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50화
550. 박상규 4
[에브리데이 V12.1]
[날짜 : 2021년 12월 24일]
-PM 02: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희망 병원 면회. (이사연 형수님 의식 회복. 선물 챙겨 갈 것.))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원래라면 올해 말이나 되어서야 이사연이 몸을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그 일정이 사라져 버렸다.
즉 예상보다 훨씬 일찍 의식을 되찾고 몸을 움직이기까지 가능해졌다는 소리였다.
난 내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사연에게 말을 걸었다.
“사연 누님. 제 말 들리세요?”
내 말에 대꾸하듯 이사연이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뜬다.
깜-빡.
역시나 이사연에게 의식이 돌아왔다.
게다가 눈꺼풀로 의사 표현까지 가능해졌다.
난 그 즉시 박상규를 향해 외쳤다.
“상규 형님! 누님이 눈을 깜빡입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쁨에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온다.
박상규가 자신의 아내를 쳐다본다.
하지만 이내 아내의 볼을 쓰다듬으며 내게 설명하듯 말해 준다.
“아······ 원래 이래. 식물인간이라도 눈은 움직이거든. 밤에는 눈 감고 자고 일어나면 눈을 떠. 나도 처음에는 의식 찾은 줄 알고 착각했었어.”
수도 없이 기대하고 실망하다 보니 자연스레 기대를 배제하는 박상규였다.
“아뇨. 이것 좀 보세요.”
난 박상규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한번 이사연에게 말을 걸었다.
“누님. 제 이야기 들리시면 눈 천천히 한 번만 깜빡여 보실래요?”
깜-빡.
난 이사연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보셨죠? 보세요! 제가 말한 것에 맞춰서 천천히 깜빡이셨다고요!”
순간 박상규가 넋이 나간 표정을 짓는다.
“어 어······?”
박상규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어’ 소리만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이사연의 손을 다시 잡는다.
“여 여보! 지 진짜로 내 내 말 들려?”
깜-빡.
“지 진짜지······ 진짜지?”
깜-빡.
이사연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싶은지 반복해서 눈을 천천히 깜빡인다.
순간 박상규가 이사연의 두 손을 꼭 잡은 채 통곡하기 시작한다.
“끄으으윽. 여보. 미안······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당신이 이렇게······ 끄으으윽······.”
역주행 차량 때문에 일어난 사고였지만 박상규는 신혼여행을 가자고 한 자신의 탓이라며 용서를 빈다.
순간 이사연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러자 등 뒤에선 병실 환자와 보호자들의 속닥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 진짜로 정신 차린 거야?
-그런 거 같은데?
-이야~ 남편이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더니만 결국엔 복을 받네. 복을 받아.
-잘됐다. 진짜 잘됐다. 아······ 주책맞게 왜 내가 눈물이 나지?
병실의 보호자들이 숙덕거리며 이사연이 깨어난 걸 환영하고 있었다.
* * *
한참이나 눈물을 흘린 박상규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여 여보. 금방 원장님 모셔올게. 잠시만 기다려?”
그때였다.
털썩.
일어나려던 박상규가 자리에 털썩 쓰러져 버렸다.
“어······ 어······ 내 다리가 왜 이러지?”
충격이 너무 컸는지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걷질 못한다.
박상규가 날 향해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
“유 윤호야. 간호사님 좀······ 불러줄래? 나 다리가 안 움직여서······.”
“알겠으니까 누님 손이나 붙잡아 드리세요. 금방 원장님을 모시고 돌아오겠습니다.”
“그 그래.”
난 그 즉시 몸을 돌려 병실을 나섰다.
그리고는 4층 입구 쪽에 있는 데스크로 뛰어가 수간호사를 향해 외쳤다.
“수간호사님. 410호 환자 정신 차렸습니다! 주치의 선생님 좀 불러주세요.”
수간호사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다.
“눈동자가 움직여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그거 원래 그런 거······.”
“아뇨. 묻는 말에 맞춰 눈을 깜빡입니다. 하나는 예스 둘은 노구요.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수간호사의 표정이 돌변한다.
“진짜요? 아 알았어요. 일단 원장님한테 알려드리기 전에 가서 확인 좀 해볼게요.”
“예.”
수간호사가 410호로 뛰어간다.
병실로 들어간 그녀는 내 말이 맞다는 걸 확인하고 급히 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네. 원장님 410호 이사연 환자 의식 회복했어요. 눈꺼풀 깜빡임으로 확실히 의사 표현을 하고 있으니까 빨리 좀 올라와 주세요.”
전화를 끊은 수간호사는 다른 간호사들을 불러 이사연의 상태를 체크하기 시작한다.
환자를 간호사가 챙기기 시작했기에 매니저인 난 박상규의 곁으로 다가가 그를 챙기기 시작했다.
* * *
드르륵.
410호의 문이 열리더니 머리가 새하얀 백발의 의사가 뛰어 들어온다.
희망병원의 원장이자 설립자인 서환희 원장이 직접 찾아왔다.
그리고 그 곁으로는 손자인 서명우 선생이 함께였다.
“잠깐만 다들 물러나 보세요. 환자 상태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간호사들이 곁으로 물러서자 서환희 원장이 손가락 3개를 폈다.
“자 사연 씨. 이게 몇 갭니까? 눈 깜빡임으로 개수를 표현해 보세요.”
깜빡.
깜빡.
깜빡.
정확히 세 번이다.
서환희 원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후 몇 가지 테스트를 더 마친 서환희 원장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해준다.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박상규가 허리를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원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건 전부 원장님 덕분입니다.”
“허허.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이러십니까? 환자분의 노력이 있으셔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호자께서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킨 덕분입니다.”
서환희 원장이 웃으며 축하를 보낸다.
그런데 그때 서환희 원장이 검진하는 모습을 본 덕인지 머릿속을 드라마 속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주영인이 출연했던 <오랜만입니다. 영희씨>란 드라마 1화에서는 교통사고로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는 환자가 오로지 눈만 써서 상대방과 소통하던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에서 경찰은 범인을 알기 위해 주영인이 맡은 ‘영희’에게 묻는데 ‘영희’가 눈으로 대답한다.
어린아이가 한글을 배울 때 쓰는 ‘자음’과 ‘모음’ 칠판을 세워놓고 눈을 깜빡여서 글자를 가리키는 식으로.
‘범인은······ 철수라고 했었지?’
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자마자 태블릿에다가 ‘아동용 한글 배우기(자음과 모음)’ 앱을 설치했다.
앱을 실행시키자 네모난 격자마다 자음과 모음이 각각 하나씩 들어있는 그림이 뜬다.
격자 아래에는 긴 빈칸이 있었는데 그곳은 터치로 누른 자음과 모음을 글자로 완성해 보여주는 곳이었다.
난 그 앱을 서환희 원장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원장님. 혹시 이걸로 더 자세한 소통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환희 원장이 날 쳐다본다.
“그렇긴 합니다만······ 누구시죠?”
박상규가 말한다.
“이쪽은 제 아내의 병원비를 지원하던 독지가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 매니저가 될 친구이기도 하고요.”
“아~ 그분이셨군요. 늘 대리인만 뵈었는데 오늘은 직접 오셨네요.”
“처음 뵙겠습니다. 굴렁쇠 엔터의 정윤호라고 합니다 원장님. 그동안은 제 후배만을 보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그나저나 독지가라고 해서 나이가 좀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더니 제 예상이 틀렸군요. 아무튼 정말 좋은 일 하시는 겁니다.”
그는 나이가 80살인데도 내게 높임말을 써줄 정도의 인격자였다.
이어서 서환희 원장이 태블릿 앱을 살펴보고 대답한다.
“확실히 이 방법이면 소통이 되겠군요. 그러면 잠시 저희는 뒤로 물러나 있겠습니다.”
서환희 원장이 눈치껏 의사와 간호사를 뒤로 물렸다.
나와 박상규가 이사연의 얼굴 가까이 섰다.
난 태블릿에 있는 펜을 꺼내어 이사연을 향해 말했다.
“누님. 펜을 천천히 움직일 테니까 맞으면 한 번 길게 깜빡 아니면 두 번 깜빡하세요. 자 갑니다.”
난 천천히 ‘ㄱ’부터 펜을 가리키며 옆으로 움직였다.
이사연이 선택한 첫 번째는 자음 ‘ㅇ’이었다.
“이응! 맞습니까?”
깜-빡.
“그러면 이번에는 모음 갈게요.”
두 번째는 ‘ㅕ’였다.
“합쳐서 여 맞습니까?”
깜-빡.
이사연이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자음과 모음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선택된 자음과 모음이 하나로 조합되어 문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느릿느릿.
눈을 깜빡여서 단어를 조합하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누구도 그녀에게 재촉하지 않고 자리를 뜨지도 않고 있었다.
잠시 후.
그렇게 첫 문장이 완성되었다.
[여.보.왜.이.렇.게.말.랐.어.요.]
첫 문장을 본 순간 박상규가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아 그 그게······.”
난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박상규를 대신해 말을 돌렸다.
“누님. 형님이 이번에 배역 들어가는 것 때문에 다이어트를 좀 하셔서 그러세요.”
박상규가 눈물을 거두며 내 말에 동의한다.
“그 그래. 윤호 말대로 나 배역 들어가서 살 빼야 했어. 진짜 잘 먹고 잘 버텼는데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야. 걱정하지 마.”
박상규가 눈물을 흘리며 활짝 웃는다.
반달눈이 된 그의 눈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흘러내리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어서 이사연이 눈을 깜빡거리며 내게 신호를 보낸다.
난 태블릿을 다시금 그녀의 눈앞에 가져갔다.
이사연이 이번에는 날 향해서 부탁을 한다.
[윤.호.씨.우.리.남.편.잘.부.탁.해.요.]
이 와중에도 남편 걱정뿐인 이사연이었다.
가슴이 뭉클해진 난 그녀를 향해 다짐하듯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상규 형님이 연기 말고는 아무것도 못 하는 거 잘 압니다. 그리고 빨리 쾌차하셔서 상규 형님이 연기하는 거 직접 보셔야죠. 예?”
박상규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여보. 나만 믿어. 제대로 된 매니저도 붙었으니까 내가 진짜 제대로 연기해서 큰상 안겨 줄게!”
이사연이 눈을 깜빡이길 반복한다.
난 다시금 그녀의 생각을 옮겨적었다.
[그.전.까.지.일.어.날.게.요.]
[그.리.고.그.때.우.리.결.혼.식.꼭.해.요.]
이사연이 힘을 내겠다는 말에 박상규가 아내의 손을 꼭 잡는다.
예전에 내가 봤던 활기찼던 모습이다.
“그래. 난 상을 탈 테니까 당신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그리고 예전에 올리지 못한 결혼식 올리자. 주례는 여기 원장님께 부탁하고. 응?”
이사연이 천천히 눈꺼풀을 움직인다.
깜-빡.
그러고 싶다는 뜻이다.
순간 서환희 원장이 웃으며 말한다.
“이거 나로서는 큰 영광이로구먼. 허허허.”
너털웃음을 짓는 서환희 원장의 웃음이 병실을 가득 채운다.
이어서 이사연이 눈을 깜빡이며 마지막 문장을 남긴다.
[원.장.님.간.호.사.님.]
[절.포.기.하.지.않.아.줘.서.고.마.워.요.]
서환희 원장과 수 간호사를 비롯한 모든 의료진들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식물인간이 의식을 찾은 기적을 보게 되자 다들 기쁨에 겨워 어쩔 줄을 모른다.
“사연 씨. 돌아오신 거 축하드려요.”
“그래요 축하해요.”
“곧 말씀하실 수도 있을 거고 걸을 수도 있으실 겁니다.”
“꼭 일어나세요!”
정작 자신들의 병원은 3개월 뒤 문을 닫게 될 힘든 상황인데도 모든 병원 구성원들이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주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병원이 이대로 사라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이곳 희망병원에서 기적처럼 희망을 찾았으니 이젠 내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차례였다.
난 그 즉시 대흥 저축은행의 은행장인 최영호에게 도와달라며 까톡을 보냈다.
은행에는 보통 부동산 담당 직원들이 있는데 만약 그들이 희망병원 부지의 개발 계획을 알고 있다면 서환희 원장을 설득하는 건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최영호 은행장이 까톡으로 답변을 준다.
[최영호 은행장 : 10분 이내로 알아보고 연락해 주겠네.]
[정윤호 실장 : 꼭 좀 부탁드립니다.]
난 서환희 원장의 검사를 지켜보며 최영호 은행장의 대답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 * *
서환희 원장은 손자인 서명우 선생에게 정밀한 체크를 지시한뒤 입원실을 나선다.
그 순간 난 막 도착한 최영호 은행장의 까톡을 확인한 뒤 박상규에게 말했다.
“상규 형님. 원장님하고 잠깐 이야기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런 다음에 오디션 영상 좀 찍으시죠.”
나태양 감독의 <도플갱어> 1차 연기 영상 오디션 접수 날짜는 오늘 오후 5시까지였다.
그리고 영상 오디션에 합격하면 일주일 뒤 현장 오디션에서 최종 주연을 뽑게 된다.
그러니 난 그 일주일 사이에 에이스 엔터와 박상규의 계약을 해지하고 굴렁쇠로 소속을 옮길 생각이었다.
박상규가 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아내와 약속을 한 까닭인지 처음 만났을 때 죽어있던 눈에선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래. 알았어. 올 때까지 준비하고 있을게.”
그의 대답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거린다.
‘천의 얼굴’이라 불리던 그의 연기력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대가 들기 때문이다.
난 태블릿을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여기 대본 있으니까 보시고요 누님이랑 대화할 땐 아까 그 앱 쓰세요.”
“그래.”
이후 난 입원실을 나선 서환희 원장의 뒤를 따라나섰다.
문을 열고 나간 난 서환희 원장을 향해 외쳤다.
“원장님!”
저 멀리 걸어가던 서환희 원장이 고개를 돌린다.
“아 예 독지가님.”
빠르게 그와의 거리를 줄인 난 그에게 말했다.
“편하게 말씀해주십시오. 정 실장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십니까?”
“잠시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시간 괜찮으십니까?”
서환희 원장이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음~ 지금은 제가 선약이 있어서 그러는데 차후에 시간을 다시 잡으면 어떻겠습니까?”
“잠깐이면 됩니다. 지금 병원을 팔고 이전하려고 하신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매매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리고 싶습니다.”
희망병원이 있는 이 구로 땅은 초대형 쇼핑몰이 건립되기 때문에 꽤 비싸게 팔린다.
그 사실을 말해 주려는데 서환희 원장이 허탈하게 웃는다.
“아쉽지만 이미 부동산에서 가계약금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그러면 위약금을 내서라도 취소하시죠. 조만간 재계 14위 SNG 그룹의 초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 여기 땅값이 10배는 족히 뛸 겁니다.”
서환희 원장이 눈이 커진다.
“예? SNG 그룹이 쇼핑몰을 이곳에다가 짓는다고요?”
“그렇습니다. 이것 좀 보시죠.”
난 지금 막 대흥 저축은행의 최영호 은행장에게 받은 까톡 메시지를 내밀었다.
[최영호 은행장 : 이미 1년 전부터 그 지역에 SNG 그룹에서 파견한 대리인들이 땅을 매입하기 위하여 조용히 돌아다니고 있다더군. 총 3만 평 정도 마련한다던데 희망병원이 있는 부지가 가장 마지막이야. 이제 그곳만 인수하면 바로 초대형 쇼핑몰 건립 계획을 발표할 걸세.]
최영호 은행장의 대흥 저축은행에는 부동산 심사와 대출을 맡은 팀이 있다.
그 팀을 통해 알아보자 금세 답이 나왔다고 한다.
서환희 원장이 까톡 메시지를 확인한 뒤 묻는다.
“이 이분이 진짜 대흥 저축은행장님이 맞으십니까?”
“지금 바로 통화도 시켜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원하시면 근처 대흥 저축은행에 함께 가서 확인도 하실 수 있도록 해뒀습니다.”
잠시 고심하던 서환희 원장이 말한다.
“아무래도 좀 더 자세히 대화를 나눠봐야겠군요. 제 방으로 같이 가시죠.”
난 서환희 원장을 따라 원장실에서 병원 사정과 부동산 매매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땅을 놓고 터무니없는 짓이 벌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