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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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8화

438. 안정해 3

“안 감독님. 지금 뭐 하시는 거죠?”

마치 가시가 돋친 듯 날카로운 이태연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안정해 감독은 마치 겁먹은 강아지처럼 당황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미소를 캐스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태연에게 현장을 들키니 뜨끔한 모양이다.

난 급히 안정해 감독의 앞을 막아섰다.

“뭐긴요? 감독님께서 차기작 아역 배우로 미소를 원한다고 하신 거죠.”

이태연이 날 노려보며 언성을 높인다.

“정 팀장. 안 감독 차기작의 권리가 내 손에 있는 거 모르죠? 사정도 모르면서 끼어들지 말아요!”

“안 그래도 그 일에 대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시나리오의 영화화 권리를 가지고 계신다면서요?”

“그래요. 그 권리. 내가 갖고 있어요.”

“그 권리. 파시죠.”

이태연이 이건 또 무슨 짓이냐는 표정이다.

“왜요? 정 팀장이 안 감독 작품의 투자라도 해주려고요?”

“예.”

이태연이 안정해 감독을 찌릿하고 째려본다.

“우리 이지 연기하는 걸 보라고 했더니 그사이에 재미난 일을 벌이고 계셨네요? 안.감.독.님?”

안정해 감독이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아 그게······.”

나와 투자 약속에 관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서류 한 장을 쓰지 않은 상황.

걱정이 된 안정해 감독이 말을 바꿀까 싶어 내가 먼저 대답했다.

“시나리오 개발비와 선금으로 오천만 원을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세 배인 일억 오천을 드릴 테니 계약을 풀어주시죠.”

순간 나를 보는 이태연의 눈은 숨길 수 없는 적대감으로 불타오른다.

“기가 막혀서 정말. 내가 고작 그런 푼돈이나 벌자고 작품에 투자하는 사람 같아요?”

역시나 내 생각대로 이태연은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의 시나리오 가치를 알고 있었다.

이태연이 이제껏 승승장구 성공 가도를 달려온 데는 그녀의 탁월한 연기력과 함께 시나리오를 잘 선택하는 탁월한 선구안이 있었다.

업계에서도 YH 창업 투자사의 대표인 양학주 감독의 연이은 영화 드라마 쪽 투자 성공에는 그의 아내인 이태연이 성공할 작품만 골라 주고 있어서라는 말이 떠돌 정도였으니까.

그래서인지 YH 창업 투자는 현재 미디어 분야에서는 한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투자사로 성장한 상황이다.

“안 되는 게 어디 있습니까? 일단 조건이나 한번 말씀해 보세요. 맞춰보다 보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답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태연이 코웃음을 친다.

“내가 바보로 보여요? 나 제법 시나리오 잘 봐요. 정 팀장도 잘 본다면서요? 우리 두 사람이 한 작품에 꽂혔어요. 이게 뭘 뜻하겠어요? 뜬다는 거죠. 그런데 내가 이걸 놓을 거 같아요?”

똑똑한 사람들은 이런 게 무섭다.

몇 가지 단서만으로도 자신에게 유리하고 이득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린다.

“그렇다면 결국······ 위약금 전부를 지불해야 놓아주겠다는 겁니까?”

이태연이 팔짱을 끼며 말한다.

“위약금이 얼마인 줄은 알고요?”

“10배니까 5억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땡! 지금은 20억이에요.”

눈치를 보며 귀를 기울이고 있던 안정해 감독이 깜짝 놀라 외친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대 대체 왜 위약금이 20억이나 됩니까?”

이태연이 이제서야 왜 딴소리를 하냐는 표정을 짓는다.

“지난주에 YH 창업투자가 영화화 권리를 2억에 샀으니까요. 위약금은 그 10배니까 20억이잖아요. 안 그래요?”

안정해 감독이 하얗게 질린 표정을 짓는다.

“그 그러면 설마 지난주에 그 돈이······.”

“그래요. 지난주에 YH 창업 투자랑 계약서 쓴 거 기억 안 나요? 돈 필요하대서 내가 연결까지 해줬잖아요.”

안정해 감독이 얼어붙어 버렸다.

그러자 이태연이 더욱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인데 계약 해지는 기대하지 마요. 계약서를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5년 안에만 제작하면 되니까.”

안정해 감독이 말을 덜덜 떨기 시작한다.

“그 그게 그 그런 계약인 줄 알았다면 저 절대 도장을 찍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머? 말씀을 참 이상하게 하시네? 사인하고 돈 받아 갈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딴소리에요?”

두 사람의 대화에서 난 사정을 알 수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시나리오의 영화화 권리를 이태연이 산 후 돈을 받고 YH 창업 투자에 넘겼다.

그리고 그때 받은 돈의 일부를 안정해 감독이 또 한 번 받은 거다.

법을 잘 몰랐던 안정해 감독은 돈이 급한 나머지 사인을 한 모양인데 서류에 사인한 이상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의 총제작비가 30억 정도인데 위약금이 20억이라면 어떤 투자자도 들어올 리가 없다.

그래서인지 안정해 감독이 절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다.

투자자를 바꾸려는 시도를 무력화시켰다 싶은지 이태연은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니까 안 감독님!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시고 우리 이지를 아역 배우로 캐스팅하겠다고 사인해요. 그러면 YH 창투에서 바로 나머지 제작비 쏴 준다고 했잖아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니까요? 뒤는 우리 남편이 다 알아서 해줄 게요.”

사기꾼들이나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 알아서 해준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회귀 전 안정해 감독은 <실종 – 잃어버린 자들>로 550만 명의 관객이 들어오는 흥행을 하고도 안정해 감독 수중에 남은 돈이 거의 없게 된 이유가 명확해졌다.

이태연과 그녀의 남편인 YH 창업 투자 양학주 대표가 수익 대부분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대화가 통하는 상대들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 역시 전면전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

“후회하실 겁니다.”

이태연이 날 쳐다보며 피식하고 웃는다.

“무슨 후회요? 아니 그 전에 날 후회하게 할 카드는 있어요?”

“있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어디 한번 해보세요. 내가 한 수는 양보해 드릴게요.”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많은 투자자를 알고 있지만 그중 이 문제를 깔끔하게 해줄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그는 바로 CK 엔터의 손형태 대표.

손형태 대표가 소유한 CK 엔터는 한국 내 극장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1위 배급사이다.

그리고 난 그 손형태 대표를 만나고서 좋은 작품을 소개하기로 약속했었다.

당시 그의 조카 조재경 감독이 조감독이던 박선재 감독에게 1억이라는 연출료를 주지 않고 물의를 일으켰던 일에서 내 편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말이다.

그 약속을 지켜야 했는데 때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난 폰을 꺼낸 뒤 곧장 손형태 대표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 * *

뚜뚜~.

몇 번의 벨 소리 끝에 손형태 대표가 전화를 받는다.

-어~ 정 팀장.

“예 대표님. 오랜만에 연락드렸습니다. 자주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래. 자주 연락 좀 줘.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인가? 설마 또 LT 엔터랑 작품 하겠다는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는 아니지? 그런 거라면 나 진짜 섭섭해?

스피커 폰이 아니다 보니 안정해 감독과 이태연이 누구냐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난 두 사람에게 설명하지 않고 우선 손형태 대표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기 때문이다.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데 대표님이 기억하실까 싶어서요.”

-당연히 기억하지. 그래.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도 찾았나?

“예. 찾았습니다.”

-흥행은 확실한 거지?

“물론이죠.”

혹시 거절이라도 하면 어떻게 설득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지만 손형태 대표는 흔쾌히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CK 엔터의 수익을 더 올린 다음 그 실적을 바탕으로 CK 그룹의 차기 회장 직위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케이. 오늘 당장이라도 투자하도록 하지. 내 사무실로 올 수 있나?

“어떤 작품인지 확인도 안 하시고 바로 지르십니까?”

-정 팀장이 추천하는 건데 확인이 왜 필요해? 아차! 정 팀의 배우도 출연하지?

내가 내 배우를 넣어두고 장난질을 치지 않을 거라는 건 손형태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안다.

내가 누구보다 배우를 아끼는 매니저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맞습니다. 미소가 주요 아역으로 출연할 겁니다.”

-하하하. 그래? 아주 좋아. 그럼 작품 이름이랑 필요한 예산을 말해 봐. 당장이라도 준비할 테니까.

“안정해 감독님의 ‘실종 – 잃어버린 자들’입니다.”

-아~ 그 작품 나도 알아. 일주일 전에 대본이 들어와서 본 적 있어.

“예.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응? 무슨 문제?

“시나리오의 권리를 감독이 아닌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답니다. 안정해 감독님은 다른 배우를 쓰고 싶은데 계약을 잘못 맺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고요. 위약금을 주고 해지하려고 했는데. 무려 10배를 달라네요.”

손형태 대표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한다.

-뭐? 요즘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있어? 위약금 10배라니?

“그러게나 말입니다.”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짓을 하냐는 말에도 이태연은 아랑곳하지 않는 표정이다.

잠시 고민하던 손형태 대표가 말한다.

-알았어. 내가 처리하지.

손형태 대표가 나서기로 한순간 걱정거리는 모두 사라졌다.

그는 계약서의 허점을 찾아낼 거고 여차하면 여론전까지 펴는 일이 있더라도 권리를 따낼 사람이니까.

그리고 적어도 내가 아는 손형태 대표는 한번 물면 놓을 사람이 아니다.

“스피커폰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여기 권리 소유자가 함께 있습니다.”

-아. 그래? 알겠네.

난 곧장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그러자 이태연이 먼저 선공을 치고 나간다.

“저기 그쪽이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같은 영화판에 있다면 꿈 깨시죠? YH 창투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거기에서 안 감독님 작품의 영화화 권리를 갖고 있어요. 아 참고로 전 이태연이에요! 배우 이태연! 모르시진 않으시죠?”

이태연은 자기 이름값과 남편 회사의 이름을 팔아 위협부터 한다.

그 순간 스피커폰에서는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태연 씨셨습니까? 하하. 오랜만입니다. 저 손형태입니다.

“손형태? 설마······ CK의 손 대표님?”

-예. CK 엔터 대표 손형태입니다. 하하. 이게 얼마 만입니까?

자신만만한 손형태 대표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순간 이태연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상대는 한국 영화 배급사 1위이자 극장 체인 수 1위인 CK 엔터의 대표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명 여배우에 창투사 사모님이라는 신분을 가진 이태연이라고 해도 재벌가 로열 패밀리 손형태 앞에서는 일반인일 뿐이다.

당황한 이태연이 말을 더듬거리며 묻는다.

“소 손 대표님. 정 팀장이랑은 어떻게 아시는 사이신가요?”

-하하하. 친구 사이입니다.

“아니 나이 차이가 얼만데······.”

이태연이 얼굴 살이 부르르 떨리는 걸 보니 어지간히 속이 상한 눈치다.

-뭐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안 감독 작품은 제가 메이드 하겠습니다. 그래도 투자한 돈은 벌어야 하실 테니 위약금은 업계 룰 대로 3배 쳐 드리죠.

그 순간 이태연이 입술을 질끈 깨물고 대답한다.

“손 대표님. 너무 날로 드시려는 거 아닌가요? 저희 쪽에서 공을 들여서 권리를 매입하고 영화를 만들 준비까지 다 했는데 갑자기 이러시면 어떻게 해요?”

-이봐요 태연 씨. 순리대로 갑시다 순리대로. 감독이 그쪽 싫다면서요? 그리고 위약금 10배? 어디 순진한 감독 하나 꼬드겨서 목줄 채운 모양인데 적당히 하고 넘기세요. 이건 기자들이 물면 태연 씨도 타격 크지 않겠습니까?

손형태 대표가 영화화 권리를 넘기지 않으면 언론도 이용하겠다고 슬그머니 언질을 준다.

이태연이 지지 않겠다는 듯 나름 협박을 해댄다.

“지금 저 협박하시는 거예요? 손 대표님. 요즘 갑질하시면 기사 어떻게 나는지 모르세요? 그리고! 막말로 한국에 배급사가 CK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러시면 차라리 LT 쪽에 넘기고 말죠!”

그런데 이태연이 다른 배급사로 영화를 팔겠다는 말에 손형태 대표의 기분이 제대로 상해버렸다.

-갑질이라······ 허허허. 이거 그런 말을 직접 들어보긴 또 오랜만이군요.

손형태 대표는 헛웃음을 짓다 싸늘한 목소리로 말한다.

-우리 태연 씨가 갑질을 당해본 적이 없으신가 보네요. 갑질이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예?”

손형태 대표가 잠시 심호흡을 하고 말한다.

-그 영화 저한테 안 넘기면 CK 엔터 계열 극장에는 어디도 못 걸 거라는 것부터 알려드리죠.

CK 엔터 계열 극장은 한국 상영관을 50% 정도 갖고 있다.

그곳에 걸지 못하는 순간 영화의 수익은 정확히 반 토막난다.

손형태 대표의 갑질 한 번에 이태연이 당황하는 눈빛을 보인다.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하지만 손형태 대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오늘부터 YH 창투에서 저희 보고 배급해달라고 심사 넣은 작품은 모조리 재심사에 들어갈 겁니다. 현재 YH 창투가 투자한 작품이 4건 정도 있는데 한 3년 정도 심사 끌어 볼까요? 그러면 남편분이 참 곤란해질 것 같지 않습니까?

창업투자 회사가 특정 영화에 투자했는데 3년간 영화가 제작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즉 손형태 대표는 YH 창업투자의 영화 관련 사업을 접게 만들겠단 소리나 다름없는 말을 꺼냈다.

이태연이 멍한 표정을 짓는다.

그때 손형태 대표가 마지막 한 방을 날린다.

-아 그리고 LT 엔터에 간다고 그러셨습니까? 그래요. 갖고 가보세요. 그날부로 저는 LT 엔터와 태연 씨를 감독을 후려쳐서 작품을 만드는 파렴치한으로 엮어서 기사를 내드리죠.

도저히 버텨낼 수가 없는 강력한 한 방이다.

-자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영화화 권리를 갖고 갑질 한 번 더 당해보시겠습니까? 다음은 태연 씨 본인에 관한 건데요?

투자자로 손형태 대표를 고른 건 역시나 최고의 선택이었다.

이태연을 상대로 갑질을 갑질로 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태연은 한동안 몸을 파르르 떨다 어렵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권리······ 넘길게요.”

완벽한 나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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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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