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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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6화

636. 오퍼 1

[진성 호텔 호텔 숙박객들 대상으로 시크릿 행사?]

[진성 호텔 호텔 숙박객들에게만 정유진과 이태풍 사인회 행사?]

[아닌 밤중에 벌어진 대기 행렬?]

[진성 호텔 정유진과 이태풍의 ‘THE 베스트’와 ‘THE 순수’ 시음회.]

‘이게 뭐야?’

마치 오늘 팝업 스토어가 진성 호텔에서 투숙객들만을 위한 행사라는 찌라시 성 기사들이 올라온다.

대체 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지 확인해 보자 연예계 관련 뉴스만 올리는 익명의 스타그램 계정 때문이었다.

[@ENT_jjirasi]

진성 호텔에 예약하면 줄 안 서도 정유진이랑 이태풍이랑 바로 사진 찍을 수 있다고 함.

(댓글)

-진짜야?

-진짜? 대박. 와 나 지금 삼성동인데 사인받으러 가야지.

-나 부모님한테 호텔 예약해드리고 내가 지금 가고 있음.

-나도. ㅋㅋㅋ

-난 와이프한테 가자고 꼬심.

팔로워가 50만이 넘는 연예계 관련 찌라시만을 골라 올리는 익명의 스타그램 계정 ENT_jjirasi가 이 사단에 근원이었다.

그리고 연예부 기자 중 오늘 ‘THE 베스트’ 행사에 오지 않은 기자들은 그 계정을 본 뒤 확인도 안 하고 써버렸고.

그래서 현재 굴렁쇠 엔터로 전화가 빗발치듯 걸려 온다고 한다.

호텔 예약을 하면 사인받을 수 있는 게 확실냐고 말이다.

하여간 찌라시가 이렇게나 무섭다.

오늘 행사는 그저 팝업 스터오러를 열어서 현장에 온 사람들에게 음료를 팔고 사진을 찍어주는 것뿐인데 말이다.

아무래도 해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저 멀리서 50대로 보이는 직원이 폰을 한 손에 쥐고 헐레벌떡 뛰어온다.

호텔 예약을 담당하는 이송윤 부장이다.

그는 곧장 진아람 이사에게 폰을 보여주고 말한다.

“호텔 예약이 이번 주말에 꽉 다 찼습니다. 이사님. 이거······ 아무래도 이 기사들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잠시만요. 이번 주말에 풀 북이 됐다고요?”

“예. 3년······ 만입니다.”

최근 호텔 사업들이 워낙 불황을 겪다 보니 대형 호텔인 진성 호텔도 그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주말 예약이 다 차지 못할 정도로.

그런데 지금 이순간 찌라시 기사로 인해 주말 예약이 다 찼다고 한다.

비록 오해로 인해 발생한 일이었지만 진성 호텔로서는 그냥 넘기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3년 만의 풀 부킹은 호텔로서는 쉽사리 넘길 수 없는 경사였기 때문이다.

“잠시만요.”

진아람 이사가 들뜬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정 실장님. 우리 협상 하나 하실래요?”

난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유진이와 이태풍의 인기가 이 정도라는 걸 확인했으니 협상의 키는 내 쪽으로 넘어왔으니까 말이다.

“얼마나 주시려고요?”

순간 진아람 이사가 똑 부러지게 답한다.

“통상 주말 행사비의 2배를 드릴게요. 저희가 주말에 S급을 상대로는 2천까지 드리니까 오전 오후 해서 5천까지 맞춰드릴게요.”

난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유진이랑 미소 이태풍은 모두 따로 계산하시는 거 아시죠?”

“당연하죠!”

“기한은요?”

“다음 주나 다다음 주 주말 이틀간이요. 스케줄 확인하고 답변 주시면 일정 잡을게요.”

“2주 뒤나 3주 뒤 주말 어디든 괜찮습니다.”

“콜~”

1일 5천만 원.

이틀이면 무려 1억짜리 행사비를 챙길 수가 있었다.

에브리데이가 오늘 하루 행복한 일들만 있을 거라더니 과연 틀린 말이 아니었다.

진아람 이사는 다급히 이송윤 부장에게 말한다.

“호텔 홈페이지 스타그램에 공지 띄워요. ‘오해의 여지가 있었지만 우리 진성 호텔은 고객님들이 니즈를 최우선시한다. 그래서 별도로 정유진&정미소&이태풍 과 함께 하는 주말 사인회 패키지 상품을 곧 판매할 테니 그때 구매를 해달라.’고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예약하신 분들은 해당 상품에 예약 우선권을 드린다고 하세요. 그러면 쉽사리 예약 취소가 안 일어날 거예요. 그리고 오해로 예약하신 분들은 이번에 내일 체크인 전까지는 취소비용 없이 예약 취소 가능하다고 해 주시고요.”

“예!”

“마지막으로 유진씨와 이태풍씨는 우리 진성 호텔의 광고 모델이에요. 그 점 분명히 알리고 내일 당장 진성 호텔 CF는 3배로 늘리라고 하세요. 아 홍보 이사한테는 연락해서 당장 이곳으로 오라고 하고 지금 호텔에 있는 카메라 가지고 와서 현장 사진 잔뜩 찍으라고 하시고요.”

이송윤 부장의 걱정 어린 얼굴에 미소가 깃든다.

오늘 예약자들도 놓치지 않고 이 와중에 진성호텔을 알리려는 진아람 이사의 판단들에 감탄한 것이었다.

어린 나이로 대표 대행을 맡은 진아람 이사가 얼마나 호텔을 잘 운영할까 하는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진아람 이사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것을 보자 신뢰를 보여주고 있었다.

“즉시 처리하겠습니다!”

이송윤 부장을 올 때 와는 달리 경쾌한 발걸음으로 돌아간다.

진아람 이사가 한숨을 내쉬며 씨익 웃는다.

“유진씨랑 태풍씨가 우리 진성 호텔의 얼굴이라는 걸 알릴 좋은 기회도 되었는데요?”

순간 진성준 대표 역시 그날 ‘THE 베스트’와 ‘THE 순수’를 판촉 행사 물로 제공하겠다며 진아람 이사에게 말한다.

“전 투숙객에게 각각 3병씩 무료 제공할게.”

그때였다.

진아람 이사가 얼굴에 짙은 미소를 띤다.

“어머~? 오빠. 공짜로 판촉물을 끼워 넣으려고?”

“으······ 응?”

“이보세요 진성식품 대표님. 판촉 행사를 하고 싶으면 돈을 내놓으셔야죠.”

“자 잠깐만. 설마······ 돈 받으려고?”

“응. 행사비 하루에 1억씩이야. 돈 안 주면 그날 진성 호텔에 있는 ‘THE 베스트’와 ‘THE 순수’는 싹 다 치우라고 할 거야.”

진아람 이사는 자신의 오빠에게 홍보비용을 뜯어낼 작정인 것이었다.

매번 느끼지만 사업상에서 진아람 이사의 수완은 상상 이상이었다.

“내가 졌다. 오케이 콜!”

결국 진성준 대표는 주말 동안 2억을 주고 음료수도 제공해야 했고 진아람 이사는 미소의 행사비만 감당하면 되는 계약이 맺어져 버렸다.

이후 난 김미혜 대리에게 전화해서 기사는 찌라시지만 호텔에서 사죄의 의미로 별도 행사를 열 것이라는 걸 알리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정신없지만 기쁜 소식이 연달아 이어지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 * *

“끝~~!”

원래 예상한 시간보다 40분이나 넘겨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10시 40분.

유진이와 미소 그리고 이태풍과 고재수는 진땀으로 젖어 있었다.

미소가 이마를 닦으며 말한다.

“엄마. 나 땀에 흠뻑 젖었어!”

“미소야 엄마도 그래.”

그 순간 진아람 이사가 다급히 말한다.

“스위트룸 비워뒀으니까 거기서 씻으세요. 방은 주말까지 쓰셔도 되고요.”

유진이가 미소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인다.

“감사합니다. 근데 저흰 씻고 바로 갈 거예요.”

“아. 예. 편하신 대로 하세요.”

잠시 후.

12시에 근처 LT 시네마 삼성점에서 <지리산> 개봉 행사가 있었기에 난 일행들을 재촉하며 말했다.

“그러면 저희는 먼저 좀 움직이겠습니다.”

그때 진성준 대표가 말한다.

“아 저도 여기 정리하고 삼성동으로 가겠습니다.”

“예. 이따가 뵙겠습니다.”

진성준 대표와도 인사를 하고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로 가는 동안 유진이가 말한다.

“오빠. 저흰 씻고 바로 돌아갈래요.”

“왜? 호텔에서 안 자고. 최고급 스위트룸이잖아.”

유진이와 미소가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호텔보다는 집이 좋아요.”

“응! 삼촌. 난 우리 집이 스위트룸이에요.”

미소는 정인지 아주머니가 있고 가족들이 머무는 3층 집이 더 좋다고 말한다.

실은 나도 그렇지.

늘 밖으로 돌아다니는 매니저에게 가장 내게도 가장 좋은 곳은 바로 내 집이었다.

“그래. 알았어. 그러면 데려다줄게.”

난 정상봉에게 이대호 매니저와 함께 먼저 LT 시네마로 향하라고 말했다.

“예. 실장님.”

그렇게 우리 일행은 모두 호텔 스위트룸으로 들어가 샤워를 마쳤다.

그리고 이태풍과 고재수는 LT 시네마로.

그리고 난 유진이와 미소를 데리고 천호동 집으로 향했다.

* * *

LT 시네마 삼성점.

난 유진이와 미소를 내려다 주고 관계자 대기실로 향했다.

먼저 온 이태풍과 고재수는 제대로 꾸며 입고 있었다.

제이슨 조가 특별히 신경 쓴 의상을 입은 두 사람은 전문 모델이 부럽지 않을 슈트 핏을 하고 있다.

“그사이에 이렇게 변했습니까? 이야~ 오늘따라 멋짐이 과한 거 아닙니까?”

두 사람도 반갑게 웃으며 말한다.

“형님도 멋집니다.”

“슈트 빨은 실장님이 제일 좋으시잖습니까?”

두 사람이 늘 정장을 입고 다니는 내가 더 낫다며 칭찬을 해댄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인사를 마치고 나자 대기실 테이블에 놓인 ‘THE 베스트’ 커피 3종이 보인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에스프레소 스타일로 275ml 짜리로 된 RTD 커피였다.

순간 아까 팝업 스토어에서 하지 못했던 일이 떠오른다.

“이 기회에 아까 못 찍은 공식 스타그램용 사진이나 찍죠. 두 사람 포즈 좀 잡아봐요.”

호텔에서는 오자마자 판매와 행사에 나선 터라 정작 우리 회사 스타그램용 공식 사진을 못 찍었다.

“예!”

순간 이태풍이 겉옷을 벗어 어깨에 걸친 뒤 ‘THE 베스트 – 아메리카노’를 입에 가져다 댄다.

마치 모닝커피 한잔하며 출근하는 직장인 같은 모습이다.

다비드상을 떠올리게 하는 이태풍의 또렷한 이목구비는 말 그대로 반칙이었다.

무슨 포즈를 잡아도 그림이 나오다니!

그리고 고재수는 다리를 꼰 채 ‘THE 베스트 – 에스프레소’를 들고 사색에 잠긴 표정을 짓는다.

마치 재판을 앞둔 로펌의 변호사같이 말이다.

“오케이~ 재수 씨도 포즈 좋고. 한 번 더. 이번에는 둘 다 다른 포즈 부탁해요.”

두 사람은 내가 요구하는 대로 여러 개의 포즈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각각 10장씩의 사진을 찍은 뒤 스타그램에 업로드를 마쳤다.

이태풍이 포즈를 풀더니 웃음을 짓는다.

“아 맞다. 형. 아까 진성준 대표님이 잠깐 들르셨는데 커피 판매량이 장난이 아니라던데 들으셨어요?”

“아냐. 아직. 이따가 뵙기로 했으니까 그때 듣지 뭐.”

오늘 <지리산> 개봉일에 맞춰 ‘THE 베스트’의 CF도 방송을 타기 시작했다.

커피 판매량의 매출 1.2%를 내가 받게 되는 계약을 맺었기에 나도 꽤 관심이 간다.

만약 하루 1억 원어치만 팔린다고 해도 내 앞으로 매일 120만이라는 거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은 오늘 무대 행사가 더 중요했다.

“두 사람. 무대 인사 오늘 돌고 이따가 잠실 쪽에도 가봐야 합니다.”

“예~”

그때였다.

달칵.

대기실의 문이 열리며 본부장으로 승진한 LT 엔터의 이은주가 들어온다.

“정 실장님. 객석 상황 들으셨어요?”

“아뇨. 아직은요. 대기실로 바로 와서요. 근데 얼굴 보니까 좋은가 보네요?”

이은주 본부장이 씨익 웃는다.

“오늘 전 석 매진! 거기다가 주말까지 쭉 전 석 매진! 풀이에요 풀! 당장 상영관 더 늘려야겠어요.”

LT 시네마에서만 상영관을 600관 잡아 놓았다.

CK 시네마에서는 400관 중소 상영관 200관 해서 총 1200관을 잡아 놓았는데 전석 매진이 뜬 터라 무려 1500관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현재 이태풍과 고재수의 스타그램 팔로워를 인증하면 팝콘 세트를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중이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어제까지 그 정도 반응은 아니었잖아요?”

“아 못 들으셨구나. 진성준 대표님이 힘 좀 쓰셨어요.”

“네?”

“이것 좀 보세요. 오시기 한 시간 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날리시더라고요.”

이은주 본부장이 태블릿을 보여준다.

태블릿에는 진성식품에서 새로 런칭한 JS.FOOD란 앱이 떠 있었다.

그 앱 광고 밑에는 [‘THE 베스트’ 1박스 구매자 전원에게 <지리산> 예매 20% 할인 기프티콘 발송]이라고 된 문구가 있었다.

진성식품은 ‘THE 순수’를 판매할 때 유진이와 미소의 사진으로 판매량을 늘리다 보니 거기에 착안해서 이번에는 영화 할인권을 발송한다고 했단다.

진성준 대표는 내게 감사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었다.

에브리데이가 말한 대로 오늘 하루 고생한 보람이 넘쳐나고 있었다.

“진 대표님이 돈 좀 쓰셨겠는데요?”

“예. 대신에 커피 판매량이 급등했으니 타깃 광고 제대로 한 거죠. 아무튼 지금 저희 대표님이랑 두 분이 만나고 계신데 영화와 커피가 서로를 견인한다며 즐거워들 하시는 중이에요.”

돌아가는 상황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인사를 하러 가야겠다.

“두 분 지금 어디 계세요?”

“아 1관 상영관 근처에 계세요. 안 그래도 지금 정 실장님 오시는 대로 모셔오라고 하셨는데 제가 깜빡했네요. 꼭 하실 이야기가 있으시대요.”

“알겠습니다.”

난 정상봉에게 이태풍과 고재수를 맡긴 후 대기실을 나섰다.

밤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좋은 소식들이 이어지다 보니 발걸음이 경쾌했다.

* * *

LT 엔터 신종기 대표와 진성식품 진성준 대표를 만나러 가는 도중 상영관의 티켓 매표소 스크린이 눈에 들어왔다.

삼성동 LT 시네마 상영관의 80%가 모조리 <지리산>을 상영 중이라는 정보가 떠 있다.

그런데 밤 12시에 시작하는 심야 상영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모두 빨간 불로 [매진]이라고 적혀 있다.

눈으로 직접 목격하니 가슴이 설렌다.

이번 영화도 <경계 너머로>처럼 천만 관객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때 날 발견한 두 대표가 손을 흔든다.

“여! 정 실장! 여기!”

그런데 인사를 하려는 순간 두 사람의 곁에 서 있는 두 남자에게로 눈이 돌아갔다.

‘저 사람들이 여긴 왜 왔지?’

한 명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 사 중 하나인 ‘21세기 울프 필름 코퍼레이션’의 부사장으로 아시아를 총괄하는 거물 리처드 케인이다.

올해 55살인 그는 2년 뒤 울프사의 공동 대표 중 한 명으로 승진하게 되는 거물로서 할리우드와 아시아 영화계에서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인물이다.

화연 미디어그룹의 장웨이 회장도 함부로 못 할 정도로 말이다.

다만 그러다 보니 상당히 오만하고 독선적인 성격이었다.

그런데 내가 더 놀란 건 그의 곁에 있는 젊은 남자였다.

제임스 킹 감독.

그는 할아버지가 한국 전쟁에 참여한 유공자 손자이자 주한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리고 앞으로 5년 뒤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손꼽히게 되는 거물이 된다.

현재 33살의 그는 신인 감독으로서 ‘한국 전쟁’의 이야기를 다룬 라는 작품을 기획 중이다.

그리고 그 는 세계적으로 대흥행하면서 미국에선 ‘잊혀진 전쟁’이라 불리던 한국 전쟁을 세계에 알리게 된다.

다만 지금은 메이저 영화사에 좌지우지되는 신예 감독일 뿐이다.

회귀 전에 두 사람을 직접 만난 터라 그들에 대해 훤히 알고 있었지만 일단은 아는 체를 하지 않고 신종기 대표와 진성준 대표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신 대표님. 진 대표님. 이벤트 이야기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일단 이쪽이랑 인사하지. 여긴 21세기 울프 사의 부사장이시자 아시아를 총괄하는 리처드 케인일세.”

신종기 대표가 리처드 케인을 가리키며 소개한다.

그러자 리처드 케인이 어색한 한국말로 인사를 해 왔다.

“미스터 정? 나는 리처드. 당신 이야기 많이 들었다!”

그는 손을 내밀며 거만하게 날 내려다본다.

회귀 전 첫 만남에서도 시가를 물고 뻐끔거리며 아랫사람을 쳐다보듯 보더니 여전히 크게 변한 게 없다.

차이라면 그땐 앉아서 손을 내밀었다는 거고 지금은 서서 손을 내밀었다는 것뿐.

하지만 난 괜히 각을 세우지 않고 손을 맞잡으며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

“반갑습니다. 울프사에서 입지전적인 성공을 거둔 리처드의 이름은 저도 익히 들었습니다. 꼭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

워낙 자신을 띄워주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보니 대번에 리처드 케인의 얼굴이 밝아진다.

“오! 그런가? 하하하. 영어도 되고 날 안다니 대화하기 편하겠군. 신 대표한테 말 많이 들었지. 그쪽이 배우 이태풍의 매니저라면서?”

“예. 제가 태풍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허허. 그래. 내일 이태풍이 시네마 콘퍼런스에 참석을 안 한다고 해서 이렇게 직접 찾아왔네.”

내일은 진성 호텔&리조트에서 [아시아 시네마 콘퍼런스]가 벌어진다.

진아람 이사는 진성 호텔&리조트의 광고 모델이 된 유진이와 이태풍을 초청했었다.

하지만 유진이는 현장 촬영 때문에 이태풍은 영화 개봉 행사들 때문에 참석 불가를 통보해놓았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 않자 리처드 케인은 이태풍을 보기 위해 직접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성격을 생각하면 우릴 불렀으면 불렀지 이런 곳까지 직접 찾아올 리가 없다.

힐끗 보니 아마도 로열패밀리인 신종기 대표가 다리를 놓은 것 같다.

현재 <지리산>의 아시아 배급권을 놓고 여러 영화사와 협상 중이기 때문에 얼마나 <지리산>이 흥행하고 있는지 알려주려고 말이다.

그렇다면 나도 호흡을 맞춰줘야지.

난 전석 매진이라는 표시가 뜬 LT 시네마의 전광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보시다시피 영화가 매진 사태라서 팬들에게 전국 무대 인사를 돌아야 해서요.”

“오우~ 봤어. 제법이더군. 아 맞다. 그리고 여기랑 인사부터 하지.”

리처드 케인이 옆에 있는 제임스 킹 감독을 가리킨다.

“여긴 전도유망한 신예 감독 제임스 킹이네.”

제임스 킹 감독이 웃으며 악수를 해 왔다.

“반갑습니다. 제임스 킹입니다. 편하게 제임스라고 불러주십시오.”

그는 주한 미군 출신의 아버지와 한국인 엄마를 가진 혼혈이다 보니 한국말을 꽤 능숙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엄마를 닮아 얼핏 보면 백인보다는 동양인에 가까운 외모였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임스 감독님.”

그렇게 간단한 인사를 마치자 리처드 케인이 날 보며 오늘 온 목적을 말한다.

“최근 이 친구가 한국 전쟁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썼는데 시나리오상 한국인 조연이 필요해. 한국에서도 티켓이 좀 팔릴만한 배우로.”

리처드 케인은 기분 나쁘게 엄지와 검지로 돈을 세는 듯한 포즈를 취한다.

다만 의 한국 쪽 주요 조연인 ‘최일선’ 역할은 워낙 배역도 좋고 할리우드 진출을 할 기회이기도 했다.

어느 나라든지 자국에서 이름 좀 얻었다는 배우들이 할리우드 진출에 목을 맨다는 건 미국 제작자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보니 리처드 케인은 거만함을 지우지 않고 있었다.

“한국인 조연이라면 누굴 생각하시는 겁니까?”

리처드 케인이 당연한 걸 묻는다며 답한다.

“당연히 이태풍이지. 그 말고 남자 배우 중에서 티켓 파워 가진 사람 별로 없잖아. 그리고 출연료는 300만 달러로 측정했어. 조연치고는 맥스치로 주는 거야.”

300만 달러.

오늘 환율로 33억가량 되는 거액으로 이 정도 출연료는 한국 영화에 받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거래를 제한한 리처드 케인 부사장도 곁에서 바라보는 이들도 모두가 당연히 이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 보고 있었다.

이젠 이태풍도 할리우드에 진출할 때가 되었다며 말이다.

하지만 회귀한 난 이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이 세상에서 나만이

지금부터 일어날 일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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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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