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3화
483. 예상치 못했던 일 1
“CK 식품이 제안을 받지 않는다면 전 진성 식품에 이 레시피를 바로 매각할 생각입니다.”
양은정 홍보이사가 멈칫한다.
-지 진성이 여기서 왜 나와요!
왜 나오긴.
진성 식품은 댁네의 몇 안 되는 경쟁사니까.
특히나 하버드 출신의 엄친아 진성준이 회사를 맡은 후 냉동식품과 간이식 분야에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CK 식품에서도 경쟁사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번에 진성준 전무님과 커피 공동 개발을 하면서 꽤 친해졌거든요. 좋은 상품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하더라고요.”
양은정 홍보이사에게서 말이 없어진다.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기 굴국밥 진짜 끝내주는데! 잘 팔릴 것 같다는 촉이 막막 오는데! 그래도 싫으시면 진성에 연락할게요.”
그때였다.
상대가 백기를 들어 올린다.
-잠깐! 스톱! 알았어요 할게요! 조건이나 말해줘요. 그래야 저도 대표님이랑 이야기해보죠.
현재 CK 식품은 CK 그룹의 셋째인 손재혁이 맡고 있었다.
“매출 대비 0.3%를 부탁드립니다.”
-안 돼요. 0.1%까지면 또 몰라도!
끝까지 그냥은 지지 않겠다는 듯 태클을 건다.
“에이~ 너무 후려치십니다. 이사님.”
-그래도 안 돼요.
잠시 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최종적으로 0.25%를 불렀다.
양은정 홍보이사는 0.2% 이상은 절대로 안 된다고 맞섰고.
“죄송합니다만 이 이상은 양보할 생각이 없습니다. 대표님한테 말씀 전해 주시고 2시간 이내로 연락해 주십시오. 답 없으면 진성으로 들고 갑니다.”
-알겠어요. 대신 2시간 이내로는 연락하지 마세요. 이거 녹음해 뒀으니까.
“알겠습니다.”
그 순간 양은정 홍보이사가 툴툴대며 말한다.
-하여간 거래 진짜 빡빡하게 하신다니까?
“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하루의 출연료부터 광고비까지 단 한 번도 쉽게 가는 법이 없다며 툴툴거린다.
그러나 상대는 대기업이다.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들에게 난 쉬운 상대로 인식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 경우 온갖 갑질을 당할 게 뻔했고 자연스레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내 배우들이 받게 된다.
회귀 전 수없이 겪었던 그 일들은 이번 생에는 결코 반복할 순 없다.
* * *
2시간 뒤.
양은정 홍보이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오케이. 0.25%. 대신에 조건이 있어요.
“무슨 조건입니까?”
-일단 저랑 식품 개발팀이 인정할만한 맛이어야 해요.
“그거야 뭐 당연한 거고요.”
-그리고 대표님이 한번 보자고 하세요.
“대표님이요?”
-예. 이달 안에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요.
뭘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알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대표님 시간이 정해지면 연락드릴게요. 그리고 지금 바로 출발할 테니까 거기서 봐요.
난 전화를 끊고 곧장 한인성에게 찾아가 협상한 내용을 전했다.
“제가 내일 계약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모르는 게 있으면 명함 드린 대로 저한테 전화 주시고요.”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팀장님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굴국 한솥 해 주시기로 하셨잖습니까? 저 이거 공짜로 해 드린 거 아닙니다?”
한인성이 너털웃음을 짓는다.
“알겠습니다. 잔뜩 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노로가 사라지고 나면 석화도 좀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은 인사를 주고받고 나자 한인성이 산 중턱에 있는 건물 하나를 가리킨다.
“아 그리고 저기 스태프들 묵을 수 있게 직원들 사택 하나 비웠습니다. 오늘은 거기서 주무시면 됩니다.”
과거 지금보다 2배 크기의 굴 양식장을 할 때 사용하던 사택이란다.
“감사합니다.”
난 즉시 숙소가 준비되었다고 유현지 PD에게 전했다.
유현지 PD는 숙소 비용까지 아낄 수 있게 되자 입꼬리를 실룩거린다.
“그러면 바로 짐 옮겨야겠네요. 그리고 숙소가 이렇게 가까우면 촬영도 금방 끝낼 수 있겠는데요.”
굴국밥으로 배를 든든히 불린 우린 한인성이 미리 데워놓은 숙소에다 짐을 풀었다.
그리고 가까운 숙소 덕에 촬영 팀은 야간 촬영을 몇 씬 더 해버렸다.
몇 시간 뒤.
양은정 홍보이사와 식품 개발팀 세 명이 함께 도착했다.
그녀는 미리 얼려놓은 굴국밥을 해동해서 먹더니 한껏 웃음을 터트렸다.
“호호호······ 국밥 한 그릇에 왜 이렇게 웃음이 나지? 호호호.”
양은정 홍보이사는 콧노래를 부르며 국밥 그릇의 바닥이 닳아 버릴 때까지 굴국밥을 박박 긁어먹었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온 개발팀원들도 다 같이 그릇을 싹싹 비워댔다.
계약 조건을 확인하고 순식간에 사인을 마친 나는 양은정 홍보이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대표님은 왜 절 보자고 그러신답니까?”
“글쎄요. 전혀 모르겠어요.”
사실 의심이 가는 건 하나 있다.
CK 식품의 손재혁 대표 역시도 다른 형제들처럼 큰형님을 끌어내리고 자신이 회장이 되고 싶었다.
‘뭐 만나보면 알겠지.’
아무래도 이번 생에선 재벌들의 경영권 다툼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 * *
다음날.
새벽 4시부터 일어난 이태풍과 하루가 바지선에 올라 굴을 따는 촬영을 시작했다.
다만 배연진과 미소는 위험하다는 한인성의 만류에 바지선을 타지 못했다.
대신 배연진과 미소는 만을 거닐며 미역을 줍는 것으로 촬영이 변경되었다.
유현지 PD는 바지선 위에서 촬영하는 A팀을 이끌게 되었기에 미소와 배연진의 촬영은 박응준 AD가 B팀을 데리고 촬영하게 되었다.
확성기를 잡은 박응준 AD가 긴장한 표정으로 외친다.
“자 수정 콘티. 2화 씬 33 갑니다. 레디~ 액션!”
촬영이 시작된 순간.
배연진이 작은 소쿠리를 들고 천천히 바닷가를 거닌다.
촤르르륵.
조약돌에 부서지는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배연진이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배연진이 발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은 뒤 바닷가로 밀려온 미역을 소쿠리에 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미소가 물에 젖을까 봐 치마를 살짝 들고 고양이처럼 배연진의 뒤로 조심조심 다가간다.
그때 배연진이 움찔거린다.
미소가 놀라서 발걸음을 멈춘다.
하지만 배연진이 몸을 돌리지 않자 미소가 가슴에 손을 얹고 작게 한숨을 내쉰다.
『휴우~』
배연진과의 거리는 5m.
촤르르륵.
바닷물이 들어오며 조약돌을 스치는 소리가 나는 순간.
미소가 다시 한번 발걸음을 옮긴다.
영리한 미소의 움직임에 배연진은 뒤를 돌아볼 생각도 못 하고 있다.
촤르르륵.
다시 한번 물이 들어온다.
미소가 또 한 번 발을 옮긴다.
한발 한발.
그렇게 파도 소리에 발자국 소리를 지우며 미소가 배연진의 등 뒤로 다가간다.
배연진과 미소의 남은 거리는 이제 1m.
미소가 두 손을 들어 올리고선 배연진을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촤르르륵.
다시 한번 물이 들어온 순간 미소가 폴짝 뛰어 배연진의 등을 두드린다.
『어흥~』
미소의 입에서 애기 호랑이 소리가 난다.
그때 배연진이 고개를 홱 하고 돌린다.
입으로 긴 미역을 늘어뜨리고 눈을 뒤집은 채로.
『이히히히~』
『꺅!』
미소가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에 폴짝 뛰어올랐다.
순간 배연진이 눈을 풀고 다급히 두 팔을 뻗는다.
덥석.
제자리 뛰기를 한 미소가 배연진에게 안긴다.
『괜찮아? 우리 딸?』
배연진에게 안긴 미소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휴~ 엄마 나 깜짝 놀랐어!』
배연진이 키득거리며 웃는다.
『그니까 엄마를 왜 놀라게 하려고 그래~』
미소가 배시시 웃는다.
『힛. 미안. 근데 엄마. 나 오는 거 어떻게 알았어?』
미소가 귀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배연진이 품에 안은 미소의 머릿결을 넘겨주며 답한다.
『조오~기 거울이 있어서?』
바닷가에 떠밀려온 작은 손거울이 뒤를 비추고 있었다.
『그럼~ 이거 없었으면 나 오는 줄 몰랐을 거야?』
『응. 소리가 안 나서 몰랐을걸? 우리 딸. 너무 똑똑한 거 아냐?』
『아~ 아쉽다!』
미소가 손뼉을 치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그때 배연진이 다정하게 묻는다.
『그나저나 우리 딸. 엄마랑 미역 줍기 할까? 오빠랑 삼촌. 굴 따오면 넣어 먹게. 이따가 캠핑카에서 굴 미역국 해줄게.』
『응! 완전 조아! 대땅 조아!』
미소는 쌍엄지를 치켜들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이후 배연진의 품에서 떨어진 미소가 함께 미역을 줍기 시작한다.
그 순간 미소가 뜬금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오빠가 바지선에~ 굴~ 따러어 가면~~』
마치 노동요를 부르듯 미소는 섬마을 노래를 즉석에서 개사하여 부른다.
그런 미소의 애드립을 배연진이 태연스럽게 받았다.
『딸. 조금 신나는 노래는 없어?』
미소가 목청을 가다듬더니 바닷가에서 주운 작대기를 마이크처럼 붙잡았다.
『푸른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미소가 율동을 섞어가며 동요를 신나게 부른다.
그제야 배연진도 흐뭇하게 웃으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먹방 유람단>에서의 행복한 미역 줍기에 스태프들 모두가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컷! 수고하셨습니다!”
다정한 두 모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촬영이 끝난 후에도 다들 흐뭇한 얼굴들이다.
그때 A팀이 타고 있던 배가 부두로 들어왔다.
배에서 내린 유현지 PD가 쌍엄지를 치켜올리며 박응준 AD를 칭찬했다.
“응준이 잘 찍네. 미소가 애드립을 할 때 안 끊고 간 것도 과감했고. 아주 좋아. 수고했어”
처음 팀을 이끈 박응준 AD가 기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다.
“감사합니다. PD님.”
이곳에서의 순조로운 촬영 현장을 보니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 * *
잠시 촬영을 멈추고 쉬는 시각.
추운 날씨 때문에 스태프들 모두 커피를 마시며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바빴다.
우리 배우들 역시 난로 앞에 앉아서 내가 타준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다.
“다들 너무 잘하고 있어서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다들 힘내서 촬영에 임하시길 바랍니다.”
“예. 팀장님.”
난 이어서 미소에게 말했다.
“미소야. 삼촌 없어도 남은 촬영 잘 할 수 있지?”
두툼한 외투와 장갑 모자까지 쓴 미소가 깜짝 놀라서 눈을 끔뻑인다.
“삼촌! 미소 혼자 버려두고 어디 가요?”
“미안. 엄마 촬영 때문에 경주로 가봐야 해.”
미소가 입술을 뿌루퉁하게 부풀린다.
“치. 나도 삼촌이랑 같이 가고 싶은데.”
“미소는 오늘 남아서 맛있는 굴튀김 굴전 먹고 내일 촬영이 끝나는 대로 경주로 와. 그리고 서울에는 다 같이 올라가자.”
그제야 미소가 얼굴을 밝힌다.
“응! 그러면 나 촬영 잘하고 따라갈게요!”
난 그 뒤는 이대호와 정상봉에게 맡긴 뒤 한인성 사장이 특별히 챙겨주는 얼린 굴국을 들고 경주로 차를 향했다.
* * *
경주 <화란전>의 세트장.
한국 고전 무용의 일인자 연화선은 뇌종양 판정을 받고도 현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태도로 배우들에게 안무 지도를 하고 있다.
이태연과 윤주연 그리고 정유진에게 ‘검무(劍舞)’를.
그리고 다음은 정유진과 한상희 그리고 민규리를 불러 ‘북춤’을 가르친다.
두 차례에 걸쳐 연속으로 춤을 선보인 연화선이 숨을 헐떡이며 정유진을 불렀다.
“유진아. 앞으로는 내가 현장에 나오기 힘들 거야. 다음부터는 영상을 보내줄 테니까 네가 먼저 익힌 다음에 배우들에게 시연해줘.”
온몸에 땀이 범벅인 정유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다.
“제가요?”
“그래. 내 춤을 재현할 수 있는 건 여기서 너뿐이야.”
당황한 정유진이 손사래를 쳤다.
“제가 어떻게 그런 일을.”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지.”
고민하던 정유진이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연화선의 말에 한국 무용 전공인 한상희와 무용을 배운 민규리는 표정을 잔뜩 일그러뜨린다.
설마 연화선이 새로운 안무가를 소개해주지 않고 유진이를 통해 춤을 가르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세트장 반대편에서 그 광경을 본 3 왕후 윤주연이 이태연에게 하소연을 내뱉는다.
“선배님. 유진이 쟤가 주연이라고 건방 떠는 거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예요?”
탁!
이태연이 보고 있던 대본을 덮었다.
“기회만 보고 있어.”
“그 기회. 언제까지 보고만 있으려고요?”
윤주연은 PD가 약속한 것과 달리 자기 분량이 쉽사리 늘지 않자 잔뜩 골이 나 있었다.
반면 이태연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딸이 미소에게 뒤지고 안정해 감독으로 체면이 상한 터라 정유진을 벼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후배에게 지적을 당하자 짜증이 와락 치밀어 올랐다.
“그러는 넌 손이 없니 발이 없니? 그렇게 답답하면 니가 직접 해!”
윤주연이 어깨를 으쓱인다.
“전 이따가 촬영 때 좀 거칠게 밀어붙여 보려고요.”
잠시 후 촬영할 <화란전>의 8화 씬 5에서는 왕후들이 사냥 시합을 나가기 전 검무(劍舞)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씬이 있다.
그때 쇠약해진 2 왕후인 최지영 대신 유화 공주가 검무(劍舞)에 나서는데 그 씬에서는 위험한 상황들이 몇 개 있다.
“설마 씬 마지막 장면에서 손 쓰려고?”
검무(劍舞)의 마지막 순간 칼이 위협적으로 움직이는 때가 있다.
윤주연이 씨익 웃는다.
“네. 유진이 쟤가 담이 얼마나 큰지 한번 시험해 보려고요.”
이태연도 시린 웃음으로 만족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 나도 한칼 도와야겠는데?”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 * *
경주 화란전 세트장.
현장에 도착하니 오늘따라 스태프들이고 배우들이고 부산하게들 움직인다.
특히나 수많은 말이 현장에 나타난 터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조감독님! 똥똥똥!”
“에잇! 또 똥 밟았네! 오늘 도대체 몇 번째야 이거!”
콘티만 보고 걷던 조감독이 말똥을 밟으며 투덜거린다.
그리고 제작 팀장의 막내는 조련사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저기 과천에서 오신 김영표 조련사님 못 보셨습니까?”
“김 조련사님은 오늘 안 왔어.”
그리고 소품팀 팀장은 오늘 특수 제작한 활을 테스트할 사범님들을 찾는다.
“국궁 사범님들은 오셨냐?”
“아뇨. 지금 근처에서 국밥 한 그릇 드시고 오신다고······.”
“아오~ 미치겠네. 당장 모셔와! 리허설은 해야지!”
“예.”
오늘 하루에 ‘검무(劍舞)’ 씬과 ‘사냥 대회’ 씬을 모두 찍어야 했기 때문에 현장은 그야말로 시장통이나 다름없이 소란스러웠다.
게다가 곳곳에 위험 요소들이 있는 촬영 때문에 스태프들의 날까지 바짝 서 있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흔들릴 일은 없다.
이보다 몇 배는 더 바쁜 곳에서 제 멋대로이던 탑 엔터테인먼트 배우들을 혼자 감당하곤 했기 때문이다.
난 곧바로 이영진에게 따뜻한 물을 챙겨오라고 한 뒤 대기 천막 안에서 타월을 꺼내왔다.
연화선 선생님의 안무 지도가 끝난 뒤 유진이와 연화선 선생님이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지잉.
진동이 울리더니 에브리데이가 알람을 알려오고 있었다.
[알림 : 2020년 12월 10일에 ‘정유진’에 관한 새로운 일정이 떴습니다.]
난 그 즉시 다이어리를 펼쳐 일정을 확인했다.
그런데.
오늘 자 일정에는 예상치 못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왜 이런 게 뜨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