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44화
444. 황룡 영화제 준비 3
JJ 스튜디오의 5층 피팅 룸.
<경계 너머로>의 주연 배우 이태풍과 <안개 무리>의 주연 배우 오지석이 서로 멱살을 잡고 있다.
그리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울먹이는 백색 정장의 남자는 JJ 스튜디오의 대표인 제이슨 조였다.
곁에는 제이슨의 비서 겸 실장인 이채훈과 조금 전 올라간 채상우가 바닥에 주저앉은 제이슨 조를 달래고 있었고.
이태풍의 매니저 이대호와 오지석의 매니저로 온 에이스 엔터 이찬동 실장이 말리고 있지만 이태풍과 오지석은 서로 멱살을 잡고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난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큰소리로 외쳤다.
“지금 뭐 하는 겁니까?”
그 순간 이태풍이 날 보고선 오지석의 멱살에서 손을 뗀다.
“형 이게 그러니까 어떻게 된 거냐면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오지석은 이태풍의 멱살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
“이 새X가 선배도 몰라보고 감히! 너 오늘 죽었어 이 새X.”
졸지에 이태풍의 멱살만 졸리는 상황이 되었다.
이태풍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짓을 벌일 리가 없다.
아니 설사 이태풍이 친 사고라고 해도 매니저인 난 이태풍의 편을 들 수밖에 없다.
난 빠르게 다가가 오지석의 손목을 붙잡았다.
꽉!
“일단 놓고 이야기하시죠. 지석 씨?”
손에 힘을 주자 오지석의 얼굴이 붉게 물든다.
“크윽! 무 무슨 힘이······.”
“안 놓으면 다칩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얼른 손 떼세요.”
오지석은 운동을 좋아하고 타고난 체력도 좋아 자신의 피지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그래 봤자 아마추어.
TV에서 보여주기 위한 패션 근육을 탑재한 오지석 따위가 이겨낼 정도로 내 악력은 약하지 않았다.
국가대표급 권투선수였던 내 악력은 어지간한 유도 선수나 레슬링 선수의 악력과도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아악!”
결국 버티던 오지석이 비명을 지르며 이태풍의 멱살을 놓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오른쪽 팔목을 꼭 쥐고 쌍욕을 해댄다.
“XX. 새X가······.”
“그러길래 놓고 말로 하시지 왜 잡고 있었습니까?”
순간 이찬동 실장이 멀찍이서 따진다.
“야! 정 팀장. 너 지금 감히 우리 배우한테 손을 대?”
“누가 할 소리를 합니까?”
이찬동 실장은 내가 권투를 했다는 걸 알기에 입으로만 항의할 뿐이었다.
난 깔끔하게 그를 무시한 뒤 채상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채훈 실장이 피팅할 옷을 잘못 건네줬습니다. 뒤늦게 알아차린 제이슨 대표님이 사정을 설명하고 돌려받으려고 했는데 오지석 배우가 그 옷이 마음에 든다며 안 주려고 하셔서 그만······.”
대충 상황이 이해가 간다.
“그러니까 자기 옷도 아닌데 입으려고 설쳤다는 거네요? 아마 제이슨 대표님이 말리니까 폭력을 썼고. 태풍이가 그걸 보고 다툰 거 맞죠?”
“아 예.”
그럼 그렇지.
이태풍이 이유도 없이 선배의 멱살을 잡을 리가 없다.
사정을 파악한 난 여전히 바닥에 넋을 잃고 앉아 있는 제이슨 조를 향해 다정히 말했다.
“제이슨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아 예. 태풍 씨 덕분에요······.”
제이슨 조가 고개를 끄덕인다.
“일어나시죠.”
손을 뻗었더니 제이슨 조가 내 손을 잡고 바닥에서 일어난다.
워낙에 마른 체형이다 보니 아이돌처럼 달랑 들리듯 일어난다.
그때였다.
“조심하세요!”
새하얗게 질린 제이슨 조의 얼굴을 보자마자 급히 고개를 돌렸다.
부웅~
내게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한 오지석이 주먹을 휘두른다.
나 혼자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지만 내가 피하면 제이슨이 다친다.
난 급히 몸을 돌려 제이슨을 감쌌다.
퍽.
오지석의 주먹이 내 어깨를 치고 멈춘다.
난 그 순간 재빨리 자세를 고치고 오지석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무렇지도 않은 내 표정을 보자 오지석이 놀란다.
“뭐 뭐야? 어떻게 내 주먹을 맞고 멀쩡해?”
난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 쌍방이다?”
조금 전 손목을 잡았을 땐 일방이라서 조금 마음에 걸렸었다.
그러나 이젠 마음 놓고 팰 수가 있었다.
쌍방이었으니 말이다.
퍼억.
깔끔한 바디훅이 오지석의 복부에 작렬했다.
“컥.”
짧은 신음 소리를 내뱉은 오지석이 배를 부여잡고 몸을 웅크린다.
탑스타로서 이렇게 누군가에게 맞아본 기억은 없었을 거다.
그러니 함부로 주먹을 휘두르는 못된 습관이 붙은 거고.
“연예인이 벼슬이냐? 왜 걸핏하면 주먹질하고 난리야!”
쩌렁쩌렁하게 큰 소리로 외치자 오지석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순간 이찬동 실장이 얼떨결에 내 앞을 가로막는다.
“정 팀장. 그만해!”
“비키세요. 딱 한두 대 정도만 더 때리고 끝낼 테니까. 뭐 세 대도 괜찮고.”
“아 안 돼. 절대 안 돼!”
이찬동 실장은 나를 막아서는 시늉만 할 뿐이었다.
내가 마음먹고 주먹을 휘두르면 자신도 다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때 제이슨 조가 하이톤의 목소리로 다급히 날 말린다.
“정 팀장님~ 됐어요. 그만. 그만해요~”
JJ 스튜디오의 대표가 말리는데 더할 수는 없었다.
“알겠습니다.”
난 제이슨 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먹을 내렸다.
그리고는 이찬동 실장에게 말했다.
“남의 옷 탐내지 말고 그쪽은 그쪽 옷이나 가져가세요. 불만 있으면 하던 거 마저 하고요.”
이찬동 실장이 빠르게 고개를 젓는다.
“없어.”
오지석이 배를 부여잡고 이를 빠드득 갈며 날 올려다본다.
여전히 통증이 남아 있는지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다.
그때 제이슨 조가 외친다.
“CCTV 있으니까 다들 그만하고······ 지석 씨는 나가 주세요. 의상 비용도 필요 없으니까 이제 오지 마시고요.”
오지석이 제이슨 조를 쳐다보며 눈을 부라린다.
하지만 CCTV가 있다는 말에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가자. 지석아.”
이찬동 실장이 오지석을 부축해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들어간다.
문이 닫히기 전 난 두 사람에게 말했다.
“입조심들 하세요. 아니면 CCTV로 모든 걸 공개할 테니까.”
오지석과 이찬동 실장이 몸을 부르르 떤다.
“정윤호. 너······ 두고 봐······.”
난 닫히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보며 씨익하고 웃음을 지었다.
“그거야 내가 할 소리지.”
난 즉시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한연홍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기자님. 오지석 내려갑니다. 그 인간 얼굴이 볼만할 겁니다. 잘 찍으세요.”
-어머!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기자가 왜 이리 날로 먹으려고 합니까? 바쁘니까 끊습니다.”
-정 팀장님! 정 팀장니~임!
오지석이 배를 부여잡고 끙끙대며 내려갔으니 굴욕 사진 한 장 정도는 나올 게 틀림없었다.
* * *
제이슨 조가 안정을 취하는 사이 나는 강감찬 대표에게 연락해 현장 사정을 전했다.
“대표님. 방 이사가 태풍이한테 파파라치를 붙였습니다.”
-그래? 누구?
“스타 패치 한연홍 기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목줄을 걸어놨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다행이군. 그러면 혹시 방 이사가 시켰다는 증언 받을 수 있겠냐?
“가능은 한데······ 주주분들이 파파라치의 말을 믿어나 주겠습니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알겠습니다. 필요하면 데려가겠습니다. 그나저나 방 이사 쪽은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정수혁 이사가 직접 애들이랑 쫓고 있다. 뭔가 나오는 대로 소식 알려주마.
“알겠습니다. 이번엔 확실히 보낼 수 있게 저도 증거를 좀 더 모아 보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하자.
방상영 이사는 이미 폭주 기관차가 되었다.
그는 아마도 많은 실수를 하게 될 거고 그로 인해 난 방상영 이사를 날릴만한 증거들을 모을 수 있을 거다.
-하여간 수고해라. 몸조심하고.
“예. 대표님.”
전화를 끊고 나자 제이슨 조가 정신을 완벽히 차린 게 눈에 들어온다.
“괜찮으십니까?”
제이슨 조가 하이톤의 목소리로 대답한다.
“덕분에요······.”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정 팀장님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고마워요 진짜로요.”
제이슨 조는 몸을 일으킨 뒤 자신의 직원인 이채훈 실장을 바라본다.
“채훈아. 피팅 준비해야지~ 뭐 하고 있니?”
큰 키에 앙상하게 마른 이채훈이 파랗게 질린 얼굴로 답한다.
“죄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실수해서······.”
“실수야 누구나 할 수 있어. 충분히 사과했고 사정했는데도 그러면 그 사람의 인성 문제야. 다음부터 잘하면 되니까 어깨 펴. 네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니?”
제이슨 조는 자신보다 20cm나 더 큰 이채훈을 달래고 있다.
정작 자신은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었지만 남에게 너그러운 제이슨 조의 모습은 회귀 전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
패션 업계 디자이너 중에선 인성이 망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제이슨 조는 그들과 달리 손에 꼽을 만큼 인품을 갖고 있었다.
이채훈 실장이 정신을 차린 뒤 아까 전 한쪽으로 빼놓은 턱시도를 가져온다.
턱시도를 받아든 제이슨 조가 이태풍을 쳐다본다.
“태풍 씨. 일단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오시겠어요?”
이태풍이 고개를 끄덕이며 옷을 받아 탈의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
이태풍이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검은색 턱시도는 이태풍의 몸을 따라 흐르는 듯한 날렵한 라인을 뽐내고 있다.
한눈에 봐도 이태풍을 위해 만들어진 옷이었다.
이태풍이 만족한 표정으로 두 팔을 펼친다.
“형. 저 어때요?”
옷 자체도 멋졌지만 <지리산> 촬영 때문에 살짝 탄 이태풍의 구릿빛 피부와 웨이브 진 머리가 턱시도와 너무도 잘 어울린다.
“최곤데?”
내가 엄지를 치켜세우자 이태풍이 한껏 들뜬 표정으로 씩하고 웃는다.
곁에 있던 채상우는 이태풍을 보며 감탄사를 터트린다.
“역시 JJ답게 멋진 의상이긴 한데 그래도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맞네요.”
제이슨 조 역시도 곁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채 쌤이 태풍 씨를 소개해준 덕에 걸작이 나온 거 같아요. 고마워요~ 채 쌤.”
뉴욕에서 서로 알던 사이다 보니 제이슨 조는 채상우를 ‘채 쌤’이라 부르고 있다.
순간 채상우가 고개를 젓는다.
“JJ를 콕 짚어서 의상을 맡기라고 한 건 제가 아니라 우리 팀장님이세요.”
“아~ 그래요?”
제이슨 조가 내 손을 덥석 잡는다.
“좋은 모델을 데려와 주셔서 고마워요. 정 팀장님.”
“별말씀을요.”
아무래도 올해 이태풍의 턱시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부터 제이슨 조는 디테일한 피팅에 들어갔다.
밀리미터 단위로 기장과 품을 조절하는 제이슨 조의 눈썰미는 봐도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다.
“저번에 쟀을 때보다 체중이 좀 줄어서 전체적으로 품이 좀 남는데 이틀 뒤에 체중은 얼마쯤 될 것 같으세요? 거기에 맞춰 드릴게요.”
이태풍이 잠깐 고민하다 날 쳐다본다.
“형. 어떻게 해요?”
이토록 세세한 피팅을 해본 적이 없기에 이태풍이 날 쳐다본다.
“지금 몸무게를 유지할 거면 이대로 픽스하면 좋은데 이틀간은 촬영이 없으니까 지금보다 500g 정도는 는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연예인들은 g 단위로 체중을 조절하기에 구체적인 데이터를 전했다.
제이슨 조가 방긋 웃으며 말한다.
“알겠어요. 500g 늘어날 거 고려해서 피팅해 드릴게요. 이따가 저녁 먹고 나서 제 폰으로 태풍 씨 몸무게 좀 보내주세요. 거기다 500g 더해서 잡을게요.”
“네.”
시상식 때 최고의 핏감을 선사하기 위해 제이슨 조는 상당히 구체적인 부탁을 하고 있었다.
회귀 전에도 느낀 거지만 그의 섬세함에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제이슨 조의 의상이 마음에 든 이태풍은 턱시도 말고도 다른 정장도 세 벌 정도를 더 고르고 싶어 했다.
그렇게 다른 정장을 고르다 보니 시간이 꽤 흘러 자연스레 오후 6시가 되었다.
우린 간단한 보쌈 정식 도시락을 시켜 식사한 뒤 다시 한번 이태풍의 몸무게를 재었다.
제이슨 조는 그 몸무게를 바탕으로 피팅을 다시 한번 마쳤다.
그렇게 턱시도의 최종 피팅이 끝내고 정장을 최종적으로 고르고 나자 어느덧 오후 8시가 되었다.
이제 집으로 가려는 순간 갑자기 정수혁 이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예. 이사님.”
-여기 강남에 있는 클럽 루시 앞인데 방 이사가 이동구 감독과 함께 들어갔다. 지금 밖에서 대기 중인데 어떻게 할 거냐?
강남역 근처 클럽 루시?
그곳에 들어갔다면 방상영 이사는 독 안에 든 쥐다.
“제가 직접 가겠습니다.”
나는 이태풍을 채상우와 이대호에게 맡긴 뒤 JJ 스튜디오를 빠져나와 강남 고급 클럽 루시로 향했다.
* * *
클럽 루시의 앞에 도착하자 정수혁 이사가 차를 대고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 볼까 했는데 오늘은 예약이 가득 차서 못 들어간다더구나.”
“괜찮습니다. 방법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려고?”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
“예.”
클럽 루시의 종업원 중에는 고안나라는 친구가 있다.
고안나는 12살의 나이로 자신보다 6살이나 어린 친여동생 고유나와 함께 경기도 광주 천사 보육원에 맡겨졌었다.
고안나는 나와 몇 없는 친구였는데 내가 강은기를 피해 일찍 보육원을 나오면서 그녀와는 소식이 끊겼었다.
그러다 내가 매니저가 된 직후 당시 내 사수인 양태민 대리가 접대를 위해선 이런 곳도 알아야 한다면서 데려갔던 클럽 루시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고안나는 동생을 먹여 살리기 위해 클럽 루시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다시 만난 고안나를 반겼고 고안나는 그때부터 나와 소식을 주고받으며 지내기 시작했다.
동생한테 떳떳하기 위해 2차를 절대 나가지 않았던 그녀는 3년만 더하고 일을 관둘 거란 말과는 달리 평생 업계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워낙 예쁘다 보니 클럽 루시를 관두고 아르바이트하러 간 곳마다 남자들이 치근덕거렸기 때문이다.
그 탓에 그녀는 다시 클럽 루시로 돌아와 화류계의 여왕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이후 내가 탑 엔터테인먼트의 부대표가 될 때까지 그녀와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지냈었다.
하지만 회귀한 이후.
난 고안나와 연락한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친한 친구인가?”
“예. 같은 보육원 출신입니다. 그 동생이랑도 친합니다.”
정수혁 이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카드 하나를 내민다.
“알겠네. 이 카드를 써. 회계상으로 잡히지 않는 돈을 쓸 수 있네.”
“알겠습니다.”
그때였다.
정수혁 이사가 조언을 해준다.
“저곳에선 돈이 하나님이고 신일세. 2천 정도까지는 괜찮으니까 풀로 쓰고 오게. 그러면 정 팀장이나 정 팀장의 그 친구도 안전할 거야.”
내 생각도 같았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는 건 다른 손님의 정보를 캐는 일.
고안나야 내 친구니까 말만 잘해도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만 그녀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가게에 돈을 뿌려두는 게 좋았다.
내가 들어가려는 곳은 모든 것이 돈으로 계산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내가 도울 건 더 없나?”
난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대표님께 방 이사 모가지 날릴 준비나 잘하시라고 전해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난 정수혁 이사에게 인사한 뒤 VIP 클럽 루시의 입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