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0화
310. 오복희 2
오복희 PD.
드라마에 미친 광인.
인생이 드라마고 드라마가 인생이라는 올해 37살인 그녀는 자타 공인 최고의 드라마 PD였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에 모든 것을 쏟아붓다 보니 나태한 출연진과 종종 문제를 일으키곤 했었다.
일례로 전작 <요술 램프>에서는 주연배우 최태웅이 스타병에 걸려 연기를 설렁설렁하자 대놓고 훈계를 내린 적이 있었다.
그러자 주연배우 최태웅은 고작 드라마 따위에 목숨을 건다며 오복희 PD에게 막말을 내뱉었다.
그 결과 오복희 PD는 더는 못 참겠다며 최태웅의 멱살을 붙잡고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뜯어말려 싸움은 금방 끝났지만 자존심이 상한 최태웅은 그대로 현장을 뛰쳐나가 버렸다.
결국 MBS에선 김격식 국장과 최태웅의 소속사 TK 엔터에선 김태권 대표가 만나 갈등을 봉합해야만 했다.
최태웅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촬영이 재개되었지만 두 사람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화해하지 못한 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드라마 촬영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그 일로 현재 오복희 PD는 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언뜻 문제 있어 보이는 PD지만 드라마 제작에 열과 성을 다하다 보니 생긴 일.
난 유진이가 처음 주연을 맡을 드라마에 온 힘을 다해 줄 그런 오복희 PD가 필요했다.
게다가 그녀를 원한 건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녀가 바로 회귀 전 <화란전>의 연출자였기 때문이다.
평균 시청률 25%.
한우주 작가의 저작권 소송이라는 악재에서도 뽑아낸 성적이었기에 지금은 그 이상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복희 PD를 선택한 이유는 또 하나 있었다.
당시 저작권 소송으로 궁지에 몰린 한우주 작가의 편에 서서 끝까지 함께 욕을 먹는 의리도 보여줬기 때문이다.
높은 시청률과 의리.
난 그 두 가지 이유로 오복희 PD를 김격식 국장에게 추천했다.
“예. 오복희 PD님이 저희 화란전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놀란 표정을 짓던 김격식 국장은 날 설득하기 시작했다.
“환장하겠네. 정 팀장이 오 PD 성격을 잘 몰라서 그러는가 본데······.”
“드라마에 미쳐서 사고를 치고 정직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뭐? 그걸 알면서도 오 PD랑 하고 싶다고?”
“예.”
김격식 국장이 재차 묻는다.
“주연배우를 팼는데도?”
“팰 만해서 팼겠죠.”
김격식 국장이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오 PD는 여자라고 봐주는 사람이 아냐!”
“만약 유진이가 오 PD님의 눈에 차지 않아서 욕을 먹는다고 해도 그 이유가 합당하다면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거참! 자신만만한 거야 아니면 생각이 없는 거야?”
순간 곁에 있던 유진이가 나 이상으로 천연덕스럽게 대꾸했다.
“안 맞게 열심히 할게요. 대표님!”
최상병 대표가 답답하다는 듯 이지연 작가에게 시선을 돌린다.
“이 작가님. 안 말리십니까?”
“내가 몇 번을 이야기해요? 난 보조 작가로 따라온 거라니까?”
최상병 대표가 한우주 작가에게 시선을 옮겼다.
“끄으응. 그럼 한 작가 생각은 어때?”
한우주 작가가 당당한 태도로 답했다.
“저도 정윤호 팀장님의 판단을 전적으로 따를 생각입니다!”
“허~ 거참.”
양측이 대치하자 강감찬 대표가 끼어들었다.
“최 대표님. 일단 MBS에서도 미는 분이 있으시니 한 번씩 만나 보고서 결정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최상병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그게 좋겠군요.”
최상병 대표가 김격식 국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일단 최태중 CP와 양현섭 PD부터 부르지.”
“예. 대표님.”
김격식 국장이 전화를 들고 자신들이 미는 후보를 불러들였다.
* * *
최태중 CP와 양현섭 PD가 오는 사이 난 다이어리를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0.1]
[날짜 : 2021년 12월 21일]
-PM 09:50 <칼끝에서> 20화 시청률 8.9%.
‘여전하구나.’
회귀 전 양현섭 PD가 연출했던 퓨전 사극 <칼끝에서>는 20화가 될 때까지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사극을 좋아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으면서 실적을 위해 작품을 맡았기에 결과가 엉망이었다.
일정도 그대로였기에 오복희 PD에게 <화란전>을 맡겨야 한다는 확신만 강해졌다.
잠시 후 최태웅 CP와 양현섭 PD가 들어왔다.
사극으로 잔뼈가 굵은 최태중 CP가 대화를 이끌었기에 얼핏 그럴싸해 보였다.
그러나 한우주 작가와 이지연 작가의 질문이 이어질수록 양현섭 PD는 점점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미팅이 끝난 후 두 사람이 대표이사실을 나갔다.
김격식 국장이 조심스레 반응을 묻는다.
“어떤가? 한 작가?”
한우주 작가가 조심스레 말한다.
“최 CP님은 사극을 잘 아시는 거 같은데 정작 연출자이신 양 PD님은 사극을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대본 1화를 보셨을 텐데도 성(城)을 뜻하는 ‘건모라’란 신라어도 모르시고요.”
김격식 국장이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누 누가 그런 단어까지 안다고 그래? 신라어라니.”
“그래서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신라어 몇 개 빼고는 경상도 방언이랑 조선 시대 사극 말투를 섞어 썼어요. 근데 보니까 양 PD님은 존비어 체계의 층위도 모르시던데요?”
존비어 체계란 사극에서 주로 쓰이는 ‘아니 되옵니다’ ‘~하오’ ‘~하게’ 같은 신분 체계를 반영한 말투를 의미한다.
양현섭 PD가 사극을 너무 모른다는 게 드러나자 김격식 국장도 입을 다물고 물러선다.
동시에 양현섭 PD를 칭찬하던 최상병 대표도 헛기침하며 물러났다.
순간 강감찬 대표가 슬그머니 대화에 끼어들었다.
“최 대표님. 이왕 이렇게 된 거 오 PD도 만나 보면 안 되겠습니까?”
김격식 국장이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불러보겠습니다.”
김격식 국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전화기 너머 날카로운 음성이 들려온다.
김격식 국장이 참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낸다.
“아 지금 그 이야기가 왜 나와! 빨리 대표실로 오라고! 뭐? 못 와? 야! 꼴통! 지금 여기 정유진 씨랑 이 작가님이 오셨다니까? 니 잘난 얼굴 보시겠다고!”
전화를 끊고 난 그가 연신 헛기침을 한다.
“하여간 성격하고는······. 크흠.”
잠시 후.
대표이사실의 문이 열렸다.
“아 왜 불러요! 나 꺼지라면서요? 나 같은 건 드라마국에 필요 없다면서요?”
오복희 PD는 자리에 앉자마자 까칠한 말투로 툴툴거렸다.
숏컷에 뿔테 안경을 쓴 그녀는 첫인상이 PD라기보다는 작가에 가까웠다.
오복희 PD는 우리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오복희라고 해요.”
고개를 꾸벅 숙인 그녀는 친분이 있는 이지연 작가에게 말을 건넨다.
“이 작가님도 여전하시네요. 별일 없으시죠?”
이지연 작가가 씨익 웃는다.
“우리 오 PD가 연락을 안 해 섭섭한 것만 빼면 별일 없었지.”
오복희 PD가 어깨를 으쓱인다.
“스타 작가님한테 누 끼칠까 봐 연락을 못 드렸어요. 그러니까 이해해 주세요. 어차피 저 곧 회사 관둘 거거든요.”
“회사를 관둬?”
“예. 더는 못 해 먹겠어요. 맨날 대충대충 만들라는데 드라마를 어떻게 대충 만들어요? 저 그냥 나가서 독립할래요.”
오복희 PD의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언에 김격식 국장이 당황해서 외친다.
“지금 그게 뭔 소리야? 너한테 연출을 맡기고 싶어 하신다니까! 여기 한 작가랑 유진 씨가!”
오복희 PD가 아쉽지 않다는 듯 말한다.
“그러면 뭐 해요? 또 트러블 생기면 자르니 뭐니 하면서 나가라고 할 거잖아요? 그리고 나 이것 전해드리려고 왔어요. 받으세요. 대표님.”
오복희 PD는 가지고 온 흰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에는 아무렇게나 찍찍 쓴 ‘사직서’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최상병 대표가 사직서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쳐다본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보면 몰라요? 사.직.서. 또박또박 정자로 썼잖아요!”
“이게 정(正)자라고?”
괴발개발 그려놓은 글자는 마치 갑골문자 같았다.
오복희 PD가 얼굴을 붉히며 외친다.
“그래요! 나 글씨 못 써요!”
맺힌 게 많은 듯 오복희 PD의 행동과 말에는 뾰족뾰족 날이 서 있었다.
점점 최상병 대표와 김격식 국장의 안색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손님이 와 있는 자리에서 체면이 상했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이래서는 곤란한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싶어 급히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흰 오 PD님이 한 작가님의 입봉작을 꼭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오복희 PD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이쪽이 요즘 유명하신 정 팀장님이시구나. 그런데 미안해요. 전 회사 관둘 생각이니까 다른 연출가를 찾아보세요. 저 말고도 MBS에 괜찮은 PD 많아요.”
오복희 PD는 미련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곤란한데······’
내 기억 속에 오복희 PD는 이 정도로 날이 서 있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퇴사를 앞둔 까닭인지 평소보다 몇 배는 예민해 있었다.
아마도 저번 사건 때 MBS 윗선이 일방적으로 스타 배우인 최태웅의 편을 들며 모든 걸 오복희 PD의 탓으로 몰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결국 난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면 오 PD님. 한 작가님의 시놉시스랑 대본만 좀 확인해 주십시오. 3화까지 나왔는데 한 작가님과 이지연 작가님 그리고 여기 김솔잎 작가님이 공동으로 집필하셨습니다.”
1화 대본은 한우주 작가가 썼다.
하지만 2화와 3화는 각각 이지연 작가와 김솔잎 작가가 한우주 작가가 써놓은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대부분을 채웠다.
난 그 점을 언급하며 오복희 PD를 유혹했다.
드라마에 죽고 사는 오복희 성격이라면 이지연 작가와 김솔잎 작가가 공저한 대본을 절대 거부할 리 없으니까.
오복희 PD가 눈치를 보며 헛기침을 내뱉는다.
“그러면 잠깐 보기만 할게요. 저 지금 드라마 만들려고 이러는 거 아니에요. 알죠?”
“예. 한번 보시고 감상평만 해 주셔도 됩니다.”
난 혹시나 그녀의 마음이 바뀔까 급히 태블릿을 내밀었다.
“시놉시스 먼저 보시고 3화까지 나온 대본을 보시면 됩니다.”
오복희 PD가 태블릿을 받아들고는 천천히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
뾰로통했던 그녀의 얼굴은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흥미진진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대본을 단숨에 읽어내린 그녀는 곧장 소파에 앉아 있는 한우주 작가의 곁으로 다가갔다.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에 잔뜩 미소를 머금고서 말이다.
“한 작가님. 진짜 이거 한 작가님이 쓴 거 맞아요? 초보 작가가 썼다고 하기엔 너무 완성도가 높고 재미있는데요? 아 아니다. ‘아름드리나무 아래서’를 쓰셨다고 했었지. 죄송해요. 제가 실수했어요.”
갑작스레 변한 오복희 PD의 태도에 한우주 작가가 기쁜 표정을 짓는다.
“PD님. 진짜 제 대본이 재미있어요?”
“예. 특히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분명히 살아있는 게 아 진짜······ 만들어 보고 싶은······ 데. 아 아니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혼잣말을 내뱉은 오복희 PD가 자기 입을 톡톡 두드리며 말실수라고 대답한다.
드라마에 욕심이 많은 그녀라면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
한우주 작가는 잠시 대화를 나눠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오 PD님이 제 작품을 연출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복희 PD가 최상병 대표 쪽을 힐끗 쳐다보며 말한다.
“진~짜 아쉬운데 저 윗분들한테 찍혀서 연출 못 할 거 같은데······”
오복희 PD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순간 최상병 대표와 김격식 국장이 조건을 걸었다.
“알았어 오 PD. 징계는 바로 풀어줄 테니까 당장 이 드라마 연출 맡아!”
“아자!”
“대신 CP는 우리가 정할게. 괜찮지?”
오복희 PD가 눈을 가늘게 뜬다.
“대체 누굴 앉히려고 목소리를 그렇게 까세요?”
“진형수!”
오복희 PD의 얼굴이 왕창 일그러졌다.
“진 CP님은 사극 쪽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그리고 사극에 얼마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진 CP님을 위에다가 앉힌다고요?”
진형수는 일일드라마를 주로 연출한 CP로 그를 일컫는 방송국 내 별명은 ‘짠돌이 CP’였다.
그러나 일일드라마와는 달리 수목드라마는 무조건 제작비를 아낀다고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는다.
회귀 전에도 진형수 CP가 국장이 된 후 한동안 MBS 드라마 전부가 처참한 성적을 얻게 되고.
하지만 그건 나만이 아는 미래.
‘어떻게 설득하지?’ 하는 생각이 잠깐 머리를 스친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방송국이 여기 하나만은 아니었으니까.
‘오 PD가 독립하면 다른 제작사를 꼬셔서 만들자고 할까?’
그런데 그때였다.
<화란전>에 대한 제안들이 까톡 메시지로 날아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타이밍 끝내주네.’
여러 개의 협상 카드를 쥔 순간 눈치를 볼 필요가 사라져버렸다.
그러는 동안에도 최상병 대표는 진형수 CP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논쟁을 펼치고 있었다.
결국 오복희 PD가 지쳐서 두 손을 들었다.
“그러면 그냥 제가 포기할게요. 전 진 CP님이랑은 일 못 해요. 아쉽지만 그냥 사직서 받아주세요.”
최상병 대표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야! 너 진짜 나 엿 먹일래? 일부러 이러는 거지? 그치?”
“제 이름에 먹칠할 작품을 만드느니 차라리 사직서를 내는 게 나아요!”
오복희 PD를 뚫어지게 보던 최상병 대표가 내게로 시선을 돌린다.
“정 팀장. 오 PD랑 꼭 해야 한다면 내 제안은 없던 거로 하겠네!”
편성까지 잡힌 드라마냐 오복희 PD냐 선택을 하라는 소리였다.
강감찬 대표와 유진이 그리고 작가들의 시선이 내게로 쏠린다.
전적으로 믿는다는 눈빛을 본 순간 자신감이 샘솟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플랜 B 시작이다.
난 곧장 내가 받은 까톡을 최상병 대표에게 내밀었다.
“이건 뭔가?”
“한번 봐주셨으면 하는 내용입니다.”
최상병 대표가 인상을 찌푸린 채 내게 온 까톡 메시지를 읽기 시작했다.
“정유진 출연료 1억 7백만. 총제작비 200억? 이건 또 뭐야?”
블루드래곤의 차수연 실장이 보낸 제안을 본 순간 최상병 대표의 얼굴이 당혹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받은 까톡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아래. KBC와 SBC CP님들의 까톡을 보시면······.”
[KBC 양준수 CP : 정유진 출연료 1억 500만 원. MBS랑 조건 동일. 총제작비 150억. 하지만 우린 자체 세트장 있는 거 알지? 사실상 다른 방송국보다 70억은 아끼는 거다?]
[SBC 정삼룡 CP : 정 팀장! 정유진 출연료는 무조건 MBS랑 KBC보다 더 쳐줄게! 일단 와서 이야기해! 대표님이 꼭 보자시니까!]
KBC와 SBC까지도 만나자며 미팅을 요구하고 있었다.
최상병 대표가 내 폰과 얼굴을 번갈아 바라본다.
난 그 시선을 빤히 받으며 대답했다.
“가능한 한 MBS에서 하고 싶었는데······ 알겠습니다. MBS의 제안은 못 받은 거로 하겠습니다. 저흰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그런데 소파에서 엉덩이를 뗀 순간 최상병 대표가 다급히 외쳤다.
“저 정 팀장! 잠깐! 스톱! 정지! 출연료 1억 1천만!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
어찌나 급했는지 최상병 대표는 내가 받은 모든 제안을 뛰어넘은 조건을 외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