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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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25화

525. 광고 제안

“김동수 실장이 지금 에이스 엔터 쪽 배우들이랑 매니저들을 만나고 있다던데요?”

김동수는 이달 말로 정직이 끝나면 굴렁쇠 엔터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정수혁 이사의 정보팀이 계속해서 김동수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있었는데 분명 3일 전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언제 만났다는데?”

“어제요. 주로 만난 사람들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게 유력한 배우랑 매니저들이래요.”

에이스 엔터는 현재 남부 지검과 국세청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거기에 서재일 검사가 있는 중앙 지검까지 강제 수사에 돌입한 터라 회사의 분위기는 어수선한 상태였다.

그래서 임성학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 주주 세 명이 회사 분할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동수가 배우들과 매니저들을 만난다는 건 꽤 의미가 있었다.

‘굴렁쇠 엔터로 복귀하면 쪼개지는 에이스 엔터 배우들을 영입하려는 건가?’

확실하진 않았기에 주영인에게 다시 물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없어?”

“그거 말고는······ 김동수 그 인간이 저에 대해서 알아봤다는 것 정도요?”

아쉽지만 현재로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게 끝이었다.

아무래도 정수혁 이사에게 다시 체크를 해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고마워. 내가 한번 체크해 볼게. 아 그리고 김동수랑은 거리를 좀 둬. 너 어차피 1인 기획사 할 거잖아.”

회귀 전에 김동수가 주영인에게 보여줬던 집착을 생각하면 주영인에게도 접근할 게 뻔했다.

그래서 난 거리를 두라고 말했다.

만약 김동수와 주영인이 얽히게 되면 왠지 나도 휘말릴 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영인이 피식 웃는다.

“에이~ 그 정도는 저도 알아요. 김동수 그 인간이 얼마나 저한테 끈적거리는데요. 그리고 이젠 오빠가 있어서 그 사람이 필요도 없잖아요.”

“작품 선정 이야기지?”

주영인이 장난스레 웃으며 고개를 갸웃한다.

“글쎄요오~?”

난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짓다 유진이에게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현재 기자들은 주영인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질문을 쏟아내는 중이었다.

“유진 씨. 오늘 신인상부터 최우수상까지 3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는데 소감 한마디 말씀해주시죠.”

“유진 씨. 최우수상을 2개나 받으신 기분이 어떠신가요?”

“유진 씨. MBS에서 곧 방송하는 ‘화란전’에서 ‘신의 이름으로’의 시청률을 뛰어넘을 자신이 있으신가요?”

주영인은 자신보다 더욱 집중적인 인터뷰가 이어지는 유진이를 보며 조용히 혼잣말을 내뱉었다.

“내년에는 확실히 이겨줄게 정유진.”

주영인은 <화란전>에 나오는 유진이를 이길 거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하지만 난 그런 주영인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내년에야말로 대상은 유진이의 차지가 될 거라고 말이다.

그 순간 인터뷰를 마친 유진이가 내 쪽으로 다가온다.

꽃다발을 든 유진이는 미소와 함께 환하게 웃으며 내 쪽으로 다가온다.

난 그런 유진이와 미소를 향해 다시 한번 손뼉을 치며 반겼다.

“축하해 유진아.”

“고마워요 오빠. 전부 다 오빠 덕이에요~”

“유노 삼촌! 나~ 상 받았다?”

두 사람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자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했다.

* * *

MBS <연기대상>이 끝난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기사를 확인했다.

주영인도 상당히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연예 기사 면의 절반은 유진이에 관한 내용이다.

[MBS <연기대상> 3관왕 정유진!]

[MBS <연기대상> ‘신의 이름으로’의 독무대.]

[명품 조연의 존재감. 차세대를 이끌어 갈 여배우 정유진.]

[주연과 조연의 차이? 조연은 대상 수상 자격이 없나? MBS 드라마국은 대답을 회피.]

[정유진 MBS <연기대상> 드레스 화제!]

[LM 의류. HK 의류와 HK 그룹의 갑질에 대해서 낱낱이 폭로.]

[TNT 엔터 배우 박연수. “전 전혀 몰랐어요.”라고 주장.]

예상한 대로 유진이가 조연이라고 대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었다.

심지어 ‘연기대상’ 폐지론이 다시 한번 일고 있었다.

유진이에게 대상을 수상하지 않은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러길래 진즉에 유진이도 후보에 올려줬어야지.”

대상을 받진 못했지만 대중들의 인정을 받았기에 뿌듯해지고 있었다.

이어서 난 연예올타임즈의 ‘베스트 or 워스트’ 섹션을 확인했다.

[MBS <연기대상> ‘베스트 or 워스트’. 베스트 드레서 부분 – 정유진 정미소]

결국 유진이와 미소가 입은 드레스가 공동으로 최고로 선정되었다.

고생을 하고 드레스를 지켜낸 것에 대한 자부심이 온몸을 감싼다.

그런데 폰에 기록된 부재중 통화와 문자 개수를 보자 온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하아~ 밤새도록 전화를 해대셨구만.”

[부재중 통화 : 613건]

[읽지 않은 메시지 : 692건]

최우수상 수상과 베스트 드레서로 인한 이슈 덕분에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기자와 광고주들이 연락을 다 해온 모양이다.

이걸 처리하려면 하루를 다 해도 부족할 것 같았다.

“회사부터 가봐야겠군.”

몸은 천근만근으로 피곤했지만 기분만큼은 하늘을 날 듯 최고조였다.

* * *

짝짝짝.

“정 팀장! 축하해!”

“유진 씨. 3관왕. 대박이다 진짜.”

2실에 들어서자 모든 매니저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진짜 방송국 놈들만 아니었으면 유진이가 대상이었을 건데 진짜 아쉽다!”

“그래도 수고했어. 최우수상 2개가 어디냐?”

“걱정하지 마라 정 팀장. 아까 보니까 네티즌들이 방송국 놈들을 잡아 죽이려고 하고 있더라. 유진이가 대상이나 마찬가지야.”

“그래. 우리 유진이가 최고였어.”

“솔직히 만신 월아랑 청명이랑 1인 2역을 그렇게 멋지게 연기했는데 대상 안 준 건 오버였지.”

모두가 날 향해 환호성을 지르며 아쉬움을 담아 어제의 일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아직 유진이가 어리니까 내년에 노리면 되죠. 아 그리고 오늘내일은 스케줄 때문에 바빠서 좀 힘들고 3일 뒤에 제가 한턱 크게 내겠습니다!”

“진짜야?”

다들 환호성을 내지른다.

올 한해 내가 받을 보너스가 상당하다는 걸 다들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들 아쉬운 표정이다.

오늘을 끝으로 내 팀은 이젠 하나의 실로 독립하기 때문이다.

그때 구성철 실장이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자자. 다들 자리로 돌아가서 유진이랑 미소 앞으로 들어온 광고 정리를 돕자. 오늘은 배우 2실 모두가 붙어서 돕는다!”

워낙 많은 광고와 스케줄이 들어온 터라 구성철 실장이 배우 2실 모두를 붙여서 일 처리를 도와주겠다고 한다.

순간 구성철 실장의 뜻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지금 이건 마지막으로 독립하는 내게 뭐든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걸 말이다.

“감사······ 합니다. 실장님.”

“감사는 무슨. 넌 실장이 되기 전까지는 내 새끼야!”

구성철 실장이 두툼한 손으로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린다.

그도 역시 자신의 품을 떠나는 날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회귀한 이후.

따뜻한 사람들 속에서 안전하게 클 수 있었던 게 너무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새삼 굴렁쇠 엔터를 지켜온 내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 * *

배우 2실 전체가 달라붙자 광고 정리는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끝이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성민석 홍보팀장이 헉헉거리며 나타났다.

“정 팀장. 왜 왜 전화를 안 받아?”

“전화가 너무 걸려와서 못받았습니다.”

난 여전히 전화가 걸려오는 내 폰을 보여줬다.

“그 그래? 그러면 지금 본부장님 방으로 빨리 가봐. 칠성전자 모바일 사업부에서 찾아왔어.”

칠성전자 모바일 사업부.

쉽게 말해서 스마트폰을 만드는 사업부였다.

“설마 갤럭티카 광고가 들어왔습니까?”

“그래! 전화가 안 되어서 직접 찾아오셨다니까 빨리 좀 가자.”

난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그런데 홍보팀에서 누가 찾아오셨습니까?”

“김천석 전무. 지금 칠성전자에서 최연소 전무인 그 양반!”

‘뭐?’

칠성전자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최연소 임원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는 앞으로 5일 후.

회사에서 잘리게 되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김천석 전무냐······’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 나는 급히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1]

[날짜 : 2021년 1월 5일]

-PM 10:00 <연예계 방방곡곡> 칠성전자 김모 전무. 연예인 A모 씨와 불륜 의혹?

‘아직 남아 있군.’

올해 41살의 최연소 전무인 홍보 담당 전무 김천석은 회사에서 차기 대표감으로 알려진 엘리트였다.

그런데 바에서 지인들과 함께 합석했다가 에이스 엔터의 오주현과 불륜으로 의심을 사는 사진을 찍히게 된다.

일행들이 함께 있었지만 사진은 교묘하게 편집이 되어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고 김천석 전무는 품위 손상으로 해고를 당해버린다.

그리고 꽤 시간이 지난 후에 난 그 사실의 전모를 알게 되었다.

올해 53살인 홍보 담당 이사 양규동 이사가 자신보다 12살이나 어린 상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배우 오주현과 손을 잡았다는 것을.

이후 김천석 전무가 잘리고 양규동 이사가 전무가 되자 오주현은 칠성전자 갤럭티카의 광고 모델이 되었다.

원래라면 난 김천석 전무나 양규동 이사와는 얽힐 일이 없었겠지만 유진이가 갤럭티카 광고 모델이 되게 된 이상 충돌은 피할 도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고압적인 양규동 이사보다는 김천석 전무의 편을 들어주는 게 훨씬 좋은 선택지였다.

아무래도 계약을 맺은 뒤 그에게 경고해야겠다.

“김 전무님은 어디 계십니까?”

“강 본부장님 방에 계셔.”

“가시죠.”

난 성민석 홍보팀장의 뒤를 따라 강지영 본부장의 방으로 향했다.

* * *

강지영 본부장의 방.

강감찬 대표와 정수혁 이사가 아직 출근하지 않은 터라 강지영 본부장이 김천석 전무와 그의 비서 이태한을 만나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김천석 전무가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손을 내민다.

“정 팀장님.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됩니까? 하하.”

칠성 전자 전무급이 되면 광고주로 갑 중 갑이었기 때문에 고압적으로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처음 만났는데도 날 너무도 반갑게 맞아준다.

“죄송합니다. 어젯밤부터 전화가 수백 통이 걸려와서 못 받았습니다.”

“하긴 저뿐만 아니라 다른 홍보 담당들도 유진 씨를 잡고 싶어서 그랬겠죠. 어제 유진 씨는 한 마디로 빛이 나더군요.”

L.M.L의 드레스를 입은 유진이의 모습은 어디에서나 화제였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자 이제 앉아서 이야기해 볼까요?”

“예.”

자리에 앉자 강지영 본부장이 자신이 받은 제안을 말해준다.

“정 팀장님. 1년에 10억 기본으로 하고 중간에 광고를 추가로 찍을 때마다 3억씩 더 받는 제안입니다. 어떠세요?”

최고의 조건들이지만 한 가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칠성 전자 모바일 사업부의 홍보 부서는 최고의 광고 모델만 썼었는데 대상을 받은 주영인이 아니라 유진이가 뽑힌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제안은 마음에 듭니다만······ 어째서 유진이입니까?”

김천석 전무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제껏 칠성전자 모바일 사업부는 업계 1위만 홍보 모델로 쓴 걸로 압니다. 그런데 왜 영인이가 아니라 유진이인지 궁금합니다.”

순간 김천석 전무가 웃음을 가득 지으며 말한다.

“진 전무 말이 맞군요.”

“진 전무라면······ 혹시 진성준 전무님 말씀이십니까?”

“예. 실은 제가 성준이 학교 선배라서 개인적으로 좀 친합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 성준이가 말하더군요. 정 팀장님을 만나면 꽤 까다로울 거라고요. 하하하. 근데 들은 그대로군요.”

“죄송······ 합니다.”

“아닙니다. 비즈니스에서는 당연히 그래야죠. 하여간 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만약 유진 씨가 대상 후보로 올랐다면 대상 트로피는 유진 씨가 들었을 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만신 월아’가 보여준 깊이 있는 연기력과 ‘청명’에서 보여주는 다채로운 모습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은 연기력은 정말 최고였었습니다. 다시 말해 저는 유진 씨가 현재 최고의 여배우라고 생각해서 저희 제품 광고를 제안하는 겁니다.”

말을 하는 김천석 전무의 눈에는 확신이 있었다.

업계 최고의 광고주가 유진이를 인정해 주자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유진이한테 전화로 확인한 후에 계약을 진행해도 될까요?”

“그렇게 하시죠.”

난 곧장 유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진이가 반쯤 자다 깬 목소리로 말한다.

-오빠. 왜요~?

“이제 일어났어?”

-네. 아으······ 죽겠어요.

“미안한데 지금 칠성전자 모바일 사업에서 광고 제안이 들어와서 이야기 좀 하려고. 1년에 10억이야.”

-우와~ 진짜요? 갤럭티카요?

유진이가 잠이 깬다는 목소리로 말한다.

“어. 이거 광고 진행해도 괜찮겠지?”

-아싸! 미소한테 자랑해야지. 그 광고 할 테니까 나머지는 오빠가 알아서 해주세요~ 뿅!

유진이는 미소에게 자랑하러 간다면서 전화를 끊는다.

‘그런데 뿅은 뭐야 뿅은!’

전화를 끊은 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유 유진이가 한다네요?”

“배우가 매니저를 많이 믿네요. 보기 좋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시죠.”

김천석 전무가 웃음을 참으며 미리 준비한 계약서를 내민다.

강지영 본부장과 내가 계약서에 사인하고 가계약을 마쳤다.

난 그 즉시 폰을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2.1]

[날짜 : 2021년 1월 5일]

-PM 10: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연예계 방방곡곡> 칠성전자 김모 전무. 연예인 A모 씨와 불륜 사건.)

유진이가 광고 모델이 된 덕분에 다이어리의 일정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대로 안심할 순 없었다.

이번에는 넘어갔지만 양규동 이사가 그를 노리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테니 말이다.

* * *

엘리베이터의 앞.

가계약을 마친 김천석 전무가 웃으며 손을 내민다.

“그러면 조만간 본 계약식 때 뵙죠.”

이태한 비서가 엘리베이터가 도착해서 잡고 먼저 들어간다.

김천석 전무가 따라 들어가려는 순간 난 다급히 그의 팔을 잡았다.

“전무님. 잠시만 독대를 좀 할 수 있을까요?”

이태한 비서가 그럴 순 없다는 듯 버텼지만 김천석 전무가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아. 이 비서. 먼저 내려가 있어.”

“전무님.”

“이야기는 오래 안 걸린다잖아. 그니까 내려가서 차나 좀 데워놓고 있어.”

이태한 비서가 고개를 숙이곤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김천석 전무가 몸을 돌리고 날 빤히 쳐다본다.

“진 전무가 말하길 정 팀장이 뭔가를 말할 땐 꼭 유의 깊게 들으라고 하던데 뭐 그런 겁니까?”

“예. 실은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회사 내에 김 전무님을 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며칠간을 조심하십시오.”

김천석 전무가 피식 웃는다.

“전 최연소 전무입니다. 다시 말해서 절 노리는 이들이 한 트럭은 된다는 소리입니다. 특히 선배들의 경우에는 절 죽이고 싶어서 안달일 정도죠.”

돌려 말하면 안 될 것 같았기에 난 직접 김천석 전무를 노리는 사람을 언급했다.

“양규동 이사님이 전무님을 노리고 있습니다.”

김천석 전무의 표정이 빠르게 굳는다.

설마하니 양규동 이사를 지목할지 몰랐다는 듯 얼굴에 당혹감이 가득하다.

“진 전무가 정 팀장의 말을 잘 들으라고 했지만······ 그래도 그 말이 사실이라는 근거를 말씀해 주셔야겠습니다. 양 이사님은 회사 내에서 거의 유일한 제 편이십니다.”

이래서 사내 정치라는 게 무섭다.

웃는 얼굴로 다가와 있는 힘껏 뒤통수를 갈기기 때문이다.

“양규동 이사가 에이스 엔터의 여배우 오주현 씨에게 사주해 김 전무님과 술자리를 잡도록 한다는 이야기가 돌더군요.”

“정말······ 입니까?”

“예. 저도 최근에야 듣게 된 소문인데 조심해서 나쁠 일은 아닌 듯해서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김 전무님이 진 전무님과 친하시다고 하시니까 남 일 같지도 않고요.”

김천석 전무의 눈에 혼돈이 어리는 게 보였다.

“제 말이 다 믿기진 않으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적어도 확인은 해보십시오.”

그때였다.

띠잉.

엘리베이터가 다시 올라왔다.

이태한 비서가 내리면서 일부러 층을 눌러 놓은 것 같다.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김천석 전무가 한숨을 내쉰다.

“하아~ 알겠습니다. 확인해 보지요.”

“예. 살펴 가십시오.”

김천석 전무가 고개를 끄덕인 뒤 엘리베이터로 들어간다.

“만약 정 팀장님의 말이 맞다면 제대로 보답하겠습니다.”

괜찮다고 말을 하기도 전 문이 닫혀버렸다.

그래도 흘려듣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함께 유진이가 칠성전자의 갤럭티카 광고 모델이 된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환호성을 내지르려고 주먹을 불끈 쥐는 순간 갑자기 폰에서 지잉하고 진동이 울린다.

[발신자 : 강감찬 대표]

난 흥분을 가라앉히고 전화를 받았다.

“예. 대표님.”

-윤호야. 지금 대표이사실로 바로 와라.

강감찬 대표가 급히 날 찾고 있었다.

* * *

대표이사실.

정수혁 이사 그리고 곽무혁 팀장이 함께 앉아 있다.

그런데 강감찬 대표의 표정이 영 심상치가 않았다.

칠성전자 광고까지 땄는데도 말이다.

영문을 알 수 없던 난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대표님.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강감찬 대표가 말없이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낸다.

[사직서]

“사직서? 누가 사직을 한답니까?”

“김동수.”

내가 김천석 전무와 대화하는 동안 김동수가 찾아와 사직서를 제출했단다.

그토록 굴렁쇠 엔터에서 쫓아내려고 해도 버티던 그가 제 발로 회사를 나가버리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김동수. 너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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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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