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92화
592. 지리산에서 3
열띤 촬영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촬영을 잠시 멈출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정 커피’였다.
현장 스태프 중에서 내 정 커피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영진아. 따라와.”
“예? 아 예.”
난 이영진에 앞서 급히 천왕산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천왕산장 1층 화목 난로 위에는 습도 조절 겸 따뜻한 차를 타 마실 수 있게 늘 물을 끓이는 황금색 주전자가 있다.
그리고 난로 곁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었는데 그 뒤에는 종이컵과 커피믹스가 놓여 있다.
잔뜩 남아 있는 커피믹스는 누구나 즐겨 마시는 막심 인스턴트커피.
이걸 베이스로는 ‘오리지널 정 커피’를 탈 수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비슷하게 흉내 낼 순 있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추가로 더해야 하는 재료들이 있었다.
그 전에 난 뒤따라 들어온 이영진을 향해서 한 가지 지시를 내렸다.
“영진아. 테이블에 종이컵 50개 좀 미리 펼쳐놔 줘.”
“예.”
지시를 내린 난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탁탁탁.
벌컥.
2층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간 난 굴렁쇠 엔터의 공용 사물함을 열었다.
내가 미리 사 놓은 질 좋은 베트남 커피와 자메이카 커피가 보인다.
원래 제대로 된 ‘정 커피’를 타려면 갓 볶은 원두를 직접 분쇄해야 했지만 지금 여기 있는 건 미리 볶은 다음 0.3mm 사이즈로 에스프레소 분쇄를 해 놓은 제품이다.
난 두 가지 커피를 들고 구석에 있는 비정제 설탕까지 챙긴 뒤 다시 1층으로 향했다.
1층 화목 난로 옆 테이블에는 종이컵이 이미 다 늘어서 있었다.
“다 했습니다. 실장님.”
“생큐.”
현재 시각은 오전 9시 43분.
한 잔씩 다 따로 블렌딩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린 난 직경 30cm 정도 되는 나무로 만든 반구 형태의 그릇을 찾았다.
그러고는 나무 그릇을 테이블 옆에 놓은 난 곧장 커피믹스를 뜯기 시작했다.
“실장님. 저도 도울까요?”
“아니. 내가 할게.”
커피의 맛은 커피 원두와 설탕 그리고 프림의 비율뿐 아니라 정밀한 물 조절이 핵심이었기에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가 없었다.
난 막심 커피믹스 스틱에 있는 설탕을 쓸 게 아니었기에 커피믹스 끝부분을 잡고 설탕은 남기고서 50개의 커피믹스를 나무 그릇에 부었다.
나무 그릇에는 동결건조 커피 덩어리와 프림만 수북이 쌓여 있다.
순간 난 머릿속으로 50명이 마실 커피의 블렌딩 비율을 계산했다.
막심 모카골드는 온두라스산과 콜롬비아산 커피 품종을 블렌딩한 제품이다.
거기에 식물성 크림과 설탕 우유 등이 들어가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누가 타도 맛있는 커피에 속하는 편이다.
하지만 크림 성분 때문에 발생하는 텁텁함과 약간의 과한 단맛 그리고 부족한 향이 아쉬운 제품이다.
그래서 난 볶은 원두를 0.3mm 사이즈로 잘게 분쇄한 베트남 커피와 자메이카 커피를 작은 티스푼으로 각각 다섯 번과 일곱 번을 더했다.
그 이후 그릇에다가 비정제 설탕을 넉넉하게 붓고선 요리용 나무젓가락으로 그릇 안을 휙휙 젓기 시작했다.
드르륵드르륵.
잠시 후.
막심 커피믹스에 약간의 스모키한 커피 향을 입혔고 산미를 살짝 더해 텁텁함을 없앤 최대한 정 커피와 비슷한 커피가 만들어졌다.
곁에 있는 이영진이 고개를 갸웃한다.
“실장님. 설탕만 바꾸고 두 종류의 커피를 그렇게 조금만 더했는데 진짜 정 커피랑 비슷한 맛이 난다고요?”
“마셔 보면 알아.”
난 미친 듯한 속도로 블렌딩된 커피를 종이컵에 나눠 담았다.
그러고는 조심스레 종이컵에 물을 하나씩 따르기 시작했다.
커피란 블렌딩만큼이나 물의 양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마치 라면의 물 조절에 버금갈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커피를 타고 난 뒤 이영진에게는 딱 하나만 부탁했다.
“영진아. 빨리 저어줘!”
“예!”
이영진이 드디어 자기가 할 게 생겼다며 어깨를 들썩이면서 미친 듯이 커피를 젓는다.
그렇게 커피를 다 타고 나자 9시 48분이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난 시험 삼아 첫 번째 탄 잔을 음미했다.
그 순간 절로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됐네. 영진아 마셔 봐.”
“향이 꽤 좋긴 한데······”
이영진이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커피를 받아들고 마신다.
호로록.
그때였다.
“어? 어??”
커피를 마신 이영진의 눈이 번쩍이며 커진다.
“맛있지?”
“아니······ 어떻게······ 맛이 이렇게 바뀌어요? 이거 오리지널 정 커피랑 진~짜 비슷한 데요?”
“그게 바로 블렌딩의 마법이지.”
이영진이 감탄 어린 눈으로 날 쳐다본다.
난 그 눈길을 묵묵히 받으며 쟁반에다 종이컵에 탄 커피를 옮겼다.
“자 이제 옮기자!”
“아 예.”
이영진이 날 따라 쟁반에다 커피를 담는다.
둘이서는 다 담진 못했기에 난 1층에 있던 스태프들에게 말했다.
“다들 밖에다 커피 좀 날라 주십시오.”
“어!”
“알았어 정 실장.”
난 쟁반을 들고 먼저 천왕산장 밖으로 나섰다.
* * *
커피를 담은 쟁반을 들고 천왕산장에서 나오자 사고가 나기 10분 전인 오전 9시 50분이다.
난 이태풍이 어디에 갔나부터 살폈다.
이태풍은 산장 공터에서 50m 정도 떨어진 암벽 근처에서 고재수와 함께 촬영을 대기 중이다.
그때 천왕산장 앞 공터에 앉은 박선재 감독은 당장이라도 촬영을 시작할 듯 확성기를 잡는다.
난 다급히 박선재 감독을 향해 외쳤다.
“감독님. 촬영 들어가기 전에 다들 정 커피 한 잔씩 드시고 하시죠.”
박선재 감독이 확성기를 잡은 채 고개를 돌린다.
커피잔에서 모락모락 나는 김을 보자 얼굴이 환하게 변한다.
“이야~ 오랜만에 정 실장님이 타 주는 커피네요. 이건 안 마실 수 없죠. 안 그래도 좀 춥긴 했는데 딱 한 잔씩만 마시고 촬영 들어가면 되겠네요.”
박선재 감독은 확성기를 잡고 촬영 대신 소집을 외친다.
“다들 모이세요!”
스태프들이 장비에서 손을 떼고 박선재 감독이 있는 쪽으로 모여든다.
정 커피도 마실 겸 따뜻한 온기를 내뿜는 석유난로에서 잠시 몸을 녹일 생각으로 말이다.
그때 암벽에서 격투씬 리허설을 하던 이태풍과 고재수도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다들 내가 나눠주는 커피를 마시며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기가 막히네.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정 실장. 커피에 대체 무슨 약을 타면 이런 맛이 나?”
“이게 막심 커피믹스에다가 커피 두 종류를 조금 더 섞은 거라고? 에이~ 거짓말.”
다들 하하호호 하며 빠르게 커피를 비우고 있었다.
덕분에 이태풍의 10시 촬영을 막았지만 불만 있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때 이태풍도 다가와 내 커피를 받아 들었다.
“형 커피 고마워요.”
“고맙긴. 우리 배우님을 위해서라면 백 잔이라도 타야지.”
“아 그 배우님이란 소리 좀 안 하면 안 돼요?”
이태풍은 황룡영화제 대상까지 받아놓고선 아직도 배우란 소리가 낯설다고 한다.
탑 엔터테인먼트 시절 조그만 상 하나 받고 하늘을 찌를 듯한 콧대 높은 오만함을 보이던 배우들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태도였다.
난 이태풍이 커피를 마시는 순간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2]
[날짜 : 2021년 1월 26일]
-AM 10: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NEW. 이태풍] 진주 K 병원 응급실로 긴급 헬리콥터 이송. (기타 : 태풍이 부모님께 긴급히 연락드릴 것.))
현재 시각 오전 9시 54분.
드디어 일정이 삭제되었다.
난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문뜩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오전 10시에 이태풍이 다친다는 내용은 대체 왜 사라졌을까 하는 점이다.
늘 경험했듯 에브리데이의 경고에는 원인이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을 없애면 일정이 사라진다.
그런데 일정을 제거한 이번에는 여전히 원인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애써 경우의 수를 떠올려보자면 원래 촬영할 격투씬 중 암벽에서 미끄러졌다가 안전을 책임져줄 도르래가 빠져서 다친다는 것 정도다.
그래서 난 씬 130의 무대가 될 암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곳에서 약 5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마치 한옥 처마같이 산비탈에서 톡 튀어나온 암벽이 있다.
그리고 그 암벽에서 2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거대한 소나무에는 배우의 몸을 지탱할 도르래를 설치해놓았다.
그런데 도르래를 살피는 도중 나무 아래에서 제작팀 막내 안성대가 홀로 도르래를 지키는 게 보였다.
그는 일주일 전 제작팀에 합류한 22살의 인턴 직원인데 묶어 놓은 줄을 잡고 바싹 얼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과거의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나 역시 사회 초년생일 때 선배들이 괜찮다고 해도 열심히 일하는 걸 어필하기 위해 애를 썼었다.
혹시나 정직원으로 고용될까 하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다.
현재 시각은 오전 9시 55분.
아무래도 찝찝한 나머지 곁에 있는 제작 팀장을 향해 물었다.
“팀장님. 막내는 왜 안 오는 겁니까?”
“아 불러도 안 오더라고. 아직 현장이 낯설어서 저러는 거겠지 싶어 잠깐 내버려 두는 중이야. 그래도 우리가 잘 챙기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
제작 팀장은 안성대가 성실해서 앞으로도 계속 쓰겠다고 말했지만 아무래도 불안했다.
그 미래에는 안성대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이 든 즉시 난 왼손에 커피 한 잔을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뽀드득뽀드득.
난 눈을 밟으며 마치 경보를 하듯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암벽까지는 50m나 되는 거리였기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그동안에도 제작팀 막내 안성대는 도르래의 끝을 고정하는 밧줄을 꼭 잡고서 앞에 있는 암벽을 쳐다보고 있었다.
5m 정도까지 도착하자 오전 9시 59분이 되었다.
난 숨을 헐떡이며 안성대를 불렀다.
“성대 씨. 잠시 이리 와서 커피 한 잔하세요.”
“아 괜찮습니다. 실장님.”
그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내가 괜찮지 않다.
난 다시금 3m 거리까지 좁히고서 말했다.
그가 나무에 묶여있는 도르래에서 손을 떼게 하기 위해서였다.
“제가 직접 탄 건데 맛이 기가 막힐 겁니다. 드셔 보시죠.”
안성대가 미안한 표정을 짓더니 결국엔 도르래에서 손을 뗀다.
“안 그러셔도 되는데······ 감사합니다. 그러면······ ”
안성대가 내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둘 사이의 거리가 줄어든다.
삑삑삑.
폰에서 정각 10시를 알리는 알람 소리가 난다.
그때였다.
쩌저적.
뭔가 갈라지는 듯한 기괴한 소리가 들려왔다.
황급히 고개를 들어 오른쪽에 있는 도르래 쪽을 확인했지만 도르래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이번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제법 거리가 있는 왼쪽 산비탈에서 쌓인 폭설이 위로 들썩들썩 움직이며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드드드드.
눈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눈 아래의 땅과 얼음이 함께 쓸려 내려오는 게 분명했다.
그 순간 난 들고 있던 커피잔을 놓았다.
그러고는 눈앞에서 멍한 표정을 짓는 안성대를 껴안은 채 눈앞에 있는 암벽 밑으로 몸을 던졌다.
풀썩.
암벽 밑에다 매트리스를 설치해 둔 터라 아프진 않았다.
난 놀란 안성대를 끌고 조금 더 암벽 밑으로 파고들었다.
이제부턴 머리 위에 있는 암벽 위로 많은 것들이 쏟아질 테니까.
“고개 숙여요!”
그때였다.
콰콰콰.
튀어나온 암벽이 위에서 떨어지는 수천 개의 돌을 모조리 막아주는 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얼음과 검은 흙덩이들이 암벽에 부딪히고 갈라져서 양옆으로 쏟아져 내린다.
폭우 때문에 생긴 얼음이 갈라지면서 그 위에 쌓인 눈과 얼음을 같이 끌고 내려온 것 같다.
얼음 산사태.
이것이 바로 이태풍이 다치는 이유였던 것이었다.
쿠쿠쿵.
꽤 커다란 돌과 얼음이 한꺼번에 다 쏟아진 뒤에야 산이 조용해졌다.
혹시나 하고 온 덕에 엉뚱한 사람이 다치는 걸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난 안도의 한숨을 쉬고 곁에 있는 안성대를 쳐다봤다.
목숨을 건진 안성대는 넋이 빠진 듯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괜찮습니까?”
안성대가 멍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예? 아 예! 전 전······ 괜찮습니다.”
“다행이네요. 저도 멀쩡합니다.”
그때였다.
“정 실장님~~!”
“성대야~~!”
“괜찮은 거 맞지?”
“윤호야~~!!”
간절하고 절박하게 나와 안성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산을 울릴 정도다.
저쪽에서는 암벽 아래에 몸을 숨긴 우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나 보다.
난 몸을 일으킨 다음 암벽 아래에서 걸어 나왔다.
주변이 마치 폭탄을 맞은 듯 눈과 검은 흙에 뒤엉켜 있었다.
무슨 씬을 찍고 있든 휘말렸겠거니 생각하며 산비탈 아래를 향해 괜찮다며 손을 흔들었다.
“괜찮습니다~~ 여기 안성대 씨도요.”
내가 암벽 아래에서 몸을 드러내자 스태프들은 물론이고 고재수와 이태풍 그리고 강시아와 조은혜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많이들 놀랐나 보네.”
그때 내 뒤에 있던 안성대가 정신을 차리고 넙죽 고개를 숙인다.
“사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정 실장님.”
난 씨익 웃으며 안성대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정 커피를 먹자고 할 땐 빼지 말고 꼭 오세요. 알겠죠?”
안성대가 미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예. 무조건 가겠습니다.”
“자 그러면 못 마신 정 커피나 한 잔 하러 가시죠?”
“예. 실장님!”
난 안성대의 목숨을 구한 뒤 조심조심 산비탈을 내려갔다.
순간 스태프들의 손뼉 소리가 울려 퍼지고 휘파람 소리가 들려온다.
“정 실장~~!!”
“이야~ 정 실장이 우리 영화 수호신이네.”
“괜히 박수무당 정스타라는 게 아니구만? 응?”
“고마워 정 실장. 자네가 성대나 우리 영화도 구했어.”
스태프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천왕산장 앞 공터로 돌아왔다.
그 순간 이태풍을 비롯해 고재수와 강시아 그리고 매니저들이 우르르 내게로 달려온다.
“윤호 형!”
“정 실장님!”
“윤호 삼촌~~!”
“윤호야~~”
혹여 내가 다쳤을까 봐 걱정한 모든 이들이 날 덥석 껴안는다.
그들 모두의 따뜻한 온기를 느낀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인생 2회차.
돈보다 사람을 택한 내 선택이 옳았다.
* * *
산사태를 겪고 난 이후.
이태풍을 비롯한 모두는 나에게 산에서 내려가 쉬라고 권했다.
그러나 난 오늘 밤 촬영이 끝날 때까지 내 배우들을 지켜봐야겠다고 대답했다.
촬영 도중 산사태가 발생했는데 이걸로 <지리산>과 내 배우를 알리지 않는다는 건 매니저로서는 불합격이기 때문이다.
난 천왕산장 앞 공터로 내려오자마자 산사태가 난 곳을 사진과 영상으로 신나게 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최소혜 기자에게 까톡을 보냈다.
[정윤호 실장 : 최 기자님. 여기 지리산 촬영 현장인데 촬영 도중 소규모 산사태가 났습니다. 아찔했네요. 산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난 곧장 기사로 바로 쓸 수 있도록 현장 사진과 보도자료도 첨부했다.
오늘 하루는 포털 연예면이 <지리산>으로 모조리 도배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 사이 현장은 깔끔히 정리가 되었고 혹시나 있을 추가 사태를 막기 위해 조금 더 자세히 현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안전하다는 판정이 나자 즉시 재촬영이 시작되었다.
어떻게든 오늘 안에 촬영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 최소혜 기자의 까톡이 도착한다.
[최소혜 기자 : 잠시 후에 기사들이 올라갈 건데 너무 놀라진 마~아? ^^;;]
까톡이 이상했다.
놀라진 말라니.
그리고 왜 식은땀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쓰는 거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고 까톡을 보내려는 순간 기사가 먼저 올라온다.
그 순간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최 기자님.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한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