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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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5화

635. 실종 그 후의 이야기 2

[안정해 감독 : 지금 반장님 병문안 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다 들었습니다. 저기 이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좀 그런데······ 실장님. 오늘 이야기. ‘실종2 – 그 후의 이야기’로 좀 써도 되겠습니까?]

오늘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싶다는 제안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장르가 달라졌지만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다니.

냉큼 대답하고 싶었지만 내가 대답할 이야기는 아니었다.

이 이야기에는 박동준 반장과 이수연의 허락이 필요했으니까.

그런데 그때 안정해 감독이 다시 한번 까톡을 보내온다.

[안정해 감독 : 아 그리고 반장님이랑 수연씨한테는 허락받았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내친김에 주연은 정 실장님이 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이 영화 수익은 다른 실종자 가족들한테 최대한 많이 돌아가게 할 생각이고요. 어떻습니까?]

두 사람에게 벌써 허락을 받다니 참 빠르다 싶었다.

그나저나 내가 주연이라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영화의 주연을 맡을 순 없었다.

난 연예인이 아닌 매니저였으니까.

[정윤호 실장 : 태풍이가 주연이면 모를까 전 힘들 것 같습니다. 대신에 까메오라면 괜찮습니다.]

그 즉시 대답이 돌아온다.

[안정해 감독 : 크흐~ 아쉽네요. 그래도 까메오 출연은 약속하신 겁니다?]

난 피식 웃으며 답했다.

[정윤호 실장 : 까메오라면 얼마든지요.]

그렇게 <실종2 – 그날의 이야기>는 장르를 바꿔 <실종2 – 그 후의 이야기>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제 유진이와 미소에게 해줄 이야기가 생겼다.

덕분에 샤워하는 동안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있었다.

* * *

샤워를 마친 뒤 몸을 말리고 속옷을 입었다.

그리고는 곧장 이수연에게 전화를 걸어서 안정해 감독이 말한 이야기가 맞는지를 물었다.

안정해 감독은 이수연과 박동준 반장은 영화 수익으로 실종자의 가족들에 대한 심리 치료비를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오케이를 했다고 답한다.

이준성과 이준성의 아버지도 오케이를 했고 남은 건 이제 이수찬과 머리를 맞고 납치된 흥신소 직원뿐이라고 한다.

안정해 감독의 추진력은 나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런데 전화를 하던 이수연이 자신만이 알고 있던 최성현 경위와의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최성현 경위를 왜 용서했는지도 말이다.

덕분에 난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갖고선 머리를 말리면서 화장실을 나왔다.

벌컥.

문을 열고 나오자 유진이와 미소가 화장실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다.

눈을 초롱초롱하게 뜬 채로 말이다.

“유진아 미소야. 나중이라는 게······ 설마 샤워 끝나고 나서 바로 말하는 거였어?”

유진이와 미소가 배시시 웃는다.

“당연하죠~ 오빠.”

“네 삼촌!!”

두 사람은 말을 해 줄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것 같았기에 결국 안정해 감독과 이수연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말해줬다.

“수연씨가 말하는데 최성현 경위가 자기한테는 진심으로 잘 해줬었대. 그래서 그가 저지른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할 수 없다고 그러더라. 안정해 감독님이 그래서 그걸 영화로 만들 거라시고.”

이수연은 최성현 경위가 겉으로 감정 연기를 하는 걸 어느 정도는 알고도 있었다고 한다.

최성현 경위가 연기를 잘했다고 하더라도 사귀고 있는 사이를 완벽히 속일 수는 없었던 것이었다.

처음엔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지만 때때로 최성현 경위가 진짜 감정을 표현하는 적이 있었다고 한다.

가령 납치 트라우마 때문에 바깥으로 외출을 잘하지 못하는 자신을 위해 사진을 찍어다 주고 맛있는 걸 사 오고 보통 사람은 하지도 못할 노력을 했었다면서 말이다.

게다가 점점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최성현 경위가 마음을 여는 시간이 늘어났었다고 한다.

즉 박동준 반장이 최성현 경위를 설득하기 전에 최성현 경위의 닫힌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바로 이수연에 의해서.

그 이야기를 전해주자 유진이와 미소가 감탄사를 내뱉는다.

“우와와와와~”

“우와와~”

“이거 완전 특급 비밀이었는데 둘한테만 말해주는 거야. 그러니까 알려지면 안 돼. 알았지? 시놉시스 새어나가면 영화 안 만들어진다?”

순간 유진이와 미소가 서로를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입을 가린다.

“미소야 쉿!”

“응 엄마. 쉿!”

두 사람이 두근두근하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잡고 발을 동동 굴린다.

그때 미소는 한껏 들떠 묻는다.

“삼촌. 사랑의 힘으로~ 변한 거예요? 맞죠? 그쵸?”

파워터프걸의 애니메이션에서는 사랑의 힘으로 꽤 많은 걸 해결한다.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현실이 이뤄진 게 아니냐며 미소가 묻는다.

잔뜩 기대하는 표정을 보니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뭐 틀린 말도 아니고.

“그 그러게?”

미소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엄마를 쳐다본다.

“엄마. 엄마! 나 실종 2도 출연하면 안 돼?”

“응? 미소가?”

“응! 나 실종 2에도 나가고 싶어. 엄마도 나가자~”

유진이가 반달눈을 하며 말한다.

“으흠. 그러면 내가 수연씨 역할 하면 되겠네. 근데 우리 미소는 무슨 역할을 하지?”

순간 미소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오늘 내가 말해 준 이야기 중에서 여자아이가 맡을 역은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 이야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어? 난 뭐하지? 지나가는 슈퍼 꼬맹이 일? 아니면 보육원에 있는 동생 일? 아니면······ 히잉~ 나 배역 없어. 나도 나가고 싶은데!”

미소가 섭섭해하면서 발을 동동 구른다.

안절부절못하면서 미간을 찌푸리는 미소를 보자 괜한 웃음이 나왔다.

해결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소야 실종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영화잖아. 이준성 역할을 우리 미소가 맡으면 되지? 남자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로 바꿀 수 없냐고 감독님한테 물어볼게.”

미소가 눈을 깜빡거린다.

그리고는 한껏 들뜬 얼굴을 하고선 내 팔을 부여잡았다.

“아싸!! 그러면 아빠 역할은 누가 해요? 유노 삼촌? 삼촌이 할 거예요?”

그러고 보니 이준성의 아빠 역도 나와야 하겠군.

“감독님한테 까메오로 출연한다고 했으니까 그 역을 맡을 수 있는지 물어볼게.”

“진짜요?”

“응. 대신에 감독님이 허락하셔야 해.”

그때였다.

미소가 뜬금없이 내게 말한다.

“삼촌. 우리 오디션 동영상 찍어서 감독님한테 보내 줘요. 그러면 감독님이 오케이 할 거예요.”

“오디션 동영상을? 대본도 없는데?”

“응! 지금요! 준성이랑 준성이 아빠랑 만나는 장면을 찍어요!”

하긴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대본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유진이도 신이 났는지 폰을 꺼내 들었다.

“오빠. 제가 동영상 찍을게요.”

“아니. 대사도 없는데 오디션 연습을 하면 어떻게 하자고?”

“적당히 하면 되죠. 그냥 오빠는 미소한테 맞춰주면 돼요.”

졸지에 연기를 하라니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그때였다.

미소가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한다.

‘벌써?’

미소는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천천히 내게로 걸어온다.

그리고는 내 품에 풀짝 안겨든다.

“아빠~ 가지~ 마아~”

내 품에 안긴 미소가 훌쩍이며 옷을 꼭 쥔다.

절대로 놓치기 싫다는 듯 미소의 작은 손아귀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그저 연습일 뿐인데 나도 모르게 미소에게 감정이 동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연기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난 무릎을 꿇은 뒤 품 안에 있는 미소를 꼭 안고서 떨리는 목소리로 감정을 쏟아내었다.

“그래. 우리 딸······ 아빠가······ 아빠가······ 절대로······ 안 떠날게.”

그때였다.

미소가 품 안에서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린다.

눈물범벅인 얼굴을 한 미소가 빙그레 웃는다.

“약······ 속?”

난 손을 뻗어 미소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미소의 눈물을 걷어낼 때마다 미소와 내가 가진 과거의 아픈 기억도 조금씩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그래. 약속.”

그 순간 미소가 배시시 웃는다.

햇살 같은 미소가 어리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가만히 미소를 보던 난 촬영이 끝난 것 같아 곁을 쳐다봤다.

폰으로 촬영하는 유진이가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회귀 전 봤던 것과 달리 유진이는 참 눈물이 많이 흘린다.

그때엔 어떻게 그 눈물 한 번을 제대로 못 봤을지 모르겠다.

하긴 생각해보면 어린 미소를 홀로 지키느라 눈물을 흘릴 여유도 힘도 없던 거겠지.

지금은 내가 있어 눈물을 흘릴 여유를 찾은 것일 테고.

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유진이를 향해 싱긋 웃음을 지었다.

“유진아. 촬영 다 한 거 아냐?”

유진이가 눈물을 닦으며 대답한다.

“컷! 오케이~ 최고예요 최고! 오빠 진짜 연기해도 되겠는데요?”

“내가 연기는 무슨.”

난 손사래를 치며 안정해 감독에게 줄 오디션 영상을 마무리 지었다.

* * *

미소를 품에서 떼어놓은 뒤 안정해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정 실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실종 2의 영화 만들면 유진이랑 미소도 다 출연한다네요.”

-저 정말입니까?

“예. 실종 2는 수연씨랑 성현씨가 주인공인 거 같은데 그 수연씨 역을 유진이가 맡겠다네요.”

-맞습니다! 그리고 유진씨가 수연씨를 맡으면 저야말로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아참.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 잘 찍을 자신 있습니다.

회귀 전 안정해 감독은 <인연(因緣)>이라는 작품을 찍은 적이 있었다.

<인연(因緣)>은 불치의 병에 걸린 한 남자가 연인에게 버림받고 호스피스 병원 영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똑같이 불치에 병에 걸려 연인에게 버림받은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1년 남은 수명을 아껴 사랑하는 영화였다.

안정해 감독은 사회 고발 물만큼이나 인간의 감정과 사랑 이야기를 잘 다루기 때문에 <인연(因緣)>은 무려 800만 명의 관객이 들어오며 대흥행을 한다.

“감독님 실력은 믿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예. 말씀하십시오.

“미소를 이준성 아역으로 해도 될까요? 그리고 전 이준성의 아빠 역으로요. 미소가 오디션 동영상을 찍자고 해서 찍은 영상이 있는데 한번 보시고 말씀해 주십시오.”

감독의 구상과 다를까 봐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나 안정해 감독이 흔쾌히 말한다.

-이준성을 여자아이로 바꾸는 건 문제가 없는데 그보다 미소 연기랑 실장님 연기가 궁금하네요. 영상은 지금 바로 보여주시겠습니까?

난 알겠다고 말한 뒤 유진이에게 받은 영상을 전송했다.

잠시 후.

-이야~~ 잘 나왔는데요? 진짜 부녀 사이같이 감정이 찐하게 잘 나왔네요. 실장님. 연기해보신 적 없는 거 맞습니까? 이거 까메오로 쓰기 아까운데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주연은 하실 생각이······.

“없습니다.”

-하하하. 예.

안정해 감독은 내 예상보다 좋아하고 있었다.

-하여간 이 정도면 제가 부탁드려야겠네요. 말씀하신 대로 하시죠.

“감사합니다!”

-감사는 제가 더 드려야죠. 그러면 다음 주 대본 리딩 때 뵙고 이야기하시죠.

“예.”

그렇게 전화를 끊은 난 미소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순간 미소와 유진이가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난 방방 뛰는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말했다.

“나 이제 밥 좀 먹고 갈게.”

잠시 후.

오후 7시부터 LT 시네마 삼성점 바로 근처에 있는 진성 호텔 삼성점 1층에선 ‘THE 베스트’ 커피를 런칭하면서 동시에 팝업 스토어를 연다.

호텔 1층 로비 쪽에 임시로 팝업 스토어를 만드는데 그곳에서 ‘THE 베스트’ 3종 커피를 팔게 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난 거기서 일일 아르바이트로 하기로 되어 있다.

‘THE 베스트’의 광고 모델 이태풍과 고재수는 밤12시에 <지리산> 영화가 근처 LT 시네마 삼성점에서 개봉일 행사에 참석하기 전에 잠깐 들려서 판매를 도울 거고.

그런데 그때 유진이가 말한다.

“오빠. 그러면 저도 가서 도울게요.”

“응? 네가?”

미소도 손을 번쩍 들고 답한다.

“삼촌 나도 도울 거예요!”

괜찮다고 말했지만 두 사람은 혼자 보낼 생각이 없다고 한다.

오늘 아침 과천에 가서 고생한 탓에 걱정을 끼친 탓이다.

어쩔 수 없지.

“그래. 그러면 상봉이가 사 온 김밥 먹고 바로 가자. 6시 50분까지는 도착해야 해.”

“네~~”

난 정상봉이 사 온 김밥을 같이 나눠 먹은 뒤 다 같이 진성 호텔로 향했다.

* * *

진성 호텔 삼성점 1층.

유진이와 미소를 데리고 정상봉과 함께 도착했다.

현재 시각은 오후 6시 45분.

진성호텔 연회장에서는 기자들이 참석한 ‘THE 베스트’의 런칭 행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잠시 후 7시에 행사가 끝나는데 ‘THE 베스트’ 팝업 스토어는 그때부터 3시간 동안 열린다.

난 그 팝업 스토어에서 바리스타 정장을 입고 ‘THE 베스트’ 커피를 팔아야 했고.

현재 진성준 대표는 연회장 안에서 행사 중이었기에 진성 호텔&리조트의 대표대행인 진아람 이사가 우릴 반긴다.

진아람 이사는 생각지도 못하게 유진이와 미소도 나타나자 깜짝 놀란 눈치였다.

“두 사람이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이사님. 저희 아르바이트하러 왔어요.”

“이거 너무 좋은데······ 아르바이트비를 얼마나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유진이가 씨익 웃는다.

“알아서 챙겨주세요. 호호.”

진아람 이사가 유진이의 미소를 보고 몸을 부르르 떤다.

“왠지 그 말이 더 무서운데요?”

“아녜요~”

아니긴.

각종 아르바이트를 잔뜩 한 유진이는 협상의 달인이다.

“이따가 오빠 나오면 왕창 뜯어내세요.”

“옆에서 바람잡이 해 주시면 20% 챙겨 드릴게요. 콜~?”

순간 진아람 이사가 그것 보라며 키득키득 웃는다.

“내가 이러실 줄 알았어~ 알았어요 콜!”

그렇게 장난스러운 협상을 마친 뒤 진아람 이사가 말한다.

“잠시 후 7시에 대연회장에서 기자들이 나올 거예요. 그러면 우선 기자들 대상으로 사진 좀 찍고 판매하시면 돼요. 호텔 직원이랑 투숙객들에게도 말해뒀으니까 그분들도 내려올 거고요. 사실 특별히 할 건 없고 바리스타 옷을 입고 제품을 나눠만 주세요. 결제는 저희 직원들이 할 테니까 안심하시고요.”

유진이와 미소가 팔을 걷는다.

“옷 어디서 갈아입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난 그때 앞서는 진아람 이사에게 물었다.

“혹시 미소가 입을 바리스타 정장 옷은 있습니까?”

“네. 곰돌이 마스코트에 입힐 옷을 한 벌 만들어뒀는데 그거 입히면 될 거 같아요.”

‘THE 베스트’를 홍보 마스코트 곰돌이 인형이 마침 미소의 키만하단다.

“잘됐네요.”

그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따가 유진이가 광고하는 ‘THE 순수’도 옆에서 파는 게 어떨까요?”

진아람 이사가 씩하고 웃는다.

“오빠가 좋아하겠는데요?”

“바람잡이 역할 톡톡히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맡겨만 주세요! 우리 오빠 지갑 한번 탈탈 털어보시죠.”

그렇게 대화를 나눈 우린 옷을 갈아입기 위해서 탈의실로 향했다.

* * *

바리스타 정장을 빠르게 갈아입고 팝업 스토어의 테이블에 섰다.

진성호텔 1층에 마련된 20평 정도의 공간에는 커피머신과 함께‘THE 베스트’ RTD 커피가 잔뜩 쌓여 있었다.

그리고 긴 테이블엔 나와 정상봉 그리고 호텔 직원 다섯 명이 서 있었다.

그때 탈의실에서 유진이와 미소가 바리스타 정장 옷을 입고 나온다.

“와~ 예쁘다.”

유진이와 미소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두 사람이 으쓱거린다.

아직 시간이 남은 터라 호텔 직원들은 저마다 폰을 꺼내 두 사람의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유진이와 미소는 서로 웃으며 잠시 후 판매해야 하는 ‘THE 베스트’ 커피 3종 세트를 얼굴 옆에 대고 미소를 짓는다.

마치 자신들이 광고 모델이 된 것처럼 말이다.

찰칵찰칵.

직원들은 돌아가며 유진이와 미소와 사진을 함께 찍기 시작하고 있었다.

잠시 후.

7시가 되었다.

연회장의 문이 열린다.

‘THE 베스트’ 런칭 쇼에 참석했던 기자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온다.

우린 그런 기자들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THE 베스트’ 커피 시음합니다. 판매도 하고 있어요~”

“시음하고 판매도 하고 있어요~”

순간 기자들이 일제히 멈춰 선다.

“이 이게 뭐야?”

“정유진이 여기 왜 있어?”

“미소도······ 있는데?”

“야······ 사진 찍어. 사진!”

기자들이 카메라를 꺼내며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놀란 경호원들이 기자들을 말린다.

“밀지 마세요. 시간 넉넉히 있습니다.”

기자들이 코웃음을 치며 말한다.

“시간? 웃기는 소리 하지 마. 그게 있을 거 같아?”

“그게 무슨······.”

그때였다.

로비 한쪽 끝 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뭐지? 뭐지?”

출구 쪽에 있던 경호원 한 명이 급히 뛰어온다.

“이사님. 일반인 팬들이 왔다는데요?”

“어떻게요?”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하여간 로비 쪽에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호텔 로비로 팬들이 들이닥치고 있었다.

다들 한 손에는 사인지와 다른 한 손에는 펜을 들고 있다.

기자들이 놀란 우리를 보고 답답하다는 듯 말한다.

“당연히 스타그램 같은 데 사진 올렸으니까 그렇겠지. 그나저나 경호 팀장님. 쟤들 좀 막아줘요. 기자들이 먼저 인터뷰 기사 좀 따게요. 예?”

“아. 예. 에.”

경호 팀장이 즉시 차단선을 펼친다.

기자들의 말대로 유진이와 미소의 인기를 간과한 실수였다.

다급해진 기자들은 두 사람에게 인터뷰하기 시작했다.

“유진씨. 오늘 ‘THE 베스트’의 광고 모델이 이태풍씨이던데 이렇게 입고 나온 건 다음 광고 모델이 유진씨라는 겁니까?”

“아뇨. 전 응원차 나온 거예요. 그리고······ 짜잔!”

유진이가 ‘THE 순수’ 병을 들어 올린다.

“이것 광고도 좀 하려고요.”

유진이가 한 손에는 ‘THE 베스트’를 한 손에는 ‘THE 순수’를 들고 미소를 짓자 기자들이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이후 난 알고 있는 기자들에게 ‘THE 베스트’를 따라주며 제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기자들은 다들 커피를 한 잔씩 받아들고 마시면서 연신 사진을 찍고 기사를 쓰기 시작하고 있었다.

돈을 쓰기 아까워하는 기자들이었지만 하나같이 커피가 맛있다며 구매하겠다며 결제를 하고 있었다.

에브리데이가 말해준 것처럼 행복한 하루가 이어지고 있었다.

* * *

기자들의 인터뷰가 끝나고 팬들이 제품 구매를 시작한 지 30분이 지났다.

그런데 커피를 사고 사진을 찍는 줄이 도저히 끊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호텔에 온 외국인 손님들 또한 <파란 하늘>과 <신의 이름으로>의 주연인 유진이가 있다고 말을 하자 관심을 보이며 줄을 서고 있었다.

진성준 대표는 졸지에 ‘THE 베스트’를 글로벌 판매(?)를 하게 된 상황이 어이없다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그렇게 진성 호텔 삼성점은 현재 서울 최고의 핫 플레이스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 이태풍이다!”

“고재수도 있어!”

오늘 <지리산>의 개봉관 행사에 참석할 두 사람이 옷을 입고 나타나 버렸다.

“형. 저희 왔어요.”

“실장님.”

두 사람은 아예 바리스타의 옷을 입고 나타난 터라 옷을 갈아입을 필욘 없었다.

“와~ 대박~! 오늘 뭐야 이거?”

“아 진짜 미리 좀 이야기해주지.”

그 순간 줄을 섰다가 빠져나간 팬들이 다시금 로비 뒤에 꼬리를 물고 줄을 선다.

마치 팬 싸인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호텔 전체가 시끄러워지고 있었다.

그러자 대표 대행으로 진성 호텔&리조트를 이끄는 그녀는 어쩔 수 없지라며 데스크에 전화를 건다.

“데스크. 지금 호텔에 투숙하는 손님들에게 시끄럽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의미로 조식 쿠폰이랑 30달러 쿠폰으로 보상하겠다고 하세요. 그리고 각 호텔 방마다 ‘THE 베스트 커피’ 3종 세트와 ‘THE 순수’ 3병씩 다 가져다드리세요.”

-예. 이사님!

진아람 이사가 날 쳐다보며 피식하고 웃는다.

그녀도 이런 상황이 어이가 없는 것이었다.

그때였다.

지잉~

내 폰에 진동이 울린다.

[발신자 : 김미혜 대리]

그녀의 전화를 받자 그녀가 다급히 외친다.

-시 실장님. 기사 보셨어요?

“무슨 기사요? 지금 아르바이트하느라 정신없어서요.”

-지금 당장 기사 좀 확인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좀 알려주세요. 회사로 전화가 쏟아지고 있어서요.

난 그 즉시 연예 기사면을 확인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그녀의 말대로 터무니없는 기사들이 잔뜩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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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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