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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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7화

657. 한소원 3

빽이 되어 준다고 말한 순간 한소원의 커다란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실장님께서 제 빽이 되어 주신다고요? 왜요?”

“너한테는 스타가 될 자질이 보이거든.”

매니저는 어떤 연예인 지망생을 만나도 이런 소릴 한다.

하지만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무게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나 요즘같이 최고의 배우와 가수들의 매니저가 하는 말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정말······요?”

“그래. 네가 어떤 아이랑 경쟁하든 노력한 만큼 정당한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밀어줄게.”

순간 축 처져 있던 한소원의 어깨가 펴진다.

어두웠던 얼굴이 밝아지더니 침대에 앉은 채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푹 숙인다.

“감사합니다~~!!”

자다 눌린 단발머리가 찰랑이며 얼굴을 덮었다.

덕분에 피식하고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인사성 밝고 씩씩한 태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밝게 하는 에너지가 있었다.

그나저나 ENT_jjirasi 계정을 누가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한번 뒤져봐야 할 것 같았다.

이런 찌라시 하나 때문에 마음이 꺾여나갈 아이들이 많을 테니 말이다.

고개를 든 한소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그런 찌라시 기사 보지 마. 그런 건 조회수 늘리려고 자극적으로 글 쓰는 거라서 아무런 도움 안 돼.”

“넵! 실장님.”

한소원이 냉큼 폰을 주머니에 넣는다.

어쨌건 오해를 풀었으니 이제는 그녀의 다른 문제를 해결할 차례다.

“그러면 이제 이모부한테 갈까?”

“예~에~? 지금요?”

“말했잖아. 내가 네 빽이 되어 주겠다고.”

“그게······ 그런 뜻도 있었어요?”

“당연하지. 네 지금 몸 상태로는 오디션 합격은커녕 본선에 가자마자 광탈할 걸? 그러니까 일단 거주지를 이모 집에서 회사 숙소로 옮겨서 체력부터 기르자. 물론 ‘프로젝트 I.O.A’에 합격하지 않더라도 숙소는 그대로 쓸 수 있을 거고.”

“꺄아아~악~ 감사합니다!”

일순간 한소원의 하이톤 목소리가 진료실을 울린다.

링거를 맞고 꿀잠을 자서 힘을 되찾았는지 이제야 옛날같이 목청에 힘이 실린다.

다만 곁에 있던 김수명 원장은 한소원의 성량에 깜짝 놀라 귀를 만지고 있었다.

“죄 죄송해요. 선생님.”

“원래 이 정도 성량이었구나 너?”

한소원이 머쓱한 표정을 지은 채 머리를 긁적거린다.

김수명 원장이 한소원을 이리저리 보고선 내게 말한다.

“실장님. 소원이랑 지금 나가실 겁니까?”

“예. 선생님만 허락해주시면 일단 오늘은 나갔다가 다시 입원시켰으면 합니다.”

고민하던 김수명 원장이 한소원을 쳐다본다.

“목소리 들어보니까 힘도 많이 되찾은 거 같고······ 애가 약빨이 잘 듣는 거 같으니까······ 일단 퇴원했다가 당분간 매일 통원 치료시키세요.”

“감사합니다.”

“대신 애가 조금이라도 상태가 안 좋아진다 싶으면 바로 데리고 오시고요.”

“예.”

퇴원을 허락해준 김수명 원장은 한소원에게도 지시를 내린다.

“그리고 소원이 넌 당분간은 초콜릿이나 고열량 음식도 들고 다녀. 저혈당 증세도 있으니까.”

“알았어요.”

그때 난 주머니에서 작은 초콜릿 하나를 꺼냈다.

밸런타인데이 때 받은 초콜릿이다.

“자 소원아.”

한소원이 환한 얼굴로 초콜릿을 주머니에 넣는다.

“자 그럼 갈까?”

“네! 실장님.”

막 잠에서 깬 터라 비틀거리는 한소원을 부축한 뒤 그녀가 신발을 신을 수 있게 도왔다.

한소원은 가방까지 챙기고선 합격 인형을 품에 꼭 안았다.

함께 진료실 밖으로 나온 순간 수명 클리닉의 자동문이 열린다.

이호재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고 있었다.

“형님. 저 왔습니다.”

“그래. 진료 끝났으니까 같이 가자.”

난 김수명 원장에게 인사를 한 뒤 용산에 있는 한소원의 이모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간 같지도 않은 이모네 부부를 어떻게 털어버릴까 고민하면서 말이다.

* * *

한소원의 이모네가 사는 곳은 용산에 있는 2층 단독 주택이었다.

대략 70평 정도의 땅에 주택이 지어져 있는데 옥상에는 물탱크와 함께 작은 옥탑방 하나가 있었다.

마당도 있고 생각보다는 큰 집이었기에 조금은 놀랐다.

이런 좋은 집에 살면서 조카 생활비를 뜯어먹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있는 놈이 더하네.’

난 그런 생각을 하며 한소원에게 물었다.

“소원이 네 방은 어디야?”

한소원이 부끄러워하며 물탱크가 있는 옥상을 조심스레 가리킨다.

“저기가 제 방이에요.”

“물탱크 옆에 있는 저거?”

“예. 1층은 이모네 부부가 쓰고 2층은 이모네 딸 2명이 써요.”

어이가 없었다.

대리인이 필요한 미성년자만 아니라면 원룸에서 사는 게 훨씬 좋았을 텐데 말이다.

“2층에는 남는 방 없어?”

“지금은······ 없어요.”

“지금은 없다니? 그러면 원래 너 2층에 살았었어?”

“예.”

“근데 왜 옥탑방으로 갔는데?”

“저랑 동갑인 민주랑 2살 어린 현주도 아이돌 연습생이거든요. 첫 두 달은 아니었는데 석 달째에 현주가 옷방이 필요하대서요······.”

현재 여현주가 쓰는 작은 옷방이 원래의 자기 방이었지만 옥탑방으로 쫓겨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시기는 한소원의 엄마가 3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돈을 줄여서 보낸 시점이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기가 찰 지경이다.

“엄마는 이 사실을 아셔?”

“아뇨······ 엄마한테는 말 못 했어요. 혹시라도 말했다가 이모가 대전으로 내려가라고 할까 봐서요.”

아무래도 곱게 넘어가 주기는 어렵겠다.

그때였다.

부우웅~

도로 끝에서 차 한 대가 다가온다.

내가 연락한 곽무혁 법무팀장의 차였다.

곽무혁 법무팀장은 우릴 보고 천천히 속도를 줄인 뒤 주차한 우리 차 바로 뒤에다가 차를 댄다.

곽무혁 법무팀장이 차에서 내리더니 숨을 헐떡인다.

“많이 기다렸나?”

“아닙니다. 딱 맞춰 오셨습니다.”

“다행이군.”

<프로젝트 I.O.A> 오디션 합격자는 굴렁쇠 엔터의 관리를 받게 된다.

그렇기에 법률적인 부분도 SBC와 함께 굴렁쇠 엔터가 다룬다.

그래서 난 한소원의 일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곽무혁 법무팀장을 불렀다.

“자 들어가시죠.”

내 말과 동시에 한소원을 비롯해 모두가 현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한소원이 초인종을 누르려고 한다.

“키는?”

“없어요.”

“왜?”

“갖고 있었는데 키를 잊어먹고 나서는 안 만들어 주셨어요.”

갈수록 가관이었다.

그저 헛웃음이 나온다.

“하하하.”

그때였다.

내 팔을 꾹 하고 잡는 느낌이 난다.

고개를 돌려보니 이호재가 고개를 젓는다.

“형님. 참으세요. 어디까지나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오신 거잖습니까? 쉭쉭.”

난 콧김을 내뿜는 이호재의 손을 놓으며 답했다.

“야 너나 흥분을 가라앉혀. 나 괜찮아.”

괜찮다고는 말했지만 이호재가 나서준 덕분에 흥분이 살짝 가라앉았다.

그래.

아직은 흥분할 때가 아니다.

깔끔하게 이모네 부부를 혼내려면 지금 냉철해야 했다.

난 깊게 심호흡하며 표정을 관리했다.

그러고는 한소원을 향해 말했다.

“들어가자.”

“예.”

한소원이 모든 상황을 부끄러워하며 초인종을 누른다.

띠리리리리~

요란한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순간 카랑카랑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다.

-뭐야. 한소원. 왜 이렇게 일찍 왔어? 그리고 옆에 사람들은 누구야?

“어 민주야. 나 오늘 오디션 합격해서 회사 분들이랑 같이 왔어.”

아이돌을 준비한다던 첫째 딸 여민주다.

-오늘이면······ 너 혹시 ‘프로젝트 I.O.A’ 합격한 거야? 잠깐만 옆에 있는 사람 혹시 정윤호 실장?

“어. 맞아.”

-야! 너 언제 거기 접수했는데? 나한테는 접수 안 했다며!

한소원이 당황해서 말한다.

“접수했어. 근데 일단 이모랑 이모부 만나야 하니까 문 좀 열어줘.”

그때였다.

-엄마! 빨리 와봐. 한소원 쟤! 오디션 붙었대! 아 짱X!

잠시 후.

중년의 여성 목소리가 들린다.

-소원이 너 우리한테 말도 안 하고 오디션에 지원했어?

문은 열리지 않고 질문이 이어지자 한소원이 발을 동동 굴린다.

“이모. 손님도 함께 왔으니까 얼른 문 좀 열어주세요.”

-이게 어디서 어른이 말하는데 버릇없이! 어서 대답부터 해!

이렇게 사람들이 왔는데도 문을 안 열어줄 줄이야.

아무래도 ‘열려라~ 참깨’ 같은 마법의 단어를 외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난 그 즉시 한소원과 이모와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소원이 이모님. 계약금 문제도 있고 하니까 문 좀 열어주시죠?”

-계약금······이요?

“예. 저희 ‘프로젝트 I.O.A’ 본선에 합격하면 소정의 계약금을 지급하는 데 모르셨습니까?”

-어머머. 그래요? 난 왜 몰랐지?

“본선 합격자들에게만 따로 알리니까요.”

순간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톤이 삽시간에 부드럽게 바뀐다.

-알았어요. 들어오세요. 저희 남편도 있어요.

지이이잉~

덜컹.

작전 성공이다.

난 살짝 열린 현관문에 손을 얹고선 뒤쪽을 보며 말했다.

“호재는 내가 말할 때까지 움직이지 말고 소원이만 지켜. 알았지?”

“예.”

난 이어서 곽무혁 법무팀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팀장님. 제가 조심해야 할 거라도 있습니까?”

“정 실장이 안에서 충분히 대화를 좀 끌어 줘. 아무래도 저 이모네 부부가 소원이를 학대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법적으로 상당히 유리해지니까. 뭐 자네가 알아서 다 하겠지만 혹시나 말이야.”

“명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난 한소원을 보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

“소원아. 내가 네 빽이 되어 주겠다는 말 절대 잊지 마.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있든 난 네 편이야. 알겠지?”

고등학생이면 다 큰 것 같지만 사실은 아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난 어떤 풍파가 오더라도 막아주겠다고 약속한 뒤 미소를 지었다.

한소원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예. 실장님.”

난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 뒤 현관문을 열었다.

끼이익.

“다들 들어가시죠.”

난 모두를 먼저 안으로 다 들여보낸 뒤 한소원의 엄마에게 영상 통화로 전화를 걸었다.

한소원의 엄마가 청소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땀을 닦고 있다.

“어머님. 지금부터 전화 끊지 마시고 제 얼굴이 다시 비칠 때까지 조용히 통화 내용을 들어 주십시오.”

-아니 무슨 일이길래요?

“들어보시면 압니다. 소원이를 위해서 꼭 아셔야 할 일입니다.”

-아 알았어요.

“그럼 이따 뵙죠.”

난 폰을 안주머니에 넣은 뒤 이모네 집으로 들어갔다.

영상 통화의 내용이 자동으로 녹음되고 있었다.

* * *

거실로 들어가자 한소원의 이모 정순옥과 이모부 여진성이 우릴 반긴다.

제법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딸 여민주는 잔뜩 골이 난 채 한소원을 흘겨보고 있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프로젝트 I.O.A>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모양이다.

그때 한소원의 이모 정순옥이 콧소리를 내며 말한다.

“자자. 안으로 들어오세요. 호호호.”

그녀의 안내를 따라 거실에 앉자 여진성이 말한다.

“하하하.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이들 오셨지? 아 그래. 계약하려면 그래야겠네.”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자문자답을 한다.

그때 정순옥이 삐딱하게 서 있는 딸 여민주에게 외친다.

“넌 뭐해? 마실 거라도 안 내오고.”

여민주가 발끈한다.

“아 왜 나한테 시켜! 소원이 시키면 되잖아!”

“얘가 얘가 버릇없이. 여기 소속사 분들이 계시잖니! 태도 신경 안 써? 정 실장님도 계신 데?”

뒤늦게 아이돌 연습생인 여민주가 아차 하고 태도를 바로 한다.

“아 알았어요.”

여민주가 부엌으로 달려갔다.

정순옥이 거짓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쟤가 원래 저런 애가 아닌데 오늘 오디션 연습이 힘들어서 저래요. 실장님이 이해 좀 해주세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일단은 알겠다고 답했다.

“예.”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정순옥은 내 눈치를 보다 곧장 본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기······ 계약금은 얼마나 주죠? 우리가 여기 있는 소원이의 대리인이라서요. 호호호.”

“본선 합격자들에게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일괄적으로 500만 원이 지급됩니다.”

<프로젝트 I.O.A>의 본선 진출자들에게는 기본 계약금을 지급한다.

단체 합숙 기간 내에 보안 사항을 철저히 지키게 하기 위해서였다.

“500만 원이요? 순위에 들지 않아도요?”

“예. 일괄 지급입니다.”

이모부 여진성의 얼굴에 탐욕이 어리기 시작한다.

“하하하. 통이 크시네요.”

“그러게. 다른 오디션에는 이런 거 주지도 않고 애들 부려 먹기만 하던데 말이지.”

그때 여민주가 음료수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주스 잔이 3개다.

나 이호재 그리고 곽무혁 팀장만 해도 세 명인데 이런 사소한 것 하나만 봐도 한소원이 대접을 못 받고 살아왔다는 게 티가 난다.

“석 잔밖에 없네요? 저흰 네 명인데?”

정순옥이 다급히 말한다.

“아 우리 소원이는 주스 별로 안 좋아해요.”

주스를 안 좋아하기는 얘가 얼마나 주스를 좋아하는데.

“그래요? 소원이는 주스 좋아한다고 하던데요?”

난 보란 듯 한소원에게 주스가 담긴 잔을 내밀었다.

“소원아. 마셔. 너 주스 좋아하잖아.”

“아······ 네.”

한소원이 주스를 받자 이모 정순옥이 당황한 표정으로 말한다.

“어머 우 우리 소원이가 주스를 다 마시네?”

정순옥은 급히 여민주에게 주스 한 잔을 더 가져오라고 한다.

내가 나머지 두 잔마저 일행들에게 돌려버렸기 때문이다.

어색한 상황이 벌어지자 이모부인 여진성이 다급히 끼어든다.

“그 그러면 이제 계약서 쓰시죠. 우리가 소원이 대리인이니까 계약서 가지고 오셨으면 사인해드리겠습니다.”

“사인은 하실 필요 없습니다. 2차 제출했을 때 서류로 이미 계약되었습니다.”

이모인 정순옥이 기뻐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 통장으로 자동 지급되는 거예요?”

“예.”

“그러면 통장 번호를 알려드리면 될까요?”

한소원의 통장은 현재 이모가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한소원은 자신의 아르바이트비는 카메오 뱅크를 이용해서 수령한다.

“아뇨. 계약금은 두 분이 가지신 소원이 은행 통장이 아니라 오디션을 볼 때 적은 통장 번호로 자동 지급될 겁니다.”

정순옥이 다급하게 말한다.

“제가 새 통장 번호 알려드릴게요. 큰돈은 우리들 통장에서 관리하거든요.”

이모란 사람이 조카의 돈을 적극적으로 빼돌리기 위해서 다른 계좌를 알려주려 말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난 더는 참지 않고서 두 사람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다른 계좌요? 혹시 이모분께서 그 돈을 빼돌리시려고 그러는 건 아니고요?”

갑작스레 변한 내 태도에 두 사람이 당황한다.

“뭐라고요?”

“당신 지금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화를 내기 시작한 두 사람을 보고 태연하게 답했다.

“소원이의 통장이랑 OTP를 뺏어서 본인들이 쓰셨다면서요? 그거 다 알고 왔으니까 시치미 떼지 마시죠. 그리고 오디션에 합격한 이상 소원이는 저희가 관리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통장 도장 OTP 체크카드 다 내어주십시오. 아 그리고 하나 더. 오늘부로 소원이는 이 집에서 나갈 겁니다.”

두 사람은 계약금을 탐내다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듯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내 정신을 차린 뒤 한소원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소원이 너! 그동안 거둬준 은혜는 싹 다 잊어먹은 거야?”

“이 배은망덕한 것! 서울에 연고 하나 없는 거 거둬서 도왔더니 이게 무슨 X망신이야?”

“야! 한 소원. 유명 회사라고 해도 매니저들은 다들 사기꾼들이라고 했지? 어디서 이런 것들을 데려와서 이모랑 이모부 얼굴에 X칠을 하게 해?”

“그래. 여기 정 실장이 알려진 거랑 달리 실제로는 이상한 사람이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두 사람은 뻔뻔하게 고함을 치며 날 모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한소원은 빽이 되어 주겠다는 말을 잊지 않고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이모랑 이모부가 제게 은혜를 베풀었다고요? 매달 200만 원씩 받고서 보온도 안 되는 옥탑방으로 내쫓은 거 말하세요? 아니면 여름에 고물이 된 선풍기 준 거요? 그게 무슨 은혜예요! 말 안 들으면 대전으로 쫓아 보낸다고 협박하고 우리 엄마가 보내준 돈 다 썼잖아요. 우리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데! 우리 엄마가 얼마나 일하느라고 아픈데! 근데······ 근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 정 실장님. 절대 그런 분 아니세요!”

한소원이 참았던 분노를 단번에 터트려버렸다.

링거를 맞고 힘을 찾은 덕에 거실이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의 목소리로.

당황한 이모와 이모부가 잠깐 멈칫한다.

하지만 이내 화를 내기 시작한다.

“우 우리 때문이라니. 여보! 들었죠? 쟤 말하는 거 좀 보세요!”

“그래서 처음부터 내가 집에 들이지 말자고 했잖아! 에잉!”

두 사람의 딸인 여민주 역시도 소리치며 부모의 편을 든다.

“야. 한소원. 너 미쳤니?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그때는 어쩌려고 그래? 다 포기하고 고향 내려가려고?”

세 사람의 협박에 난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소원이 실력이면 오디션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떨어진다고 해도 제가 책임집니다.”

그 순간 이모인 정순옥이 빽 하고 외친다.

“가족이 우린데 당신이 뭔데 소원이를 챙긴다 만다야! 이 사람 요즘 유명해지더니 막 나가네~ 우리 언니가 알면 가만히 둘 거 같아?”

난 그녀의 말에 싸늘한 표정으로 답했다.

“예. 가만히 두실 거 같은데요?”

난 그 말과 동시에 안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들었다.

[영상 통화 중 : 한소원 어머님]

영상 통화에 비친 한소원의 엄마는 청소를 끝낸 복장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믿었던 동생이 악랄하게 딸을 착취했다는 걸 들은 탓에 영상 통화 속 그녀의 눈에는 살기마저 흐르고 있었다.

-정순옥~~

“어 언니!”

-네가 사람이야? 인간이야? 네가 어떻게 어떻게 우리 소원이한테 그래? 어?

한소원의 엄마 정혜수가 목청이 터져라 분노를 토해낸다.

한소원의 이모 정순옥은 어떻게든 변명을 해 보려 했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그 꼴만 더욱 우스워질 뿐이었다.

그렇게 한소원과 정혜수는 울분을 토하며 마음에 담긴 분노를 풀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난 이 정도에서 그칠 생각이 없었다.

난 두 사람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할 작정이었다.

그때 정혜수가 울분에 찬 성토를 마무리 짓고 있었다.

-너······ 넌······ 이제 내 동생도 아냐!

한소원과 한소원의 엄마가 분풀이를 끝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부턴 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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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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