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37화
537. 리더스 클럽 1
‘리더스 클럽’은 홍석준 대표를 비롯해 2 30대 재계의 후계자들이 친목을 도모하고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리더스 클럽을 만든 사람은 재계 11위 정성 그룹 셋째 정인환.
그를 중심으로 핵심 멤버들 10명 정도가 참석하는데 재벌가의 로열패밀리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했다.
그리고 로열패밀리는 ‘동반 1인’을 데리고 모임에 참석할 수가 있었다.
보통 동반 1인은 여자 연예인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종종 비즈니스 때문에 남자도 참석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난 홀로 남은 체리블라썸의 대기실에서 진성준 전무에게 전화를 거는 중이었다.
전화를 받은 진성준 전무가 HK의 공격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로 묻는다.
-정 실장님. 괜찮으십니까?
“저 아시잖습니까 괜찮습니다. 그보다 혹시 오늘 열리는 리더스 클럽 모임에 절 좀 데려가 주실 수 있을까요?”
-리더스······ 클럽이라고요?
“예.”
-정말 별걸 다 아시는군요.
‘회귀했으니까요’라고 말하고 싶다.
잠깐 생각에 잠겼던 진성준 전무가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안 그래도 오늘 신년 축하 미팅 초대장이 왔던데 같이 가시죠.
HK 그룹과의 다툼에 돕지 말라는 아버지의 엄명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괜찮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면 몇 시에 뵈면 될까요?”
-9시 50분. 클럽 엔젤 앞에서 뵙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오늘 드레스코드는 검은색 턱시도입니다.
턱시도라면 한국 최고의 디자이너 제이슨 조에게서 빌리는 게 나을 것 같다.
알겠다고 전화한 난 곧장 제이슨 조에게 턱시도를 빌려달라고 연락을 넣었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들려온다.
-언제 전화 주시나 했어요. 그런데 턱시도라면 이미 만들어 뒀으니까 오기만 하세요.
“제 옷을요? 언제요?”
제이슨 조는 언제든지 내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 맞춰놓았다고 한다.
정장도 2벌이나 말이다.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냥 승진 선물로 받아주세요~ 덕분에 L.M.L이랑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게 되기도 했고요. 제가 해드릴 건 이런 거밖에는 없네요.
며칠 전 MBS 연기 대상 때 가짜 디자인 의상으로 한편의 쇼를 벌였을 때 제이슨 조와 L.M.L을 연결했던 적이 있다.
그 덕에 제이슨 조는 실제로도 L.M.L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되었다.
졸지에 한국 최고 디자이너가 만든 맞춤옷이 생겨버렸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따가 8시쯤 가서 뵈어도 될까요?”
-예. 기다릴게요 정 실장님~
클럽 엔젤에 가기 위해 모든 일정을 끝내는 순간 폰에서는 조금 전 기사가 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단독) 디바 한소진. 체리블라썸의 무릎을 꿇리다?]
-제보 영상 : 체리블라썸_무릎_꿇는_영상.avi -순수한 체리블라썸의 디바에 대한 팬심이 한소진의 갑질에 짓밟히다.
-선배가 아닌 그저 시기심이 가득한 여가수의 횡포.
-3년 만에 갈고닦은 것이 갑질이었나?
한소진은 이제 더는 연예계에 발을 붙일 수 없게 되었다.
‘아디오스 한소진.’
이후 2시간이 지났다.
대기실 TV에선 MBS <쇼! 음악센터>의 1위 발표식이 나오는 중이다.
MC가 모든 가수가 올라온 순위 발표식 무대에서 힘차게 외친다.
-오늘의 1위는······ 축하합니다. 체리블라썸! 음악방송 11주 연속 1위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펑펑.
무대 위로 금색 은색 꽃가루들이 날리기 시작한다.
그 사이 무릎이 더 빨갛게 변한 체리블라썸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수고했어 얘들아.’
난 기특한 체리블라썸의 모습을 보며 곧바로 MBS를 떠났다.
이제부터 체리블라썸이 당한 모든 걸 홍석준 대표에게 돌려주기 위해서였다.
* * *
청담동 클럽 엔젤 앞의 도로변.
난 제이슨 조의 턱시도를 입은 채 진성준 전무를 기다리며 폰을 보는 중이다.
[체리블라썸. 음방 연속 11주 연속 1위!]
[역대급 1위 기록을 경신하는 체리블라썸.]
[한소진! 체리블라썸을 무릎 꿇리다.]
[1위 트로피를 든 체리블라썸의 빨간 무릎.]
체리블라썸은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땐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 결과 음악방송 역사상 최초인 11주 연속 1위의 대기록을 세워 버렸다.
난 그 열띤 현장이 담긴 기사를 본 뒤 류한준 CP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까 홍석준 대표가 소속된 ‘리더스 클럽’의 미팅이 오늘 열리니까 보도국장에게 부탁해 잠입 보도를 부탁했던 결과를 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조금은 실망스러운 대답이 돌아온다.
-정 실장. 미안한데 보도팀이 준비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단다. 요새 워낙 굵직한 사건이 많아서 2주는 필요하다네. 로열패밀리의 동반자로 가야 하는데 그 로열패밀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같이 들어갈 수 있다면 홍석준 대표와 함께 리더스 클럽까지 오늘 모조리 다 무너뜨릴 생각이었는데 그건 좀 힘들 것 같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계속 캐 봐주십시오. 이놈들. 똑같은 놈들입니다.”
-그래.
전화를 끊은 난 숨을 고르며 다이어리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홍석준 대표에 관한 정보를 모조리 기억한 뒤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 위해서였다.
잠시 후.
오후 9시 40분이 되자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발신자 : 진성준 전무]
“왔네.”
전화를 받는 순간 진성준 전무의 차가 눈앞에 나타났다.
-실장님. 바로 따라 들어오시면 됩니다.
난 진성준 전무의 차를 따라 클럽 엔젤의 지하 주차장 출입구로 향했다.
* * *
클럽 엔젤의 지하주차장.
차에서 내리자마자 진성준 전무가 날 위아래로 훑어본다.
“이야~ 어디서 이런 멋진 옷을 맞추셨습니까?”
“디자이너 제이슨 조한테서 선물 받았습니다.”
“제이슨 조가 요즘 옷 잘 만든다고 하더니······ 진짜 괜찮은데요?”
진성준 전무는 곁에 있는 여진수 비서에게 지시해 자신도 앞으로는 제이슨 조에게 옷을 맡기겠다며 약속을 잡으라고 한다.
왠지 모르게 걸어 다니는 제이슨 조의 광고판이 된 것 같다.
“자 가시죠.”
오늘은 동반 1인이 나로 지정된 터라 진성준 전무와 나만이 지하주차장에 연결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선 경호원들에게 신분 확인을 받은 뒤 폰을 건넸다.
이후 우린 두 장의 검은색 카드를 받았다.
리더스 클럽은 클럽 엔젤의 지하 3층과 4층의 2개 층을 다 사용하고 있는데 이 카드를 이용해서 각 층을 사용할 수 있다.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경호원의 인사를 받은 우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3층으로 향했다.
지하 3층으로 내려가자 넓은 플로어에 대략 스무 명 정도의 사람들이 보였다.
지하 3층은 다른 일반 클럽처럼 남자들이 연예인들과 함께 어울려 춤을 추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리더스 클럽에 끼기에는 조금 급이 낮은 인물들이다.
진성준 전무가 복도를 가리킨다.
“저흰 여기서 한 층 더 내려가야 합니다.”
“예.”
지하 4층은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기에 복도 끝으로 가서 다시 한 층을 내려갔다.
띵.
지하 4층에 내리자 3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넓은 공간에 고급스러운 소파와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었는데 턱시도를 입은 피아노 연주자가 클래식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파에는 이미 5명의 리더스 클럽 멤버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싱글몰트 위스키를 마시며 함께 온 동반자들과 담소를 나누는 중이었다.
다만 홍석준 대표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아직 안 왔나 보군.’
그런데 그때 리더스 클럽 멤버들 옆에 앉은 모든 여자 연예인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내가 아는 얼굴로 그녀들은 이제 이름을 알리는 신예 여배우들이다.
그런데 그녀들이 갑자기 마시던 술잔을 든 채로 날 빤히 쳐다보기 시작한다.
‘왜 쳐다보지? 뭐라도 묻었나?’
의아한 생각에 고개를 갸웃하자 곁에 있는 진성준 전무가 속삭이며 말한다.
“정 실장님. 오늘 몸조심하셔야겠습니다. 여배우들이 자기 파트너들 말고 정 실장님만 쳐다보네요.”
“옷 때문이겠죠.”
진성준 전무가 피식 웃는다.
“옷보다는 다른 것 때문인 거 같지만······ 아마도 오늘 멤버들이 정 실장님한테 다들 감정이 안 좋을 거라는 것만 알고 계십시오.”
리더스클럽 멤버들의 표정들을 보니 나 역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3년 전 리더스 클럽을 만든 재계 11위 정성 그룹의 셋째 아들 정인환이 손을 들어 올린다.
“어이~ 그렇게 불러도 안 오더니 오늘은 웬일로 왔어? 그것도 동반자를 데리고?”
정인환은 진성준 전무와는 동갑내기인데 사이가 좋지 않았다.
진성준 전무가 어린 시절 엄연히 둘째 아내의 자식인데도 서자라고 놀려댔기 때문이다.
“오늘은 새해라서 조용히 비즈니스 이야기만 한다고 해서 나도 뭐 들을 게 있나 싶어서 왔지.”
“그래? 뭐 뭐가 됐든 잘 왔어. 그리고 함께 온 사람은 정 실장이지? 요즘 매니저 업계에서 유명하다던?”
“어. 인사해.”
그런데 나를 보는 눈빛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회귀 전처럼 로열패밀리들은 자신들과 신분이 다른 나의 참석을 반기지 않았다.
소파에 앉자 정인환이 날 쳐다보고 있던 여자 동반자들을 보며 말한다.
“야 니들은 오늘 3층에서 놀아.”
정인환의 목소리에 짜증이 살짝 어려 있자 여배우들이 아차 하고 표정을 고친다.
“아 왜 오빠~ 나도 같이 있고 싶은데~”
“시끄럽고 빨리 3층으로 가 있어!”
정인환의 목소리가 커지자 여배우들은 입술을 삐죽대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도 자신의 동반자들이 사라지는 걸 말리지를 않는다.
그녀들이 날 향해 눈길을 보내는 게 다들 마음에 들지 않은 거였다.
시작부터 생각지도 못한 난관을 겪게 되었지만 그래도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았다.
회귀자인 내게는 미래의 정보가 있었으니 말이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에서 홍석준 대표가 내린다.
홍석준 대표의 곁에는 우리 회사의 여배우 한유주가 팔짱을 끼고 있다.
“미안. 내가 좀 늦었지?”
홍석준 대표가 기분 좋은 표정으로 들어오다 나를 보고서는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정윤호? 네가 어떻게 여길 와!”
홍석준 대표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진성준 전무를 쳐다본다.
“진성준. 네가 데리고 왔어?”
“그렇게 쳐다보지 마십쇼. 오늘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러 온 거니까요.”
“비즈니스 같은 소리 하네! 저딴 새X가 무슨 비즈니스를 알아!”
홍석준 대표가 언성을 높였으나 정인환 말고는 상대의 동반자를 어찌할 수는 없었다.
그때였다.
홍석준 대표의 팔짱을 끼고 있던 한유주가 힐끔힐끔 내 눈치를 살핀다.
그녀는 굴렁쇠 엔터 배우 3실의 여배우인데 이런 장소에 오지 말라는 강감찬 대표의 엄명을 어기고 온 걸 들켰기 때문이다.
난 홍석준 대표를 흔들기 위해 먼저 한유주부터 흔들었다.
“유주 씨는 이런 데 함부로 오지 말라는 대표님 말씀을 잊으셨나 보네요?”
“그 그게요······”
한유주가 마치 학생주임 선생님을 본 듯 겁먹은 표정을 짓는다.
홍석준이 짜증을 내며 한유주를 향해 말한다.
“야! 내가 있으니까 괜찮아. 그냥 있어. 쫄지 마!”
“그 그렇지만······”
“야. 한유주. 설마 넌 나보다 정윤호 저 인간이 더 무서워?”
한유주가 불안한 눈빛으로 홍석준 대표와 날 번갈아 쳐다본다.
그러다가 결국 날 쳐다보고 말한다.
“정 실장님······ 저 한 번만 봐주실 수 있어요?”
“지금 돌아가면요.”
“정말이죠?”
“예. 이런 데 처음이고 아무것도 모르고 왔잖아요.”
실은 알고서 온 게 맞지만 한유주는 회귀 전에도 한 번 혼나고선 이런 형태의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내가 용서를 해준다고 하자 한유주는 반색하며 홍석준 대표의 팔에서 손을 빼버렸다.
“죄 죄송해요. 홍 대표님. 그러면 오늘은 저 이만 가볼게요.”
홍석준 대표의 눈이 커진다.
“뭐야 지금? 나보다 저딴 매니저 말을 듣겠다고?”
“네. 대표님. 초대해 주셔서 고맙지만 가봐야겠어요.”
순간 홍석준 대표가 화를 내며 한유주의 손목을 붙잡았다.
“XX! 내 허락도 없이 가긴 어딜 가?”
“악!”
한유주가 짧게 비명을 지른다.
순간 리더스 클럽의 창립자인 정인환이 짜증을 부린다.
“석준 형. 격 떨어지게 뭐 하는 짓이야? 간다는 애는 그냥 보내 줘. 제 발로 오겠다는 애들도 많은데 구질구질하게! 어?”
홍석준 대표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지만 리더스 클럽을 만든 회장인 정인환에게 덤비지는 못했다.
“젠장! 알았어. 가라 가!”
홍석준 대표가 손을 놓자 한유주가 손목을 감싸며 엘리베이터로 사라져 버렸다.
띠잉.
엘리베이터가 닫혀버리자 홍석준 대표가 이를 빠드득 갈며 날 노려본다.
그의 눈에서는 레이저 같은 불빛이 쏟아져 나왔지만 난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늘 <화란전>의 제작 발표회를 막은 것도 이놈이고 <화란전>의 광고를 뺀 것도 이놈이다.
그리고 심지어 체리블라썸까지 괴롭힌 것도 이놈의 짓이었다.
그러니 어차피 지금부터 이놈을 철저히 나락으로 떨어뜨릴 생각이다.
그때 정인환이 말한다.
“자자. 오늘은 우리 성준이도 왔으니까 서로 비즈니스 이야기나 해보는 게 어때?”
“그래.”
리더스 클럽 멤버들은 마치 매니저는 자기들 대화에 끼지 못할 거라는 듯 자기들끼리 비즈니스 이야기를 시작했다.
* * *
“김 판사가 말이야······”
“박 지검장이······”
“미국에서 법무부 장관을 만났는데······”
리더스 클럽의 멤버들은 여자 동반자들의 시선을 뺏겼던 복수를 하고 싶은지 어떻게든 날 깔아뭉개려고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미국 법무부 장관과 골프를 쳤다든지 한국에 있는 주한 미군 사령관이랑 친구라든지.
부장 판사를 마음대로 부린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까지 꺼내면서 말이다.
난 얼토당토않은 그들의 말을 가만히 들으며 내 순서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하려는 건 이런 시시한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홍석준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 내게 말한다.
“이게 바로 오피니언 리더들의 대화라는 거다. 어때? 끼일 엄두도 안 나지?”
홍석준 대표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내게 몰린다.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니 그저 가소로울 뿐이다.
“비즈니스 이야기를 한다더니 다들 친구 자랑이시네요. 이런 거 말고 진짜 비즈니스 대화를 하시죠.”
“진짜 비즈니스?”
“여러분께 도움이 될 비즈니스 정보가 하나가 있습니다.”
홍석준 대표가 코웃음을 친다.
“웃기고 있네. 아직도 분위기 파악이 안 돼? 우린 연예계 찌라시에는 관심 없어!”
홍석준 대표에게 동조하는 이들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봐 정 실장. 그딴 찌라시는 여의도에 가서나 뿌려. 번지수 잘못 찾았어.”
“어이~ 정 실장. 우리가 누군지 몰라?”
로열패밀리들은 연예계 찌라시는 돈이 안 된다며 다들 비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그거야말로 이들의 착각이다.
내가 주는 연예계 정보는 재계의 후계자가 바뀔 정도로 파급력이 있기 때문이다.
함께 온 진성준 전무는 그 사실을 알기에 리더스 클럽 멤버들을 보며 조용히 ‘멍청한 놈들’이라고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리더인 정인환이 손을 들어 소란을 진정시킨다.
“그래? 재미있군. 그러면 정 실장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들어나 볼까?”
회귀 전에 봤던 대로 클럽 멤버 중에서는 이놈이 제일 낫다.
예상한 대로 내가 원한 판이 깔렸기에 난 홍석준 대표에게 치명타를 입힐 정보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홍석준. 넌 이제 끝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