해 확인받았다.

“어머님. 지금 합의안.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정혜수가 눈물을 닦고 답한다.

-예. 실장님. 그렇게 해주세요.

“그러면 오늘 서울에 올라와 주실 수 있습니까? 일하셔야 하는 건 알지만 이건 직접 올라오셔서 처리해야 뒷말이 없을 듯합니다.”

-알았어요. 지금 당장 출발할게요!

딸을 위해서 그녀는 지금 당장 출발하겠다고 말한다.

“알겠습니다. 지금 소원이가 지낼 숙소의 주소를 문자로 찍어드리겠습니다. 그곳에서 뵙죠.”

-알겠어요.

달칵.

드디어 영상 통화가 끝이 났다.

자동 녹음도 역시 종료되었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곽무혁 법무팀장이 엄지를 치켜들고 있었다.

난 살짝 고개를 숙인 뒤 한소원에게 말했다.

“소원아. 옥탑방에서 호재랑 짐 챙겨올래?”

“예. 실장님. 금방 챙겨올게요.”

대답하는 한소원의 얼굴에는 어둠이 완전히 가시고 희망의 빛이 어려 있었다.

회귀 전 처음 데뷔조에 합격했다고 소식을 들은 그때처럼 말이다.

* * *

드르르륵.

한소원은 캐리어 딱 하나 분량의 짐을 들고 옥탑방에서 내려왔다.

이호재가 대신 한소원의 캐리어를 끌고 현관문을 나왔다.

우리 일행이 다 같이 따라 나온 순간 집 안에서 떠나가라 고성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1억? 1억이 뉘 집 애 이름이야? 당신 미쳤어요?

-XX. 그러면 어떻게 해? 우리 민주는 살려야지!

-그래도 좀 깎았어야죠!

-깎긴 뭘 깎아? 그리고 XX. 내가 말하는 동안 찍소리도 못한 주제에 어디서 큰 소리야! 그리고 당신도 아까는 찬성했잖아!

-아 당황해서 그랬지. 그리고 그렇다고 그걸 넙죽 받아들여요? 돈 없다고 했었어야죠!

-웃기지 마. 씨알도 안 통할 소리였을 걸? 내가 볼 때 정 실장이란 저 친구는 오히려 거절해 주길 원하는 눈치였다고!

-아빠! 엄마! 조용히 좀 해! 동네 사람들한테 다 들으라고 하는 거야?

-야! 여민주. 넌 그러기에 남들 다 붙는 오디션에 떨어져? 네가 소원이를 질투만 안 했어도 엄마도 이렇게까지는 안 했어!

-아~ 진짜 맨날 왜 나만 갖고 그래? 그러기에 돈 아끼지 말고 비싼 레슨 선생님 붙여줬으면 됐잖아!

-됐어! 그만들 싸워! XX. 이게 다 너희 엄마가 돈 아끼려고 해서 생긴 일이니까!

-이이는? 당신도 좋아했잖아! 왜 나만 못 잡아먹어서 난리야?

가족들끼리 싸우는 목소리가 담을 넘고 있다.

돈에 환장한 사람들에겐 역시나 돈을 뱉게 하는 것이 가장 아픈 법이었다.

그때 이호재가 조금은 불만 어린 표정으로 묻는다.

“형님. 저렇게 반성도 안 하는 놈들을 이대로 놓아두실 겁니까?”

“그러면 어쩌라고?”

“아예. 형사 고소를 해서 콩밥 먹게 하셨어야죠!”

난 이호재의 울분을 잘 알지만 이런 일은 그렇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배상금을 제대로 못 받아.”

형사 고소를 하게 되면 그땐 두 사람은 배상하지 않겠다며 드러누울 게 뻔했다.

그러고는 변호사를 사서 대비하게 되겠지.

그렇게 되면 매달 200만 원이란 돈을 갈취했다는 증거가 통장만으로 성립이 될 수가 없다.

생활비 먹고 자고 입는 걸로 썼다고 하면 그만이니까.

또한 영양실조가 있다고 말해도 상대 변호사가 아이돌 연습생들은 누구나 영양실조에 걸린다고 주장한다면 법원에서 먹힐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형사 고소를 해도 집행 유예 정도가 끝일 것이다.

이후 민사 소송으로 갔을 때도 배상액은 1천만 원을 넘기기 힘들 거고.

그래서 난 현실적인 해답을 찾은 것이다.

한소원과 한소원의 엄마가 가장 급한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금 소원이랑 소원이 어머니에게 가장 필요한 건 돈이야. 그리고 저기 소원이 이모네 부부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도 돈이고. 일부러 이렇게 잔뜩 데리고 들어가서 쇼까지 했는데 형사 고소를 하면 원하는 걸 못 얻어.”

“아니 그렇다고 해도······.”

그때 곽무혁 법무팀장이 말을 거든다.

“우리 호재 씨 마음은 알겠는데 이게 최선입니다. 미국이면 모를까 한국에서는 배상금이 크지 않아요. 그리고 형량? 기껏해야 집행 유예로 풀려날 겁니다. 당한 사람만 억울하죠. 그리고 형사 고소하면 저런 사람들은 돈 안 내놓습니다. 아마도 정 실장님이 맺은 합의가 저런 인간들에게는 가장 뼈저릴 겁니다. 잘하신 겁니다.”

곽무혁 법무팀장의 말에 이호재가 날 보며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형님.”

“아냐. 그럴 수도 있지. 어깨 펴.”

난 미안해하는 이호재의 어깨를 두드린 뒤 한소원을 쳐다봤다.

“소원아. 이 정도면 네 빽 역할. 제대로 한 거 맞니?”

한소원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쌍 엄지를 치켜든다.

“넵! 완전 짱인데요 제 빽?”

차가운 밤하늘의 공기보다 맑게 느껴지는 목소리를 듣자 피식하고 미소가 나온다.

그때였다.

한소원이 두 팔을 벌리더니 환한 얼굴로 깊게 숨을 들이켠다.

마치 드디어 자유를 만끽하게 되었다는 듯한 홀가분한 표정마저 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어린 행복은 내게로 전염되고 있었다.

‘그래. 소원아. 가수가 되겠다는 그 꿈.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이뤄 보렴.’

난 흐뭇하게 웃으며 그렇게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난 한소원을 숙소로 바래다주기 위해 차로 향했다.

“자 가자!”

“넵! 실장님!”

* * *

한소원의 새 숙소는 DH 빌라로 정해졌다.

택시를 타고 곧장 서울로 올라온 한소원의 엄마는 한소원을 보자마자 부둥켜안고 펑펑 눈물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다음 날 한소원의 엄마는 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1억 이 넘는 돈을 수령했다.

곽무혁 법무팀장이 중간에서 법적인 처리를 했기에 한소원의 엄마는 자기 여동생과 부딪치지 않고 무사히 합의를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목돈이 생긴 한소원의 엄마는 DH 빌라에서 딸과 함께 지내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우선은 한소원이 하던 코인 노래방 아르바이트를 대신 하며 일을 찾겠다고 한다.

난 조만간 한소원의 엄마에게도 적당한 일을 찾아줄 생각이었다.

이후 난 한소원에게 본선까지 남은 시간 동안 김수명 원장의 병원 통원 치료 스케줄을 잡고 내가 구한 성나라와 함께 레슨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한소원의 일을 마무리 짓고 나자 서울 지역 예선은 끝이 났다.

그리고 다음 날.

난 회사에 출근해서 회의실로 향했다.

그런데 회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그때였다.

지잉~

팔로잉해 둔 ENT_jjirasi 스타그램 계정에 글이 하나 올라온다.

[@ENT_jjirasi]

[게시물 1242 팔로워 51만 팔로잉 0]

-<프로젝트 I.O.A> 서울 지역 예선 통과 명단. (상위 5위까지만) 1. 고은서 (얼짱 한일예고 1학년)

2. 성나라 (전 FIVE 엔젤스 얼짱 멤버) 3. 예성연 (얼짱 성지예고 2학년)

4. 최연미 (에이스 엔터 출신 연습생 성지예고 3학년) 5. 박연재 (TNT 엔터 출신 연습생 한일예고 2학년)

ENT_jjirasi는 연예계의 찌라시를 기록하는 스타그램 계정인데 이번에는 계속해서 <프로젝트 I.O.A> 오디션 정보를 집중적으로 흘리고 있었다.

방송국 내부자로 의심되는 사람이지만 놈은 한소원을 5위 안에 넣지 않고 있었다.

한소원은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당일 메이크업도 하고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얜 뭘 볼 줄을 모르네. 3위는 되어야지······.”

난 투덜거리며 회의실의 문을 열었다.

달칵.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들 내가 보던 스타그램 계정을 보고 있다.

이동민 실장 역시 ENT_jjirasi를 보고 있었는지 내게 묻는다.

“정 실장. 방금 올라온 엔터 찌라시 봤어?”

“예. 봤습니다.”

“넌 어떻게 생각하냐?”

“글쎄요~”

마음속에 원 픽은 있지만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내가 말하는 것이 선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식 꼼꼼하기는. 걱정하지 마. 네가 말해줘도 영향 안 받으니까.”

“그래도요.”

피식 웃던 이동민 실장은 폰을 넘겨보며 혼잣말을 한다.

“소원이가 5위 안에 못 들어갈 정도는 아닌데······.”

역시나 이동민 실장도 내 생각과 같았다.

그때 도란희가 고개를 끄덕이다 한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실장님. 그러면 소원이는 당분간 메이크업 안 하고 출연시키다가 타이밍 봐서 풀 메이크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면 어때요? 반전 매력으로 어필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이야~ 괜찮네. 계획 짜서 기획서 올려봐. 나중에 지 PD랑 이야기해 볼게.”

“예!”

도란희가 기특한 생각을 해냈다.

점점 내 주위의 사람들이 커가는 걸 보자 괜히 웃음이 나온다.

그때 이동민 실장이 묻는다.

“정 실장. 그러면 우린 이제 대전 지역 예선 보려고 내려갈 건데 어때? 같이 내려갈래?”

오늘 오후에는 <프로젝트 I.O.A> 예선이 대전에서 열린다.

하지만 난 고개를 저었다.

“아뇨. 지금 대표님 뵙고 나서 오늘은 반차 내일은 연차 쓸 생각입니다.”

“왜? 무슨 일 있어?”

“예. 조금 이따가 엄마랑 여동생이 서울 온다고 해서요.”

오늘은 경기도 광주에서 미카엘라 수녀님이랑 이연실이 오기로 되어 있다.

엄마는 이제 갓 회생을 마친 ‘미리내’의 지분을 인수해야 했고 이연실은 현재 임신 34주 차에 들어서서 서울 큰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한번 받아볼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서울에 온 김에 내일은 셋이서 강은기를 면회 갈 생각이었고.

“그래? 그러면 수고해.”

“예. 실장님.”

“그러면 우린 먼저 일어나지.”

그 순간 가수 2실의 사람들이 일제히 회의실을 나선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을 따라 회의실을 나섰다.

* * *

대표이사실로 향하던 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수찬의 차를 타고 오고 있는 엄마가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몇 번의 벨이 울린 뒤 엄마가 전화를 받는다.

-어 윤호야~ 병원에 거의 다 와 가고 있어.

“저 회사에서 반차 쓰고나서 바로 병원으로 갈게요.”

-천천히 와 천천히~ 어차피 연실이 검진받는 건 시간 좀 걸리니까 빨리 와 봤자 기다리기밖에 더 하니?

엄마는 언제나 그렇듯 언제나 날 가장 먼저 신경 쓰고 있었다.

문득문득 느껴지는 고마움에 가슴이 찡하다.

“알겠어요. 아 맞다. 연실이는 지금 어때요?”

-걔? 지금 옆에서 밥 잔뜩 먹고 소화가 안 된다고 난리야~

순간 전화 너머로 이연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내가 아니라 아기가 먹고 싶다고 한 거야!

-우리 딸. 솔직하게 말하자. 아기가 언제 먹어봤다고 순대랑 떡볶이랑 튀김이랑 어묵을 찾아? 간이랑 허파는 또 왜~? 난 진짜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이해가 안 가더라?

-그 그건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야!

-얘가 뭐래니~

틱틱거리며 싸우는 게 이제 진짜 엄마와 딸 같았다.

“그만들 다투시고 조심해서 와요. 회사 일 끝나는 대로 병원에 갈게요.”

순간 이연실이 맑은 목소리로 답한다.

-어~ 알았어. 오빠. 그리고 우리 행복이들도 삼촌 보고 싶대! 삼촌~ 맛있는 거 많이 사주세요~

내게 조카가 생기다니.

직접 만나 보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회귀 전 이연실의 아이는 만나본 적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알았어. 많이 사줄 테니까 이따 봐.”

-응. 오빠.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자 어느새 대표이사실이다.

자세를 바로 하고 대표이사실 문을 노크하려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대표이사실 안에서 고성이 오가는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대표님. 진짜 이런 식으로 하실 겁니까?

강감찬 대표와 언쟁을 벌이는 건 바로 최만식 대표의 목소리다.

난 그 즉시 문을 열어젖히고 대표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회의실 소파에 앉은 최만식 대표는 강감찬 대표에게 어이없는 요구를 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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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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