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6화
436. 안정해 1
김수명 원장의 수명 클리닉.
수사관들이 입원한 은규파들을 체포하는 동안 서재일 검사가 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강은기가 병원에서 살해당할 뻔한 날.
암살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입구를 비워주고 사라졌던 경찰 세 사람 중 한 명을 잡았다고.
“그게 정말입니까?”
“예. 운이 좋았는지 엉뚱한 곳에서 잡혔습니다.”
그 세 명의 경찰 중 한 명이 사설 도박장에서 돈을 쓰다가 체포되었다고 한다.
“후배 검사가 먼저 조사 중인데 제가 조만간 내려가서 직접 심문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부부장 검사가 되면 예전처럼 허무하게 끝나진 않을 겁니다.”
부부장 검사란 지청장급 정도가 되는 수준의 검사다.
동기들에 비해 승진이 3년 이상 빨라진 서재일 검사였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서재일 검사가 웃으며 말한다.
“아참. 그리고 다음번에는 이런 일 있으면 저한테 먼저 전화 주십시오.”
“꼭 그러겠습니다. 저도 이번에 느낀 바가 많습니다.”
이어서 서재일 검사는 우성찬의 부모에게 살인 교사 혐의로 체포영장이 떨어졌다는 걸 알려줬다.
“그렇게나 좋아하는 아들과 함께 교정기관에서 연말을 보낼 것 같습니다. 한쪽은 구치소 한쪽은 교도소지만 말입니다.”
두 사람이 한 의뢰는 납치와 협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은규파의 부하들이 칼을 쓰는 바람에 더 강력한 죄목을 적용해 긴급 체포를 했다고 한다.
“하여튼 쾌차하시고 나중에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예. 나중에 뵙죠.”
그렇게 서재일 검사는 기쁜 소식을 한가득 안겨주고 돌아갔다.
* * *
은규파의 조폭들이 체포된 이후 링거를 다 맞고서 몸을 일으켰다.
난 이수찬과 동생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조만간 회식하자고 말하고서 이시윤이 시험친 고사장을 찾았다.
때마침 김성찬 변호사도 일을 마치고 돌아와 있었다.
“걱정 많이 했는데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제가 말씀드렸잖습니까? 저 싸움 잘한다고. 아 달리기도 좀 합니다. 그걸 말씀을 안 드렸네.”
“하여간 배짱 하나는 정말 대단하십니다.”
김찬성 변호사가 혀를 내두르는 사이 학교에서 종이 울린다.
[딩디디~딩딩~]
‘만나면~ 좋은~ 친구’를 외쳐야 할 것 같은 종소리가 울리며 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그 순간 수험장 밖에서 기도하던 수많은 부모가 자기 아이들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애들 나오네요.”
인생이 걸린 시험을 치르고 난 학생들이 각양 각색의 표정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홀가분한 표정.
침울한 표정.
될 대로 대라는 표정.
대한민국 학생으로 태어나 오랜 시간 고생한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지지 않고 기다리는 부모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아이고. 우리 동식이. 수고했다. 얼굴 수척해진 것 좀 봐.”
“우리 아들. 뭐 먹고 싶니?”
“오늘 하루는 모든 걸 잊고 푹 쉬어.”
서로 얼싸안는 가족들을 보니 이곳에 오길 잘했구나 싶었다.
그때 저 멀리서 이시윤이 환한 얼굴을 하고 달려왔다.
“윤호 형!”
“어. 시윤아.”
이시윤은 내가 선물한 옷을 입고 있었다.
급히 뛰어온 이시윤이 씨익 웃는다.
“형 덕에 오늘 하나도 추운 거 못 느꼈어요. 그래서 시험 잘 본 거 같아요.”
“그래? 얼마나?”
“한 문제 빼고는 다 할만했어요. 이제 비교해 봐야죠.”
“헐~ 수능 만점 받는 거 아냐?”
김찬성 변호사도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자신만만한 거 보니 진짜인가 본데?”
이시윤이 피식 웃는다.
“변호사님 후배가 되려면 그 정도는 해야죠.”
“하하하. 그런가?”
하긴 그러고 보니 김찬성 변호사도 서울대학교 출신이다.
“그러면 답 맞춰볼래?”
“잠시만요.”
이시윤이 수험표 뒷면에 답안을 적어왔다며 꺼낸다.
난 태블릿으로 미리 다운로드 받은 답안지를 내밀었다.
이시윤이 가만히 서서 체크를 시작한다.
그러다 수험표를 반으로 접고 한숨을 푹 내쉰다.
“왜? 무슨 일인데?”
이시윤이 걱정하는 나와 김찬성 변호사를 보더니 한숨을 지우고는 해맑게 웃는다.
“밀려서 쓴 것만 아니면 만점인데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라 이시윤을 껴안아 버렸다.
김찬성 변호사 역시도 평소와 달리 격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수고했다 시윤아.”
“고마워요 형. 변호사님. 이게 다 두 분이 신경 써 주신 덕분이에······요.”
대답하는 이시윤의 목소리가 잔잔히 떨리고 있었다.
* * *
저녁 7시가 넘어서 퇴근한 이시윤의 부모님과 함께 한우 가게에서 축하 파티를 했다.
고기를 먹으며 이시윤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대충 말해주자 이시윤은 반드시 검사가 되겠노라 다시 한번 답했다.
몇 년 뒤 내 뒤를 받쳐줄 든든한 빽이 생긴 기념으로 저녁은 내가 내려 했다.
하지만 이시윤의 부모님들은 한사코 거절했다.
“정 팀장님 덕에 오늘의 우리 시윤이가 있습니다. 안 그래도 제대로 된 식사 한번 대접하려고 했는데 워낙 바쁘신 분이라 모시지도 못하고 이제야 시간을 내네요.”
이시윤의 부모는 자식의 수능 날 당일까지 일을 나간 이유를 밝혔다.
은인인 내게 좋은 밥 한 끼를 대접할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나.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할 말을 잊었다.
그리고 난 도저히 거절하지 못하고 식사를 대접받았다.
내 평생 가장 소중한 밥 한 끼를 얻어먹은 듯한 기분에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그리고 다음 날.
푹 쉬고서 오후 늦게야 경주로 내려올 수 있었다.
경주 <화란전> 세트장에 도착하자 오후 5시 정도가 되었다.
오늘은 미소를 비롯해 아역들의 마지막 촬영 날.
바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을 향해 오복희 PD가 확성기를 잡고 외친다.
“자~ 오늘은 아역 배우들의 마지막 촬영 날입니다. 다들 우리 아역 배우들이 멋지게 퇴장할 수 있도록 신경들 바짝 씁시다.”
“예! PD님!”
“그리고 KBC도 소이영을 주연으로 ‘정희왕후’ 제작에 들어간 거 아시죠? 우리가 최고긴 하지만 상대도 만만치는 않으니까 다들 긴장 좀 합시다!”
KBC도 <정희왕후>의 크랭크인을 시작했다.
KBC의 대표는 자기 연임을 위해 <정희왕후>에 엄청난 홍보비를 쏟아붓는 중이었다.
하지만 <화란전>의 스태프들은 흔들리는 기색이 아니었다.
“PD님. 쪼셨습니까?”
“에이~ 배우 수준 차이가 나는데 설마?”
스태프들의 활기찬 목소리에 오복희 PD가 기운을 낸다.
“하긴 뭐 자기들이 아무리 사극 전문이라도 우리 배우들한테는 안 되죠. 오케. 까짓것 오늘 촬영 끝내고 회식합시다. 콜~?”
“코~~올!”
“그러면 10분 뒤에 4화 씬 44. 독버섯 씬 촬영 있겠습니다. 다들 준비하세요.”
오복희 PD의 말과 동시에 스태프들이 제각각 자기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난 미소가 있는 대기 장소로 향했다.
겨울이다 보니 대기 천막 주위로 비닐을 뺑 둘러 마치 투명 텐트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비닐 문을 열고 들어가자 미소가 독특한 방식으로 입 근육을 풀며 대본을 보고 있다.
“랑랑랑~ 롱롱롱~ 릴릴리~ 룰룰룰~ 호이호이~”
좋은 딕션을 위해 유진이에게 배운 거다.
미소가 촬영할 4화 씬 44는 인근 동산으로 소풍 간 세 공주 사이에 독버섯을 먹은 후 생사를 다투는 씬이다.
씬 44에서 첫째인 정화 공주는 1 왕후에게 받은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속여 유화 공주에게 먹인다.
그리고 독버섯을 먹은 유화 공주는 고통스러워하다 정신을 잃게 된다.
그런데 이 어려운 촬영을 앞두고도 미소는 그저 즐거운 표정이다.
“미소야. 괜찮아?”
미소가 대본에서 시선을 떼고 날 쳐다본다.
“네! 삼촌. 근데요 여기 씬44에서 독버섯을 먹고 쓰러질 때요. 어떻게 쓰러지는 게 더 좋아요? 앞으로 철푸덕? 아니면 뒤로 깨꼬닥? 아니면 옆으로 털썩?”
미소가 여러 가지 비명을 내뱉으며 다양한 몸짓을 보여준다.
그런데 내 눈에는 하나하나가 다 좋다.
앞으로 넘어지는 건 귀엽고 뒤로 넘어지는 건 깜찍하고 옆으로 넘어지는 건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잠깐 고민하던 난 선택지를 골랐다.
“목을 부여잡고 이렇게 하는 게 어때?”
난 왼손으로 내 목을 조른 채 오른손을 앞으로 쭈욱 내뻗었다.
그리고는 마치 좀비처럼 저벅저벅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천천히 미소에게 걸어간 난 힘이 빠진 것처럼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미소의 손을 붙잡고 외쳤다.
“끄으으윽~ 헉헉······ 정의의 이름으로······ 너······널······ 용서하지······않겠다~ 크어억.”
난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조용한 적막이 흐른 뒤 미소가 킥킥거리며 웃음을 터트린다.
“킥킥킥. 유노 삼촌. 짱이야!”
<화란전>의 분장팀과 같이 메이크업을 도와주는 양소리 대리도 킥킥대며 웃는다.
“호호. 그냥 배우 하시지 그러셨어요?”
<화란전>에는 자체 드라마 분장팀이 있다.
하지만 기본 메이크업을 하고 나면 PD의 허락하에 급이 되는 배우들은 개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데리고 다닐 수 있다.
분장해야 하는 배우들은 많고 아티스트의 손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난 몸을 일으킨 뒤 무릎에 묻은 흙을 탁탁 털었다.
“그러게요. 다시 태어나면 배우를 할까 봐요.”
“그러세요 진짜.”
양소리 대리에게 넉살 좋게 말했지만 내 연기는 배우들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걸 너무도 잘 안다.
그리고 설령 다시 태어나도 난 내 천직인 매니저를 할 거다.
“유노 삼촌! 그때는 꼭 나랑 같이 연기 해요!”
모든 걸 좋게만 보는 미소는 그저 무조건 칭찬만을 해댄다.
난 미소의 곁으로 가 웃으며 대본을 가리켰다.
“뭐 내가 보여준 건 예시고. 그냥 대본 대로 어느 정도는 움직이다가 쓰러지는 게 좋을 거 같아. 바로 쓰러지는 건 아무래도 어색하니까.”
독버섯을 먹고 아파하는 척하다가 쓰러져야 한다고 대본을 해석해주자 미소는 곰곰이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어요. 그러면 조금 더 생각해 볼게요!”
난 양소리 대리에게 미소를 맡긴 뒤 대기 천막을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미소와 유진이가 허기를 때울 간식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그때 유진이가 차에 돌아와 있었다.
“어 유진아? 여긴 웬일이야?”
“아 미소한테 오빠가 만든 샌드위치 가져다주려고요.”
“그런 건 매니저가 할 일인데 왜 네가 해.”
“에이~ 전 손이 없나요 발이 없나요. 그리고 오늘 전 촬영 없잖아요. 오늘은 미소 엄마니까 잔소리 금지!”
유진이는 이래서 좋다.
밖에 나가면 누구든 알아보는 스타가 되었지만 여전히 처음 만난 그대로였으니까.
그런데 그때였다.
주차장에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 저 양반들이 여기 왜 왔지?’
10년은 더 된 중고차 문이 열리고 두 명의 남자가 내렸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영화감독 안정해와 그의 제작실장 박현수였다.
두 사람은 초췌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린 뒤 한숨을 푹푹 내쉰다.
‘아 그러고 보니 안 감독님도 영화를 만들 때가 되었네.’
올해 40살인 안정해 감독은 주로 사회 고발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감독이다.
3년 전 <뺑소니>라는 작품으로 입봉 했는데 그땐 고작 50만 명의 관객이 전부였다.
전작이 역대급 폭망을 한 까닭에 차기작 영화 제작 투자가 쉽지 않았고.
하지만 그의 차기작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이라는 작품은 총 550만 명의 관객을 달성한다.
20년 전 실화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잘 잡았기 때문에 작품이 빛을 보면서.
내년 3월에 개봉하니 슬슬 제작에 들어갈 시점이다.
하지만 작품이 흥행해도 안정해 감독은 여전히 궁핍한 생활을 이어간다.
메인 제작 투자자인 YH 창업 투자사와 엄청나게 박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영화가 흥행해도 감독 손에 떨어지는 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YH 창업투자사의 대표 양학주는 양이지의 아버지이자 여배우 이태연의 남편이다.
‘그러고 보니 실종의 아역이 양이지였군.’
차에서 내려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는데 그보다 먼저 이태연이 안정해 감독을 발견하고 다가간다.
“어머! 안 감독님! 이제 오셨어요?”
이태연이 활짝 웃으며 다가가 손을 내민다.
안정해 감독과 박현수 제작실장이 90도로 허리를 숙인다.
“좀······ 늦었습니다.”
꾸벅하고 절을 하는 게 마치 빚을 진 사람들이 제발 살려달라고 하는 것 같다.
“여기까지 오시느라고 수고 많았어요.”
안정해 감독이 쭈뼛거리며 묻는다.
“그러면 투자 이야기는 언제······.”
순간 이태연이 찌릿하고 째려본다.
“제가 조건 말한 거 기억 안 나세요? 우리 이지를 아역 배우로 캐스팅해야 후속 투자가 될 거라고 했잖아요.”
안정해 감독이 대답을 않자 이태연이 투덜거린다.
“하여간 우리 이지 연기나 보고나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지가 감독님 작품에 출연 확정되면 투자는 제가 책임지고 진행해줄 테니까.”
“알겠······습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이태연이 안정해 감독을 경주 촬영장까지 부른 모양이다.
양이지를 아역 배우로 삼아주면 투자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보통 감독이 영화의 갑이긴 하는 건 그건 어디까지나 흥행 감독에게만 통용되는 이야기.
흥행에 참패하고 제작비를 구하지 못하는 감독은 을도 아닌 그저 빚쟁이일 뿐이다.
저렇게 안절부절못하는 걸 보니 아마도 꽤 많은 빚을 진 게 틀림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투자를 받아 그 빚을 청산하고 싶을 거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역 배우를 양이지로 확정을 짓지 않았다니 꽤 줏대가 있다 싶었다.
“배우님 먼저 가십시오. 전 차멀미를 해서······ 조금만 쉬다가 따라가겠습니다.”
“알았어요. 저 먼저 가 있을 테니 빨리 오세요~”
이태연이 치마를 펄럭이며 촬영장으로 간다.
안정해 감독이 한숨을 푹 내쉰다.
“하아~ 미안하다 현수야. 내가 못나서······.”
“아닙니다 감독님. 이번에는 잘 될 겁니다.”
“아~ 담배 땡기네.”
안정해 감독이 품에서 담배를 꺼낸다.
그런데 남은 건 딱 한 대였다.
“돗대네······ XX.”
안정해 감독이 담배 하나에서 가난한 자신의 현실을 확인한다.
그 순간 안정해 감독이 헛웃음을 지으며 남은 돗대를 박현수 감독에게 내민다.
“이건 네가 펴라.”
“아 아닙니다 감독님. 감독님이 태우셔야죠.”
그 순간 난 그를 돕기로 마음먹었다.
안정해 감독은 스태프들을 박봉으로 부려 먹고 심지어 그 박봉마저 떼먹는 이 영화판에서 자기 돈으로 빚까지 져 가며 말단 스태프들까지 챙기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실종 – 잃어버린 자들>로 550만 명의 관객을 달성하고도 돈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꼴을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난 이태연과 그녀의 남편 YH 창업 투자 양학주 대표의 손길에서 안정해 감독을 벗어나게 할 생각이었다.
안정해 감독에게는 부탁할 것도 있었고.
난 그 순간 유진이를 향해 말했다.
“유진아. 혹시 미소가 범죄 스릴러물의 아역으로 나와도 돼?”
난 간단히 <실종 – 잃어버린 자들>의 시나리오를 들려줬다.
유진이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가 현장에 자주 나와서 미소를 돌봐주면요?”
“당연히 그거야 기본이지.”
“그럼 콜! 안 그래도 미소가 먹방 유랑단 말고도 또 연기하고 싶다고 했는데 잘됐네요~”
“오케이.”
일단 유진이의 허락을 얻었으니 투자자를 교체한 다음 미소를 아역 배우에 밀어봐야겠다.
담배를 태우지 않는 나지만 접대를 위해 쟁여둔 말보로 레드 한 갑과 라이터를 들고서 급히 안정해 감독에게 다가갔다.
그러는 동안에도 두 사람은 여전히 돗대 담배를 서로에게 양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