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26화
626. 실종 1
-발매 첫날부터 일일 생수 판매 점유율 5%를 달성했습니다!
진성준 대표가 기쁜 목소리로 말한다.
“점유율 5%면 높은 편입니까?”
-당연하죠! 생수 한 해 판매량이 1조가량이면 하루에 대략 27.5억가량을 팔아치우는 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희가 오늘 1억 3천 7백만 치 정도를 판매해서 일일 생수 판매량의 5% 정도를 점유한 셈입니다. 게다가 저희 ‘THE 순수’는 800원 하는 500ml 제품만 발매했으니까 대략 잡아 17만 개 정도가 판매된 거라고 볼 수 있죠. 그것도 발매 첫날에 말이죠. 더 정확히 말하면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집계된 거니까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달성한 수치입니다.
온라인 사이트 판매분은 진성식품이 직접 배송하는 터라 생수 판매량이 바로 집계된다고 한다.
그리고 소매점들의 판매분은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재발주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즉 기존 판매분이 거의 매진되었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더한 판매량이 대략 5%라고 한다.
과거와는 달리 물류 전산화가 잘 되어 있다 보니 98% 정도의 신뢰도를 가친 판매 수치라며 진성준 대표는 한껏 들떠 있었다.
17시간 동안 판매량이 17만 개.
엄청난 결과였다.
“말하자면 대박인 거군요.”
-예. 현재 업계 1위인 LT 음료의 ‘알프스 워터’가 처음 발매한 날 생수 시장 점유율이 대략 3%로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이번에 저희가 퍼부은 광고비의 5배를 더 썼다고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5%를 달성한 건 한마디로 역대급입니다.
유진이의 인지도와 오늘 광고 덕분에 현재 생수 시장에서 35% 점유율을 가진 ‘알프스 워터’의 런칭 때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흥행에는 내 조언이 있었다.
난 진성준 대표에게 ‘THE 순수’의 판매량을 상승시키기 위해 500ml 40개 묶음마다 유진이와 미소의 사진을 랜덤으로 한 장씩 넣자는 의견도 전했었다.
그 탓에 소매점과 온라인 모두에서 40개 묶음으로 주문이 되고 있었기에 오늘 같은 매진 사태가 일어났다고 하고 있었다.
-하여간 지금 각 물류 창고에 넣어둔 제품들도 동나고 있어서 회사에 있는 모든 차량이 물류 창고에 생수 배달을 하려고 공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 제 차 몰고 배송 현장에 나갈 예정인데······ 오늘 남은 1시간까지 더할 경우 잘하면 점유율 6%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내일은 더 될지도 모르고요. 하하하.
진성준 대표는 급기야 큰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는 진성식품 상무로 입사한 뒤 날 만나서 첫 프로젝트로 ‘THE 순수’와 ‘THE 베스트’ 제품을 세트로 기획했었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이미 성공한 터라 기쁨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갔더라면 현재 정직 상태인 진명규 부회장과 진명희 대표에게 다시금 돌아올 계기를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여간 또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연락해 주십시오.
“예. 대표님.”
신이 난 진성준 대표는 생수 배송 현장으로 나가 볼 거라며 전화를 끊었다.
유진이와 미소가 들뜬 표정으로 묻는다.
“얼마나 팔렸대요?”
“삼촌. 얼마나 팔렸어요?”
난 살짝 거만한 표정으로 답했다.
“17만 병 정도 팔려서 점유율 5% 정도인데 역대급이래.”
“우와아!”
유진이와 미소가 손뼉을 짝짝 마주치며 팔짝팔짝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소가 멈칫하더니 날 빤히 쳐다본다.
“미소야 왜?”
미소가 갸우뚱하며 묻는다.
“엄마 사진이랑 제 사진 넣은 생수 중에서 어떤 게 더 많이 팔렸어요?”
유진이와 미소의 사진은 한 장씩 봉투 안에 넣어서 생수 40개 묶음과 함께 래핑을 해놓았다.
다만 유진이 랜덤 사진은 노란색 봉투 미소 랜덤 사진은 분홍색 봉투 안에 넣는 것 정도는 분류해 두었다.
미소가 그중 어떤 게 더 많이 팔렸냐고 질문하자 유진이는 미소를 꼭 껴안으며 묻는다.
“왜~에? 미소는 엄마랑 누가누가 더 인기 많은지 경쟁하려고 그래?”
미소가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아니! 나보다는 엄마 사진이 든 게 더 많이 팔려야 하잖아. 그래서 궁금해서 그랬어!”
순간 유진이와 난 멈칫했다.
자기 사진이 든 게 더 많이 팔렸는지 궁금한 줄 알았는데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착한 미소는 엄마가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물은 것이었다.
‘THE 순수’한 존재가 내 앞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유진이가 감격해서 미소의 볼을 비벼댄다.
“꺄악! 그랬어~? 우리 미소. 어쩜 이렇게 이뻐?”
유진이는 급기야 미소에게 간지럼을 태운다.
“우리 미소가 역시 최고야~아~”
“꺄하하하! 엄마. 간지러~ 꺄하하하~”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거실을 채우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 이게 바로 힐링이지.
고마워 미소야.
고맙다 유진아.
다시 한번 회귀한 이후 두 사람을 구한 것이 뿌듯해져 온다.
하지만 난 미소에게 어떤 게 더 많이 팔렸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어떤 제품이 많이 팔렸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자. 다들 자야지. 내일은 미소도 대본 리딩 날이잖아.”
미소는 내일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의 대본 리딩 현장에 가야 했다.
유진이도 보호자 입장에서 리딩 현장에 잠깐 들를 예정이었고.
장난을 치던 두 사람은 집으로 올라가라는 말에 자세를 바로 하고 경례한다.
“예~썰! 매니저님!”
“예썹! 매니저님!”
난 두 사람에게 맞경례를 하며 답했다.
“쉬어~”
그렇게 우린 위층으로 향하며 즐거운 오늘을 마무리 지었다.
* * *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 어제 하루의 일들이 기사로 올라오고 있다.
[‘THE 순수’. 온라인 사이트 매진! 발매 당일 역대 최고 판매량을 갱신!]
[정유진을 모델로 내세운 신제품들.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다! 완판녀 등극!]
[‘THE 순수’. 1일 생수 판매 점유율 6.5% 달성! 경이적인 성장세.]
아침부터 기분 좋은 소식으로 온몸에 생기가 돈다.
게다가 어젯밤 방영된 <화란전> 9화도 화제의 광고가 방영된 영향이 있었는지 26.2%로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25%를 넘은 이후 0.1%씩 상승하던 시청률이 무려 1%나 상승해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경쟁작인 <정희왕후> 측은 소이영이 젊은 세조를 피신시키는 계략을 연기하는 최고의 1분에서 21.2%까지 올라왔다.
원래 소이영은 연기에 상당한 재능을 갖고 있었지만 연기보다는 돈과 쾌락을 좇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하늘이 내려준 뛰어난 재능도 점점 빛이 바래갔었다.
하지만 이번 삶에선 달라졌다.
지난번 <돈의 축제>란 작품으로 유진이에게 시청률과 인지도 모두를 처절하게 발린 이후 그녀는 이를 갈며 연기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소이영을 칭찬하는 기사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연기 천재라고 불리던 과거 유진이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유진이가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기에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난 이후 몇 가지 기사를 더 확인한 뒤 다이어리에 적어둔 해야 할 일들을 확인했다.
현재 세상에 나온 에브리데이는 V4 버전이지만 난 V12.2에다 기록 중이다.
V12.2는 나만이 볼 수 있어 완벽한 보안이 되기 때문이다.
[에브리데이 V12.2]
[주간 업무 : 2021년 2월 8일 ~ 2월 14일]
1. 정유진 : 경주 <화란전> 16화~17화 촬영.
2. 정미소 : <실종 – 잃어버린 자들> 대본 리딩.
3. 김세리 : <반딧불 다리> 음원 차트 2위 유지 중. 김수명 원장선생님께 진료.
4. 유은아 : <시공의 발레리나> 개봉 3월로 미뤄짐. 마케팅팀과 일정 조율할 것.
5. 이태풍 : <지리산> 2월 13일 밤에 개봉. 전국 무대 인사 시작.
6. 강하나 : [하나 튜브] 구독자 195만 달성 200만 달성 이벤트 준비할 것.
7. 최덕배 : 경주로 이동. <화란전> 18화부터 출연 대기.
8. 박상규 : <도플갱어> 오디션 참석. 형수님 건강 상태 지속적으로 체크할 것. 현재 오른팔 전체가 움직이기 시작.
9. 하루 : 이달 말 <먹방 유람단 준비>. 하루 어머니 결혼식 준비.
10. 서연우 : <화연가>로 1위 유지 중. 지속적인 순위 유지를 위한 가수 2실과의 협력 회의.
······.
내가 영입한 모든 정실모 멤버들 배우와 가수들의 일정들이 적혀 있다.
다들 하나같이 쭉쭉 뻗어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일정이 바쁘다고 해도 기분이 좋았다.
“쭉쭉 가자 쭉쭉.”
난 그렇게 말한 뒤 폰을 내려놓고 샤워를 마쳤다.
그러고는 오늘 미소를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의 첫 대본 리딩에 데려가기 위해 2층으로 향했다.
* * *
2층에 도착해서 살포시 문을 열자 미소가 거실 바닥에 엎드려서 스케치북에다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미소는 왼쪽 새끼손가락을 펴고 손바닥으로 스케치북을 단단히 고정한 채 내가 왔는지도 모른 채 집중한 상태였다.
그런데 오늘도 알 수 없는 생명체가 그려지고 있다.
머리는 붉고 커다란 사자 같은 얼굴인데 독수리 발톱처럼 날카로운 노란색 뿔 3개가 달려 있다.
그리고 다리는 여섯 개 꼬리는 두 개였는데 꼬리의 끝에는 뱀의 입이 있었다.
게다가 비늘은 철갑을 두른 듯 삐죽삐죽 서 있다 보니 마치 케르베로스와 해태를 합친 듯한 흉악한 모습이었다.
‘미소가 어젯밤에 악몽을 꿨나?’
미소가 그림을 이상하게 그리긴 해도 이렇게까지 강력한 외모의 생명체를 그린 적은 처음이었다.
그때 방에서 화장을 끝낸 유진이가 나온다.
“어? 오빠 왔어요?”
“어.”
순간 내 목소리를 들은 미소가 스케치북을 들고 일어난다.
왼쪽 새끼손가락을 펴고 있는데 색연필이 묻은 게 스케치북에 다시 묻을까 봐 걱정해서인 듯하다.
“어~ 유노 삼촌이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아~”
미소가 밝은 표정을 짓고 배꼽 인사한다.
“미소야. 이제 가야 하니까 손 씻고 나올래? 손에 색연필 묻었어.”
“네~!”
미소가 스케치북을 엄마에게 건넨 뒤 화장실로 조르르 뛰어 들어간다.
난 얼른 유진이가 든 스케치북을 확인했다.
“유진아. 미소가 그린 것 치고는 너무 강렬한 것 같지 않아?”
유진이가 스케치북을 보더니 피식 웃는다.
“이번에 미소가 맡은 이수연 역할이 그림을 좋아한다는 설정이잖아요. 그래서 아침부터 색연필 가지고 그림 그리고 있더라고요.”
“음······ 혹시 미소가 어젯밤에 악몽을 꾸거나 해서 그런 거 아닐까?”
미소가 출연할 작품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은 납치 사건을 다루고 있다.
미소는 납치당하는 아역을 맡았기에 혹시라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았는지 걱정이 되었다.
“아뇨. 그런 기색은 없었는데요? 어젯밤에도 품에 안겨 재잘대면서 잘 잤고요.”
“그래. 그러면 다행인데······.”
“걱정하지 마세요. 특히 이번 작품에 들어가서는 저도 매니저들도 다 신경 쓰잖아요.”
“알았어. 그리고 아무래도 이수연 역은 그림을 좋아하지만 못 그리는 아이로 설정을 바꾸자고 해야겠다. 미소 그림 실력이 드러나면 어떻게 해.”
그 순간 유진이가 뻔뻔하게 말한다.
“오빠. 그냥 못 그리는 척 연기했다고 우기는 게 어때요?”
“뭐? 우기자고?”
“예. 그것도 연기라고요.”
잔머리가 늘어나는데 정유진?
“그리고 정~ 안 된다 싶으면······.”
“안 된다 싶으면?”
유진이가 씨익 웃으며 답한다.
“CG 쓰자고 하죠. 뭐.”
이것도 묘하게 끌리는 해결책이다.
“크흠. 이 일단은 가서 보고 결정하자.”
“알았어요~”
그때였다.
미소가 손을 씻고 나왔다.
“엄마. 나 다 씻었어!”
“깨끗하게 씻었어?”
“어. 두 번 세 번 꼭꼭꼭 씻었어!”
미소는 고개를 끄덕인 뒤 조르르 달려와 스케치북을 자신의 분홍색 파워터프걸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유진이와 내 손을 각각 한 손씩 잡고 천사같이 방긋 웃는다.
“출~바~알!”
“그래 출발~”
우린 그렇게 <실종 – 잃어버린 자들> 대본 리딩을 위해 안정해 감독의 사무실로 향했다.
* * *
회귀 전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은 550만 명의 관객을 달성하는 흥행작으로 20년 전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사회 고발물이다.
미소가 맡을 이수연이라는 배역은 실종된 다른 피해자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살아남은 단 한 명의 아이였다.
그리고 그 이수연으로 인해 실종자들이 사실은 납치 피해자라는 것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원래 이 작품은 안정해 감독이 영화화 판권을 YH 창업 투자에 뺏겼었는데 내가 나서서 권한을 되찾은 다음 CK 엔터에 배급을 부탁했다.
그리고 자금난에 시달리던 안정해 감독의 제작사는 리버스 캐피탈의 자금 지원을 받도록 해서 안정적으로 영화를 만들게 했다.
보통 이 정도로 누군가를 돕진 않지만 굳이 내가 이렇게까지 제작자인 안정해 감독을 도운 건 이번 작품이 아니라 안정해 감독의 차기작 <실종2 – 그날의 이야기> 때문이다.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이 실화 바탕이듯 차기작인 <실종2 – 그날의 이야기>도 실화 바탕이다.
그런데 <실종2 – 그날의 이야기>는 2021년 초에 발생하는 ‘과천 아동 연속 실종 사건’을 다루고 있다.
즉 바로 그 2부의 사건이 곧 일어날 예정이었다.
난 그 일을 막기 위해 안정해 감독에게 1편과 2편의 경찰 내부 정보를 전해주는 정보원이 누군지 알아낼 생각이었다.
만약 그 정보원에게 정보를 얻고 내가 알고 있는 기억을 더한다면 첫 피해자가 생기기 전에 범인을 잡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안정해 감독 사무실이 있는 리버스 엔터의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난 차에서 내리기 전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일정을 재차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2]
[날짜 : 2025년 12월 24일]
-PM 07:00 안정해 감독. <실종2 – 그날의 이야기> 박스 오피스 1200만 명.
난 반드시 이 일정을 지우겠다고 다짐한 뒤 심호흡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정해 감독 사무실이 있는 3층에서 내린 다음 회의실의 문을 똑똑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안정해 감독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린다.
회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정해 감독과 박현수 제작실장 그리고 투자자 이수찬과 배우 주영인이 함께 앉아 있다.
주영인은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수연의 엄마 오정현 역할이다.
다들 아는 사이다 보니 인사를 간단히 했다.
이후 난 유진이와 미소를 데리고 안정해 감독의 맞은편에 앉았다.
안정해 감독이 미소를 머금고 말한다.
“축하드립니다. 유진 씨. 어제 광고 잘 봤어요. 재미있던데요?”
유진이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아 아 예······ 그게······.”
“왜 그러십니까? 엄청 재미있던데. 하하하.”
주영인도 칭찬을 보낸다.
“경쟁사 생수 광고 모델이라서 축하는 못 해주지만······ 재미는 있었어.”
광고에 민감한 주영인 딴에는 엄청난 극찬이다.
유진이가 피식 웃으며 답한다.
“고마워.”
이후 안정해 감독은 미소에게도 칭찬을 한 뒤 현재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의 주요 캐릭터인 범인과 범인의 여동생 아내 역의 배우와 피해자 역의 배우들 그리고 경찰 역의 배우들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 그리고 20년 전 그 사건을 자문해 줄 분들도 모셨습니다.”
안정해 감독은 숨겨뒀던 자기 정보원을 털어놓으려고 하고 있었다.
‘이렇게 쉽게?’
그때였다.
똑똑.
회의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안정해 감독이 외친다.
“들어오세요.”
순간 달칵하고 문이 열리더니 20대 후반의 여자 한 명이 나타났다.
안정해 감독이 긴장한 듯 입술을 적시며 말한다.
“오셨군요.”
“안녕하세요······ 감독님.”
안정해 감독이 터무니없는 사람을 데려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