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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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1화

371. 강시아 1

ES 연기 학원으로 가는 길.

최이선 원장의 차를 뒤따라 운전하던 난 강감찬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오디션 현장에서 ES 연기 학원 출신 아역 한 명을 찾았는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데려오려고?

“예.”

-그 정도야 이제 네가 알아서 해도 되잖아?

“그게 좀······ 계약 관계가 골치 아프게 얽혀 있습니다.”

강시아를 영입하기 위해선 ES 연기 학원과 법적인 분쟁을 벌여야 한다는 사실도 알렸다.

잠깐 고민하던 강감찬 대표가 묻는다.

-쓸 만은 하고?

“몇몇 단점을 수정하면 즉시 전력감입니다. 나중에는 크게 될 것 같고요.”

-정윤호 픽이면 믿고 가야지. 진행해. 뒷감당은 내가 할 테니까.

“감사합니다 대표님.”

강감찬 대표는 언제나처럼 내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

잠시 후.

ES 연기 학원에 도착했다.

강남역에 있는 7층짜리 빌딩이다.

보자마자 뒷돈을 많이 먹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댄 뒤 원장실로 올라갔다.

강시아와 최이선 원장이 먼저 도착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팀장님. 이쪽으로 앉으세요.”

원장실 소파에 앉은 뒤 짧은 인사를 나눴다.

그녀는 벽에 걸린 ES 연기 학원 출신의 유명한 배우 사진과 사인을 가리키며 강시아가 그들처럼 될 거라며 바람을 잡는다.

하지만 난 최이선 원장의 말을 싹둑 잘라버렸다.

“죄송합니다. 바빠서 그런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 될까요?”

“호호호. 하긴 요즘 제일 잘 나가시는 배우들을 관리하시는 분이신데 바쁘시겠죠. 죄송해요.”

최이선 원장은 곧장 강시아의 이적 의사부터 확인했다.

“시아야. 굴렁쇠로 이적하면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어때? 너한테도 정말 좋은 기회야.”

“전 잘 모르니까 원장님이 시키는 대로 할게요.”

“보셨죠? 얘가 이렇게 착해요. 그래. 생각 잘했어.”

최이선 원장이 강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단 본인 의사 확인은 됐고.

“그러면 어머님이랑 연락을 해봐야겠네요.”

“아. 부모님 동의를 얻는 일이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시아는 어머님만 계신데 그 어머님이 저한테 전권을 맡겨 놓으셨거든요.”

최이선 원장은 위임장과 도장을 받아 놓았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죠. 얼마를 원하십니까?”

“배우 하나를 기르는 데 돈이 많이 든다는 건 저보다 잘 아실 테고~”

최이선 원장이 더 많은 돈을 받기 위해 밑밥을 깔기 시작한다.

그러다 강시아를 힐끗 쳐다보며 말한다.

“시아야. 어른들 이야기하게 넌 잠깐만 나가서 기다리고 있을래?”

“예.”

강시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인 뒤 밖으로 나갔다.

탁.

문이 닫히는 순간 최이선 원장이 본색을 드러낸다.

“정확한 금액은 정산을 해봐야겠지만 대략 쟤 밑으로 2년 동안 한 레슨비랑 이것저것 해서 1억 정도 들어갔어요. 그런데 뭐 저희도 남는 장사를 해야 하니까······ 2억 아니 3억 정도면 어떨까요? 계약 기간이 6년이나 남았으니 그 정도면 적당할 거 같네요.”

어처구니가 없어 하마터면 욕을 할 뻔했다.

강시아의 밑으로 2년간 1억이나 들어갔다고?

보통의 아역 배우에게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해봤자 연기 레슨 비용과 식대 정도였다.

물론 엘리트 코스를 밟는 S반 아이들은 춤 노래 연기 레슨뿐 아니라 승마와 골프 피아노 바이올린 등등의 온갖 레슨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강시아는 그런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회귀 전 내가 검토했던 것이기에 절대 틀릴 리는 없었다.

평소라면 이 금액엔 응하지도 않았겠지만 강시아를 영입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 금액 정도면 뭐 아슬아슬하게 가능한 선이네요. 굴렁쇠가 잘 키워볼 테니까 일단 그간 사용한 정산서는 보내 주십시오.”

엔터 회사에서는 비용 정산 문제로 늘 정산서를 작성한다.

어떤 항목으로 비용을 쓴 기록이 있어야지 수익이 났을 때 정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 최이선 원장에게 정산서를 받은 다음 소송을 걸 생각이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계약금 정도는 걸어야 한다.

최이선 원장이 호구를 잡았다는 표정으로 씨익 웃는다.

“당연하죠. 그런데 저기······ 정산서를 검토하고서 내일 아침까지 보내드려도 될까요?”

가짜 정산서를 만들 시간을 벌겠다는 뜻이다.

잠깐 고민하는 척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왕 온 김에 계약금이라도 걸고 갈까요? 한 30%?”

“호호. 그러세요. 대신 계약 함부로 깨시면 10배 무셔야 하는 거 아시죠?”

“저희 쪽에선 절대 깰 생각 없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호호. 그냥 해본 말이에요.”

최이선 원장은 콧노래를 흥얼대며 자신의 책상으로 다가가 계약서를 꺼내왔다.

슬쩍 훑어봤지만 계약서상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난 곽무혁 법무팀장에게 계약서를 보낸 뒤 사인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사인하고 팩스로 보내면 바로 공증 처리하고 입금할게.

“알겠습니다.”

잠시 후.

강시아 엄마의 위임장과 도장을 찍은 계약서가 완성되었다.

‘인감도장을 맡기다니······.’

아무래도 계약이 끝나는 대로 강시아의 엄마에게 인감 관리에 관해 한마디를 해줘야 할 것 같다.

“10분 이내로 계약금은 입금될 겁니다.”

최이선 원장이 환한 표정으로 악수를 내민다.

“그러면 우리 이쁜 시아.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제가 개인적으로도 공을 많이 들인 아이거든요.”

당장이라도 손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꾹 참고 그녀와 악수를 마쳤다.

“시아는 제가 집에 데려다줘도 될까요?”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이제 굴렁쇠 소속이나 마찬가지니까.”

마치 호구를 잡아 기쁘다는 듯한 표정이다.

‘호구가 누군지 조만간 알게 해드리죠. 최 원장님.’

인사를 하고 원장실을 나왔다.

강시아가 문밖에 서서 불안한 듯 두 손을 꼭 모으고 있었다.

“시아야. 계약했어. 그럼 이제 나랑 같이 갈까?”

다정한 내 목소리에 강시아가 그제야 안도한 표정으로 배시시 웃음을 지었다.

“네. 팀장님!”

* * *

강시아의 집은 암사동에 있는 15평짜리 오래된 임대 아파트.

강남에서 암사동으로 차를 몰고 가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그런데요. 사실 저희 엄마가요······.”

강시아는 청각 장애가 있는 엄마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라서 걱정하는 눈치였다.

“어머니에게 청각 장애 있는 건 아니까 걱정하지 마. 그런 일은 네 계약이랑 아무런 상관없어.”

“어 어떻게 아셨어요?”

어떻게 알긴.

회귀해서 알지.

“영입하려는 배우 백그라운드 체크는 기본이지.”

강시아의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청각이 일반인들의 20%밖에 되지 않았다.

보청기가 없으면 말을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그 보청기가 오래되어 최근엔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시장에서 지인이 운영하는 모둠전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고.

강시아가 내 눈치를 보며 묻는다.

“팀장님. 근데······ 저 언제 데뷔할 수 있어요?”

난 <지리산>의 캐스팅 디렉터였기에 극 중 아역으로 강시아를 추천할 생각이었다.

“지리산 알지? 이태풍 오빠가 주연할 다음 작품. 거기에 아역으로 넣어줄게.”

강시아의 얼굴이 환해진다.

“정말요?”

“대신 네가 가진 단점들을 교정해야 가능해.”

“반드시 고칠게요!”

“그래. 그리고 선생님을 붙여 줄 테니까 너무 혼자서 애쓰지 마.”

강시아가 반달눈을 하고 답한다.

“네! 팀장님.”

“그런데 말이야······ 혹시 엄마 때문에 빨리 데뷔시켜 달라고 하는 거니?”

강시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예. 제가 돈 벌면 엄마 보청기 바꿔드릴 수 있잖아요. 그러면 덜 힘든 일도 찾을 수 있고요.”

고작 10살인데.

강시아는 생각하는 게 너무도 기특하고 어른스러웠다.

아무래도 당장 강시아 엄마의 보청기부터 바꿔줘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ES 연기 학원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강시아의 엄마 도움도 필요하니까.

“아 참 시아야.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일이 있어.”

“뭔데요?”

난 애어른인 강시아에게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현 상황을 설명했다.

최이선 원장이 어떻게 나쁜 짓을 했고 앞으로 내가 강시아를 위해 무엇을 할 건지도 말이다.

* * *

끼익.

“여기예요. 팀장님.”

강시아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의 현관문을 연다.

열쇠를 열고 들어가자 주방에서 고소한 기름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다.

굴렁쇠에 이적하게 되었다고 장문의 까톡을 보낸 덕인지 강시아의 엄마가 일을 일찍 마치고 돌아와 전을 굽고 있었다.

강시아가 있는 힘을 다해 외친다.

“엄마! 나 왔어!”

그 순간 앞치마를 두른 강시아의 엄마 조은혜가 서둘러 현관으로 나왔다.

강시아의 엄마가 보청기를 만지작댄 뒤 어눌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 안녕······하세요. 시아 엄마예요. 조은혜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어머님. 이름이 참 예쁘시네요.”

나 역시 최대한 힘차게 말하며 입을 크게 벌렸다.

강시아의 엄마 조은혜는 입술을 읽을 수도 있었기에 환하게 웃으며 우릴 거실로 안내했다.

“감사합니다. 팀장님. 이쪽으로 오세요.”

“예! 어머님.”

나는 강시아와 함께 거실에 앉았다.

방 2개와 작은 거실 그리고 욕실이 있는 작은 집은 곳곳에 낡은 티가 나고 있었다.

조만간 숙소도 잡아줘야겠다.

잠시 후.

조은혜가 막 데운 전과 식혜를 가지고 온다.

자신이 일하는 전 집에서 가져온 제품이지만 따끈따끈하게 데워져 있어 한눈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시 시장하실 텐데 일단 드······세요.”

“예. 감사합니다.”

그녀의 정성을 물리칠 수 없어 일단은 맛있게 전을 먹었다.

하지만 전 서너 점을 먹은 뒤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참 맛있네요. 그런데 일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은혜가 어눌한 말로 대답한다.

“예. 우리······ 시아가 굴렁쇠로······ 가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예. 어머님. 앞으로 따님은 저희 굴렁쇠가 맡아서 소중히 키울 생각입니다.”

조은혜가 환하게 웃으며 딸의 손을 잡는다.

전을 굽다가 기름이 튀는지 그녀의 손 곳곳에는 작은 화상 자국이 보였다.

딸을 혼자서 키우느라 고생한 흔적이 역력했다.

“잘······ 됐다. 우리 딸······.”

“엄마! 여기 정 팀장님이 나 바로 데뷔시켜 준대.”

“데······뷔?”

“응. 이제 내가 영화에도 나가고 그러면 엄마도 이제 고생 끝이야! 한 달 뒤에 들어가는 영화래!”

조은혜가 빙긋이 웃는다.

“괜찮아. 아직은······ 엄마가 일할 수······ 있어. 우리 딸. 우리 딸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엄마 걱정하지 말고.”

“엄마 걱정하는 거 아닌데? 그리고 난 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지내는 건데? 엄마 고생 덜 시키는 게 내가 하고 싶은 거고.”

말 하나하나가 참 이뻤다.

다만 감상에 빠질 시간이 없었다.

“어머님. 지금부터는 제 말 잘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예. 말씀하세요.”

“일단 어떤 경우에도 굴렁쇠가 따님을 지킬 거라는 걸 미리 말씀드립니다.”

오면서 사정을 들은 강시아가 걱정하지 말라며 엄마의 손을 붙들었다.

“이제부터 제가 뭘 하려고 하냐면요······.”

* * *

잠시 후.

조은혜가 조금은 불안한 표정으로 묻는다.

ES 연기 학원은 문을 닫을 거라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최 원장님은······ 어떻게······ 되나요?”

최이선 원장의 정체가 사기꾼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하긴 그러니 인감도장과 위임장도 맡긴 걸 테지.

“그 사기꾼은 감옥에 갈 거고 앞으로 이 업계에서 퇴출당할 겁니다. 아 물론 그 남편도요. 시아는 일절 피해를 안 받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신 어머님이 용기를 좀 내주셔야지 일이 쉽습니다.”

굴렁쇠 엔터 단독으로도 사기죄를 물어 소송을 걸 수 있다.

하지만 계약 당사자인 강시아의 엄마가 도와주면 더욱 빠르고 확실하게 최이선 원장과 ES 연기 학원을 박살 낼 수 있었다.

조은혜가 어찌해야 할지 고민한 순간 강시아가 결정적인 말을 꺼냈다.

“엄마. 나 엄마가 걱정할까 봐 말 안 했는데······ 나 학원 다니는 동안 밥 먹은 적 없어.”

조은혜가 눈을 부릅뜬다.

“응? 학원에서······ 식사는 다 챙겨 준다고 했잖아? 그래서 교통비만 가져······ 갔잖아?”

강시아가 고개를 젓는다.

“아냐. 엄마. 최 원장님 레슨도 거의 한 적 없어. 밥은 개인 돈으로 사 먹어야 하고.”

조은혜의 눈이 급격하게 흔들린다.

“그 그러면 줄곧 굶고 다닌······ 거니?”

이건 나조차 몰랐던 일이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서 밤늦게 있는데 밥도 안 먹였다고?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강시아는 엄마를 안심시키며 씩씩하게 대답했다.

“괜찮아 엄마. 나 원래 밥 잘 안 먹잖아.”

조은혜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래도 엄마한테는······ 이야기를······ 해야지······.”

“에이~ 엄마도 돈 아낀다고 거기서 전으로 때우잖아. 근데 내가 혼자 밥을 어떻게 먹어.”

조은혜가 딸의 손을 맞잡았다.

“엄마는······ 엄마니까······.”

“에이. 또 운다. 그러면 나도 눈물 나는데······.”

두 사람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최 원장. 당신이 인간이야?’

그런데 듣다 보니 뭔가 이상했다.

‘빚이 있나? 전 집에서 아르바이트해도 이렇게 돈이 없는 건 이상한데?’

최근에는 보청기도 정부 지원을 받아 꽤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그런데 7년 전의 보청기를 아직도 바꾸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돈이 없다는 의미였다.

그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 혹시······ 최 원장이 별도로 돈을 요구한 적이 있습니까?”

조은혜는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을 망설였다.

누가 봐도 정곡을 찔린 모습이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

‘최 원장 당신. 절대로 가만 안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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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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