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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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0화

280. 정유진의 시간 2

김성운 PD가 상기된 목소리로 외쳤다.

-27.4%입니다!

지난주 <신의 이름으로> 8화의 시청률은 21.2%.

그런데 오늘 9화의 시청률은 지난주보다 무려 6% 이상 올라 버렸다.

원래 10%대의 시청률에서 1%를 올리는 것보다 20%대의 시청률에서 1%를 올리기가 수 배는 힘이 든다.

하지만 유진이가 사실은 ‘만신 월아’였다는 뉴스는 그 어려운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9화 만에 25%를 훌쩍 뛰어 넘어버리다니!’

한 마디로 대박이었다.

난 들뜬 기분을 억누르며 물었다.

“그러면 돈의 축제는요?”

-이젠 격차가 많이 벌어져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더군요. 거긴 11.3%까지 떨어졌습니다.

홍장미 작가의 자극적인 전개와 소이영의 열연도 유진이가 보여준 희대의 깜짝쇼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이래서 드라마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승부는 홍보에서 갈린다는 말이 있는 거다.

경쟁작 <돈의 축제>는 시청률만을 노리고 만든 작품이지만 화제성에서 앞선 우리가 결국에는 더블스코어로 차이를 벌렸다.

-진짜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들뜬 김성운 PD의 말에 나도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 내일 또 현장에서 뵙죠!

“예. PD님.”

김성운 PD는 드라마국 국장에게서 호출이 왔다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난 배우 2실에 있는 유진이와 팀원들을 향해 외쳤다.

“27.4%!”

“에이~ 말도 안 돼!”

“팀장님. 장난하지 마세요. 어떻게 한 화 만에 6%가 넘게 올라요?”

다들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나 완전 진지해. 농담 아니라고.”

재차 사실이라고 말한 순간 팀원들은 잠깐 서로를 쳐다보다 환호를 터트렸다.

“대박! 진짜로 27.4%요?”

“리얼리~?”

“미친······ 농담하는 거 아니죠?”

<신의 이름으로>는 24화 중 고작 9화의 방송분만으로 최근엔 상상도 못 할 시청률을 달성해 버렸다.

순간 모두가 서로 얼싸안고 환호를 지르기 시작했다.

“유진아 수고했어!”

“난 쟤가 해낼 줄 알았다니까. 연습생 때부터 남달랐잖아.”

하지만 이 와중에도 톡 튀는 사람이 있었다.

“어흐흐흑. 유진아~~”

도란희가 눈물을 펑펑 흘리기 시작했다.

‘하긴 란희가 걱정을 많이 했지.’

도란희는 배우 담당이 아니지만 유진이를 유독 아끼고 챙겼다.

도란희가 메이크업이 지워질 정도로 펑펑 울자 유진이가 다가가서 꼭 껴안아 준다.

매니저가 배우를 달래주는 게 아니라 배우가 매니저를 달래주고 있었다.

“란희 언니. 그만 좀 울어요. 왜 이렇게 울어요······ 흐흑.”

도란희를 토닥이는 유진이의 눈에서도 눈물이 또르르 떨어져 내렸다.

그걸 본 도란희는 또다시 눈물을 펑펑 흘려대고.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눈물바다의 향연에 이영진의 어깨를 툭 하고 건드렸다.

“야. 쟤 좀 말려 봐.”

이영진이 고개를 젓는다.

“란희 쟨 한우 아님 못 말려요.”

그 순간 울고 있던 도란희가 눈이 팅팅 부은 채 고개를 홱 하고 돌린다.

“한우?”

깜짝 놀란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손짓했다.

“아 아냐. 유진이처럼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고.”

도란희가 눈물을 닦으며 대꾸한다.

“흑. 한우 사준다는 줄 아랐네······ 하여간 유진아~ 수고했어.”

오늘 같은 날은 한우 정도를 쏴야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다.

‘그래. 한우는 다음에 먹자.’

아쉬움을 달랜 난 정상봉에게 유진이를 먼저 집으로 데려 달라고 부탁했다.

유진이가 고개를 갸웃한다.

“오빠는요?”

“난 마무리할 일이 남아서. 오늘은 야근.”

“알겠어요. 대신 너무 무리는 하지 마세요.”

“그래. 그럴게.”

인사를 마친 유진이가 회의실에서 사라졌다.

그 순간 다음 일을 위해 강감찬 대표의 방으로 향했다.

이제는 강일구 기자를 처리할 시간이었으니까.

* * *

[정유진. 서투른 1인 2역으로 시청자를 기만······]

쾅!

기사를 작성하던 강일구는 거칠게 내려쳤다.

“XX! 못 해 먹겠네!”

현재 시각 새벽 5시 30분.

오래간만에 특종을 잡았다 했더니 이런 식으로 일이 꼬일 줄이야.

온종일 정유진의 기사로 도배가 된 탓에 도저히 기사를 작성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기사를 써 보려 날밤을 꼬박 새웠지만 1페이지도 쓰지 못하고 결국 포기해 버렸다.

하루가 지나도 도통 정유진을 칭찬하는 기사가 사라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기사를 터트리려고 생각한 날짜랑 딱 하루 차이.

대체 어떻게 된 건지 모르지만 굴렁쇠에서 스스로 정유진이 ‘만신 월아’란 걸 밝혀버렸다.

그로 인해 그동안 준비해왔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 내려버렸다.

“설마 시연이 얘가 들킨 건 아니겠지??”

어제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 이시연 AD가 가장 의심스러웠다.

순간 억눌렀던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XX. 일단 이 X을 붙잡아 족쳐야 영문이라도 알지.”

강일구가 노트북을 닫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밤을 꼬박 새운 덕분에 머리는 떡 졌고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 눈은 퀭해 있었다.

순간 옆자리에 앉아 게임 방송을 보던 최재윤이 물었다.

“팀장님. 어디 가시게요?”

“어디 가긴. 이시연 그 X 잡으러 가지!”

“쩝. 이미 끝난 판인데 그냥 미련 버리시죠?”

미남계도 별 쓸모가 없다는 눈빛에 강일구의 자존심이 상했다.

“야. 엿을 먹고 가만히 있으라고? 내가 호구냐?”

“그럼 어떻게 하시려고요? 뭐 주먹 쓰고 그럴 건 아니시죠?”

강일구가 찌릿하고 째려보자 최재윤이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제껏 찼으면 찼지 여자에게 차인(?) 적이 없는 강일구였다.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간 강일구는 다시 이시연 AD에게 전화를 걸었다.

“좀 받아라! 이시연! 너 때문에 내가······.”

그런데 그때 겨우 통화가 이뤄졌다.

-여보세요?

“야! 이시연! 너 어디야?”

-집.

평소에는 애교를 떨기 바쁘더니 이상할 정도로 무뚝뚝한 대답이다.

하지만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강일구는 그 변화를 캐치 하지 못했다 “너 딱 기다려. 지금 바로 갈 테니까.”

-그래? 이 늦은 시간에?

“야! 지금이 밤낮 가릴 때야? XX.”

강일구는 막말을 퍼부으며 차를 몰았다.

사정을 물었지만 이시연은 자신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른다고 대답한다.

몰카는 설치했지만 회수는 아직 못 했다고.

그런데 기사가 먼저 나가버렸다고.

그게 말이 되냐고 욕을 하던 강일구는 어느새 이시연 AD의 아파트 입구에 도달했다.

그런데 경비원 아저씨가 차단봉을 열어주지 않았다.

게다가 전화기를 꺼내 어디론가 연락을 걸고 있었다.

“아저씨. 나 몰라? 여기 1110호 여자 남친!”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확인 좀 하고요.”

“아 급하다니까?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닌데 왜 이래? 어서 열어!”

“아 잠시만 좀 기다려 봐요.”

강일구는 나이가 아버지뻘인 경비원에게 반말을 찍찍 내뱉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작스레 강일구의 뒤로 경찰차가 한 대 도착했다.

앞에는 차단봉 뒤는 경찰차가 있어 옴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

차에서 내린 경찰들이 운전석으로 다가왔다.

“강일구 씨?”

강일구가 눈을 끔뻑이며 경찰을 쳐다본다.

“예. 그렇긴 한데. 무슨 일로?”

경찰 한 명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부하 경찰이 거칠게 강일구를 끌어낸다.

“어어? 이거 뭐야? 왜 이래?”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경찰은 강일구에게 미란다 원칙을 읽어준 뒤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긴급 체포한다고 말한다.

“뭐 뭐라고요? 무슨 법? 그게 무슨 개떡 같은 소리야?”

“말조심하세요. 강일구 씨. 당신 데이트 폭력에 협박죄까지 달라붙어 있어.”

“뭐? 뭐? 내가 무슨 협박을 해?”

“그거야 판사님 앞에서 비트 읊어 보시고. 여친을 협박하고 연예인 차에 몰카를 설치하라고 했다며? 그거 성폭력 범죄의 범주에 든다고요. 당신 아주 X 됐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쯧!”

순간 강일구가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팔을 뒤로 꺾인 강일구는 벗어나질 못했다.

경찰 한 명이 급히 수갑을 채우자 찰랑이는 쇳소리가 울리며 수갑이 강일구의 손목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놔 놔! 놓으라고오~!!”

강일구의 비명이 아파트를 쩌렁쩌렁하게 울리고 있었다.

* * *

-그놈 잡혔단다. 윤호야.

새벽같이 걸려 온 강감찬 대표의 전화에 눈이 번쩍 뜨였다.

어젯밤 고소장을 넣었는데 몇 시간도 안 되어 잡혔다고 한다.

이게 다 이시연 AD가 자신이 살기 위해 협조한 덕분이라면서 말이다.

어쨌건 다행스럽게도 관련 기사가 뜨지 않게 스타 패치 측과의 협상도 잘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이것으로 강일구에 대한 걱정거리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난 강감찬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곧바로 인터넷을 확인했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유진이를 호의적으로 쓴 기사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신의 이름으로> 시청률 폭등!]

[출연진은 물론 제작진까지 감쪽같이 속였다.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한 연기 천재 정유진!]

[TV 드라마가 탄생한 이래 전무후무한 프로젝트. 세상을 속이다!]

어제 아침부터 이어진 기사들은 24시간이 지나도 줄어들 기미가 없다.

덕분에 유진이의 이름은 아직도 실시간 검색 1위에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좋은데?”

난 상쾌한 기분으로 샤워를 마친 뒤 유진이를 깨우러 2층으로 향했다.

유진이가 부은 눈을 하고 날 반긴다.

“오빠······ 언제 왔어요?”

“새벽에. 그런데 목소리가 왜 그래?”

“너무 꿈만 같아서 잠을 잘 못 잤어요.”

유진이는 아직도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고 한다.

“일단 눈부터 가라앉히자. 찜질 팩할래?”

유진이가 흥겨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네~~”

냉동실 문을 열어 푸른색 눈 마사지 찜질팩을 꺼냈다.

유진이를 소파에 앉게 한 다음 눈 마사지 찜질팩을 눈 위에 올렸다.

차가운 기운이 눈에 닿자 유진이가 몸을 부르르 떤다.

하지만 이내 기분이 좋은 듯 배실배실 웃는다.

“꿈만 같았어요. 어제······.”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 꿈은 오늘도 이어질걸?”

“오늘도요?”

“그래. 어제는 얼떨떨해서 몰랐지만 오늘부터는 장난 아닐 거야.”

지금까지 유진이의 위치는 연기 잘하는 조연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녀를 부르는 호칭 앞에는 ‘연기 천재’란 말이 붙게 되어버렸으니까.

그 순간 미소가 방문을 열고 나타났다.

파워터프걸 인형을 안은 미소가 눈을 비비며 나오더니 우릴 발견하고 배꼽 인사를 한다.

“엄마 삼촌! 안녕히 주무셨어요.”

아이돌 인사라며 세리에게 배웠단다.

나 역시 반갑게 배꼽 인사를 하자 그제야 달려와 소파 위로 올랐다.

“삼촌. 나도 이거 있어요?”

미소가 엄마의 눈 마사지 찜질팩을 가리켰다.

“응. 미소 것도 있어. 미소는 분홍색.”

엄마를 늘 따라 하는 미소였기에 미리 분홍색 소형 눈 찜질팩을 구해놓았다.

“자 여기~”

미소에게 눈 마사지 얼음팩을 씌우자 깜짝 놀란 목소리를 낸다.

“앗 차가~!”

“조금만 참으면 돼.”

“우웅~ 알았어요.”

미소가 조그만 두 손으로 얼음팩을 살짝 붙잡았다.

미소까지 눈 마사지 얼음팩을 씌워 놓고는 주방으로 향해 디톡스 주스를 만들었다.

디톡스 주스를 3잔 만들어 들고 가려는 사이 갑작스레 우먼즈의 장지혜 대표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정 팀장! 왜 이렇게 전화가 안 돼!

“아 어제부터 난리가 나서 벨 소리를 잠시 무음으로 해두고 깜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제부터 계속 전화가 울리고 있기에 내가 전화할 때를 빼고는 폰을 아예 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나저나 정 팀장. 이러기야?

“예?”

대체 왜 그러냐고 묻자 장지혜 대표가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어제처럼 좋은 기삿감이 있으면 우리한테 먼저 알려줬으면 좋았잖아! 그러면 우리도 특집으로 실어줬을 텐데!

오늘 시중에 깔리는 우먼즈 9월호 표지 모델이 유진이었기에 하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일방적으로 우리가 보도자료를 만들어 준 온라인 기사들과는 달리 미리 인쇄해서 전국 배송을 하는 우먼즈에선 기사가 샐 여지가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사정을 설명하려 했지만 장지혜 대표는 들을 정신이 없어 보였다.

-아참~ 내가 이 이야기를 할 게 아니지. 지금 우리 초판 5만 부 싹 다 매진 떴어.

온라인 사이트에 물건을 올리자마자 매진되어 버렸단다.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장지혜 대표의 목소리는 여전히 흥분이 가득한 하이톤이었다.

-아냐. 지금 축하할 때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9월호 우먼즈를 산 사람들이 집단으로 항의를 하고 있다니까?

우먼즈는 현재 터무니없는 이유로 구매자들에게 시달리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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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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