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18화
518. 콘서트 현장 3
체리블라썸이 와 을 부르는 동안 다음 차례인 강하나와 김종훈이 내 곁에 서서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부를 곡은 <새로운 시작>과 <혼불>.
수도 없이 불러본 노래들이지만 두 사람은 음악방송 무대에 올라가는 것과는 다른 긴장감이 느껴진다며 연신 호흡을 가다듬는다.
두 사람이 긴장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새로운 싱글 곡을 부르기 때문이다.
잠시 후.
강하나는 <겨울비>라는 자작곡을 김종훈은 <등대>라는 자작곡을 부르게 될 예정이다.
<겨울비>라는 곡은 1년 전과는 똑같은 겨울비를 맞았지만 완전히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강하나 자신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등대>라는 곡은 한때나마 음악의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었던 김종훈이 빛을 발견하고 나간다는 곡이었다.
한때 강하나는 아이돌 연습생으로 가수가 되기를 포기하기 직전이었고 김종훈은 탑 아이돌로서 인생을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이제 길을 찾고 더 나은 가수가 되어가는 걸 스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난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조금 더 용기를 불어넣었다.
“잘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김종훈이 내게 시선을 돌린다.
날 쳐다보는 눈에는 고마움이 가득하다.
“윤호야. 오늘 무대. 나도 신곡 불러도 된다고 해줘서 고맙다.”
“고맙긴. 네 덕에 우리 하나를 빨리 띄울 수가 있었잖아.”
처음 강하나가 데뷔할 때 김종훈이 피아노 반주를 해준 덕에 강하나는 빠르게 인지도를 얻을 수가 있었다.
김종훈이 고개를 젓는다.
“아니. 너라면 내가 없었어도 하나를 띄웠을 거야. 그리고 하나라면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갔을 거고.”
“아냐. 네 덕에 얼마나 편했는데.”
김종훈이 피식 웃으며 말한다.
“하여간 겸손은.”
그런데 그 순간 김종훈이 자세를 바로하며 말한다.
“아참 윤호야. 그리고 꼭 해야 할 말이 있다.”
“응? 뭐?”
“날 살려줘서 고맙고 길을 인도해줘서 고맙다. 그 덕에 이런 무대도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김종훈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괜히 뭉클해진다.
회귀 전에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던 탑 아이돌 김종훈.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삶을 이어가며 나와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난 고마움을 표현하는 그에게 나 역시 살아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담아 말했다.
“고맙긴. 친구 사이에.”
짧게 대답했지만 김종훈은 그 말로도 충분하다는 듯 씨익하고 웃는다.
이어서 난 강하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강하나가 유독 긴장한 듯한 표정이다.
이제 2분 뒤에 무대에 올라가야 했는데 말이다.
“하나야. 왜?”
“윤호 오빠. 오늘 엄마랑 아빠 진짜 오셨어요?”
“어. 아까 오셨어. 1열 제일 중간에 앉아 계셔.”
난 오늘 출연하는 모든 이들의 부모님을 단상 제일 앞 특별 무대에 모셔 놓았다.
보통은 VIP 전용석에는 정치인의 가족이나 재벌의 가족 등등 엔터 회사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을 초청한다.
하지만 난 그 자리를 오늘 공연에 나온 모든 가족을 불렀다.
내가 생각하는 VIP는 바로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두 분 안 오신다고 했었는데······”
“내가 설득했어. 하나 네가 제대로 공연하는 거 보여 드리고 싶어서.”
강하나의 엄마는 카피 가수라곤 하지만 가수 출신이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런 엄마의 매니저였고.
그러다 보니 가수가 가지는 부담감을 잘 알고 있어서 원래는 오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내가 불렀다.
강하나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은 생각이 좀 다르지만.
“아~ 실수하면 어떻게 하지?”
난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실수 좀 하면 어때?”
“예?”
“프로답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좋지만 때론 즐기는 것도 필요해. 콘서트장엔 널 사랑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으니 즐기고 와.”
곁에 있던 김종훈이 피식 웃는다.
“매일 밤 접속자 2만 명을 상대로 라이브 방송하는 백만 유튜버가 고작 8천 명 앞에서 왜 겁을 먹어?”
“아 그거랑 이거랑 다르죠.”
“다를 거 하나 없어. 그리고 여긴 윤호 말대로 실수해도 괜찮으니까 팬들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해.”
난 강하나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말했다.
“그래. 하나야. 그리고 네가 실수라도 하면 내가 나중에 무대 위로 올라가서 사죄의 댄스라도 출게. 그러니까 안심해.”
강하나가 킥킥 웃는다.
“오빠의 평판을 위해서라도 그런 일은 막아야겠네요.”
“와~ 너 내 춤 무시하니?”
강하나가 대답은 않고 김종훈에게 말한다.
“종훈 오빠. 그냥 나 실수할까요? 우리 윤호 오빠 스타로 만들게?”
“하긴 얼짱 매니저의 몸꽝 댄스라면 실검 1위는 확정이겠네.”
김종훈이 씨익 웃는다.
‘잠깐만. 왜 작당 모의를 하는 도란희와 이영진 같냐 니들?’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긴장되기 시작한다.
내 얼굴을 본 강하나가 웃으며 말한다.
“오빠. 나 실수하면 오빠 춤 춰야해요.”
김종훈은 곁에서 한술 더 뜬다.
“하나가 실수 안 하면 나라도 실수해야지.”
“야! 니들 왜 이래? 취소야 취소!”
“낙장불입~”
그때 체리블라썸의 무대가 끝이 났다.
팬들을 향한 환호성이 울리고 체리블라썸이 마이크를 잡고 감사하다며 환호성을 지른다.
체리블라썸이 내려오자 이번 MC로는 장준혁이 무대로 올라갔다.
-부활의 사나이 장준혁입니다. 여러분들 즐거우신가요?
장준혁의 등장에 팬들이 연신 환호성을 지른다.
매번 달라지는 MC를 내세운 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자~ 그러면 오늘. 이 콘서트의 또 한 명의 주인공. 강하나 양과 피아노 반주를 맡아줄 김종훈 군입니다.
장준혁의 넉살 좋은 소개를 받고 강하나는 김종훈과 무대 위로 향했다.
“다녀올게.”
인사를 마친 두 사람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완벽한 무대를 펼치기 시작했다.
핀 조명을 받으며 강하나가 김종훈의 반주로 노래를 시작한다.
이어서 무대 위로 국립국악단 전원 50명이 올라온 뒤 <혼불>의 노래를 시작한다.
강하나와 김종훈은 모든 힘을 모아 노래를 이어갔고 자신을 올려다보며 눈물짓는 엄마와 아빠의 앞에서 당당한 가수가 되었음을 뽐내고 있었다.
강하나는 그렇게 오랜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며 탑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 * *
강하나와 김종훈의 솔로 무대까지 마친 뒤.
체리블라썸이 다음 무대를 펼치는 중이다.
<가을 겨울 비>와 <두 번 피는 벚꽃>으로 앨범에만 존재하던 두 곡을 부르자 팬들은 미리 나눠준 가이드 팜플렛을 보고 응원 구호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성공적인 콘서트가 이어지던 도중 이번엔 게스트 서연우의 차례가 되었다.
서연우가 부를 오늘 곡은 바로 <화연가(花戀歌)>.
극 중 유화 공주를 사모하는 김춘추의 장남 김법민의 테마송이다.
무대 아래에 선 서연우는 마이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심호흡을 하기 시작한다.
오늘은 본인의 정식 무대가 아닌 게스트 무대지만 그래도 가수로서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흥분과 두려움이 가득한 서연우를 보며 난 짧은 조언을 건넸다.
“연우야. 사람이 많은 게 부담되면 오늘은 그냥······ 할머니께 편하게 노래 불러드린다 생각하고 불러 봐.”
가수들이 종종 무대에 서는 두려움을 느낄 때 내가 해주는 조언이 있다.
그건 바로 자신을 좋아해 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만 쳐다보고 노래를 부르라는 것이었다.
가수가 자신을 아끼는 팬을 보고 안정을 찾게 되면 자연스레 노래도 표정도 훨씬 좋게 되기 때문이다.
서연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 무대 아래에 앉아서 두 손을 꼭 쥐고 있는 서연우의 할머니는 오늘 유독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형······ 약속 지켜주셔서 고마워요.”
현재 무대 위에는 서연우의 노래를 위해 국악단 50명이 대기 중에 있다.
그리고 난 방선우에게 부탁해 콘서트용 곡으로 반주를 편곡까지 해놓았다.
더군다나 <화란전>의 오복희 PD에게 말해서 백 스크린에 틀 편집 영상도 미리 받아놓은 상태였다.
내가 서연우를 위해 준비한 건 그뿐이 아니었다.
현재 서연우가 입고 있는 건 제이슨 조에게 부탁한 최고급 정장이었다.
비율이 좋은 서연우는 수트빨이 꽤 잘 어울렸다.
“이 정도 무대는 약속 축에도 못 들지. 앞으로 점점 더 인기 끌면 내년에는 서연우 단독 콘서트 한번 하자.”
서연우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예. 형.”
“자자. 그러면 올라갈 준비 해야지.”
그때였다.
곁에서 이번에 MC를 볼 하루가 먼저 무대 위로 향한다.
“형. 저부터 나갈게요.”
“어 수고해.”
무대로 올라간 하루가 마이크를 잡고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하루가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자 관객석이 후끈 달아오른다.
-꺄아아악~~ 하루다!
최근에 가장 핫한 10대 배우 인기 순위 1위인 하루가 등장하자 현장이 시끌벅적해진다.
“오늘 재미있게 보내고 계신가요?”
-네~~~
우렁찬 함성이 현장에 메아리를 친다.
하루가 들뜬 표정으로 자신도 그렇다며 대답한다.
이윽고 하루가 서연우의 소개를 시작했다.
“자~ 이제 나올 분은. 체리블라썸과 강하나 씨의 보컬 트레이닝을 맡아주신 분입니다.”
순간 관객들이 숙덕거리기 시작한다.
최고의 가수들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했다는 것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하루는 서연우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뒤 힘차게 외쳤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화란전’의 OST <화연가(花戀歌)>를 불러주실 스페셜게스트 서연우 씨의 무대입니다.”
그때였다.
무대 백 스크린의 대형 화면에서 다음 달에 방영되는 <화란전>의 한 장면이 나온다.
넓고 넓은 유채밭에 아름다운 한복을 입은 유진이가 지평선을 응시하고 있다.
신라의 공주로서 마치 저 너머에 있는 백제를 토벌하겠다는 듯한 카리스마가 가득한 표정이다.
기품있고 아름다운 유진이의 모습은 현장에 있는 관객들에게서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고 있었다.
그때였다.
띵~
김종훈이 피아노로 첫 음을 연주하는 순간 준비하고 있던 국악단의 멤버들이 공연을 시작한다.
가녀리고 구슬픈 비파의 음색이 피아노와 하모니를 이루며 애절한 느낌을 내기 시작했다.
서연우가 출격 준비를 마치고 날 쳐다본다.
‘형. 다녀올게요. 오늘······ 고마워요.’
‘그래. 다녀와.’
눈빛으로 대화를 마친 서연우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대 위로 올라간다.
밝은 핀 조명이 머리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서연우의 모습은 마치 스타와도 같이 반짝이고 있었다.
무대의 중앙까지 천천히 걸어간 서연우는 관객들을 쳐다보며 천천히 마이크를 입에다 대었다.
그리고 그 순간.
서연우의 아름다운 미성이 DX홀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 * *
서연우의 노래 <화연가(花戀歌)>가 콘서트장을 가득 채운 순간.
관객들은 서연우를 잘 알지 못하는데도 눈물을 흘려대기 시작했다.
서연우의 노래에선 손을 댈 수 없는 정적의 집안 딸이자 차기 여왕이 될 여인을 사랑하게 된 신라 최고 권력자 맏아들의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 나왔기 때문이다.
서연우의 미성과 국악단의 애절하고 장엄한 반주 그리고 김종훈의 아름다운 피아노 멜로디가 하모니를 이루자 팬들은 감동을 참지 못하고 폰의 플래시를 켜고 흔들기 시작한다.
8천 석의 관객석에서 쏟아지기 시작한 플래시의 밝은 불빛은 장관이었다.
잠시 후.
관객들에게 황홀한 시간을 안겨 준 서연우의 노래가 끝이 났다.
천천히 잦아드는 반주에 맞춰 서연우가 천천히 마이크에서 입을 뗀다.
벅찬 감격에 싸인 서연우는 노래가 끝난 순간 몸을 파르르 떨며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감사······합니다.”
그때였다.
팬들이 기다렸다는 듯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대박이다~ 서연우!
-와 목소리 진짜 끝내준다.
-서연우. 오늘부터 팬이다!!!
서연우를 잘 알지 못하는 팬들이었지만 노래 그 자체에 감동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서연우의 할머니가 함께 와준 하루 엄마 나탈리아의 부축을 받아 비틀대며 일어난다.
감격한 서연우의 할머니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손뼉을 치고 있었다.
“내 새끼······ 장하다······ 아니지 우리 서연우 가수님. 최고예요.”
서연우의 할머니가 가수가 된 자신의 손주에게 높임말까지 쓰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표정을 지은 그녀는 공연장의 팬들이 모두 자리에 앉을 때까지 하염없이 손뼉을 쳐댔다.
자랑스러운 손주의 모습을 두 눈에 꼭꼭 담은 다음 죽기 전까지 절대로 잊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서연우는 자신에게 제일가는 팬의 축하를 받으며 수십 번의 인사를 한 뒤에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무대를 내려왔다.
무대를 내려오는 서연우의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형······”
드디어 할머니에게 가수가 된 모습을 보여준 서연우는 말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펑펑 쏟고 있었다.
“그래. 그래. 네 마음 다 알아.”
난 서연우가 어깨를 두드리며 오랜 회한을 씻어내길 기다렸다.
눈물을 그친 서연우가 내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다.
“형······ 진짜 고마워요. 앞으로 진짜 열심히 할게요.”
“그래. 아 그리고 오늘 너 진짜 최고였어.”
그제야 서연우의 얼굴에 웃음이 살짝 피기 시작했다.
서연우는 그렇게 ‘보컬 트레이너 서연우’에서 ‘가수 서연우’가 되었다.
* * *
체리블라썸과 강하나의 콘서트는 연속해서 성공적인 무대가 이어졌다.
세리는 홀로 나와 <화란전>의 OST를 부르며 솔로 활동의 시작을 알렸고 가수 1실의 트레비앙역시 게스트로 얼굴을 비췄다.
트레비앙은 갈고닦은 실력으로 단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기계처럼 맞물리는 안무를 펼쳤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하는 트레비앙의 모습에 관객들도 새로운 인기 아이돌 그룹의 탄생을 예감한 듯 커다란 박수로 호응했다.
게다가 중간중간 S급 배우들이 MC로 나올 때마다 콘서트장은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그렇게 7시에 시작된 콘서트는 예정된 9시를 훌쩍 넘어 10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앵콜에 재앵콜 재재앵콜.
끝도 없이 이어진 호응 속에 앵콜을 총 7곡이나 하고선 굴렁쇠의 첫 번째 합동 콘서트가 대성공으로 끝이 났다.
관객들이 나가는 걸 보며 난 마지막으로 오늘 무대를 꾸며준 스태프들에게 무전을 돌렸다.
“스태프 여러분. 오늘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순간 이동민 실장을 비롯해 스태프들 역시도 내게 똑같이 화답하기 시작한다.
-윤호야 정말 수고 많았다.
-정 팀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진짜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콘서트 성공은 모두 정 팀장님 덕분입니다.
끊이지 않는 축하와 감사 무전속에 체리블라썸과 강하나의 합동 콘서트도 완전히 끝이 나고 있었다.
* * *
콘서트 다음 날.
어젯밤 콘서트 뒤풀이 때 잔뜩 마신 술 때문에 목이 말라서 눈이 떠졌다.
온몸이 두들겨 맞은 통증에 시달리며 폰을 확인했다.
새벽 5시 30분.
오늘은 12시까지만 출근하면 되는 터라 물만 마시고 조금 더 자려 했다.
그런데 액정의 하단부를 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부재중 통화 : 212개]
[읽지 않은 문자 메시지 : 359개]
‘뭐야? 이 시간에 왜 부재중 전화가 이렇게 많아?’
매니저들은 부재중 통화가 쌓인 순간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낀다.
뭔가 ‘일’이 생긴 거니까.
잠이 확 달아난 난 급히 폰을 켜서 포털에 접속했다.
그런데 포털의 연예면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