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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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4화

224. 가족 6

“살았네. 강은기.”

강은기가 숨을 쉭쉭 몰아쉬며 묻는다.

-헉헉. 날 노리는 건 어떻게 알았냐? 너 아니었으면 병풍 뒤에서 향냄새 맡을 뻔했어!

사정이 궁금했지만 일단 이연실을 안심시키는 게 우선이다.

“잠시만. 일단 연실이 안심시키고 천천히 이야기하자. 너 급하게 일이 터져서 스케줄 처리하러 갔다고 했으니까 눈치껏 말 잘 맞춰.”

-어. 어. 그래.

그런데 문밖으로 나간 순간 이연실이 코를 부여잡고 있었다.

“변비래요~ 변비래요~”

임신하면 호르몬 분비 때문에 감정 조절이 쉽지 않다 들었다.

하지만 지금 이연실의 모습은 자신의 걱정을 떨치기 위해 일부러 이러는 것 같았다.

난 전화를 건네며 억울한 표정으로 외쳤다.

“그래. 변비다! 은기 때문에 내가 없던 변비도 생겼어. 자! 은기 전화나 받아봐.”

이연실이 다급히 내 전화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미친 듯한 잔소리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순간 아주 순간이지만.

이연실과 맺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쉬지 않고 쏟아진 잔소리가 끝난 뒤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서 보자고 약속을 잡았다.

어차피 엄마가 잠드는 건 새벽 2시는 되어야 했으니까.

“연실아. 넌 오늘 쉬고 내일 엄마 보자. 엄마 크게 아픈 게 아니라 그냥 건강검진 받는 것 때문에 입원해 계셔.”

“아냐. 오빠. 나 당장 엄마랑 은기 오빠 보러 갈 거야. 은기 오빠도 병원으로 바로 온대.”

걱정 가득한 이연실의 표정을 본 순간 안 된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 * *

이연실과 함께 택시를 타고 성모병원에 도착했다.

미리 병원 입구에 있던 강은기가 우릴 보고 손을 흔들었다.

헤어질 때와 달리 옷을 말끔하게 갈아입은 게 방금까지 크게 싸운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택시에서 내린 이연실이 강은기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 냅다 주먹으로 강은기의 배를 때려버렸다.

퍼억 하고 소리가 날 정도로 강력한 한 방이다.

“크흑. 왜?”

“사람 걱정하는 거 몰라? 왜 전화 안 했어? 어딜 가면 간다! 늦으면 늦는다! 꼭 전화부터 하랬잖아!”

강은기가 배를 붙잡은 채 장난스레 말한다.

“요즘 들어 주먹이 좀 세진 거 같다? 역시 엄마가 되어서 그런지 강해졌는데?”

“으이구~ 꼭 매를 벌어요.”

다시금 주먹을 들려는 이연실을 말리느라 애를 써야 했다.

그리고 우린 함께 엄마가 계신 특실로 향했다.

본래는 한 명씩밖에 면회가 안 되지만 사정을 미리 말해둔 터라 잠깐 시간을 허락받을 수가 있었다.

문 앞에 선 강은기가 주춤한다.

“연실아. 넌 먼저 들어가서 엄마 보고 있어. 난 윤호랑 이야기 좀 하고 들어갈게.”

이연실이 우리 둘을 쳐다보다 한숨을 내쉰다.

“두 사람. 이야기 잘 하고 들어와. 엄마 앞에서는 절대 싸우지 말고!”

둘 사이의 앙금을 풀라는 말에 강은기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연실이 병실로 들어간 순간 강은기가 다급하게 묻는다.

“너 어떻게 안 거야?”

“내가 말 했잖아. 나 신기 있다고.”

사색이 된 강은기가 날 빤히 쳐다본다.

“이번에는 진짜 죽는 줄 알았어. 그런데 말이야 윤호야. 너 진짜 미래라도 보이는 거냐?”

침을 꿀떡 삼킨 강은기가 내 눈치를 본다.

“하여간 의심만 많아서는. 믿으라니까? 다 보이는 건 아닌데 가끔 보여.”

강은기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보다 너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봐.”

날 빤히 쳐다보던 강은기가 자신이 죽을 뻔한 사정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게 말이지······”

* * *

나와 헤어진 강은기는 곧장 직속 전투조를 불러모아 윗선을 쳤다고 한다.

암살이 실패로 돌아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에 허무하게 무너졌다고 한다.

그리고 미리 손을 써둔 덕에 남은 조직들도 별다른 저항 없이 손에 넣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 조직의 이인자 이세동 이사가 최강한 대표를 따라 은퇴하겠다며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

십여 년 동안 조직을 이끌어 왔는데 자기들을 따르는 동생들이 거의 없다는 절망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세동이 장부를 넘겨주겠다고 해서 대표실로 따라갔는데 그 인간이 품속에서 칼을 꺼내 들더라고?”

“멍청하게 거길 왜 따라가?”

“장부를 손에 넣어야지 뒷정리를 깔끔하게 하니까.”

내가 미리 방검복을 착용시켜 놓았기에 그걸 믿고 들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내 연락이 없었더라면 큰일을 겪었을지도 몰랐다고 말한다.

처음 착용한 장비 탓에 몸이 둔해진 걸 생각지 못했다면서.

하여간 내 전화를 받고 급히 뛰어들어온 이수찬 덕에 목숨을 구할 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최강한이랑 이세동은 어쩔 건데? 그 인간들 설마 죽인 거 아니지?”

“죽이지 말라며? 그래서 그냥 제압만 해서 수원 지검 영감들에게 토스했어.”

나도 모르게 한숨부터 나왔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조폭식(?)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그러면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이대로 조직 다 접수하고 끝나는 거야?”

강은기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씁쓸한 표정으로 답한다.

“아니. 뒷정리는 동혁이랑 수찬이한테 맡기고 난 자수해야지.”

“자수?”

“정리가 되었어도 지난 과거까지 다 정리되는 건 아니잖아. 이미 전담 검사 영감한테 자수하겠다고 말했어. 깔끔하게 털고 새 출발 하려고.”

“뭐? 그러면 연실이는?”

강은기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 윤호 네가 좀 챙겨주면 안 되겠냐? 아무리 자수했다고 해도 빵에서 최소 몇 개월은 걸릴 거 같아. 길어지면 1년이나 2년 정도?”

강은기의 제멋대로인 대답에 주먹을 꽉 쥐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넌 오늘 좀 맞자. 이 악물어.”

순간 강은기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내 눈을 감고 이를 꽉 다문다.

마치 자신의 죗값을 달게 받겠다는 표정으로.

그와 동시에 난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뻗었다.

그러나 강은기의 얼굴에 닿기 직전 힘을 빼고 주먹을 풀었다.

톡.

내 주먹이 가볍게 얼굴에 닿자 강은기가 화들짝 놀라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뭐 뭐야?”

“짜식. 쫄기는. 내가 진심으로 쳤으면 넌 죽어 인마.”

강은기가 가슴을 쓸어내린다.

“야! 그럼 안 쪼냐? 엄마처럼 무당에다가 주먹도 센 자식아! 아 진짜 죽는 줄 알았네. 넌 인마 존재 자체가 흉기야! 알아?”

투덜대는 강은기를 향해 웃으며 대답했다.

“지렸냐?”

“아 안 지렸거든?”

난 변색 된 은기의 지퍼를 가리키며 웃었다.

“거짓말하기는.”

“아 아냐! 이거 수 수정과 먹다가 흘린 거야 인마.”

“그럼 다시 해봐?”

주먹을 쥐자 강은기가 치를 떨며 한 걸음 물러났다.

“너 자꾸 주먹 쓰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너 때문에 자수도 못 하게 됐다고!”

강은기가 엄살을 떨기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았어. 연실이는 내가 잘 챙길 테니까 대신 엄마랑 연실이한테는 네가 직접 말해. 어차피 두 사람한테 맞을 거 같아서 봐주는 거야.”

강은기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아니다. 생각해보니까 그냥 나 지금 바로 자수하러 갈래.”

강은기가 다급히 몸을 돌렸다.

“누구 마음대로?”

도망치던 강은기의 목덜미를 덥석 잡았다.

순간 강은기가 이거 놓으라며 몸부림을 쳤다.

“자 잠깐만! 일단 대화 좀 하자!”

“됐고. 일단 따라와.”

난 들어가기 싫어하는 강은기를 끌고 병실 안으로 향했다.

나와 강은기가 병실로 들어가자 침대에 누워 있던 엄마가 몸을 일으켰다.

“왔어? 우리 아들들?”

환한 엄마의 얼굴을 보자 힘들었던 오늘의 피로가 단번에 사라져버렸다.

“보기 좋네. 아들 딸이 이렇게 사이좋게 함께 오는 거 보니까.”

강은기와 나 그리고 이연실이 화해해 손을 잡고 있자 엄마의 눈에 눈물이 그렁거렸다.

그 순간 강은기가 깊은숨을 몰아쉬고 어려운 첫마디를 뗀다.

“엄마. 저 잠깐 어디 좀 다녀와야 할 거 같아요.”

“어디? 우리 아들 가긴 어딜 가?”

그 순간 갑자기 강은기가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오 오빠. 왜 이래?”

놀란 이연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 오빠. 설마. 또 조직 일을 한 거야?”

난 놀란 이연실의 손을 잡으며 진정하라 말했다.

그사이 강은기가 고백하듯 말했다.

“진짜 손을 씻으려고 했는데 그냥은 안 되더라고요. 오늘 하루도 죄를 지었어요. 죽은 사람은 없지만 다친 사람은 좀 있어서 죗값을 치르러 큰집에 좀 다녀와야 할 거 같습니다. 지난 과거도 좀 문제가 됐고요.”

이연실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오 오빠 그게 무슨 소리야? 사람이 다치다니?”

강은기가 덤덤하게 오늘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최강한 대표가 자기를 제거하려 했고 어쩔 수 없이 역습해 강한파와 강한 엔터를 접수했다고.

죽은 사람은 없지만 조직을 인수하면서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자기가 책임을 지고 감옥에 다녀오겠다고.

그나마 크게 다친 사람은 거의 없어서 형량은 크지 않을 거라 자신했다.

이연실이 대경실색하며 놀랐지만 엄마와 내가 있는 탓인지 가까스로 정신을 부여잡을 수 있었다.

다만.

짜악!

이연실이 강은기의 뺨을 후려쳤다.

“이 바보야! 등신아! 그런데 나한테 이야기도 안 하고 사고를 쳐? 내가 조폭 짓 하지 말랬지 그냥 죽어주라는 줄 알았어?”

특실 그러니까 1인실이어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쫓겨날 법한 큰 소리였다.

“윤호 오빠가 찾아와서 안심시키는 게 이상하다 했어! 참 두 사람 다 거짓말 못한다! 그런 거짓말로 어떻게 누굴 속이려고 그래?”

응?

내 거짓말도 알아챈 건가?

덕분에 나까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씁쓸하게 웃는 강은기가 뺨을 만지작거린다.

씩씩대던 이연실이 다시 물었다.

“진짜 많이 다친 사람은 없어?”

“없어. 그나마 다친 애들도 다 병원 보냈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애들인데 걔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 최강한 대표와 이세동 이사가 문제였지. 그리고 두 사람도 적당히 손만 보고 검찰에 넘겼어.”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돈 나눠주고 조직 해체해야지. 나갈 애들은 조폭 생활 그만두게 직장 알선하고······”

그와 동시에 연실이가 쌍심지를 켰다.

“장난해? 내가 걔들을 몰라? 돈 떨어지면 또 양아치 짓 할 거 뻔하잖아! 그냥 오빠가 관리해! 관리 잘하면서 양지의 사업으로 전환해서 먹고 살길 열어줘! 나쁜 짓 못 하게 하고!”

그 말이 맞았다.

조폭으로 살아왔던 조직원들이 순식간에 달라질 리 없었다.

차라리 엄격히 관리하는 게 훨씬 더 나을 수가 있었다.

잠깐 고민하던 강은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러면 정리할 건 정리하고 사업을 양지로 전환해서 데리고 있을게.”

그제야 이연실의 표정이 풀렸다.

“이제야 내 남자답네.”

어느새 이연실은 어리고 여린 소녀가 아닌 똑 부러지는 여자가 되어 있었다.

이연실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강은기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는 강은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내일 엄마 건강검진 끝나는 대로 갔다 와요 행복이 아빠. 그리고 이제 더는 그런 짓 안 하겠다고 맹세하고.”

강은기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러려고. 행복이 앞에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나 이제 더는 조폭 안 해. 하기도 싫고.”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라도 죗값을 치르고 오겠다고 말하는 강은기다.

그 순간 엄마가 자애로운 웃음을 지으며 손을 강은기의 머리 위에 얹어 놓았다.

“모든 이를 용서하신 주님. 오늘 이 죄 많은 자가 진정으로 과거를 회개하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비록 지난 죄를 온전히 씻을 수는 없으나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용서케 하시옵고······”

엄마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비는 기도를 시작했다.

어느새 강은기와 이연실 그리고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기도가 끝이 나자 강은기가 내 손을 붙잡았다.

“연실이 좀 잘 부탁할게 윤호야.”

죽는 한이 있어도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번 안 하는 게 은기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몇 번이고 이연실을 나에게 부탁하고 있다.

별것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지만 지금 모습으로도 녀석이 얼마만큼 변했는지 알 수 있었다.

“걱정하지 마. 어련히 챙길까?”

그런데 그 순간 이연실이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

“오빠. 오빠 없는 동안에는 보육원에서 엄마 도우며 지낼게. 그리고 윤호 오빠는 나 신경 쓰지 말고 오빠 일이나 해. 한창 바쁠 때잖아.”

“뭐?”

“응?”

강은기와 내가 동시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연실은 그런 우릴 놓아둔 채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 그래도 되지?”

엄마가 씨익 웃는다.

“당연하지. 딸이 엄마랑 같이 살겠다는데 싫어하는 엄마가 있어?”

“고마워 엄마.”

은기가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불편······할 텐데.”

이연실이 씨익 웃는다.

“우리 집이 왜 불편해. 그리고 혹시 모르잖아. 오빠가 나오는 시간이 길어질지도. 난 동생들 챙기면서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강은기의 조직은 돈이 많았기에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다.

하지만 범죄자로서 지냈던 시절이 길었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말이다.

그러나 연실이는 그 시간 동안 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기다릴 거라 말했다.

은기가 죗값을 치르고 나을 때까지 자기도 함께 속죄할 거라며 말이다.

그렇게 우린 예전처럼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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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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