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17화
417. 누구 마음대로 2
“일단은 슬그머니 소문을 좀 내주십시오. 우리 회사가 관우 엔터 인수를 인수하느라 자금 사정이 매우 안 좋아졌다고요. 뭐 은근슬쩍 이러다가 굴렁쇠가 망하면 어쩌냐고 하셔도 괜찮습니다.”
“그건 왜?”
“회사가 망한다는데 어떤 직원들이 마음 놓고 우리사주에 돈을 부으려고 하겠습니까?”
사실 직원들이 ‘우리 사주’를 안 사게 하려는 방법은 간단했다.
극도의 불안감 조성하기.
연말 보너스로 사게 되는 우리 사주가 종잇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장담하건데 그런 유언비어를 듣게 되면 사람인 이상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은 그만큼 불안한 주식이기 때문이다.
내 설명이 끝난 순간 구성철 실장을 비롯한 팀장들이 한껏 입꼬리를 올린 채 악당처럼 웃기 시작했다.
“으흐흐흐.”
“흐흐흐.”
구성철 실장이 가까스로 웃음을 줄이며 말한다.
“크흠. 그러니까······ 회사가 힘들다는 소문을 흘려서 그쪽 사람들은 못 사게 하고 우리 쪽 사람들이 우리사주를 최대한 끌어모으자고?”
“예.”
“언제부터 할까?”
“일단 이달 말에 황룡영화제 시상식 끝나고서요. 다들 들뜬 분위기는 좀 지나간 다음에 소문을 퍼트려야 약발이 좋지 않겠습니까?”
“연말 보너스 받기 전 정도가 딱이겠네.”
“좋은 생각이십니다.”
다만 하나는 조심해야 했다.
“대신 우리 쪽 사람들에게는 미리 이야기해 두십시오. 허위 정보에 우리 쪽 사람들까지 말려들면 말짱 도루묵이잖습니까?”
“오케이! 우리만 믿어.”
그때였다.
제일 사악하게 웃던 주영훈 팀장이 한 가지 의견을 제안했다.
“윤호야. 갑자기 생각난 건데 네 이름 좀 팔아도 되냐?”
“제 이름을요?”
“그래. 네가 우리사주를 안 살 거라고 하면 다들 우리사주를 쳐다도 안 볼걸? 박수무당 정 스타도 외면한 주식을 누가 사?”
머리를 맞대니 의외의 묘수가 튀어나온다.
난 씨익 웃으며 그 의견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전 당분간 안 산다는 포지션을 취해야겠군요?”
“대신 우리 쪽 사람들한테는 말해둘게. 결국엔 정 팀장도 살 테니까 총알 잘 준비해 두라고.”
최만식 대표가 내어놓은 지분 30%를 최대한 우리가 확보할 계획이 세워졌다.
역시 회귀한 이후 동료들을 챙긴 것이 옳았다.
혼자서 하지 못하는 일들이 함께하니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가령 내 주위에 다른 사람들만 봐도 그렇다.
강감찬 대표는 건강하게 회사를 운영 중이고 서재일 검사는 최만식 대표의 뒤를 쫓고 있으며 최은태 회장과 최영호 은행장은 박상곤 의원과 백 대령의 뒤를 캐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 쪽에서는 왕룽과 그의 아버지는 장웨이 회장을 막아주고 있었고.
어쨌건 혼자가 아닌 함께인 덕분에 이번 생에는 반드시 김동수와 최만식 대표를 막고 굴렁쇠를 지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 * *
작당 모의(?)를 마친 뒤 팀장들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태풍이 황룡영화제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갑니까?”
올해 11월 말로 잡혀 있는 황룡영화제에선 이태풍이 출연한 <경계 너머로>가 가장 화제의 작품이다.
무려 1470만 명을 동원한 초대작이니까.
경쟁작으로는 1020만을 달성한 김석필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인 <안개 무리>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경계 너머로>에 비비기에는 어려웠다.
구성철 실장이 웃음을 거두고 말한다.
“황룡영화제 네티즌 투표는 잘 끝났고 현재 심사위원들 후보들한테 로비 중이다.”
황룡영화제는 10명의 심사위원을 각각 한 표씩 계산하고 네티즌의 표는 상마다 1등 2표 2등 1표 해서 총 3표로 계산해 합산 점수를 낸다.
그 심사위원들은 황룡영화제의 집행위원들이 선택하게 되는데 대부분 영화감독 연예스포츠 신문 편집장 영화제 운영회장 방송국 국장급 정도 되는 사람들이 후보였다.
그러다 보니 후보 대상이 대부분 빤했다.
구성철 실장은 현재 그 후보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에게 로비하고 있다고 한다.
돈으로 하는 로비가 아니라 술로.
워낙 술자리가 잦은 상황이라 간이 남아나지 않는다고 한다.
“저 때문에 고생 많으십니다.”
“고생은 무슨. 그리고 윤호 네가 올 한해 그렇게 노력했는데 우리가 이런 것도 안 도우면 선배 체면이 뭐가 되겠냐?”
오덕구 팀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친다.
“그러니까 넌 뒷 일 걱정하지 말고 지금처럼 쭉쭉 앞으로 달려가. 뒤는 우리가 받쳐줄게.”
박인기 팀장은 머리를 긁적이며 날 쳐다본다.
“뭐 나야 정 팀장이 살려준 목숨인데 뭐든 못할까?”
회귀 전에는 받아보지 못했던 이런 표현들을 들을 때마다 가슴 속 깊은 곳이 간질거린다.
내 선택과 결정에 따라 여러 인생과 운명이 바뀐다는 걸 절절히 깨닫게 되기 때문이었다.
가슴이 뭉클해진 난 이태풍의 황룡영화제 대상 수상을 위해 노력하는 선배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 오늘부터 연말까지 숙취 해소제와 피로 회복제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우리 막내 팀장이 아주 사람을 잡는구먼!”
다시 한번 한바탕 웃음소리가 실장실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 * *
같은 시각. 굴렁쇠 엔터 인근 한 룸카페.
사방이 막힌 룸 안에서 김동수와 백 대령이 대포폰으로 전화 통화 중이었다.
“큰 거 열 개 보냈으니까 확인해.”
-대포폰이니 돌려 말할 필요 없소. 십억 입금. 지금 막 확인했소.
“그러면 약속한 대로 빨리 첫 번째 파일이나 보내!”
김동수는 교도소에 있는 이기철 이사의 소개로 장웨이 회장의 자금이 풀릴 때까지 빨아먹을 새로운 물주를 구했다.
김동수는 그 물주에게 아이돌 지망생이나 스폰서를 원하는 연예인을 소개해주기로 하고서 결국 10억이라는 돈을 만들었다.
게다가 경찰 검사 판사 재벌 조폭 언론인 그리고 정치인까지······.
인기 스타들과의 은밀한 관계를 바라는 최상위 계층은 넘쳐났기에 앞으로도 물주들을 구하는 건 큰 어려움이 없을 듯했다.
비록 채홍사 역할을 해야 하는 게 기분 더럽긴 했지만 장웨이 회장의 자금이 풀릴 때까지는 별다른 수가 없었다.
굴렁쇠 엔터로 돌아가는 날 당당하게 귀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S급 배우들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우들을 스카우트 하기 위해선 백 대령이 건네주는 X-FILE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때였다.
띠링.
[COLONEL_100님이 보내신 메일이 도착하였습니다.]
메일을 받은 김동수는 대뜸 경고부터 했다.
“만약 쓸모없는 정보라면 각오 단단히 해야 할 거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파일이나 확인해 보시오. 그리고 다음번에도 파일을 줄 땐 선금을 준비하는 거 잊지 말고.
“알았어! 그리고 10억 줬으니까 S급으로 또 2명 준비해 줘.”
-알겠소. 준비되는 대로 다시 연락하지.
달칵.
대포폰의 전화가 끊기자마자 김동수가 씩씩거리며 욕을 내뱉었다.
“XX. 몰카나 찍는 양아치 새X가 어디서 감히······.”
백 대령을 자근자근 씹은 김동수는 화를 달래려 차가운 아이스커피의 얼음을 와그작 씹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받은 X-FILE을 열었다.
그런데 담긴 내용들은 상상 이상이었다.
[X-FILE : 오주현]
현 소속 : 에이스 엔터.
나이 : 32세.
프로필(실제) : 172cm 53kg C컵.
작품 : <안개 복사꽃> 여주인공. <철혈 소녀> 조연······.
주변인의 평가 : 연기력 4/5 가창력 2.5/5 예능 1/5.
장점 : 세련된 마스크. 영화 드라마 여주인공 단독 가능.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 소소한 시술 말고는 자연 미녀. 언변 좋음.
단점 : SNS 중독. 도박 중독. 쇼핑 중독.
성격 : 안하무인.
약점 : 온갖 중독으로 인한 씀씀이가 커서 현재 은행 잔고가 없음. 지인들과 사채 시장에 진 빚이 5억을 넘어가는 중. 최근 CF랑 작품이 잡히지 않아 현재 스폰서 제안을 받아들일지 고심 중.
첨부파일 :
1. 마카오 VIP 룸에서 도박 사진.
2. 마카오 VIP 객실. 현지 홍콩 남자 모델과 원나잇 사진.
······.
[작성 기준일 : 2020년 11월 14일]
정보료로 워낙 비싼 돈을 요구하는 백 대령에게 잔뜩 화가 났었던 김동수였다.
하지만 X-FILE을 본 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상상 이상이군.”
이 정도 자료인 줄 알았다면 두 명에 10억이 아니라 한 명에 10억을 불러도 샀을 거다.
S급 배우 한 명으로 자신이 몰래 만들 수 있는 돈만 해도 연간 수억은 되는데 이 정도로 세세하다면 절대 떠나지 못하게 만들 목줄을 얻은 셈이였기 때문이다.
“이 정도 정보면······ 그냥 쓰기 아까운데?”
원래 김동수는 이 X-FILE을 상대에게 직접 보여주고 협박하려 했었다.
그러나 이 정도로 세세한 정보라면 굳이 사진을 상대에게 보일 필요도 없다.
도박 중독과 마카오 카지노의 VIP라는 것 그리고 현금이 없어 스폰서 제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정보만 있어도 충분히 상대를 영입할 수 있으니까.
이 자료는 목줄로만 둬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는 보물.
김동수는 상대가 자기를 배신하려 들면 그때서야 이 사진을 보여주며 협박할 생각이었다.
자신을 절대 떠나지 못하도록.
순간 김동수의 입에서 비열한 웃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자료들만 계속 얻을 수만 있다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왕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때였다.
똑똑.
룸 밖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
김동수는 두 번째 파일을 보려다 급히 노트북을 덮었다.
“누구야?”
-실장님 접니다. 양태민.
김동수가 한숨을 내쉬며 답한다.
“들어와.”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양태민 대리가 들어왔다.
양태민은 정유진의 첫 매니저였던 부하로 대리 4년 차에서 팀장 승진을 하지 못한 서예종 출신 매니저였다.
그리고 서예종 출신 중에서 주호성 팀장의 편에 서지 않은 매니저 중 하나였다.
“실장님. 얼굴이 많이 야위신 거 같습니다.”
“요즘 신경 쓸 일이 많았거든. 그보다 뭐 좀 마셔라. 내가 살 테니까.”
“예. 실장님.”
양태민이 벨을 눌러 테이크아웃용기에 카라멜 프라프치노를 담아달라고 주문한다.
주문을 마치고 나자 김동수가 묻는다.
“회사 근황은 어때?”
“최만식 대표가 영화 3개에 각각 150억이랑 110억 200억을 쏴 주기로 했는데 도장 찍기 직전에 전부 파투가 났습니다.”
도합 460억을 투자하는 대형 딜이 망가졌다는 말에 김동수가 피식 웃는다.
“설마 또 윤호 그놈 짓이냐?”
양태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무튼 정윤호 그 인간의 입에서 매니저들이 뒷돈을 받은 것도 까발려서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배우들은?”
“배우들도 기다리던 투자가 엎어지니까 정 팀장한테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현재 매니저는 7명 배우는 10명이 넘어갔습니다.”
“정윤호 그 새X. 우리 곳간을 탈탈 털어 가는구먼.”
양태민이 굳은 표정을 하며 묻는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이대로면 저희 3실이 제일 위험합니다.”
양태민은 한때 직속 부하였던 정윤호가 승승장구하자 배알이 꼴려 미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김동수는 그런 양태민의 시선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한동안은 자기 마음대로 설치게 내버려 둬. 그리고 이왕이면······ 너도 놈과 친하게 지내도록 해 봐. 당장이라도 2실로 넘어갈 것처럼.”
“예? 저보고 지금 윤호 그놈 밑으로 들어가란 겁니까?”
양태민의 표정이 굳자 김동수가 깔깔 웃는다.
“그럴 리가 있냐? 윤호 그놈 속내나 떠보라 이 말이다.”
“아······.”
“그리고 이번 인사 발령 때 너 팀장으로 올려줄 테니까 안심하고.”
잔뜩 구겨졌던 양태민의 표정이 금방 밝아진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나한테 충성하면 혜택이 제대로 있을 거라고 했잖아.”
양태민이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인다.
“실장님! 영원히 충성하겠습니다!”
“앉아. 뭐 대단한 거라고.”
다시금 자리에 앉은 양태민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대신 네가 확실히 처리해줘야 할 일이 있는데······.”
“뭐든 시키십시오.”
“합병할 관우 엔터 쪽 사람들을 만나서 쓸만한 놈들 명단 좀 미리 추려 봐. 특히 현장을 잘 아는 빠릿빠릿한 애들로. 주호성 그놈이 끌어들이기 전에 한발 앞서서!”
양태민이 고개를 갸웃한다.
“주호성 팀장은 실장님 심복이 아닙니까?”
“심복? 웃기는 소리 하지 마. 그 새X. 최만식 대표한테 딱 달라붙어 자기 팀을 꾸리고 있어. 만약에 내가 돌아가면 그 자식부터 쳐낼 생각이다.”
그 순간 양태민이 떠보듯 묻는다.
“그 그럼 주호성 팀장의 빈 자리는 어떻게 됩니까?”
“어떻게 되긴? 태민이 니가 맡아야지.”
정직을 당하기 전만 하더라도 차기 굴렁쇠 엔터의 대표로 언급되던 김동수였다.
그런데 그 오른팔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양태민의 얼굴엔 웃음이 깃들었다.
“가 감사합니다. 팀장님!”
“됐고. 어서 가서 일 봐. 난 백수 생활이나 좀 더 즐겨야겠다.”
“예. 실장님.”
그때 아르바이트생이 양태민이 주문한 음료를 가지고 왔다.
양태민은 김동수에게 인사를 한 뒤 아르바이트생이 건넨 커피를 받은 뒤 룸을 나섰다.
홀로 룸에 남은 김동수는 다시금 노트북을 펼쳤다.
굴렁쇠 엔터로 돌아갔을 땐 정 팀의 배우를 뛰어넘는 배우진들을 끌고 가겠노라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자 그러면 다음 파일은 누구지······.”
그런데 두 번째 모니터에 비친 배우의 이름은 더 대박이었다.
“재미있네 이거?”
김동수의 눈동자는 성공과 복수의 열망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 * *
최만식 대표가 ‘우리 사주’를 나눠줘서 굴렁쇠 엔터를 잡아먹으려는 계획을 공유한 이후.
김동수에 관한 계획을 점검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내 사무실 자리로 체리블라썸의 세리가 찾아왔다.
“유노 오빠~ 하아~이이~”
현재 시각 월요일 오전 9시.
세리는 한껏 신이 난 상태였다.
“어 웬일이야?”
내 자리로 달려온 세리는 기어코 하이파이브를 한 뒤 뾰로통하게 쳐다본다.
“음방 4주 1위 축하 안 해줘요?”
“아 맞다. 미안. 4주 1위 축하해~”
세리는 어제 음방에서 로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엎드려 절받기지만 세리는 그것만으로도 좋다며 활짝 웃는다.
“네이~네이~ 감사합니다.”
“그래. 인사는 됐고. 왜 왔어? 힘들 텐데 숙소에 가서 좀 쉬지.”
“아 선우 오빠가 제 곡 만들었나 싶어서 와봤어요.”
방선우는 현재 <화란전>의 OST 곡을 작곡 중이다.
그리고 그중 두 곡을 세리의 솔로곡으로 해주기로 한 상황이다.
“연말 합동 콘서트에서 솔로곡 발표하고 나면 솔로 활동해야 하는데······ 겁나지는 않아?”
세리가 허리에 손을 올리고 대답한다.
“당연하죠! 나 완전 잘할 자신있어요. 이제부터는 체리블라썸 세리가 아니라 싱어송라이터 김세리라고 불러주세요.”
“싱어송라이터는······ 작곡 작사까지 해야 하는데······?”
“어 언젠간 할거거든요?”
세리가 콧대를 치켜들고 당당하게 말한다.
하지만 난 실은 세리가 겁쟁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허풍선이 김세리.
그래서 그녀의 솔로 활동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둔 상태였다.
“그래. 알았어. 그러면 같이 지하 녹음실에 가볼까? 선우가 오늘 아니면 내일 곡이 완성된다고 했으니까?”
“아싸~!”
세리가 방방 뛰던 그때였다.
갑자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발신자 : 도란희]
현재 도란희는 연말 콘서트를 위해 8천석 규모의 코엑스 컨벤션홀 DX의 대관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코엑스에 가 있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순간 도란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팀장님. 연말에 저희 대관이 안 될 거 같대요.
“그게 무슨 소리야?”
연말 합동 콘서트까지는 한 달이 조금 넘게 남은 시각.
그런데 대관에 문제가 생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