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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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247. 드라마 전쟁 2

난 스스로 창업을 한 사업가는 아니지만 엔터 회사의 부사장까지 한 경험이 있었다.

내 판단에 현재 상황이라면 우먼즈의 장지혜 대표는 최대 10%를 더 얹어 달라고 해도 응할 기세였다.

하지만 그건 뒤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에나 할 짓.

장지혜 대표의 심기를 크게 거스르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적절한 마진율은 5%였다.

내 이야기에 예뜨랑의 안석훈 대표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는다.

-이거 광고도 해주시고 영업도 해주시고. 정 팀장님이 열 사람 몫을 해주시는데요?

“우먼즈 측에서도 경이적인 판매량에 고무된 상태니 이쪽에서 제시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여성지 판매량은 샘플이 좌우한다.

오래간만에 증쇄를 하게 된 장지혜 대표는 돈을 주고서라도 예뜨랑의 샘플을 확보해야 할 만큼 다급한 상황.

지금이라면 약간의 마진을 더 붙여도 괜찮다.

어차피 판매 부수가 늘어나면 우먼즈는 광고 수입을 벌게 되니까.

그리고 이 돈은 예뜨랑의 막혔던 숨통을 트이게 해줄 마중물이 되어줄 거고.

-그러면 이번 판촉물에 관해서는 아예 정 팀장님에게 맡기겠습니다. 어차피 주주이시니 회사의 주인이기도 하시잖습니까?

“그럼 추가 납품은 원가에 5% 마진을 붙이는 거로 타진해 보겠습니다. 당장 보내실 수 있는 물량은 얼마나 됩니까?”

-급히 서두르면 오후가 되기 전에 3만 개는 가능할 거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다시금 장지혜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 대표님. 3%는 무리고 5% 정도는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추가 생산에 돈이 많이 부족하답니다.”

장지혜 대표가 잠깐 고민에 빠진다.

-갑자기 그렇게 나오면 좀 곤란한데······.

하지만 이럴 줄 알고 생각한 게 있었다.

“대신 제가 데리고 있는 연예인들을 통해 우먼즈 잡지를 노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예뜨랑 상품 찾는 게 저희 연예인 때문인 건 아시죠?”

우먼즈 8월호를 연예인들의 스타그램 노출해주겠노라 제안하자 장지혜 대표의 호쾌한 대답이 들려왔다.

-진작에 그 이야기부터 먼저 말하죠! 알았어요. 지금 바로 현금으로 넣어줄게요 그나저나 바로 보낼 수 있는 물량이 얼마나 돼요?

“1만 개는 지금 당장 패키징 가능하고 나머지 2만 개도 오후가 되기 전 바로 보낼 수 있답니다.”

-그 정도면 급한 불은 끄겠네요. 그럼 그렇게 해줘요.

장지혜 대표는 우먼즈도 근 3년 만에 처음으로 2쇄를 찍는다며 상당히 들뜬 분위기였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안 대표님한테 바로 연락드리라고 전하겠습니다.”

-나야말로 고맙죠. 내가 안 대표보다는 정 팀장이랑 말하기가 편해서 귀찮게 했네요.

‘덕분에 현금도 받고 잘 됐죠 뭐.’

안석훈 대표와 직접 통화를 했다면 성격 좋은 안석훈 대표는 그냥 무료로 줬을 거다.

하지만 바쁜 상황 속에서 일 처리를 급히 하려다 보니 상황이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다.

돈도 받고 감사도 받다니.

난 장지혜 대표와의 전화를 끊고 이번엔 안석훈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음이 아니라 현금으로 지금 바로 넣어준다고요?

“예. 30분 이내로 입금해 준다니 자세한 건 직접 대화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안석훈 대표가 헛웃음을 짓는다.

-이거 제가 할 일이 없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안석훈 대표의 웃음소리에 안도의 기운이 가득했다.

조만간 다시 한번 보자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안석훈 대표가 말한다.

-오늘 저를 도와주신 일은 절대로 안 잊겠습니다.

“아닙니다 대표님.”

다시 한번 인사를 나누고 전화를 끊자 그제야 긴장감이 풀리며 다리가 후들거린다.

‘와 진짜. 내가 뭘 한 거지?’

얼추 계산해도 수억 원에 달하는 거래를 전화 몇 통으로 처리해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다음 일을 하려는데 회의실에 있던 직원들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았다.

“유 윤호야. 너 지금 뭐 한 거냐?”

구성철 실장이 말을 더듬는다.

매니저 업무만 하던 내가 갑작스레 두 대표의 업무에 가교를 놓은 게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오덕구 팀장과 주영훈 팀장은 멍하니 쳐다보고 있고 이영진을 비롯한 부하 직원들은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게 말입니다······.”

뭐라고 설득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결국엔 지금 이런 데에 신경 쓸 때냐며 소리를 질렀다.

“오늘 일도 많은데 다들 뭐 하십니까? 자자. 영진이랑 상봉이는 SNS 반응 확인해서 기사 자료 뽑고. 김 대리님은 스타그램에 올릴 사진들이나 골라보세요!”

오늘은 유진이의 화장품 광고에 이어 드라마의 첫 방송까지 바쁜 일정이 연달아 기다리고 있다.

나는 황당해하는 직원들을 독촉하며 정신없는 일정을 재개했다.

* * *

우먼즈의 잡지 매진 사태는 온종일 포털을 흔들어 놓았다.

우먼즈는 20대 이상을 대상으로 내용을 구성하는데 이번 8월호는 여중생 여고생은 물론 체리블라썸의 삼촌 팬들까지 미친 듯이 서점으로 몰려들었다.

그 탓에 순식간에 전국의 서점에 깔린 잡지가 매진되어 버렸다.

동시에 우먼즈를 비롯해 유진이와 예뜨랑의 이름은 끊임없이 SNS를 달궈대고 있었다.

그러자 자연스레 <신의 이름으로>도 연관 검색어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결국 한세화 대표가 돈으로 만든 기사들은 오후 3시가 넘어서부터 조금씩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현재 시각은 오후 9시 30분.

드라마 방영을 30분 정도 남긴 시점에서 연예 기사면은 <신의 이름으로>로 도배가 되었다.

그때였다.

김성운 PD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정 팀장님!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MBS에서 아무리 홍보비를 써도 <돈의 축제>에 밀리던 상황이 단숨에 역전되어버렸다.

김성운 PD는 들뜬 목소리로 방송국의 현황을 전했다.

-CP님이 고맙다고 꼭 좀 전해달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오늘 시청률을 기대해봐도 좋을 거 같습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도 글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잠깐 고민하던 난 한 가지를 부탁했다.

“저기 PD님······ 그러면 이따가 시청률 나오는 대로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내일까지 도저히 못 기다릴 것 같아서요.”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요. 드라마 끝나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번 드라마의 시작부터 함께 했기에 김성운 PD는 내게 일종의 특혜를 베풀어주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PD님.”

김성운 PD와도 전화를 마치고 나자 그제야 배가 고파 온다.

온종일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른 게 꽤 오랜만의 일이라 다들 밥도 먹지 못하고 일하고 있었다.

내 곁에 앉은 이영진이 다리를 달달 떨고 있다.

“아 왜 이렇게 다리가 떨리죠? 드라마 시작이 코 앞이라 그런가?”

“아니. 밥을 안 먹어서 그래.”

그제야 이영진이 기운 빠진 목소리를 낸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한 끼도 못 먹었네요.”

그때였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잠시 사라졌던 구성철 실장이 오덕구 팀장과 박인기 팀장과 함께 양손에 도시락을 잔뜩 들고 나타났다.

“자자! 다들 먹고 하자.”

세 사람은 회의실 테이블에다 고급 도시락을 깔아 놓았다.

눈이 돌아간 직원들이 저마다 잡히는 대로 도시락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모두의 눈은 노트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 순간 구성철 실장이 테이블을 두드렸다.

“아무리 일이 좋아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야. 몸 축내지 않으려면 끼니는 거르지 말아야지.”

정작 구성철 실장 본인도 밥 한 끼를 못 먹었으면서 우릴 챙겨주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실장님.’

팀원들은 그제야 다들 한숨을 내쉬며 노트북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이제 9시 50분.

도시락을 찬찬히 먹자고 말했지만 느긋하게 먹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이제 곧 유진이의 ‘예뜨랑’ TV 광고가 나오기 때문이다.

눈 깜작할 사이에 도시락을 먹어 치운 팀원들은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팀장님. 나옵니다!”

드라마 방송 전 광고 타임.

예뜨랑은 그 황금 시간에 30초짜리 미소 화장품 광고를 넣었다.

TV에선 천재 광고 감독이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한 박불출 감독의 광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배우 2실과 정팀 식구들은 홀린 듯 그 영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 *

아차산의 푸른 소나무 숲 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숲 사이의 길에 서 있던 유진이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찬찬히 카메라의 앞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느릿느릿.

드레스가 거의 안 움직일 정도로 다가오는 유진이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 순간 화면 아래로 캐치프레이즈가 떠올랐다.

[처음 만나는 미소(美笑)]

동시에 유진이의 얼굴에 담긴 미소가 짙어지기 시작했다.

전신을 비추던 카메라는 점점 클로즈업을 시작했다.

30초가 끝날 무렵에는 화면 전체에 유진이의 웃는 얼굴만 잡혔다.

잡티 없는 유진이의 깨끗한 피부가 화면에 잡힌 순간 다시 한번 캐치프레이즈가 떠올랐다.

[시간을 되돌리는 미소(美笑)]

대사도 없는 30초짜리 광고였지만 마치 예술 작품을 본 듯한 진한 여운이 남는다.

예뜨랑의 광고가 끝나고 다른 광고로 화면이 바뀌자 홍보팀 김미혜 대리가 감탄사를 터트렸다.

“유진 씨가 저렇게 예뻤구나······.”

그 순간 김미혜 대리가 참지 못하고 노트북을 열었다.

“팀장님. 저 잠깐만 반응 좀 볼게요.”

분명히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일하지 말자고 했건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실시간 반응)

-생유산균 : 방금 광고 대박.

-초시계 : 무한 재생 중.

-참치초밥 : 평생 소장 각이네. 누가 제발 움짤 좀 만들어줘요!

-탕슉푸슉 : 지금 20대 여배우 미모 원탑이 정유진이냐?

광고가 나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CF 영상 클립들이 대형 커뮤니티와 포털에 올라오고 있다.

이윽고 밤 10시가 되었다.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신의 이름으로>의 첫 방송이 시작될 시각.

“시작한다. 다들 집중!”

구성철 실장의 말에 다들 노트북에서 손을 떼고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 * *

<신의 이름으로>는 귀신 들린 범죄자를 잡는 형사와 여검사 그리고 여대생 무당의 이야기다.

아역들이 연기를 펼치는 것으로 오랜 기다림의 문이 열렸다.

남 여 주연의 아역들은 이미 여러 번 드라마에 출연해 얼굴만 봐도 익숙한 아이들이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미소와 진공주의 연기였다.

미소와 진공주는 아역인데도 불구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표정과 연기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렇게 20분 정도가 흘렀을까.

아역들의 성장이 끝나고 여주인공인 주영인의 연기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국회 의원 아들을 체포하고 괘씸죄로 좌천된 열혈 경찰 최강인.

의욕에 가득 찬 신참 여검사 방신애.

그리고 페라리를 타고 다니는 괴짜 여대생 무속인 청명까지.

배우들은 강렬한 개성을 뽐내며 좌충우돌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1화가 끝나기 직전 예상치 못한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 저건 2화에 들어갈 내용 아니었습니까 팀장님?”

“어. 그랬었는데······”

화면에는 2화에나 나올 ‘만신 월아’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키는 장승 같고 얼굴은 쟁반 같고 눈은 등잔 같고 귀는 짚신 같고 코는 질병 같고 손은 소댕 같고 발은 석 자 세 치 되는 이가 장승같이 앉아······』

새하얀 소복을 입은 ‘만신 월아’가 서사무가 바리데기를 부르며 어둠 속을 걷는 모습은 대번에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아 버렸다.

이제까지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소복에 백발을 휘날리는 노파의 얼굴은 공포 영화의 클리셰 그 자체였으니까.

하지만 딱 그 순간.

드라마가 끝이 나버렸다.

예고편이 나오면서 스탭 롤이 올라가자 이영진이 다급히 외친다.

“뭐야 이거?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요?”

이영진이 살짝 화가 섞인 목소리로 외친다.

“분위기 오싹하게 연출 잘했네.”

말없이 드라마에 집중하던 구성철 실장도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

김성운 PD가 매일같이 편집실에서 밤을 지새웠다고 하더니 이렇게 1화가 끝날 거라고는 나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

난 곧장 노트북으로 시청자 반응부터 확인했다.

(실시간 반응)

-마지막 할머니 누구임?

-무당? 귀신?

-마지막 보스임?

-존재감 오지던데. 전설의 고향 생각남.

예상한 것 이상의 반응이다.

김성운 PD는 ‘만신 월아’의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제대로 끌며 다음 화를 궁금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 순간 김성운 PD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정 팀장님! 시청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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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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