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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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1화

641. 졸업식

웅성웅성.

[아시아 시네마 콘퍼런스]에 모인 영화인들 수백 명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모두 폰을 들고선 놀란 표정으로 우리 쪽 테이블을 힐끗힐끗 쳐다본다.

순간 리처드 케인이 당황해서 신종기 대표를 노려본다.

“지 지금 뭘 한 거야? 당신!”

“궁금하면 그쪽 폰을 확인해 보지? 지금쯤이면 저 친구들이 받은 것처럼 연락이 왔을 텐데?”

리처드 케인이 급히 주머니에서 폰을 꺼낸다.

나 역시 폰으로 기사를 확인하려는 순간 이은주 본부장이 까톡을 확인하라고 손짓한다.

그녀가 시킨 대로 까톡을 보자 이은주 본부장이 보낸 해외 기사 링크가 메시지로 와 있었다.

그 순간 현장에서 왜 이렇게 소란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있었다.

[(해외속보) CNM 뉴스 21세기 울프사의 부사장 리처드 케인. 넥스트 빅 보스라 불리던 거물의 본 모습!]

[(해외속보) FOXX 뉴스. 21세기 울프사의 임원 리처드 케인. 한국에 참석한 한 현장에서 보인 추태!]

[(해외속보) NBD 뉴스 21세기 울프사. 중국의 화연 미디어 그룹과 밀월 관계? “한국에서 그들은 무엇을 기획하는 건가?”]

[(해외속보) LA.TIME 메이저 영화사들의 카르텔 붕괴? 21세기 울프사 중국의 화연 미디어그룹과 결탁?]

신종기 대표는 해외 언론을 이용해 리처드 케인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기사를 오늘 아시아 시네마 콘퍼런스에 모인 사람들의 메신저나 문자로 일제히 뿌려버린 것이었다.

“이 이따위 짓을 하다니. 당신 지금······ 나랑 끝까지 가보자는 거지?”

리처드 케인이 부들부들 떨며 말하자 신종기 대표가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여기까지는 안 하려고 했었지. 그런데 그쪽이 류신이랑 손잡고 나랑 정 실장을 묻어버린다길래 나도 조금 과격한 수를 썼을 뿐이네. 당하고만 있을 순 없지 않나?”

“FXXX!”

쾅!

흥분한 리처드 케인이 영어로 욕을 내뱉은 뒤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가 당장이라도 주먹질을 할 듯 흥분했기에 난 의자 밖으로 다리를 반쯤 뺀 뒤 대비했다.

동시에 곁에 있던 진아람 이사 역시도 경호원을 부르려고 손을 들어 올린다.

그런데 그때였다.

지이잉~

리처드 케인의 손에 들린 폰이 울린다.

신종기 대표가 턱으로 폰을 가리키며 태연하게 말한다.

“전화 안 받나? 꼭 받아야 하는 전화일 텐데?”

리처드 케인이 씩씩거리며 폰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다급히 전화를 받는다.

“안젤리나! 오해야 오해! 나 한국에서 셋업 당한 거라고!”

누군가 했더니 리처드 케인의 아내 안젤리나가 걸어온 전화였다.

“여보!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리처드 케인의 변명이 이어지기 시작했지만 안젤리나가 그 말을 믿어주지 않는 듯 통화하는 리처드 케인의 얼굴은 점점 사색으로 변한다.

“여보~~!!”

전화가 일방적으로 끊겼다.

리처드 케인이 털썩하고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신 대표. 당신······ 당신······.”

리처드 케인이 부들부들 떨자 신종기 대표가 가소롭다는 듯 말한다.

“내 등을 찌르려고 했으면 당신도 찔릴 각오 정도는 했었어야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신종기 대표 역시 그 경계가 분명한 사람이었다.

그때 이은주 본부장이 내게 다시 한번 까톡으로 기사 링크를 보내 준다.

[(해외속보) ABCD 뉴스. 할리우드 프로듀서 안젤리나 케인. 대규모 변호인단 구성. 이혼 소송. 위자료 금액만 3억 달러 청구 예정]

순간 이은주 본부장이 조용히 속삭이며 사정을 말해 준다.

“대표님이 직접 안젤리나랑 통화하셨어요.”

“아주 끝장을 내시려고 작정하셨는데요?”

“네. 저희 대표님이 움직였다 하면 또 제대로 움직이시는 편이거든요.”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는 없었다.

사진 몇 장만으로 상대의 모든 것을 파멸시키는 건 말처럼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대강당 입구에서 소란이 일어난다.

여덟 명 정도 되는 경찰들이 진성 호텔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들어와서였다.

“경찰이 여기 왜······.”

그때 경찰들이 우리 테이블로 다가오더니 리처드 케인 앞에 서서 영어로 말한다.

“리처드 케인 씨. 맞습니까?”

“그런데?”

경찰의 손에는 영장이 들려 있다.

“클럽에서 함께 있던 여성분께서 고소하셨습니다. 저희랑 같이 좀 가시죠.”

순간 난 이은주 본부장을 쳐다봤다.

이은주 본부장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말씀드렸잖아요. 저희 대표님이 한번 하시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제대로 하시는 분이시라고요.”

그녀의 말대로 신종기 대표는 재벌이 가진 힘을 한껏 이용하고 있었다.

리처드 케인을 한국에 붙잡아 두고 미국에서 안젤리나와의 이혼 소송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말이다.

그 사이 경찰들이 리처드 케인을 체포하고 있었다.

리처드 케인이 안 된다며 발버둥을 친다.

“안 돼! 난 미국으로 돌아가서 소송 준비를······.”

“일단 서로 가서 말씀하세요. 도착하는 대로 변호사도 불러드릴 테니까.”

경찰들은 리처드 케인의 반항에 눈도 끔뻑하지 않고 질질 끌고 나간다.

어젯밤 봤었던 찰리를 비롯한 그의 경호원들이 그를 빼내려고 눈치를 본다.

하지만 정식 제복을 입은 경찰 여덟 명이나 있었기에 포기를 해버렸다.

결국 그들은 가르시아 비서와 함께 경찰에게 끌려 나가는 부사장의 뒤를 따라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신종기 대표가 치밀하게 짜 놓은 그물 탓에 리처드 케인의 신세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 * *

소란이 잠잠해지자 신종기 대표는 한숨을 내쉰다.

“정 실장이 구해준 사진 덕에 편하게 일 처리를 했어.”

“아닙니다. 일 처리를 하시는 걸 보니까 제가 아니더라도 너끈히 처리하고 남았을 것 같던데요. 뭘.”

신종기 대표가 피식 웃는다.

“그럴 리가. 사실 일이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리처드의 아내인 안젤리나 덕이야. 안젤리나가 언론과 커넥션이 끝내주거든. 그러니 사진을 구해준 자네 공이 구 할이네.”

그의 말에서 안젤리나가 내 생각보다 더 큰 거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 그리고 영사기 사건은 화연 미디어 그룹을 추가로 고소를 할 생각일세.”

“그렇다면 화연 미디어의 한국 진출은 힘들어지겠군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리고 저기 금테 안경 쓴 성깔 있게 생긴 사람 보이나? 저 사람이 문화부 차관인데 저쪽과도 이야기를 다 해뒀어.”

신종기 대표는 A1 테이블에 앉은 이문학 문화부 차관을 가리켰다.

내가 구해준 사진을 이용해 신종기 대표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일을 처리해 놓았다.

어쨌건 당분간은 화연 미디어 코리아의 설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 어젯밤 고생을 한 게 보람이 있다 싶었다.

이후 제임스 킹 감독은 신종기 대표와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대략 100만 달러 정도 선에서 고재수의 출연 계약을 확정 지었다.

그때 단상에서 오늘 콘퍼런스 진행을 맡은 MC가 말한다.

“5분 뒤에 오늘 콘퍼런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신종기 대표가 날 보며 말한다.

“정 실장. 오늘 콘퍼런스가 끝나고 점심 같이 어때? 미래에 관한 상의도 하고 저기 앉은 이문학 차관도 소개해 주겠네.”

그가 날 위해 새로운 인맥을 소개해 주겠다고 말했지만 난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하지만 선약이 있어서 힘들겠습니다.”

신종기 대표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 선약이 문화부 차관을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인가?”

문화부의 차관이라면 실질적인 문화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사람으로 우리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설령 그보다 더한 대통령과 직접 만나게 해 준대도 내게는 미소의 유치원 졸업식이 훨씬 더 중요했다.

“예. 훨씬 더 중요한 약속입니다.”

“응? 대체 무슨 약속이길래······.”

난 의아해하는 모두에게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선 곧장 대연회장을 빠져나왔다.

* * *

현재 시각 오전 9시 50분.

천호동 리라 유치원 정문에 도착하자 [리라 유치원 졸업식]이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잠시 후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행사를 한 뒤 점심 식사를 마지막으로 유치원 졸업식은 끝이 난다.

난 미리 준비한 꽃 세 묶음을 들고서 유치원 안으로 들어갔다.

행사가 열리는 소강당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부모들은 부모들끼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모여 있다.

그때 오늘 졸업하는 미소와 그 곁에 나란히 앉아 있는 한울이와 은별이가 보인다.

한울이와 은별이가 유치원 졸업식에 있을 수 있는 건 모두가 원장선생님 덕분이다.

한울이는 판자촌에 살아서 유치원을 다닐 수가 없었고 은별이는 아파서 유치원을 다닐 수 없었다.

그 사정을 안 리라 유치원 원장선생님은 ‘명예 유치원 졸업장’을 수여하겠다며 오늘 하는 졸업식 연극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해서 한울이와 은별이는 잠시 후 있을 졸업 연극 ‘도깨비 친구들’에 출연하고서 명예 졸업장을 받을 예정이었다.

물론 원장님이 다른 부모님들께 다 동의를 받은 일이었고.

난 아이들이 그 어떤 때 보다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유진이의 곁으로 다가갔다.

“늦어서 미안.”

“아뇨.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예요~”

이후 덕배 그리고 채상우와 이미리 대리와 인사를 나누고 나자 오전 10시가 되었다.

원장선생님이 마이크를 붙잡고 졸업식 행사 시작을 알렸다.

“자~ 리라 유치원 친구들. 다 같이 똑바로 앉아 볼까요?”

미소가 손을 들고 씩씩하게 외친다.

“네~”

순간 아이들이 미소를 중심으로 반원 형태로 둘러앉는다.

드디어 졸업식 시작이다.

먼저 소강당에 있는 대형 TV로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 동안 다닌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어떻게 지냈는지를 찍은 사진들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그 사진들 속에 있는 미소는 언제나 해맑게 웃고 있었다.

두 손을 모아 얼굴에 꽃받침을 하고선 환하게 웃고 있었고 텃밭에 쪼그리고 앉아 돌아다니는 달팽이를 신기하게 구경하고 있었다.

미소가 가는 곳은 어디든 다른 아이들이 있었고 미소가 웃을 땐 다른 아이들도 웃고 있었다.

그 순간 회귀 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쳐갔다.

회귀 전 난 리라 유치원의 졸업식 날에 미소가 좋아하던 꽃과 파워터프걸 인형을 사서 홀로 리라 유치원에 들렀었다.

하지만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선 정문 밖에 서서 2시간 내내 눈물만 흘려댔었다.

유치원의 창문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후회를 가슴에 남기지 않아도 되었다.

미소가 이렇게 살아서 내 눈앞에서 환히 웃고 있으니까 말이다.

“꺄하하하! 나 얼굴에 흙 묻었다.”

미소가 사진을 가리키며 웃음을 터트린다.

그러자 근처에 앉은 친구가 묻는다.

“미소야. 저 푸른 개구리는 어디서 잡았어?”

“응? 몰라 전혀~ 기억 안 나!”

“은비 한복. 다시 봐도 진짜 이뻐!”

“소현이 반찬 투정한다~”

아이들은 유치원 벽면에 나오는 자기 사진을 보고 깔깔 웃고 있었다.

그때 미소는 양손을 뻗어 사진에 없는 한울이와 은별이의 손을 잡아준다.

혹시라도 두 사람의 사진이 없어서 섭섭해할까 봐서였다.

그 순간 한울이와 은별이는 화면 속에 자신들의 사진이 없어도 미소가 자신들의 손을 잡고 사진을 설명해주자 마치 함께 유치원을 다닌 듯 기뻐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덕배는 동생인 한울이를 촬영하며 훌쩍이기 시작한다.

“미소야······ 한울이 챙겨줘서 고마워.”

채상우와 이미리의 경우에는 아예 눈물을 흘려대고 있었고.

“미소같이 착한 애가 또 있을까요? 여보?”

“그래. 은별이가 너무 좋아하네.”

유진이 역시도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찍어내고 있었다.

자신의 하나뿐인 핏줄이 타인을 배려하는 착한 아이로 자라난 게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서였다.

“미소야 잘 커 줘서 고마워.”

그렇게 미소의 유치원 졸업식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 * *

사진 쇼 이후에는 아이들이 직접 인형 탈을 쓰고 하는 연극 ‘도깨비 친구들’을 공연하기 시작했다.

미소는 ‘도깨비 친구들’에서 ‘해님과 달님’ 역할이었다.

미소는 절반은 달님 의상 다른 절반은 해님 의상으로 된 옷을 입고선 1인 2역을 연기했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연기력을 가진 미소의 열연에 어린이 연극도 꽤 볼만했다.

그리고 한울이는 나무 1 역할을 맡았고 은별이는 돌 1 역할을 맡아서 연기했다.

이미 배역들이 예전에 다 정해진 터라 뒤늦게 합류한 한울이와 은별이가 할 수 있는 역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한울이와 은별이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해하며 역을 받아들였다.

한울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은 나무같이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다며 나무 1 역할을 선택했고 은별이는 돌처럼 아프지 않고 단단한 사람이 되겠다며 돌 1 역할을 선택했다.

남들의 눈에는 그저 단역 중 하나일지 몰라도 아이들에게는 나름 소중한 배역이었다.

씩씩하게 활기찬 연극을 끝낸 아이들이 학부모들을 향해 일제히 고개를 숙인다.

“수고했어! 미소야!”

“은진아 잘했어!”

“우리 동문이가 최고다!”

학부모들은 다들 자기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손뼉을 쳐댄다.

순간 난 이 유치원생이 아니라고 눈치를 보던 채상우와 이미리 그리고 최덕배를 대신해 외쳤다.

“우리 미소 은별이 한울이 셋 다 짱이다아~~!!”

순간 미소와 은별이 한울이가 탈을 쓰고 내 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댄다.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보자 그제야 덕배와 채상우 그리고 이미리도 똑같이 외치기 시작했다.

“우리 은별이가 최고다아아아!!”

“한울이도~~!!”

아이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다시 한번 깃들고 있었다.

그렇게 연극 행사가 끝나고 나니 오전 11시 30분이다.

이제부터는 ‘부모님과의 시간’이라고만 알려진 시간이다.

구체적으로 뭘 하는지 들은 적이 없기에 학부모들은 준비한 꽃다발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원장님이 웃으며 말한다.

“그러면 이번 ‘부모님과의 시간’은 아이들의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이 되겠습니다. 자 가장 먼저 정미소 어린이. 올라와서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를 읽으세요.”

“네~~!”

미소가 씩씩하게 일어나서 앞으로 나간다.

알고 보니 ‘부모님과의 시간’은 아이들이 직접 쓴 편지를 부모님께 읽어주는 시간이었다.

유진이가 고개를 갸웃한다.

“어? 미소가 언제 편지를 썼지?”

“왜? 유진이 너도 몰랐어?”

“예. 미소가 유치원에서 썼나 봐요.”

다른 부모들 역시 처음 듣는 듯 당황한 표정이다.

그때 앞으로 나간 미소는 원장선생님이 준비한 분홍색 편지 봉투를 받아 든다.

그리고는 씩씩한 목소리로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엄마에게!

엄마 덕분에 오늘 이렇게 유치원을 졸업할 수 있게 됐어요!

엄마가 아니었으면 난 이렇게 많은 친구도 못 사귀고 좋은 선생님도 못 만났을 거예요.

그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그리고 엄마.

나 키우느라고 힘들었죠?

난 그것도 모르고 어릴 때부터 엄마한테 늘 같이 있어 달라고 조르기만 했어요.

그래서 너무너무 미안해요.

내겐 엄마밖에 없어서 그랬어요.

그리고 천사님이 엄마도 데려갈까 봐 무서워서 그랬어요.

엄마가 맨날맨날 힘들게 일을 해야지 미소를 키울 수 있는 것도 모르고요.

그리고 엄마는 나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데 미소만 이렇게 행복해서 미안해요.

그러니까 미소가 얼른 커서 엄마한테 꼭 효도할게요.

그리고 꼭 행복하게 해 줄게요.

그러니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초등학교 가서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착한 딸이 될게요.

그리고 엄마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많이 엄마를 사랑할게요.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 미소 올림!

편지를 읽은 미소가 손을 배꼽에 모으고 유진이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 순간 유진이는 댐이 터진 듯 눈물을 주룩 쏟으며 답한다.

“아냐 미소야. 엄마 안 힘들었어······ 그리고 우리 미소가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데~ 미안 안 해도 돼 미소야. 엄마 지금 너무너무 행복해~~”

유진이가 행복하다며 미소에게 손 하트를 그린다.

그러자 미소가 햇살 같은 미소로 화답한다.

그 광경을 보자 학부모들 모두가 손뼉을 쳐주기 시작하고 있었다.

고등학생의 나이로 미소를 거두고 키운 유진이의 일화를 대한민국 사람 중에 모르는 이는 없기 때문이었다.

“미소 엄마. 고생했어.”

“유진 씨. 수고했어요.”

“미소 엄마. 미소 졸업 축하해요~”

“진짜 두 사람 다 수고했어요.”

유진이 눈물을 닦아내며 학부모들에게 답례 인사를 한다.

“감사합니다~”

짝짝짝.

감동의 물결이 퍼져 가는 그때였다.

한 사람당 한 장씩 편지를 읽는 줄 알았는데 원장선생님이 미소에게 편지지를 하나 더 내준다.

“그리고 미소가 읽을 편지 한 장이 더 있습니다. 꼭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또 한 분 있다네요.”

그렇다면 정인지 아주머니께 보내는 편지라고 생각했다.

아주머니는 친할머니처럼 늘 미소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는 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미소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이름이 나왔다.

-유노 삼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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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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