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29화
629. 실종 4
과천시에 있는 안락 보육원.
500평 정도 되는 부지 위에 설립된 대형 보육원이다 보니 한눈에 봐도 곳곳에 빠져나갈 만한 허점이 보인다.
개구멍만 최소 서너 개는 되어 보였고 담도 높지 않아서 밤사이에 타고 넘으면 알 수가 없을 것 같다.
특히 어젯밤의 경우에는 비가 많이 왔으니 감시하기도 어려웠을 게 분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를 놓쳤다는 걸 탓할 수가 없었다.
설마 보육원장이 점호도 안 할 정도로 썩어빠졌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말이다.
난 보육원 입구를 지나 바로 옆에 있는 넓은 공터로 차를 몰았다.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장소인지 차량 몇 대가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 한 대가 이수찬이 타고 온 벤츠 S 클래스였다.
난 이수찬이 댄 곳 바로 옆에 차를 대고 내렸다.
이수찬이 운전석에서 내려 우산을 쓰고 다가온다.
그리고 그 뒤로 이호재가 따라 나온다.
난 차 문을 열고 이수찬과 이호재를 차에 태웠다.
이수찬이 보조석에 앉자마자 고개를 숙인다.
“형님. 죄송합니다.”
뒷좌석에 따라 탄 이호재도 똑같이 고개를 숙인다.
“저희 실수입니다.”
난 이수찬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괜찮아. 니들 주 업무도 아니고 내가 부탁한 건데 죄송은 무슨. 거기다가 원장이 점호를 안 할 줄은 다들 몰랐잖아. 괜찮으니까 고개 들어.”
나 역시 이준성이 이렇게 빨리 실종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잘못이 있다면 그건 오로지 이준성을 데리고 간 그 범죄자 자식일 뿐이다.
두 사람이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든다.
“일단 이제까지 알아낸 정보라도 알려줘.”
이수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이준성은 어젯밤 늦게 자기 아빠를 만나겠다며 몰래 보육원을 빠져나갔답니다.”
“아빠?”
“예. 며칠 전에 그 아빠가 근처 목공소에 취업했다면서 들렀다는군요. 그리고 돈 모아서 조만간 데려가겠다고 했답니다. 애가 그것 때문에 조금 들떠서 자랑했나 본데 보육원에 있던 네 살 많은 형이 준성이한테 손찌검을 했답니다.”
보육원 아이는 부모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로 나뉜다.
둘 다 힘든 삶을 살지만 부모가 있는 아이는 그래도 언젠간 부모에게 돌아갈 거란 희망을 가지고 산다.
하지만 부모가 없는 아이에겐 희망 따위는 없다.
그런데 그 앞에서 나간다고 떠들어 댔으니 어린 마음에 질투심으로 손을 들었을 게 틀림없다.
때린 애도 맞은 애도 아팠을 터.
옛날 생각이 나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다.
“목공소에 가서 확인은 해봤어?”
“예. 실은······ 창성목재에 애들을 보냈는데 그 아버지가 거짓말을 한 모양입니다.”
“거짓말이라니?”
“일용직으로 잠깐 일하러 오긴 했답니다. 그리고 월급이 적어도 좋으니까 거기서 일하게만 해달라고 했는데 창성목재도 사정이 안 좋아서 금방 내보냈답니다.”
가슴이 먹먹했다.
아빠가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데 그게 실패로 돌아가자 아이한테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 거였기 때문이다.
난 아픈 속내를 달래며 물었다.
“그러면 거기에 애는 왔어?”
“아뇨. 안 왔답니다.”
“그러면 근처에서 애를 본 사람은 없고?”
“보육원에서 50m 정도 떨어진 슈퍼에서 봤다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뒤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때였다.
번쩍-콰과과광.
다시 한번 번개와 천둥이 가까이서 치고 있었다.
야속하게도 굵은 빗줄기가 점점 더 거세어지고 있다.
“후우. 이래서야 찾기도 힘들겠네. 근데 혹시 CCTV는 확인했어?”
“아는 라인을 통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보안이 심해져서 경찰을 직접 통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고 하더군요.”
아직까진 실종이라고 하긴 확신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실종이 아니길 바라며 손을 놓고 위험을 무릅쓸 생각 따윈 없었다.
내 생각보단 일렀지만 난 명함을 받은 박동준 반장의 개인 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박동준입니다.
“박 반장님. 아침부터 전화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저 어제 만난 굴렁쇠 엔터의 정윤호 실장입니다.”
-아 예. 괜찮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십니까?
“저기 실종 신고를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순간 박동준 반장의 목소리가 싹 바뀐다.
-실종이라고 하셨습니까?
조금 전까지 조금은 나른하던 목소리가 사라지고 날카롭게 칼이 서 있는 목소리였다.
마치 20년 전.
그날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사람의 의지가 담겨 있는 듯했다.
-실종자 인적 사항 좀 알려주십시오. 혹시 정 실장님의 자식입니까?
“아 그런 게 아니라요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보육원생입니다.”
박동준 반장의 목소리가 어두워진다.
-죄송합니다만 보육원생의 경우 원장님이 나서야 신고가 접수됩니다. 혹시 부모가 있으면 부모의 신고도 가능하고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보육원 앞이니까 바로 원장님 만나서 신고하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일단 제가 보육원 근처로 바로 가겠습니다. 그사이에 정 실장님은 부모나 보육원 원장을 통해 정식 신고를 해 주십시오.
보통은 실종 신고도 받아주지 않았을 테지만 그는 20년 전의 일 때문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이 딸처럼 여기는 이수연에게 나와 이수찬이 영화 수익금으로 도우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상당히 협조적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따가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난 이수찬을 쳐다봤다.
“수찬아. 난 보육원 원장부터 만나고 올게.”
“알겠습니다. 전 아이 아빠가 어디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뒷좌석에 있던 이호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전 흥신소 애들한테 연락 넣어서 상황 계속 체크하겠습니다.”
“그래. 조그마한 정보라도 있으면 까톡을 남기든지 전화해 줘.”
“예.”
난 운전석에서 우의를 주섬주섬 입은 뒤 나가려고 했다.
그때 이수찬이 묻는다.
“저기 그런데 형님.”
“응?”
“그 아이가 대체······ 누구입니까?”
난 문을 열고 나가며 답했다.
“내가 구해야 하는 아이.”
“예?”
이수찬이 의아해했지만 난 대답 없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일어날 과천 연쇄 실종 사건을 막아줄 아이.’
난 뒷말은 그렇게 속으로 삼키고 보육원으로 향했다.
* * *
안락 보육원장실.
50대 중반의 최태용 원장이 날 환히 웃으며 반긴다.
“아이고~ 후원자님 오셨습니까? 저기 차는 뭐로 하시겠습니까? 커피 홍차 녹차 율무차. 말씀만 하십시오. 하하하.”
난 과천 연쇄 실종 사건에 대비하느라 그동안 안락 보육원에 후원을 조금씩 해왔다.
이준성을 대상으로 직접 지원하는 지정 후원을 했고 보육원에도 일정 금액을 후원했다.
그렇기에 지금 같은 때에도 바로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보육원장의 모습을 보니 그 후원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은 게 확실했다.
아이들을 관리하는 일은 너무도 고되고 힘들기에 대부분의 보육원장님들은 빼빼 마른 편인데 최태용 원장은 상당히 퉁퉁한 체형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원금이 잘못 쓰인 걸 따지는 건 나중 일이었다.
지금의 난 일단은 이준성의 실종 신고 접수가 가장 급했다.
“커피는 됐습니다. 그런데 오면서 듣기로 준성이가 실종되었다면서요?”
최태용 원장의 얼굴이 찌푸려진다.
“크흠······ 애들이 뭐라고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해가 있나 봅니다. 준성이는 종종 아빠 만나러 무단 외출을 하는 아이입니다. 지금 사람 풀어서 찾으러 보냈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보통 오후가 되면 배가 고파서 알아서 들어오니까요. 그리고 이따가 들어오는 대로 후원자님께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하하하.”
사람을 풀기는 개뿔.
이수찬의 말에 따르면 보육원에선 단 한 명의 어른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들었다.
난 최태용 원장을 노려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됐으니까 당장에 실종 신고부터 해주십시오.”
최태용 원장이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후원자님. 실종 신고를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괜히 그러다가 기사라도 나면······ 저희 보육원 이미지가 엉망이 되어서 다른 후원이 끊길 수도 있고요.”
“지금 애가 실종된 상황인데 이미지를 따질 예정입니까?”
“거 너무하십니다. 보육원 운영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시면서······.”
그 순간 난 최태용 원장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갓난애 때부터 보육원생으로 살다가 독립했습니다. 커서는 수녀님을 도와서 보육원 돌아가는 것도 도왔고요. 그러니까 보육원을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당장 경찰에 실종 신고부터 하십쇼! 아니면 후원을 끊겠습니다.”
그는 내가 보육원 출신인 줄은 몰랐는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내 기세에 놀란 최태용 원장이 폰을 쥐고 주춤거린다.
하지만 이내 화를 벌컥 내기 시작했다.
“아~놔! 안 해! 당신 후원 없이도 우리 보육원 잘 돌아가! 젊은 놈이 그깟 돈 몇 푼 후원하고 큰소리는!”
아이가 실종되었는데 자신의 보육원으로 들어올 후원금이 줄어들 것만 걱정하고 있다.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보육원 사정을 잘 안다는 건 다시 말해 그 누구보다 X을 잘 먹일 수 있다는 뜻이다.
“원장님. 지정 후원받은 돈들에 대해 특별 감사 받게 해드려요? 아는 검사님한테 연락도 하고 기자에게도 연락 한번 싹 돌리면 원장님은 지역 사회에서 쓰레기 취급을 받은 다음에 구속되실 거 같으신데······.”
순간 최태용 원장의 얼굴이 빠르게 사색으로 변한다.
부패한 원장일수록 자신의 더러운 점이 일으키는 결과를 잘 알기 때문이다.
“아 아니. 그 애가 예전에도 가출을 몇 번 했다니까······? 그 그런데 실종 신고를 하라니! 정말 너무하는 거 아냐?”
흥분한 그는 이제 반말을 하기 시작한다.
“예전에 백 번을 가출했든 말든 전 상관없으니까 당장에 실종 신고 하십시오. 아니면 검사님한테 바로 연락할 겁니다.”
최태용 원장은 날 빤히 쳐다봤지만 내가 폰을 쥐자 재빠르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112죠? 여기 과천 안락 보육원인데 이준성이라는 아이가 어젯밤에 나가서 안 들어옵니다. 가출 아니냐고요? 아 실종이라고!! 박동준 반장님한테 이야기하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며 신고를 끝낸 최태용 원장이 날 노려본다.
아마도 이 일이 끝나면 이준성에게 화풀이할 생각일 거다.
하지만 난 절대 그렇게 되도록 놓아둘 생각이 없었다.
난 이 일이 끝나면 최태용 원장을 원장직에서 날려버릴 생각이다.
다른 보육원장이 올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다짐한 난 그대로 보육원장실을 나왔다.
난 길게 늘어진 복도를 천천히 걸으며 이준성이 무사하길 빌고 또 빌었다.
그때였다.
지이이잉~
박동준 반장의 전화다.
-정 실장님. 저 박동준 반장입니다. 신고 접수 받고 보육원 근처에 있는 방범 CCTV를 돌려봤습니다. 그런데······ 이거 단순 실종이 아닌 것 같습니다.
등골이 오싹해진다.
실종이 아니라는 말은 곧 유괴당했다는 뜻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과천의 연쇄 아동 실종 사건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뜻이었고.
“지금 어디십니까?”
-지금 막 보육원 앞에 도착했습니다.
“금방 나가겠습니다. 만나서 이야기하시죠.”
난 전화를 끊은 뒤 웅덩이가 가득한 운동장을 가로질러 보육원 정문으로 달려 나갔다.
* * *
보육원 정문으로 나가니 입구에 경찰차가 주차되어 있다.
그리고 박동준 반장은 차에서 내려 우의를 입고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박 반장님!”
박동준 반장이 한숨을 내쉬며 인사한다.
그러고는 날 진정시키려 말한다.
“놀라지 마십시오.”
“걱정하지 마시고 말씀해 주십시오. 왜 실종이 아니라는 겁니까?”
박동준 반장이 자기 폰을 보여준다.
“보육원에서 아이가 밤 8시 조금 넘어서 나온 것까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갈현동 쪽에서 누군가와 만난 사진을 받았습니다.”
근처 방범 CCTV를 돌려보니 아이의 동선이 나왔단다.
그래서 찾다 보니 아이가 어른을 만나는 사진이 찍혔다고 한다.
“여기 보십시오.”
박동준 반장은 폰에 담긴 사진을 한 장씩 넘기며 보여준다.
검은색 우의를 입은 남자가 이준성에게 깨끗한 우산을 내밀고 있었다.
그러자 이준성은 낡은 우산을 버리고 새 우산을 받고 있었다.
“키가 작은 걸 보니 아이 아빠는 아니군요.”
“예. 대략 170cm 정도가 되어 보입니다. 아이 아빠는 178cm 정도 되니까 절대 아니죠.”
“그러면 바로 수사에 들어가는 겁니까?”
“안 그래도 이미 들어갔습니다.”
후원을 해놓고 단 한 번도 보러 오지 못했다.
그리고 어제도 바빠서 찾아보지 못했고.
오늘 오려고 했었는데 단 하루 만에 아이를 잃어버리자 온갖 후회가 밀려온다.
그때였다.
박동준 반장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린다.
“자책하지 마십시오.”
“예?”
“자책하는 거······ 그거 제가 해봤는데······ 큰 도움 안 됩니다.”
그래.
그의 말이 옳다.
지금은 자책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찾아야 할 때다.
“알겠습니다.”
난 복잡한 머릿속을 털어 내고 손에 힘을 꽉 줬다.
그때였다.
지이잉~
손안에서 진동이 울린다.
폰을 확인하자 오늘의 운세가 떠오르고 있었다.
[알림 : 오늘의 운세가 등록되었습니다.]
뭔가 단서가 있을까 싶었기에 다급히 폰을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2]
[날짜 : 2021년 2월 11일]
[오늘의 운세 : 등잔 밑이 어둡다. 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멀지 않은 곳에 답이 있다고?
그렇다면 근처에 있다는 소리인가?
그때 내 머릿속으로 보육원 원장의 심술궂은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최근엔 그런 일이 드물지만 그래도 나쁜 보육원 원장들이 원생들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확률은 낮지만 지금은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놔야 했다.
“반장님. 보육원 원장 쪽도 조사하실 겁니까?”
“당연히 해야죠.”
다행히 조사는 한다고 한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별도로 사람을 붙이긴 해야겠다.
그때였다.
박동준 반장의 폰이 울린다.
그런데 박동준 반장의 얼굴이 밝아진다.
“어. 어. 뭐? 아이의 흔적을 찾은 거 같다고? 지금 용의자 집으로 가고 있다고? 알았어. 고마워. 최 경위. 내가 그리로 갈게.”
아이의 흔적을 찾아?
이렇게 쉽게?
박동준 반장이 전화를 끊고서 말한다.
“CCTV로 알아낸 동선을 훑던 도중 아이가 입고 있던 옷에서 떨어진 단추를 발견했답니다. 그래서 지금 그 용의자 집으로 출동해서 수색하고 있답니다.”
“저도 좀 같이 가도 될까요?”
박동준 반장이 고민하다가 대답한다.
“경찰차에 타고 갈 수는 없고 따로 주소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박동준 반장이 용의자의 집 주소를 문자로 찍어준다.
“가깝네요?”
“예. 여기서 한 500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박동준 반장은 그렇게 말한 뒤 경찰차에 올랐다.
그리고 경광등을 울리며 차를 출발시켜 버렸다.
나도 그 즉시. 얼른 차를 주차해 둔 공터로 달려가 이수찬을 만났다.
“같이 가시죠. 형님.”
이수찬은 이호재에게 자신들이 운전해 온 차를 끌고 따라오라고 한 뒤 내 차에 올랐다.
조수석에 앉은 이수찬에게 말했다.
“수찬아. 그리고 보육원 원장의 뒤에도 사람 하나 붙여줘.”
“알겠습니다.”
차에 오른 이수찬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그러는 사이 난 받은 주소지로 차를 몰았다.
부우웅~
난 이준성이 제발 무사하기를 빌며 폭우 속을 운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속도 모른 채 하늘의 장대비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잠시 후.
눈 깜짝할 사이에 박동준 반장이 찍어준 주소지에 도착했다.
쓰러져가는 단층 주택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는 경찰차 3대와 박동준 반장의 차가 서 있다.
그런데 현장 상황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