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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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0화

650. 밸런타인데이 선물 1

컴백이라는 말에 하조은 CP가 눈을 끔뻑거린다.

“지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컴백이라니?”

“아직 대표님한테 연락 안 왔어?”

그때였다.

말하기가 무섭게 하조은 CP의 폰이 울린다.

“이제 왔나 보네. 받아 봐.”

하조은 CP가 인상을 찌푸린 채 전화를 받는다.

“예. 하조은입니다.”

전화 통화를 시작한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보류······라뇨? 갑자기 왜요? 아니 이유를 말씀 안 해주시면 어떻게 하라고요?”

오한국 대표는 발령 보류에 대한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내가 알려준 걸 조사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하조은 CP는 그런 오한국 대표의 말에 쉴새 없이 항의했지만 결국에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포기한다.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아무리 대표님이라고 해도 저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안 넘어갈 거예요!”

하조은 CP가 대표를 상대로 마치 고소라도 할 듯 외친 뒤에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는 안동규 CP를 노려보며 말한다.

“야. 안동규.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안동규 CP가 승자의 미소를 짓는다.

“그건 알 것 없고. 나 바쁘니까 빨리 나가. 지금부터 방송 준비를 해야 해서 말이지.”

하조은 CP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안동규 CP와 날 번갈아 쳐다본다.

찢어 죽일듯한 눈빛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한계였다.

결국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몸을 돌려 부조정실에서 나간다.

쾅.

부조정실의 문이 거칠게 닫힌다.

안동규 CP가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순간 커피를 마시던 매니저들의 표정이 사색으로 변한다.

안동규 CP가 마치 독 안에 든 신세가 된 매니저들에게 크게 심호흡하고서 말한다.

“다들 여기서 뭐 해? 방송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 못 들었어? 그리고 누가 부조정실에 음료수를 들고 들어와? 그러다가 장비 고장 내면 어떻게 하려고! 당신들이 물어낼 거야?”

의리 없이 하조은 CP에게 붙은 걸 질책이라도 하듯 안동규 CP가 쩌렁쩌렁하게 외친다.

일회용 커피 용기를 손에 든 매니저들이 벌떡 일어나서 고개를 숙인다.

커피 용기를 숨기느라 다들 손을 뒤로 하고 말이다.

“죄 죄송합니다. CP님.”

“죄송합니다. 저희는 하 CP님이······ 들어오라고 해서······.”

매니저들은 허리를 접은 채 변명해댄다.

설마 이렇게 빨리 돌아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눈치였다.

그리고 날 멍청하다고 부른 TNT 엔터 출신 매니저는 아예 넋을 놓고 있었다.

몇몇은 내 뒤를 따라갔었어야 한다고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었다.

‘그러길래 내가 움직일 때 따라왔어야지.’

정스타 픽은 배우나 작품을 고르는 것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결국 매니저들은 눈치를 보며 일렬로 부조정실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사이엔 커다란 덩치를 반으로 접느라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가는 마동팔 본부장도 끼어 있었다.

‘잘 가요~ 마동팔 씨.’

* * *

하조은 CP와 매니저들이 부조정실을 나가자 부조정실에 남아 있던 차태희 PD가 반갑게 맞이한다.

“CP님!”

“어 차 PD. 고생했어.”

“고생은요 뭘~ CP님이 고생하셨죠. 가셔서 한 이야기가 잘 되셨나 봐요?”

“어. 우리 정 실장 덕분에.”

차태희 PD가 흐뭇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정 실장님. 제가 나중에 한 턱 쏠게요. 커피 말고 사이다~ 어때요?”

“콜입니다!”

안동규 CP가 킬킬대며 말한다.

“나중은 무슨. 지금 당장 마셔야지. 그리고······ 다들 사이다 한 잔씩 어때~?”

스태프들 역시 하조은 CP가 탐탁지 않았는지 흔쾌히 대답한다.

“저희도 사이다 좋습니다!”

차태희 PD가 장난스레 말한다.

“음식물 반입하지 말라면서요?”

“먹을 땐 휴게실에 가서 먹으면 되지. 자자 1층 편의점에 같이 좀 가자. 혼자 들고 오긴 많을 것 같은데?”

차태희 PD가 알겠다며 키득거린다.

“아 그전에 저 아래 스튜디오에 준비하고 있는 스태프들한테도 알리셔야죠. CP님 컴백 했다고.”

“아차차. 내 정신 좀 봐라.”

안동규 CP는 목을 가다듬은 뒤 마이크에 입을 대고 스튜디오에 있는 스태프들에게 말했다.

“어이~ 나 안 CP다. 잠시 인사에 혼선이 있었는데 오늘 음방은 내가 다시 맡게 됐다. 그리고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하 CP가 내린 지시는 그게 뭐든 전부 취소하고 원래대로 돌린다. 알겠나?”

차태희 PD가 곁에서 속삭인다.

“박은빈 노래 부르는 순서도 맨 앞에서 세리 앞으로 바뀌었어요. 그것도 원상 복귀하셔야 해요.”

안동규 CP가 고개를 끄덕이고 답한다.

“그리고 출연 순서 바뀐 것도 싹 다 원래대로 바꾼다! 알았어?”

선장이 바뀌자 배의 방향도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에브리데이 일정이 삭제되고 있었다.

[에브리데이 V12.2]

[날짜 : 2021년 2월 14일]

-PM 10: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NEW. 김세리] <연예계 방방곡곡> 김세리. KBC ‘뮤직 스테이지’ 무대에서 실수 연발. “1위 달성은 다음 주로.”)

일정이 사라진 이상 세리는 1위를 하는 것이 확실해졌다.

해피 밸런타인데이 시작이다.

* * *

안동규 CP가 사준 과자와 사이다를 먹고 나자 본 방송이 시작하기까지 3시간이나 남았다.

난 안동규 CP와 인사를 나눈 뒤 대기실로 향했다.

그리고 대기실로 가는 동안 오한국 대표가 하조은 CP에 관한 증거를 찾지 못할 것을 대비해 이수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조은 CP라는 사람이 있는데 거기에 흥신소 직원 좀 붙여 줘.”

-아부 좋아하는 그 CP요?

“그래. 하여간 하조은 CP가 청담동에 있는 와인바 W에 자주 드나드는데 거기에 들어가면 반드시 알려줘.”

-예. 형님. 흥신소 직원한테 말해놓겠습니다.

“생큐.”

그렇게 부탁을 마치고 대기실로 들어가려던 도중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발신자 : 성지연]

방송국 밖에서 팬들을 관리하는 팬클럽 회장 성지연의 전화다.

전화를 받자 그녀가 급하게 나와 달라고 말한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 곧장 방송국 건물 밖으로 나갔다.

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하자 아이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쌤! 여기요!”

“어. 왜? 무슨 일인데?”

급히 뛰어온 순간 성지연이 푸른색 스틸케이스를 내민다.

007 가방 사이즈의 알루미늄 케이스인데 유광의 푸른색에 반짝이는 은빛 펄이 섞여 있어 화려했다.

그리고 그 위에는 [♡ 김세리 ♡]이라고 적혀 있다.

“이게 뭐야?”

“커스텀 마이크요! 리시버도 같이 들어있고 인이어 이어폰도 있어요. 도색이 늦어져서 지금 도착했어요.”

성지연과 팬클럽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고가의 커스텀 마이크를 제작했다고 한다.

커스텀 마이크는 수신기까지 가격을 합치면 1천만 원이 넘어가는데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1인당 5천 원씩 3천 명이 돈을 내서 제작 의뢰를 했다고 한다.

“이런 걸······ 언제 준비했어?”

“오늘이 밸런타인데이기도 하고 세리가 1등 후보잖아요. 원래는 1등 하고 나면 주려고 했는데 솔직히 그때까지 못 기다리겠어요.”

“세리가 진짜 좋아하겠는데?”

“그랬으면 좋겠네요. 하여간 오늘 세리가 이 마이크로 노래 불러서 1위 하는 거······ 꼭 보고 싶어서요. 쌤이 세리한테 좀 써달라고 부탁 좀 해주시면 안 돼요?”

팬클럽 회원들 모두 들뜬 표정으로 똑같이 대답한다.

“네 쌤! 우리가 선물한 마이크로 노래해 줬으면 좋겠어요.”

“맞아요!”

“꼭 좀 전해주세요.”

3천 명의 소중한 마음이 한데 담긴 마이크라고 생각하니 처음 받았을 때보다 더욱 묵직하게 느껴진다.

“세리한테 꼭 그렇게 전할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세리한테 오늘 파이팅하라고 전해주세요! 우리 벚꽃패밀리. 아니 블루밍이 응원한다고요!”

“오케이!”

이젠 블루밍으로 스스로를 부르기 시작한 아이들이 힘차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블루밍의 뜻처럼 다들 얼굴에 만개한 미소를 머금고서 말이다.

* * *

대기실로 돌아왔다.

세리가 내 손에 든 케이스를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오빠. 그게 뭐예요? 엄청 예쁜데요?”

세리는 푸른색 유광 스틸케이스가 탐이 나는지 눈을 반짝인다.

“밸런타인데이 선물.”

“선물요? 누구 선물요?”

“팬클럽 애들이 세리 너한테 주는 선물이지. 마이크랑 인이어 이어폰 세트야. 세리 네가 이걸로 노래 부르고 1위를 꼭 해줬으면 좋겠대.”

세리에게 케이스를 건넸다.

세리가 감격한 눈빛으로 조심스레 케이스를 받아든다.

“아 진짜. 감동이다~.”

세리가 들뜬 표정을 지은 채 조심조심 케이스를 연다.

달칵.

금속성이 울리며 푸른 케이스가 천천히 열린다.

케이스 아래쪽에는 푸른색 유광 마이크와 추가분의 마이크 헤드 수신기가 있다.

모든 장비가 유광의 푸른색으로 도색되어 있는데 은빛으로 반짝이는 수많은 작은 별들이 그 위에 붙어있다.

마치 세리가 ‘STAR’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고 케이스 위쪽에는 인이어 이어폰도 같은 색으로 도색된 채 자리하고 있었다.

세리가 울먹인다.

“힝~ 오빠······ 나······ 나······ 이런 거 받아도······ 돼요?”

“어. 받아도 돼.”

회사에서도 사실 세리와 체리블라썸을 비롯해서 소속 연예인들의 커스텀 마이크를 준비 중이었지만 세리에겐 그보다 큰 의미가 있는 선물이었다.

“손에 한 번 쥐어봐.”

“아까워서 못 쓰겠어요.”

“그래도 쥐어 봐. 빨리 익숙해져야지.”

세리가 고개를 끄덕인 뒤 작은 손으로 마이크를 꺼내 든다.

일부러 손잡이의 크기를 맞춘 건지 세리의 손에 딱 맞다.

“아~ 진짜 느낌 좋아요!”

세리가 마치 전율을 느낀 듯 파르르 떤다.

“다행이네.”

그때였다.

“그런데 오빠. 이거 뭐예요?”

마이크의 아래에 [♡ 김세리 ♡] 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 옆에 은빛으로 된 QR 코드가 담겨 있다.

“유노 오빠. 이거 QR 코드 아니에요?”

“맞는 거 같은데?”

“이게 왜 여기 있지?”

그 순간 번뜩이는 생각이 들었다.

“세리야. 잠깐만. 그거 보이게 들고 있어 봐?”

“예.”

난 그 말을 하고 폰으로 QR 코드를 찍었다.

그 순간 모바일 홈페이지 주소로 자동으로 이동한다.

[세리 커스텀 마이크 & 인이어 이어폰 서포트 명단]

-성지연 한꽃님 박한별 양지우 이세정 박은주······.

이동한 주소에는 세리의 마이크에 돈을 낸 팬클럽 멤버 전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세리가 마치 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동안 그들과 함께하는 기분을 느끼려는 듯 말이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감탄스러웠다.

“세리야. 이거 봐봐.”

난 폰을 세리에게 내밀었다.

명단을 본 세리의 큰 눈에 눈물이 방울방울 맺히기 시작했다.

“오 오빠. 이분들이 마이크 사는 데 돈 낸 거예요?”

“어. 3천 명이라네.”

세리는 액정을 스크롤 해서 명단을 확인하다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는 내게 간절한 표정으로 부탁을 한다.

“유노 오빠. 나 당장 스타그램 라이브 할래요. 팬들한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난 폰을 돌려받은 다음 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키려 했다.

하지만 세리는 내 폰을 손에 쥔 채 말한다.

“오빠. 저 이걸로 명단 좀 보고 말할게요.”

“어. 그래. 그러면 란희 걸로 방송하자.”

도란희가 자신의 폰으로 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세팅을 마치고 촬영 준비를 한다.

“실장님. 됐어요.”

이후 난 성지연에게 연락해 스타그램 라이브에 접속하라고 알렸다.

잠시 후.

스타그램 라이브를 켜자 방송국 앞에 모인 팬클럽 회원들이 일제히 접속하기 시작했다.

[스타그램 LIVE 방송 중]

[접속자 수 : 120명]

그 순간 세리가 한 손으로는 내 폰을 다른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말한다.

“고마워요 여러분! 선물 잘~ 받았어요. 나 오늘 이 마이크 들고 꼭 1등 할게요~.”

세리가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서 흔들기 시작한다.

채팅창이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세리야 힘내! 파이팅!

-꼭 1위 하자!

-우주 최강 김세리!

세리는 더욱 환히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아 그리고 저······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드리고 싶어서 방송켰어요.”

세리는 그 말과 동시에 목록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천천히 부르기 시작한다.

“저한테 이런 거 선물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성지연 한꽃님 박한별 양지우······.”

횡성 4인방을 시작해 세리는 목록에 있는 팬들의 이름을 하나씩 또박또박 읽기 시작한다.

감사하다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아찔한 생각이 든다.

‘에이~ 설마~ 다 읽는 건 아니겠지?’

한 사람의 이름을 말하는 데 2초는 걸린다.

숨을 쉬고 또박또박 말하면 3초는 걸리고.

그런데 명단은 총 3천 명이다.

3초로 놓고 계산하면 전부 다 읽는 데 무려 9009초나 걸린다.

1시간이면 3600초니까 족히 2시간 30분 이상을 해야 끝나는 명단 리스트였다.

본 방송까지 남은 시각은 대략 2시간 50분 정도.

말릴까 고민했지만 중간에 관두겠지란 생각으로 잠시 기다렸다.

하지만 세리는 과연 세리였다.

* * *

세리가 명단 읽기를 그치지 않는다.

[스타그램 LIVE 방송 중]

[방송 시간 : 2시간 40분 중······]

[접속자 수 : 12만 명]

-세리야. 이제 됐어. 그만.

-그래. 그만해. 우리 이름까지는 안 읽어도 돼.

-세리야. 제발 더 안 읽어줘도 돼~.

-언니! 목 아껴요!

첫 방송 10분 째만 하더라도 아이들은 좋아했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30분을 넘어가니 블루밍이 걱정하기 시작한다.

오늘 1등을 하려면 목을 아껴야 하는데 이래도 되냐며.

이후 1시간을 넘자 아이들이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한다.

오늘 음방 무대에 서야 한다고 말리면서 말이다.

나 역시도 말릴까 싶었지만 세리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방송을 이어갔다.

그리고 1시간 30분을 넘어 2시간이 되자 아예 울먹이는 아이들이 튀어나왔다.

그런데도 세리는 방실방실 웃으며 팬들의 이름을 놓치지 않고 이어가고 있었다.

결국 난 물을 계속 건네주며 세리의 목이 나가지 않게 도왔다.

그렇게 결국 2시간 40분이 지났다.

세리가 숨을 고르며 마지막 이름을 부른다.

“최성윤······ 모두······ 모두······ 너무너무 고마워요.”

말을 마친 세리는 머리 위로 손 하트를 그린다.

그 순간 채팅창이 터져 나갈듯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냐 세리야. 우리가 더 고마워!

-씨이······ 진짜 덕질하길 잘했다!

-난 이제 죽어도 좋아.

-김세리! 싸랑해!!

-내 이름이 최성윤인데······ 설마 나까지 부를진 진짜 몰랐어요······.

팬들이 다들 감격해서 글을 적어 댄다.

그리고 나 역시도 가슴이 뭉클해 세리를 향해 손뼉을 보냈다.

회귀 전까지 포함해서 내 평생 이토록 팬들에게 진심인 가수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짝짝짝.

내 두 번째 삶이 세리 같은 아이들이 보여주는 따스함으로 가득 채워지는 게 너무도 감사할 따름이다.

도란희 역시 감격한 표정으로 손뼉을 쳐댄다.

대기실에 손뼉 소리가 가득 찼을 무렵 세리가 마지막 인사를 한다.

“자~ 그러면 다들 안뇽~~! 이 마이크로 최선을 다해 노래 부를 테니까 이따가 본방사수해 주세요!”

마지막 말을 한 세리가 스타그램을 끄고 날 쳐다본다.

지친 기색이었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돌고 있었다.

“수고했어 세리야.”

세리가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그때였다.

똑똑.

AD가 문을 두드리고 대기실에 들어왔다.

“정 실장님. 커스텀 마이크랑 인이어 가지고 오셨으면 리시버는 음향 팀에게 넘기세요.”

“잠시만요~.”

도란희가 다급히 커스텀 마이크의 리시버와 인이어를 들고 AD의 뒤를 따라나섰다.

쿵.

대기실의 문이 닫힌다.

이제 대기실에 남은 건 나와 세리뿐.

세리가 무대에 서는 건 방송이 시작된 후 30분 뒤였기에 그때까지 목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기 시작했다.

* * *

따듯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 덕분에 세리의 컨디션도 어느 정도 올라왔다.

그때 정태진 AD가 대기실로 찾아와 세리 이름을 불렀다.

“세리 씨. 준비하세요.”

“예.”

커스텀 마이크를 손에 꼭 쥔 세리가 대기실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우린 정태진 AD를 따라 천천히 무대 아래로 향했다.

어두컴컴한 무대 아래에 선 세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앞 순서 가수의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노래가 끝나고 조명이 어두워진다.

무대를 내려오는 가수와 인사를 나눈 세리가 날 쳐다본다.

“유노 오빠. 오늘 저······ 꼭 1위 할게요.”

“그래. 파이팅!”

그런데 그때였다.

세리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그리고······ 조금 이따가 밸런타인데이 선물이 갈 거예요.”

“응? 뭔데?”

“그건 보시면 알아요~.”

세리가 웃으며 사뿐사뿐 무대 위로 올라간다.

선물이 궁금하긴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내겐 그 선물보다 세리가 이렇게 컸다는 게 더 큰 선물이고 기쁨이었다.

언제까지고 꼬맹이일 줄 알았던 세리는 이제 업계 최고의 가수가 되기 일보 직전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지이잉~.

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뭔가하고 봤더니 세리가 말했던 밸런타인데이 선물이 도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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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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