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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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1화

221. 가족 3

주춤거리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엄마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말씀하세요.”

“이제 은기랑 연실이 두 사람을 용서하면 안 되겠니? 이건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엄마는 아들이 누군가를 미워하며 사는 걸 보고 싶지 않단다.”

엄마가 연신 내 눈치를 살핀다.

사실 이런 말이 나올지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껏 이곳을 안 찾아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엄마는 오로지 나를 위해 두 사람을 용서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과거에 더는 발목을 잡히지 말고 새롭게 시작하라면서 말이다.

난 어색하게 웃는 엄마를 보며 말했다.

“엄마가 군말 없이 건강검진 받으러 와주시면 용서할게요.”

순간 엄마가 아이처럼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다.

“진짜야?”

“예. 15일 날 엄마 건강검진 예약해 뒀으니까 그 검진받고서 은기랑 연실이랑 다 같이 봐요.”

“그 그래.”

그 순간 엄마와 그레이스 수녀님 아니 누나가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내가 뭐라고······’

내가 엇나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늘 이렇게 날 걱정해주는 두 사람 덕분이었다.

난 눈을 감고 기도하는 두 사람을 보며 두 손을 모았다.

잠시 후.

기도를 끝낸 엄마가 날 바라본다.

“잠시만 기다리렴. 연실이에게 전화부터 하고 올게.”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엄마를 재빨리 붙잡았다.

“아뇨. 이 일은 저희 사이의 일이니 제가 직접 처리할게요. 괜히 먼저 전화해서 알려주면 저 삐질 거예요. 제 성격 아시죠?”

엄마가 화들짝 놀라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알았어. 엄마가 조용히 있을게.”

15일에 강은기가 사고가 당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난 조그만 거짓말을 해야 했다.

엄마가 건강검진을 한다는 걸 숨기고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한다면 두 사람의 성격상 곧바로 튀어올 테니까.

그렇게 되면 강은기는 사고 장소에서 벗어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건강검진으로는 엄마의 목숨을 구하고.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나는 엄마에게 말했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 녀석도 이제 손을 씻었다고 하니까 엄마 말대로 할게요. 그러니까 며칠만 기다려 주세요. 네?”

엄마의 소원.

그 핑계로나마 두 사람을 용서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애당초 이연실은 내 운명의 짝이 아니었기에 둘 사이에 그런 일이 생겼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난 어린 시절 자신의 목숨을 걸고 날 구하기 위해 계곡으로 뛰어든 강은기를 떠올렸다.

목숨을 빚졌으니 이젠 내가 갚아야 할 차례였다.

* * *

“형? 형? 서울은 엄청 크죠?”

“형아! 나 짜장면!”

“큰오빠! 나 나는 탕수육 먹고 시퍼요.”

“이짜나요! 동혁이가요 여자애들 노는데 고무줄 끊었어요! 큰오빠가 혼 좀 내주세요!”

“형! 나 매니저 할 수 있을까요? 나도 연예인 얼굴 보고 싶은데!”

“오빠. 나 가수 시켜주면 안 돼요?”

날 둘러싼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걸 물어보며 달라붙어 있었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앞으로 형이나 오빠라고 부르고 힘들 때 연락하라고 했더니 정에 굶주린 아이들이 온갖 이야기를 다 한다.

난 일일이 대꾸해주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남자아이들을 불러보았다.

“졸업하고 매니저 일을 해보고 싶으면 연락해. 일은 힘든데 버텨만 내면 절대 밥은 안 굶어.”

다음은 여자아이들이다.

“너희들도 의상이나 미용 일에 관심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 일단 기본 공부는 해야겠지만 꼭 우리 회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괜찮은 헤어샵과 의상실을 소개해 줄게.”

우리 업계는 늘 인력난이다.

박봉에 고된 일 때문에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많을 정도니까.

하지만 버텨만 내면 어떻게든 먹고 살길이 열린다.

특히 졸업을 앞둔 동생들에게는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거다.

비록 연예인이 되도록 도울 수 없다는 대답에는 실망스러워하긴 했지만.

그런데 내 팔다리에 달라붙어 있는 유치원생들은 시간이 남은 탓에 그런 이야기보다는 연예인에 관한 것만 관심 있어 했다.

“형아! 나 유진이 이모 보고 싶어요.”

“삼춘! 연예인 누구랑 제일 친해요?”

“오빠. 나는 체리블라썸.”

폰에 저장된 유진이와 체리블라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아이들의 눈이 함지박 하게 커졌다.

“우와. 대땅 멋있다.”

“삼촌. 엄청 힘센 사람이야?”

유치원생인 동생들이 날 동경의 눈빛으로 쳐다본다.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을 본 순간 매니저란 직업을 오해하게 만든 건 아닐까 살짝 걱정될 정도였다.

그때였다.

“배달왔습니다!”

보육원 입구에 각종 배달원들이 도착했다.

그 순간 아이들이 우르르 떨어져 나갔다.

“우와! 짜장면이다! 나 곱빼기 먹을래!”

“난 치킨부터 먹어야지!”

“난 햄버거 2개!”

“난 탕수육!”

피자와 치킨과 짜장면과 탕수육을 모조리 시켰다.

남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만큼은 먹고 싶은 만큼 실컷들 먹어보라고.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한 명도 안 남고 다 뛰어가냐? 야! 형 것도 좀 남겨!”

누나가 다가와 내 어깨를 토닥였다.

“윤호야. 네가 이해해. 애들이 한창 먹을 때라서······”

“누나. 침이나 닦고 저랑 같이 가요.”

“그 그럴까?”

오늘만큼은 강은기를 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채 나 역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왁자지껄한 전투 식사를 즐기기 시작했다.

* * *

7월 15일.

정밀 검사를 위해 올라온 엄마는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특실에 입원했다.

오늘 하루는 금식하는 날이고 건강검진은 내일이다.

엄마도 나와 같은 위암에 걸렸다가 전이가 되어 죽음을 맞았기에 위를 집중적으로 검사해 달라고 몇 번이고 부탁했다.

난 엄마가 병실에서 쉬는 동안 이연실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뻥을 치면서.

그런데 이연실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오 오빠. 이 있잖아. 그러니까 은기 오빠가 오늘 좀 늦게 온대. 오늘은 못 갈 거 같고. 내일 아침 일찍 갈게. 미안. 오빠가 엄마 좀 잘 좀 지켜줘.

이연실이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내 전화를 받았다.

마음은 당장이라도 달려오고 싶은데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단다.

“그래도 좀 와주면 안 될까? 엄마도 무서워하시고 거기다 내가 남자다 보니 엄마를 돕는 데 좀 어렵잖아.”

-그 그래도. 은기 오빠랑 같이 갈게. 미안.

뭐가 그리 미안한지.

이연실은 절대 혼자서는 오지 못하겠다고 겁을 먹고 있었다.

결국 직접 만나서 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던 말을 꺼냈다.

“연실아.”

-응.

“그간 미안했다. 내가 옹졸해서 그리고 내가 어리석어서 너희들 힘들게 했다는 거 알아. 너희들한테 화낼 생각 따위는 없으니까 마음 편히 와도 돼. 두 사람 축복해주려고 하는 거야.”

순간 전화기 너머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연실이 꺼억꺼억 통곡하듯 울며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기 시작한다.

-아냐. 오빠. 오빠 내가 미안해. 오빠를 못 믿어서······ 내가 그때 미쳐서······ 오빠한테 다른 여자가 있다고 착각해서······

“뚝. 이미 지나간 일이고 우린 엮일 운명이 아니었어. 앞으로는 네 오빠로서. 널 계속 지켜봐 줄 테니까 가족이란 운명이라도 계속 이어가 보자. 알겠지?”

그리고 잠시 후 울음을 멈춘 이연실이 말했다.

-으응. 아 알았어. 나 얼른 준비해서 병원으로 갈게. 그리고 은기 오빠도 병원으로 바로 오라고 할게.

이연실이 허락한 순간 힘이 쭈욱 빠졌다.

‘됐다.’

난 전화를 끊고서 병원 복도 쪽 의자에 기대 긴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다이어리부터 확인했다.

[에브리데이 V10.1]

[날짜 : 2020년 7월 17일]

-AM 08:00 강북삼성병원 강은기 발인.

“아직은 안 사라지네.”

현재 시작은 15일 오후 3시.

강은기가 죽기까지는 이제 몇 시간 정도가 남았다.

“은기가 한국에 도착하면 사라지려나?”

왜 다이어리에서 사라지지 않는지를 생각하며 강은기와 이연실이 오기를 기다렸다.

* * *

고급스러운 소파에 정장을 입은 남자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나이는 대략 50대와 40대 이르는 남자들로 두 사람은 서로를 형님과 동생으로 부르고 있다.

“준비는 다 됐냐?”

“예. 형님.”

40대 남자가 곤란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깝진 않으십니까?”

“아깝지. 너무 아까워서 미칠 지경이다.”

“그러면 다시 한번 재고를······”

50대의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

“송충이가 솔잎을 먹어야지. 잠깐 뽕잎 먹었다고 자기가 누군지를 착각하면 안 되지. 안 그렇냐?”

40대의 남자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래. 하여간 너도 착각하지 마라. 양지로 나왔다고 우리가 진짜 양지에서 살아갈 리는 없다는 거.”

“예. 형님.”

50대의 남자가 한숨을 푸욱 쉰다.

“은기 그놈. 편하게 보내 줘라.”

“예. 프로로 두 명 준비해뒀습니다.”

그 순간 50대의 남자는 자신이 앉은 소파 뒤로 고개를 돌렸다.

[강한 엔터 최강한 대표]

“새끼. 엔터 회사 아이디어는 쓸 만했는데······. 진짜 양지로 나왔다는 꿈에 부풀어서 큰일을 망치네. 지도 이제 아빠라는 건가?”

50대의 남자는 최강한 대표였다.

그리고 맞은편에 있는 40대의 남자는 강한파의 넘버 2 이세동이었다.

“형님이 합을 너무 맞춰주셨습니다. 적당히 자금 세탁만을 위해 양지 사업을 하신다고 하시지 왜 그러셨습니까?”

그 순간 최강한 대표가 인상을 찌푸렸다.

“은기를 따르는 젊은 놈들이 그걸 원하니 어쩔 도리가 있나? 늙은 호랑이가 머리라도 안 쓰면 어쩌려고?”

강한파를 경기도 최고의 조직으로 만든 건 강은기의 산하에 있는 전투조 30명의 힘이다.

강은기가 하나하나 데리고 와서 키운 고아들.

그들은 잃을 것이 없었기에 누구보다 용감했고 겁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한파가 아닌 강은기에게 충성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고작 27살의 강은기가 강한파의 넘버 3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강은기가 조폭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는 첩보를 들었다.

당연히 전투조들도 대부분이 그 길을 따르려 한다는 말을 들은 데다 검찰마저 세력이 커진 강한파를 노리고 있었다.

그 탓에 최강한 회장은 쏟아지는 비를 피하려고 가짜 은퇴를 선언했다.

그 순간 강은기는 자신의 친구가 일하는 엔터 업계가 괜찮다며 추천했고.

주류와 건설에 손을 대던 강한파가 이미지 변신을 하기에는 딱이었기에 오케이를 내렸다.

양지로 나가서 조폭 출신이라며 피하는 사람들을 겪어보면 강은기의 마음이 바뀔 거라는 낙관적인 생각도 했고.

하지만 강은기는 너무도 빠르게 적응해 버렸다.

그리고 엔터 회사의 이사로 사업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기 시작했다.

최강한 본인은 그럴 마음이 없었는데 말이다.

결국 내린 선택은 제거였다.

강은기만 사라지고 전투조만 인수할 수 있으면 경기도 최고의 조직으로 남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전투조의 힘을 모아 전국구 조폭으로 거듭날 생각이었다.

“은기야. 차라리 무능하지 그랬냐. 엔터 회사 따위 망해버렸으면 너를 더 오래 보고 지낼 수 있었을 텐데······”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노을을 보며 최강한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오늘 참 노을이 붉네.”

그 순간 이세동은 조용히 전화를 들었다.

“은기 보내고 난 후에 전투조 멤버들 동요 안 하게 잘 달래. 태촌파에서 보낸 놈이 은기를 제거했다고 포장 잘하고.”

그렇게 이세동은 과거 강은기의 펜치에 이빨을 뽑혔던 태촌파의 간부가 일을 꾸민 것처럼 만들라는 지시를 내리며 전화를 끊었다.

* * *

오후 8시.

아직도 다이어리의 일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거기다 이연실도 아직 병원에 도착하질 않았다.

분명 아까 전에 출발한다고 했었는데 말이다.

난 곧장 이연실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실아. 왜 아직도 안 와?”

-오 오빠. 미안. 금방 갈게.

“왜? 아까 출발한다고 했었잖아.”

-엉. 그런데 갑자기 배가 좀 아파서······ 그래서 은기 오빠 오면 같이 가려고.

“배가 왜 아파?”

-그게 저······ 아냐. 가서 이야기해.

이연실이 말하기 곤란한 듯 말을 더듬거린다.

대체 왜 그러나 싶어 물었지만 이따가 가겠다는 말만 하고 전화가 끊겼다.

그 순간 곁에 있던 엄마가 한숨을 푹 쉰다.

“우리 아들. 앞으로 참 걱정이다 걱정이야.”

“예? 뭐가요?”

“딱 들어보면 몰라?”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 제가 생각하는 거······ 아니죠? 엄마?”

엄마가 씨익 웃으면서 답한다.

“아마도 맞을걸?”

그 순간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강은기를 반드시 살려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겨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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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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