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03화
603. 웰컴 투 코리아 2
주시시.
링링의 곁에서 정장을 입고 캐리어를 끌고 있는 그녀는 왕민 부서기의 최측근 경호원 겸 수행비서다.
키 173cm의 가녀린 모델 체형으로 연예인 뺨칠 정도의 아름다운 외모였기에 그녀를 본 사람들은 경계하기보단 호감을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엄연히 중국 특수작전사령부 출신의 엘리트 군인이었다.
회귀 전 막 군대를 제대한 그녀와 권투 스파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국가대표급 권투선수인 내가 버거움을 느낄 정도였다.
그런 실력 덕분에 주시시는 26살의 젊은 나이에 왕민 부서기를 경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 왕민 부서기의 곁이 아닌 이곳에 직접 나타나 버렸다.
앞으로 링링의 수행비서 겸 매니저 역할을 하기 위해서.
그녀가 왕민 부서기를 두고 여기에는 왜 왔을까 고민하던 순간 머리를 번쩍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설마 장웨이 회장 때문인가?’
그동안 왕민 부서기는 내 부탁을 받고 장웨이 회장을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공산당의 지시로 인해 더는 장웨이 회장을 막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마도 왕민 부서기는 늘 한국 진출을 노리는 장웨이 회장으로부터 링링을 지키라고 주시시를 보낸 모양이다.
아무래도 왕룽에게 내 생각이 맞는지부터 확인해야겠다.
그때 주시시와 눈이 마주쳤다.
주시시가 살짝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딴에는 완벽하게 변장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군인 출신이다 보니 어색한 곳들이 꽤 있었다.
그녀의 눈은 내 전신을 훑으며 날 파악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군대를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움직임이 여전히 너무도 딱딱했다.
회귀 전 그녀와 스파링하고 난 뒤 조언해줬을 때처럼 말이다.
그녀가 탐색을 끝내고 인사를 해온다.
“주시시라고 합니다. 링링 아가씨가 한국에서 지내시는 동안 매니저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다 보니 한국말에 어색함이 없었다.
나도 고개 숙여 인사를 맞받았다.
곁에 있던 링링이 방방 뛰며 주시시를 소개한다.
“실장님이 우리 시시 언니 좀 잘 챙겨주세요. 왕룽 오빠나 저희 집 가족이나 다를 바 없어요.”
그때 왕룽이 곁으로 다가와 주시시를 소개한다.
“그래. 여기 시시는 아버지가 어릴 때 거둬서 사실상 집안사람이나 마찬가지야. 나한테는 여동생이나 다를 바 없으니까 앞으로도 잘 좀 대해 줘.”
“그래. 알았어.”
그때였다.
왕룽이 주시시를 경계하는 내 눈빛을 보더니 조심스레 묻는다.
“혹시······ 눈치챘냐?”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난 솔직하게 대답했다.
“눈빛도 그렇고 자세도 그렇고. 인사할 때 날 훑어보는 거나 주변을 살피는 걸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일반 비서가 아니라 군인 출신 같은데. 맞지?”
왕룽이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야~ 역시 윤호네. 시시를 보고서 배우나 모델 출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어도 군인 출신이라는 걸 맞춘 건 네가 처음이야!”
미안 왕룽.
회귀 전 네가 말해 준 거야.
난 조금은 뻔뻔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자 곁에 있던 링링과 릴리 또한 놀란 표정이었다.
왕룽이 주시시를 보고 웃음을 짓는다.
“거봐 시시. 딴 사람은 몰라도 윤호한테는 못 숨긴다고 했잖아. 제대한 지 한 달밖에 안 됐으면서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냐?”
순간 주시시가 웃고 있던 표정을 딱딱하게 굳힌다.
“혹시 한국에는 실장님 같은 사람들이 많습니까?”
“왜 그런 질문을 하십니까?”
“정 실장님처럼 제 움직임에서 군인인 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많다면 앞으로 링링 아가씨의 경호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난 회귀 전처럼 눈에 보이는 허점들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평범한 비서치고는 너무 완벽하게 각이 잡혀 있는 걸음걸이가 위화감을 들게 합니다. 그리고 경계하듯 살펴보는 눈빛도요. 힘을 좀 뺀 다음 조금 더 웃어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난 연기자들이 거울을 보고 표정 연기 연습 방법을 알려줬다.
잠시 생각에 빠졌던 주시시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감사를 전해왔다.
“힘을 빼라······ 제대 전에 저희 교관이 해준 이야기랑 같네요. 알겠습니다.”
대답을 마친 주시시가 심호흡하더니 어깨에 힘을 뺀다.
조금은 봐줄 만해졌다.
왕룽이 고개를 끄덕인다.
“훨씬 보기 좋다 시시야. 그런데 이렇게 된 참에 나한테 오빠라고 부르면 안 되냐?”
주시시가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도련님.”
왕룽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윤호야. 니가 데리고 있으면서 이 녀석 이런 딱딱한 성격 좀 고쳐줘. 일곱 살 때부터 같이 자랐으면서 아직도 이래.”
회귀 전에도 왕룽은 주시시를 여동생처럼 대했지만 주시시는 단 한 번도 왕룽을 편히 대한 적이 없다.
부담스러워하거나 싫어해서가 아니라 왕씨 집안에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이 깊기 때문이다.
그때 링링이 한마디 거든다.
“그래요 시시 언니. 그리고 저한테 이제 아가씨라고 말하는 것 좀 그만하면 안 돼요?”
“안 됩니다. 링링 아가씨. 호칭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집니다.”
아무래도 호칭은 고쳐야겠다.
‘링링 아가씨’라고 부르는 순간 사람들에게 관심 집중을 당할 테니 말이다.
“시시 씨. 링링 옆에 남고 싶으면 아가씨라는 호칭을 빼세요. 한국에서 그렇게 부르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겁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아가씨의 이름을 함부로······.”
“조금 전까지 링링을 지키고 싶다고 말한 건 거짓말입니까? 오히려 그 호칭 때문에 링링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주시시는 잠시 고민을 하다 내 말이 맞다 싶은지 고개를 끄덕인다.
“죄송합니다. 시정······ 하겠습니다.”
난 내친김에 말을 편하게 했다.
그녀의 신분을 완벽하게 위장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였다.
“왕룽이랑 나랑은 친구니까 앞으로는 널 친구 여동생이라 생각하고 말이랑 행동을 편하게 할 거야. 그래야 네가 습관을 빨리 고칠 수 있을 것 같아.”
“알겠······ 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말끝은 ‘다나까’ 말고 ‘요’로 끝내볼래?”
“알겠어······ 요.”
“그래 그렇게.”
어쨌건 그녀가 함께 온 덕에 링링의 안전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다 같이 VIP 입국장 밖으로 나가던 순간 왕룽의 곁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왕룽. 장웨이 회장 때문에 이만한 인재를 보낸 거야?”
“안 그래도 말하려 했는데 너한텐 숨길 수가 없다. 어. 혹시 몰라서.”
장웨이가 몇 개월은 움직이지 못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첩보가 입수되었다고 한다.
특히 한국으로 들어왔다길래 링링 곁에서 지켜줄 수 있는 주시시를 보냈다고 한다.
내 생각이 맞았다.
“그 양반이 많이 벼르고 있나 본데?”
“아마도?”
“그렇다면 비서실장인 류신도 움직였어?”
난 장웨이 회장의 오른팔이자 비서실장인 류신의 위치를 물었다.
“그게······ 벌써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한국 어디에 있는데?”
“아직은 몰라. 정보를 계속 알아보고 있으니까 알아보는 대로 연락해 줄게.”
장웨이 회장이 한국 진출을 다시 한다는 게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나 역시 예전과는 달라졌기에 마냥 두렵지만은 않았다.
“알았어. 그리고 나도 옛날의 정윤호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리고 링링은 내가 잘 보살 필게.”
“부탁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다 같이 VIP 입국장을 나서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링링이 내 곁으로 쪼르르 다가와서 말한다.
“아 맞다. 정 실장님! 한국 들어오면서 기사 봤어요! 진짜 진짜 대박이던데요?”
“말도 마.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공항 들어올 때도 난리더라. 다른 출구로 나가야 해.”
“이제 우리 정 실장님도 스타네요.”
“스타는 무슨.”
“어? 맞던데요? 스타 매니저. 아니 만렙 매니저라던가요?”
“만렙은 무슨. 아직은 아냐.”
그런데 예전보다 링링이 말수가 늘어나 있다.
성대를 보호하기 위해 목에 여전히 스카프를 두르고 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목 상태는 좀 어때? 이제는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거야?”
링링은 성대가 약하게 타고났다.
그래서 회귀 전에도 1년밖에는 활동을 못 하고 사라진 비운의 아이돌이었다.
난 그런 일을 막기 위해 김수명 원장과 서연우에게 맡겨 목관리하는 법을 따로 알려준 상태였다.
링링이 브이자를 그리며 대답한다.
“김수명 원장님이 화상으로 계속 관리해 주셨잖아요. 확인해 보실래요?”
링링은 자신의 목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그럼 회사로 갈까?”
“예!”
원래는 집으로 바로 가려 했지만 링링의 테스트를 위해 굴렁쇠 엔터로 방향을 잡았다.
* * *
굴렁쇠 엔터의 지하 주차장.
차를 세우고 내리자 이동민 실장과 은지유 팀장 도란희가 링링에게 꽃다발을 들고 반기고 있다.
“한국에 잘 왔어. 우리 앞으로 잘해 보자.”
꽃다발을 받은 링링이 감격했는지 눈물을 글썽거린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동민 실장이 웃으며 말한다.
“안예음 이사님도 오려고 했는데 SBC랑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를 조율해야 해서 여기 못 오셨어. 나보고 꼭 대신 인사 전해달라시더라.”
“예. 감사합니다.”
“그리고 희주는 이따가 올 거야.”
서희주는 한국무용 인간문화재인 연화선 선생님의 딸로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의 미리 선발된 또 다른 멤버 중 한 명이다.
간단한 환영 인사를 끝내고 나자 이동민 실장이 엘리베이터를 가리킨다.
“선우랑 연우가 녹음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내려가 볼까?”
링링이 들뜬 표정을 짓는다.
“연우 선생님도 절 기다리고 있다고요?”
서연우는 현재 <화연가(花戀歌)>로 방송 3사 음방 1위를 기록하는 중이다.
한창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바쁠 텐데도 자기를 기다린다고 하자 링링이 잔뜩 설렌 표정이다.
“제자가 오는데 어떻게 안 올 수가 있냐면서 잠깐 들렀어. 너 노래 봐주고 다시 방송 녹화하러 갈 거래.”
지난번 링링이 방문했을 때 서연우는 링링의 목 상태를 보고 가이드를 해줬었다.
링링이 눈을 반짝인다.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게요!”
“그래.”
링링의 밝은 태도에 다들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지난번에 왔을 때 친해진 도란희가 링링의 곁으로 다가가서 손을 맞잡았다.
“그래 링링. 빨리 가자.”
“넹~”
링링과 도란희가 걸어가자 그 뒤를 비서인 주시시가 빠르게 달라붙었다.
“저희도 따라가죠.”
“예.”
우리도 그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 * *
지하 2층에 있는 4번 녹음실을 열고 들어갔다.
컨트롤 룸에 앉아 있던 방선우와 서연우가 링링을 환하게 반긴다.
“링링~ 드디어 왔구나.”
“왔네 우리 링링.”
링링을 반기는 방선우와 서연우는 마치 귀여운 조카를 본 듯 희희낙락거린다.
“오랜만이에요. 작곡가님 선생님!”
링링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포니테일 머리를 흔들며 방방 뛰기 시작한다.
눈길을 사로잡는 그녀의 귀여운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타고난 아이돌이 이런 거구나란 생각이 든다.
그때 방선우가 녹음 부스를 가리킨다.
“그래 링링. 그러면 얼마나 목 상태가 좋아졌는지 볼까?”
서연우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링링. 성대가 얼마나 회복됐는지 노래 좀 들어보자.”
“예!”
링링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입고 있던 긴 아이보리색 코트를 소파에 내려놓는다.
방선우가 무슨 곡을 부를 거냐 묻는다.
링링이 방선우를 보며 말한다.
“전 화연가 부르고 싶어요.”
<화연가(花戀歌)>는 서연우가 부르고 있는 <화란전>의 OST 이자 1위 곡이다.
그런데 워낙에 애절하고 기교가 필요한 곡이다 보니 방선우가 링링을 만류한다.
“그 곡은 기교가 많이 들어가 있어서 어려울 텐데? 차라리 다른 곡을 부르는 게 어때?”
링링이 야무진 표정을 짓는다.
“어려우니까 더더욱 평가받고 싶어요. 부족하겠지만 제 한계도 잘 드러나잖아요.”
순간 방선우가 날 쳐다본다.
기교가 많은 곡이라는 건 그만큼 무리가 온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서연우 같은 튼튼한 성대를 가진 가수라면 어떤 곡을 불러도 부담이 없겠지만 성대가 약하고 프로다운 기술도 없는 링링에게는 초고난도의 곡이었다.
사실 링링은 중국에 가자마자 한 달간은 노래를 아예 금지당하고서 성대를 낫게 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다 성대가 낫고 나선 서연우가 알려준 정확한 창법으로 하루에 단 2곡까지만 부르게 허락을 받은 상태였다.
얼마나 성대가 괜찮아졌는지 알 수가 없었기에 걱정이 되었지만 결국 답은 하나였다.
이젠 프로가 될 아이였으니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믿어줄 수밖에는 없었다.
난 방선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링링에게 말했다.
“그래. 링링. 준비해.”
링링이 고개를 꾸벅 숙인다.
“네! 실장님!”
이후 링링은 통통 튀는 발걸음으로 녹음 부스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달칵.
녹음 부스의 문이 닫힌다.
링링이 녹음 부스 안에 거치된 헤드폰을 쓴다.
방선우가 완전 방음인 녹음 부스 내부와 대화하는 마이크 버튼을 누르며 말한다.
“링링. 키는 두 키만 올릴게.”
남자가 부르는 노래를 여자 키로 바꿀 땐 보통은 2키 반이나 3키를 올리는데 2키만 올리겠다고 한다.
방선우는 아직도 조금은 걱정되는 듯하다.
-네~
링링이 몇 번 숨을 몰아쉰 뒤 오케이 사인을 준다.
-됐어요!
“그럼 반주 틀게. 자~ 레디~ 샷!”
방선우가 버튼을 누르자 <화연가(花戀歌)>의 반주가 시작되었다.
녹음실 스피커로 아름답고 애절한 선율의 멜로디가 퍼져 나온다.
그리고 그 멜로디 위로 링링의 목소리가 살포시 얹히기 시작했다.
순간 다들 놀란 눈을 뜬다.
‘훨씬 듣기 좋아졌는데?’
여전히 기교는 담겨 있지 않았지만 아련한 감정만큼은 분명히 전해진다.
게다가 링링은 노래를 부르며 두 손과 몸을 움직였는데 그 때문인지 그녀의 움직임에서 이상하게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러다 순간 깨달았다.
링링은 단지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담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말이다.
과거에 링링이 중국에서 최고의 아이돌이 된 이유를 이제야 명확히 알 것 같았다.
기교는 가르칠 수 있지만 저렇게 높은 수준의 표현력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곁에 있던 이동민 실장도 눈치를 했는지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애가 타고났네 타고났어.”
안 본 사이에 링링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발전되어 있었다.
잠시 후.
1절 노래를 끝낸 링링이 숨을 몰아쉬며 우릴 쳐다본다.
여기서 멈추냐는 표정을 짓는다.
그런데 그때였다.
서연우가 녹음 부스 안과 대화할 수 있는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말한다.
“링링. 끝까지 계속해 봐.”
-네!
링링이 허리를 펴고 2절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잠시 후.
2절까지 노래를 무사히 부른 링링은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헉헉······ 헉······ 저 어땠어요?
다들 <화연가(花戀歌)>를 완창한 링링이 기특해 죽겠다는 표정이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2절을 시작한 이후 서연우가 눈을 꼭 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서연우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는 한숨을 깊이 들이켜며 자신의 감상을 말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