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9화
539. 예고편 전쟁 1
“정 실장님. 저와 손을 잡는 건 어떻습니까? 제가 스폰서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도움이 될 인재를 찾았다고 생각이라도 한 건지 말도 안 되는 욕심을 드러내는 정인환이다.
내가 뒤를 봐줄 테니 자신에게 정보를 달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김부호 명예 회장의 제안도 거절한 나에게 정성 그룹 셋째 아들이 하는 제안은 가소로울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전 누군가에게서 스폰을 받는다는 걸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정인환은 내가 이해를 못 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한번 말한다.
“뭔가 오해를 하셨나 본데 제 손을 잡으면 돈뿐만이 아니라 우리 정성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여기 리더스 클럽의 정회원 자격도 드리죠.”
“정회원 자격이요?”
정인환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리더스 클럽의 식구가 될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정 실장님의 정보력을 높이 사서 드리는 제안이니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잠시 술렁이는 소란이 일어난다.
아무리 정인환이 리더스 클럽의 우두머리라지만 로열패밀리가 아닌 나에게 정회원 자격을 준다는 게 불만인 듯하다.
그러나 그 제안은 내 쪽에서 거절이다.
내 앞에 있는 정인환은 물론이고 이 자리에 모인 리더스 클럽 멤버들 대부분은 2년 안에 다들 구속당할 운명이기 때문이다.
주가 조작과 횡령과 배임.
그리고 여자 연예인에 대한 폭행과 마약 유통 등의 짓을 저지르며 홍석준 대표와도 별로 다르지 않은 짓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MBS 보도국에 리더스 클럽의 존재를 알렸으니 회귀 전보다 더 빨리 망할 게 분명했다.
난 정인환의 눈을 바라보며 재차 거절 의사를 밝혔다.
“죄송하지만 전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제안은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순간 정인환의 안색이 살짝 찌푸려진다.
자신의 제안을 면전에서 거절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모양이다.
“크흠. 그렇습니까? 제법 현명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기회를 잡을 담력이 있는 사람은 아닌가 보군요. 알았습니다. 뭐 싫다면 어쩔 수 없죠.”
정인환은 마치 내가 멍청하고 소심하다는 듯 말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눈곱만큼도 모르면서 멋대로 말하는 멍청이를 상대로 열을 낼 필요는 없었다.
정인환은 내가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자 관심이 식은 듯 멤버들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자~ 그러면 우리끼리 술이나 푸자. 3층으로 올려보낸 애들 말고 다른 애들로 내려오라 하고.”
이후 정인환과 리더스 클럽 멤버들은 내게 보여줬던 관심을 거둔 뒤 자신들끼리 어울리기 시작했다.
* * *
리더스 클럽의 멤버들과 만남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이다.
진성준 전무는 한 잔만 더 하고 가자며 날 근처 포장마차로 이끌었다.
붉은 포장마차의 천을 걷고 들어갔는데 손님이 한 명도 없다.
진성준 전무의 비서 여진수가 포장마차 주인에게 5만 원짜리 20장을 건네며 부탁한다.
“여길 한 시간만 통째로 빌렸으면 합니다. 안주와 술도 좀 내주시고요.”
여주인의 얼굴이 활짝 펴진다.
“아이고~ 마음대로 하세요. 오늘 손님도 없는데 잘됐네. 드시고 싶은 건 뭐든 말씀하시면 준비해 드릴게요~.”
“일단 소주랑 어묵탕부터 내주시고 다른 안줏거리부터 준비되는 대로 좀 내주십시오.”
“예~ 예~ 잠시만 기다리세요.”
포장마차 주인은 기쁜 표정으로 ‘오늘 영업 종료’ 팻말을 밖에다 걸었다.
이내 어묵탕과 소주 한 병이 먼저 나온다.
진성준 전무가 먼저 내게 소주를 따라준다.
졸졸졸.
투명한 소주잔에 맑은 소주가 가득 찬다.
“한 병만 마시고 입이나 씻고 가시죠. 거기서 마신 위스키는 마치 구정물을 마신 듯하더라고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나 역시 진성준 전무의 소주잔에 소주를 따라줬다.
술을 즐기지는 않는 나지만 오늘은 나도 좀 마셔야 할 것 같다.
리더스 클럽 멤버들과 마신 값비싼 싱글몰트 위스키의 맛을 씻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잔이 가득 차자 진성준 전무가 잔을 들어 올린다.
“홍석준 대표도 물리쳤으니 건배 한 번 하시죠.”
“예. 거기에 하나 더 해서 미리 축하하시죠.”
소주잔을 든 진성준 전무가 고개를 갸웃한다.
“어떤 거 말입니까?”
“리더스 클럽 멤버들도 홍석준 대표의 뒤를 따를 겁니다.”
진성준 전무는 오늘 나 때문에 여기 온 터라 평소에는 리더스 클럽 멤버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만에 하나 MBS 보도팀이 들이닥칠 때 같은 장소에 있게 되면 위험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난 미리 그에게 경고했다.
“혹시 리더스 클럽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깁니까?”
“MBS 쪽 보도팀이 붙었습니다. 조만간에 취재에 나선 다음 기사를 터트릴 겁니다. 그들이 저지른 짓들까지 포함해서요.”
“그렇습니까? 미리 경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저희는 같은 배를 탔잖습니까?”
진성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획득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 손을 잡은 상태였다.
그를 돕는 것이 곧 나를 돕는 일이다.
진성준 전무가 피식 웃는다.
“정 실장님을 제 편으로 만든 게 제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요.”
“자 그러면 건배하시죠. 홍석준과 리더스 클럽의 아웃과 우리의 성공을 위하여~.”
“위하여~.”
쨍!
우리 둘은 소주잔을 맞부딪힌 뒤 단숨에 잔을 비웠다.
차가운 소주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며 클럽 엔젤에서 있었던 더러운 기분을 싹 씻어 주었다.
‘잘 가라 홍석준. 그리고 리더스 클럽 니들도.’
* * *
이틀이 지났다.
리더스 클럽 정인환이 손을 썼는지 검찰이 HK 전자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들어간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동시에 HK 전자 홍석준 대표가 스캔들을 일으킨다는 여의도발 찌라시도 돌기 시작했다.
그 탓에 HK 전자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해 버렸다.
그로 인해 HK 전자 홍석준 대표는 더는 나와 내 연예인들에게 시비를 걸어오지 못했다.
홍석준 대표는 HK 전자의 주가를 방어하느라 애를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석준 대표는 며칠 내로 구속될 게 틀림없었다.
리더스 클럽이 작정하고 공격을 하는 데다가 워낙에 구린 데가 많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럽 엔젤에서 봤었던 배우 3실의 한유주는 다음 날 새벽같이 찾아와서 두 손을 싹싹 빌며 다시는 그런 장소에 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홍석준 대표와 얽힌 일을 해결한 뒤 대천 그룹이 내준 대천 호텔 대 연회장에서 성공적으로 <화란전>의 제작 발표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다.
1월 5일 아침 7시.
경주 <화란전> 월궁 세트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제 있었던 MBS <화란전> 제작 발표회가 성공적으로 끝난 덕에 스태프들은 힘든 걸 잊고 힘을 내고 있었다.
“동혁아 날이 추워서 그런지 붐 마이크에 윈드스크린 털이 다 엉켰다. 윈드스크린 새것 좀 가져와.”
윈드스크린은 풍절음을 막기 위해 붐 마이크를 감싸는 털 뭉치를 말한다.
“예. 바로 갖고 오겠습니다.”
“10분 뒤에 촬영 시작하니까 조명팀 빨리 셋업 끝내세요.”
“나도 큐시트도 좀 가져다줘~.”
다들 기분이 좋은 나머지 약간의 실수가 있어도 기분 좋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때 천막에서 나온 오복희 PD가 확성기를 잡고 말한다.
“자! 다음 주에 첫 방송이니까 이대로 바짝 페이스 올려서 ‘정희왕후’를 묵사발 만듭시다!”
순간 촬영 준비를 하던 스태프들이 힘차게 대답한다.
“예! PD님!”
새벽부터 힘찬 파이팅 소리가 세트장을 울리자 <화란전>의 첫 방송을 일주일 정도 앞둔 현장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한다.
그때 메이크업을 마친 유진이가 세트장에 나타났다.
유진이는 긴 머리를 뒤로 질끈 묶고 이마에 두건을 두른 채 남장을 하고 나타났다.
유진이가 오늘 찍을 씬은 유화 공주가 자신과 2왕후를 습격했던 암살단의 배후를 쫓는 씬이었기 때문이다.
남장을 해서인지 내게 걸어오는 유진이는 평소와 걸음걸이가 달랐다.
팔자걸음을 섞어 어슬렁대는 걸음으로 다가온 유진이는 날 보자마자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크흠~ 자네가 볼 때 내 모습이 어떠한가? 사내 같은가?』
남자의 목소리라고 하기에는 톤이 조금 높다.
“동작은 괜찮은데 목소리는 좀 어색해. 조금만 더 톤을 낮춰 봐. 턱을 당기고 흉성을 섞으면 될 거 같은데?”
유진이가 턱을 당기고 심호흡을 한 뒤 말한다.
『이 정도면······ 괜찮은가?』
“오~ 좋은데?”
엄지를 척 하고 치켜들자 유진이가 그제야 한숨을 내쉬고는 목소리를 편하게 한다.
“아으~ 목 아파 죽겠어요 오빠.”
“아침부터 찬바람을 맞아서 그럴 거야. 일단 천막으로 가자. 뜨거운 물 좀 마시고.”
난 유진이를 대기 천막으로 데리고 간 뒤 주인아주머니에게 선물 받은 목도리를 건넸다.
따뜻한 물을 마시고 목도리까지 두르자 유진이의 얼굴이 밝아진다.
“아~ 좀 나아지는 거 같아요.”
“다행이네. 오늘은 계속 목도리 하고 다녀. 자 여기 마스크도 끼고.”
마스크를 건네자 유진이가 냉큼 쓴다.
“근데 아침부터 현장 분위기가 왜 이렇게 좋아요?”
“어제 제작 발표회가 잘 끝나서 기사가 잘 나왔어. 이것 좀 봐.”
난 폰으로 포털의 연예 기사면을 클릭한 다음 유진이에게 내밀었다.
[MBS <화란전> 제작발표회. “인산인해가 된 발표 현장.”]
[MBS <화란전> “화제의 드라마. 기자만 300명 넘는 제작발표회.”]
[정유진 “최고의 연기로 화답할게요!”]
[MBS <화란전> 제작발표회장. 서연우와 김세리의 화려한 OST 공연.]
[KBC <정희왕후> 제작 발표회 현장. 이선찬 PD “경쟁작과 선의의 대결을 펼치겠다.”]
너튜브 라이브로도 공개된 <화란전>의 제작 발표회에선 세리와 서연우가 깜짝 출연해 각각 OST를 한 곡씩 불렀다.
아직 음원 업로드 하지 않았기에 차트 순위는 나오지 않았으나 반응을 보니 업로드만 하면 높은 순위가 예상되고 있었다.
그리고 <화란전>에 관한 기사는 KBC <정희왕후>보다 훨씬 더 많은 기사로 도배가 되고 있었다.
“와~ 우리 기사들 대땅 많다.”
유진이가 미소의 말투로 흥얼거리며 기사를 읽어간다.
그때 기사를 읽어 나가던 유진이가 액정의 한 부분을 짚으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오빠. 다 좋은데 이건 뭐예요?”
“뭔데?”
난 유진이의 손끝을 확인했다.
[<화란전>의 여주인공 정유진 “올해의 연기대상 후보 0순위!” (주간 스타 장문기 기자)]
-작년 연말 M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과 최우수상으로 3관왕을 한 정유진이었지만 그녀는 마땅히 4관왕이 되었어야 했다.
-그녀에게 대상을 주지 않은 MBS 경영진은 연기대상의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올해 <화란전>의 여주인공이 된 정유진이 받아야 할 상은 단연코 ‘대상’이라고 본 기자는 생각한다.
······.
장문기 기자는 여전히 논란 중인 작년 연말 연기대상 결과를 놓고 자신의 사감을 담아 기사를 쓰고 있었다.
기사를 본 유진이가 조금은 부끄러운 듯한 표정이다.
“오빠. 아직 드라마 첫 방송도 안 나갔는데 벌써 연말 연기대상 이야기를 꺼내면 좀 오버 아니에요? 시청자들이 오만하다고 생각할 거 같은데······.”
난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연예 신문에서 이 정도는 양반이지. 그리고 혹시나 문제 된다 싶으면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안심해.”
그제야 유진이가 걱정을 지우고 고개를 끄덕인다.
“네~.”
유진이는 알겠다며 이어서 다른 기사들을 읽기 시작했다.
난 그 틈에 장문기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장문기 기자가 묻는다.
-정 실장. 기사 봤어?
“예. 봤습니다. 기사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내 당연한 마음이야!
“유진이가 고마워하네요.”
유진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옆에서 고개를 갸웃하지만 난 시치미를 떼고 말을 이었다.
기자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면 의외의 정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장문기 기자가 한 가지 정보를 전해 준다.
-정유진의 팬으로서 당연하지. 아 참 그런데 혹시 말이야 KBC에서 ‘화란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건 알아?
“어떻게요?”
-내일 밤 KBC <여우 구슬> 드라마 끝날 때 다음 주 <정희왕후> 예고편 있잖아. 그거 편성을 10분이나 잡아놨다는데?
보통 드라마 하나가 끝나게 되면 마지막 2화에는 다음 주에 할 신작 드라마의 예고편을 덧붙인다.
하지만 그래봤자 보통 시간은 1분 정도에서 많아봤자 2분을 넘기지 않는데 KBC는 무려 10분이나 편성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박찬식 대표가 직접 말이다.
“정말입니까?”
-그래. 듣기로는 박찬식 대표가 특별 지시를 내렸다네? 어제 제작 발표회 때 <화란전>에게 화제성에서 밀렸다면서 노발대발하면서 말이야.
‘위험한데······.’
만약 KBC가 <정희왕후> 예고편 2화를 각각 10분씩을 하게 되면 다음 주 방송되는 1화부터 시청률에서 밀릴 여지가 다분했다.
<정희왕후>는 회귀 전에 시청률이 20%를 넘을 정도로 잘 만든 드라마이기도 했고 최고의 배우들이 투입된 KBC의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칫 한번 시청률을 밀리게 되면 오랫동안 그 여파가 반영될 여지가 있었다.
“정보 감사합니다. 제가 제대로 보답하겠습니다.”
-약속한 거다?
“예. 조만간 만나서 식사도 한번 하시죠.”
-밥보다는 독점이 더 좋은 거 알지?
“당연하죠.”
난 인사를 전화를 끊은 다음 오복희 PD에게 향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 * *
뜻밖의 소식을 들은 오복희 PD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KBC가 예고편을 10분씩이나 보낸다고요? 그것도 이틀 동안이요?”
“예. 다른 언론사에도 확인했습니다. 사실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아 미치겠네! 이거 어떻게 하지······.”
오복희 PD는 예상치 못한 일격에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무턱대고 클립 영상으로 때우게 되면 안 보내느니도 못하고.
결국 모든 게 시간이 문제였기에 난 한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감독님. 촬영은 여기서 PD님이 하시고 편집은 다른 분께 맡기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시간을 좀 벌 수 있을 듯한데요?”
남은 시간은 채 36시간이 되지 않았기에 예고편 방송을 제대로 만들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오복희 PD가 혼자서 찍고 편집까지 하는 건 절대 무리였다.
그래서 난 차후 편집의 신이라고 부를 정도의 능력을 보여주는 금은동 AD를 먼저 서울에 올려보내자고 말했다.
고민하던 오복희 PD가 빠르게 내 말에 동의한다.
“하긴 은동이 실력이라면 어느 정도 커버는 할 수 있겠네요. 난 여기서 찍고 은동이는 서울에서 편집하고. 그러면 시간 좀 벌 수 있겠네요.”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이내 결단을 내렸다.
“때마침 메이킹 필름 제작팀도 여기 와 있으니까 까짓거 만들어보죠!”
KBC 박찬식 대표의 과감한 행동 덕에 시청률 전쟁이 한 주 먼저 시작되어 버렸다.
하지만 난 이 전쟁에서 질 생각이 없었다.
난 반드시 유진이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에 ‘동 시간대 1위’란 타이틀을 안겨 줄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문기 기자의 기사 제목대로 올해는 유진이에게 ‘대상’도 안겨줄 생각이고.
‘뭘 더 해야 하지? 아 맞다!’
그 순간
예고편 시청률 전쟁에서 <화란전>을 이길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머릿속에 번뜩이며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