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53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제 653화

653. 하나의 회사 1

현관부터 시작해서 냉장고까지 포스트잇이 바닥에 일렬로 붙여져 있다.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은 마치 비행기 유도로처럼 냉장고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포스트잇에는 저마다 다른 글씨체로 글씨가 적혀 있었다.

“미소 생각이네.”

이런 아이디어를 낼 사람은 미소 밖에는 없다.

그리고 유진이는 미소가 하자는 건 뭐든 동의했을 거고 세리는 환호했을 거다.

체리블라썸 4인조는 신이 나서 동참했을 거고.

난 다들 얼마나 기뻐했을지를 생각하며 피식하고 웃음을 지었다.

신발을 벗은 난 포스트잇을 한 장씩 떼어 읽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먼저 붙여진 건 미소의 쪽지다.

[미소 : 삼촌. 해피 밸런타인데이. 우리 선물은 이 포스트잇 따라가면 돼요.♥♥]

난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미소의 포스트잇을 떼서 왼손에 붙였다.

다음에 있는 건 유진이의 포스트잇이었다.

[유진이 : 오빠. 몸 아껴 가면서 일하세요. 초콜릿이랑 먹을 것 좀 넣어뒀으니까 잘 챙겨 드시고요~]

유진이의 걱정이 짧은 글에서도 묻어 나오고 있었다.

난 유진이의 포스트잇도 왼손에 붙인 뒤 다시 한 발 내디뎠다.

이번에는 오늘 1위를 한 세리의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세리 : 유노 오빠. 오늘 1위 한 거 오빠 덕이라고 차태희 PD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언제나 챙겨줘서 고마워요. 그래서 지각한 것도 이해하기로 했어요. 아 세리 초콜릿은 냉장고에 있어요.]

세리 초콜릿은 안 봐도 뻔하다.

민트 초코 맛이겠지.

그래도 세리 덕분에 많이 먹었더니 요즘은 조금씩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난 그 뒤로 한 발 한 발 걸어가며 체리블라썸과 도란희 그리고 강하나를 비롯한 모두의 쪽지를 확인했다.

다들 오늘 세리의 1등을 축하하기 위해 집에 몰렸었나 보다.

지금은 자고들 있을 테니 내일 까톡으로 감사를 표해야겠다.

그렇게 냉장고 앞에 선 난 별다른 생각 없이 냉장고를 열었다.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냉장실에 있던 반찬들 대신에 야채즙과 과일즙을 비롯한 건강음료가 꽉꽉 채워져 있었고 신선칸에는 생초콜릿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유진이가 건강을 챙기라더니 이 정도로 넣어뒀을 줄은 몰랐다.

잠시 멍하니 있던 난 홀린 듯 이번엔 냉동실 칸을 열었다.

냉동실 칸에 있던 모든 것이 싹 치워져 있고 대신에 초콜릿으로 가득 차 있었다.

1년은 먹고도 남을 양이었다.

그때 가장 큰 초콜릿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깨질까 봐 조심스레 꺼내서 들자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초콜릿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미소가 직접 만든 파워터프 걸캐릭터가 쌍 엄지를 치켜들고선 응원 문구가 적힌 띠를 배에 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주 최강 매니저 정윤호! 파이팅!]

우리 미소.

만드느라 고생 많이 했네.

난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미소가 힘들게 만들었을 순간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폰 카메라를 켠 다음 초콜릿을 얼굴 옆에 두고 활짝 웃으며 셀카를 찍었다.

찰칵.

이후 난 미소의 초콜릿에 있는 액세서리 부분을 똑하고 부러트린 뒤 입 안에 넣었다.

다크 초콜릿이 천천히 녹기 시작하며 달콤하고 쌉싸름하며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오늘 하루.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밸런타인데이였다.

* * *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난 난 반쯤 깬 유진이와 미소와 겨우 인사를 한 뒤 회사로 출근했다.

오늘도 <프로젝트 I.O.A>의 서울 지역 예선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 도착한 난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연예 기사들을 확인했다.

예상한 대로 박은빈의 컴백 기사는 몇 줄이 없었다.

대신에 세리의 첫 1위를 축하하는 기사가 연예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KBC 뮤직 스테이지 1위. 김세리의 <반딧불 다리>]

[김세리 <반딧불 다리>로 1위 달성!]

[김세리 팬클럽을 위해 LT 놀이공원을 쏜다!]

[<화란전>의 OST. <화연가>와 <반딧불 다리>로 연이은 성공. 드라마에 이어 OST까지 연이은 성공 가도.]

[<프로젝트 I.O.A> 서울 예선 현장 – 후끈한 열기.]

“쭉쭉 가자 쭉쭉.”

난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폰을 주머니에 넣고 엘리베이터로 올랐다.

4층에 도착해서 회의실로 들어가자 가수 2실과 ‘정 실’의 가수파트 매니저들이 모여 <프로젝트 I.O.A> 지역 예선 회의 중이다.

내가 자리에 앉자 이동민 실장이 손을 흔들며 묻는다.

“어제 고생 많았다며?”

“조금요?”

“하~ 너 혼자 일을 다 하는 거 같아서 선배로서 면목이 없다.”

“에이~ 무슨 말을 또 그렇게 하십니까?”

“사실인데 뭘.”

무안한 마음에 슬쩍 대화를 돌렸다.

“어제 프로젝트 I.O.A 쪽은 어떻게 됐습니까? 중간에 빠져나오는 바람에 결과를 못 봤거든요.”

“아? 거긴 괜찮았지. 고은서랑 성나라 말고도 괜찮은 애들 몇 명 나왔거든. 봐봐.”

이동민 실장이 어제 합격한 사람의 프로필을 까톡으로 보내준다.

최상미 전미연 서우경 등등.

하나같이 회귀 전에 이름을 알린 아이들의 이름이다.

“다들 괜찮은데요?”

“그래. 다른 회사에서 데뷔 조에 들어갔다가 여러 문제로 나온 애들도 있고 체리블라썸의 성공을 보고 우리 회사로 오려는 애들도 있더라고. 우리 회사 요즘 많이 컸다?”

체리블라썸의 성공은 굴렁쇠 엔터의 이름을 10대와 20대에 알리기엔 충분했다.

덕분에 현재 어린 연령층에서 굴렁쇠 엔터는 가장 가고 싶은 엔터 회사로 알려져 있단다.

“혹시 저 가고 나서 다른 일은 없었습니까?”

고은서의 엄마 한소예가 다시 찾아왔을까 봐 물었다.

이동민 실장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 그게······”

“왜 그러십니까?”

“현장에서 박연수 기자를 봤거든.”

‘연예올타임즈’의 박연수 기자는 지저분한 기사를 잘 쓰는 하이에나 타입의 기자였다.

그리고 한소예와도 친분이 있는 기자였다.

“혹시 박연수 기자가 한소예랑 만났습니까?”

이동민 실장이 고개를 젓는다.

“그랬으면 기사를 썼겠지. 그리고 그 난리를 쳤는데 쉽게 인터뷰했겠어?”

“하긴······ 그것도 그렇네요.”

“그래.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이야기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알겠습니다.”

이후 우린 <프로젝트 I.O.A>에 관한 이야기 이외에도 세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현재 세리가 1위를 한 터라 각종 광고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참 이야기를 하던 도중 예뜨랑에서도 까톡으로 문의가 들어왔다.

[예뜨랑 안명훈 이사 : 실장님. 세리 1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기 그래서 말인데 세리를 단독 모델로 해서 브랜드 하나를 런칭 할까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브랜드명은 ‘★SERI★’고요.]

난 그 즉시 회의실에 있는 모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세리 이름으로 예뜨랑에서 단독 화장품 브랜드 하나 만든다는 데 어떻게 할까요?”

그 순간 모든 이들이 외친다.

“단독 브랜드 런칭이면 무조건해야죠!”

“요즘 예뜨랑이면 최고죠!”

“그런데 거긴 이제 상장 준비하지 않던가?”

“저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지금 돈 끌어모으고 있던데요.”

“그냥 단독 광고도 아니라 단독 브랜드라니. 우리 세리 진짜 성공했는데요?”

화장품 회사의 단독 광고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광고한다는 건 엄청난 차이였다.

세리는 이제 명실상부한 탑스타가 된 것이었다.

“예! 그럼 제가 가서 돈 넉넉히 받아오겠습니다.”

“우린 정 실장만 믿어!”

환호성을 들으며 난 즉시 까톡으로 대답했다.

[정윤호 : 하겠습니다!]

[예뜨랑 안명훈 이사 : 감사합니다. 그러면 저희 회사로 와 주시죠. 저희 형님 아니 대표님이 꼭 좀 뵙고자 하고 있습니다.]

[정윤호 :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스케줄을 맞춰 보겠습니다.]

기분 좋은 소식이 연달아 들리자 다들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때 강지영 이사에게서 까톡이 들어온다.

[강지영 이사 : 전체 팀장급 회의입니다. 6층 회의실에서 뵙겠습니다.]

까톡을 본 이동민 실장이 몸을 일으킨다.

“자자. 그러면 우리 갔다가 올 때까지 광고 분류하고 이따가 오디션장에 갈 준비 마쳐. 30분 내로 올 테니까”

“예!”

이동민 실장을 비롯한 팀장급 이상들이 일어나 회의실로 향했다.

* * *

오늘 팀장급 이상 회의는 강감찬 대표와 김관우 부대표가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기에 강지영 이사의 주관으로 열렸다.

이동민 실장과 가수 2실 팀장들 그리고 내가 자리에 앉자 곧장 회의가 시작되었다.

“어제 TK 엔터 마동팔 본부장이 KBC 하조은 CP한테 로비하다가 대표님 눈앞에서 걸렸다고 합니다. 현재 경찰 조사 중이라고 하네요.”

각자가 미칠 여파를 생각하며 웅성대는 소란이 일기 시작한다.

그때 김장비 본부장이 묻는다.

“그러면 KBC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KBC PD나 CP들에게 당분간 엔터 쪽 매니저들과 사적 만남을 가지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네요.”

“지시라니? 어디서요?”

“오한국 대표님요. 그러니까 당분간 방송국 PD나 CP들과 만남은 자제해주세요. 서로 불편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KBC만 그렇습니까?”

“아뇨. SBC랑 MBS도 사정은 같아요. 어제 일이 쫙 퍼지면서 지상파 3사는 매니저 경계령이래요.”

다들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앞으로 어떻게 작품을 알리고 배우와 가수를 PR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가수 4실의 윤동구 실장이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럼 저희 ‘베리식스’는 어떻게 하라고요? 런칭이 코 앞인데 PD들과의 사적 만남을 금지하면 PR은 어떻게 하고 홍보는 어떻게 합니까?”

현재 윤동구 실장은 자신이 키우던 걸그룹 ‘베리식스’를 I.O.A보다 먼저 공개하려고 애쓰고 있다.

자칫 뒤늦게 데뷔하면 오디션 예능까지 하는 I.O.A의 화제성에 눌려 산 채로 질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다음 달에 뮤비와 함께 음방 출연하기로 일정을 잡아 놓고 PR를 하려던 참이었다.

“상황은 저도 알아요. 그래도 PR하기 좋은 시기가 아니니까 일단 한 일주일만 상황을 지켜본 다음 방송국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다시 진행하죠. 그때 지원 화끈하게 해 드릴게요.”

“아 이거 진짜! 너무 하시는 거 아닙니까? 어젠 세리 팬 행사로 8천만 원을 쓰기로 하셨다면서요? 당장 지원이 필요한 베리식스는 손발 묶어 두고 그쪽엔 돈을 퍼붓고. 이건 무슨 경웁니까?”

윤동구 실장이 강감찬 대표와 김관우 부대표가 없는 틈을 타 안하무인으로 굴고 있다.

스타 작곡가인 그는 자신이 작곡한 곡들이 회사의 캐시 카우 중 하나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강지영 이사는 그런 태도가 가소롭다는 듯 답했다.

“정 실장이 능력껏 처리해서 3천만 원만 썼어요. 그 정도면 밀어준 게 아니라 혼자 알아서 한 셈이나 다름없어요!”

내가 엄청난 돈을 아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탓에 윤동구 실장이 당황한다.

그러나 이내 그 말을 애써 무시한 채 말한다.

“액수 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강 이사님이 저쪽을 편애하시는 건 사실이잖습니까?”

“지금 뭐라고 했어요? 윤 실장님? 편애요?”

“예. 편애요. 그리고 런칭만 기다리는 ‘베리식스’ 멤버들에게 이건 너무 불공평한 거 맞잖습니까?”

“이봐요 윤 실장님. 제가 ‘베리식스’ 애들보고 계속 PR을 하지 말래요? 일단 일주일만 기다려본 다음에 하자고 했잖아요!”

강지영 이사는 치솟는 분노를 참으며 끝까지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윤동구 실장이 선을 넘어 버렸다.

“그딴 건 권고사항일 뿐이잖습니까? 그리고 우리 회사 말고 다른 곳은 몰래몰래 PD들 다 만나고 할 겁니다. 그러면 우리만 뒤처지는데 전 그 꼴 못 봅니다. 제가 움직이게 허락해주시든지 아니면 이사님이 좀 움직여 주시든지 뭐든 수를 내주십쇼. 아 맞다. 이사님은 방송국 윗선하고 친하다면서요? 가서 애교를 부리든 술을 따르든 뭐든 해 보시면 되겠네요.”

그 순간 굴렁쇠 엔터 쪽 매니저들이 일제히 발끈하며 항의한다.

“윤 실장! 너 인마 제정신이야?”

“야! 그 말 취소 안 해?”

그때 내 곁에 앉은 구성철 실장은 아예 윤동구 실장의 허리를 반으로 접을 듯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나 역시 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난 꾹 참으며 일어나던 구성철 실장의 팔을 꽉 붙들었다.

내가 아는 강지영 이사는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콰앙!

아니나 다를까.

강지영 이사가 뚜껑이 열려 버렸다.

“야. 윤동구. 너 지금 뭐랬어?”

강지영 이사가 회의실 테이블을 내려친다.

회의실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소리였다.

그 순간 모두의 입이 닫혀버렸다.

그럼 그렇지.

우리 강지영 이사.

방송국 3사 대표들과도 술자리를 하면서 밀리지 않을 성격이 넘어갈 리가 없지.

내 생각대로 그녀는 합병 이후에 그동안 참았던 분노를 터트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

갑작스러운 반말이 나오자 윤동구 실장을 비롯한 관우 엔터 출신 쪽 매니저들이 살짝 당황한다.

그들로서는 처음 보는 강지영의 터프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애교를 떨어? 술을 따르라고? 저게 지금 미쳤나~ 야! 다시 한번 말해봐!”

강지영 이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윤동구 실장에게 큰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그러자 윤동구 실장의 기세가 살짝 꺾여버렸다.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꼭 그렇게 해달라는 건 아니고요······.”

“아니긴 뭐가 아냐! 당신 지금 나보고 술 접대하라고 한 거잖아! XX. 우리 소속 연예인들한테도 안 시키는 술 접대를 이사한테 하라고 해? 미쳤구나 아주!”

강지영 이사의 뾰족한 목소리가 이명이 생기게 할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당황한 윤동구 실장은 대꾸하려 했지만 제대로 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두 회사가 합병해서 나도 성격 죽이고 조용히~ 살았더니 XX. 보이는 게 없나. 어디 실장 따위가 이사한테 그딴 X 소리를 해?”

강지영 이사는 더욱 길길이 날뛴다.

그녀를 말릴 사람은 내 옆에 있는 구성철 실장뿐이었지만 처음에 말렸더니 더는 나서지 않고 있었다.

대신에 그는 웃음을 참느라 입을 가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카리스마 넘치는 강지영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잠시 후.

강지영 이사는 숨을 쉭쉭 쉬더니 진정하고선 다시 높임말을 쓰기 시작한다.

“윤동구 실장님. 징계 위원회 소집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요. 알겠어요?”

윤동구 실장이 다급히 톤을 낮춰 답한다.

“이 이사님. 제 말은 그게 아니라요······.”

“아 닥치고 징계 위원회 준비하라니까요? 왜? 싫어요? 싫으면 회사 관두든가요! 이사 말도 안 듣는 실장을 내가 왜 보고 있어야 하죠?”

관우 엔터 시절부터 늘 회사의 중추로서 오냐오냐 대접을 받던 윤동구 실장이다.

그런데 이런 대접은 처음이다 보니 그는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결국에 그는 부들부들 떨다가 자리를 박차고 회의실을 나가 버렸다.

콰앙.

회의실의 문이 거칠게 닫힌다.

굴렁쇠 엔터 소속이던 매니저들은 다들 저마다 혀를 찼고 관우 엔터 출신의 매니저들은 더욱 사색이 되었다.

윤동구 실장이 사과도 하지 않고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그때 김장비 본부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한다.

윤동구 실장이 여자 이사에게 술 접대를 하라고 한 것은 해고당해도 무방할 정도의 큰 실책이었기 때문이다.

“강 이사······.”

강지영 이사가 고개를 홱 하고 돌린다.

“지금 뭐라고 했어?”

카리스마 넘치는 그녀의 눈빛에 김장비 본부장이 급히 말을 바꾼다.

“아 아닙니다. 강 이사님.”

상대가 높임말을 쓰자 강지영 이사도 같이 높임말을 한다.

“왜요?”

“그 그게······ 우리 윤 실장이 다 답답해서 그런 겁니다.”

“답답이요?”

“아 그 그게 아니라 말실수를 한 겁니다. ‘베리식스’를 성공적으로 런칭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요새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그러니까 용서 좀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김장비 본부장이 대신 해명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강지영 이사는 그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다.

“윤 실장이 지난번에 ‘베리식스’ 홍보비로 태클 건 것도 그렇고 그동안 내가 많이 참아줬어요. 하지만 더는 못 참겠네요. 징계 위원회 소집할 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김장비 본부장이 싹싹 빌며 말한다.

“일주일 아니 이 주일이라고 해도 참으라고 제가 시키겠습니다. 그러니까 한 번만 윤 실장 실수를 눈감아 주십시오. 이런 일로 징계를 때려서 윤 실장이 나가면 회사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사님.”

김장비 본부장의 말대로 지금 당장 윤동구 실장이 회사를 나가면 피해가 막심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결정권은 강지영 이사에게 들려 있었다.

회의실에 모인 모두는 강지영 이사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을 받던 강지영 이사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말한다.

“윤 실장을 용서해 달라······ 알았어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김장비 본부장이 침을 꼴딱 삼키고서 묻는다.

“무슨 조건입니까?”

그 순간 강지영 이사는 모두를 놀라게 할 조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