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2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제 22화

22. 오늘은 체리블라썸 3

우연희의 짧은 이야기가 끝이 났다.

그런데 어이가 없었다.

얘들 기를 꺾은 게 다름 아닌 우리 회사 사람이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그러니까 1실 박한철 실장님이 인기 없으면 짜져 있으라고 했단 말이지? 아니! 그 양반은 자기 소속도 아니고 2실 소속 가수들에게 뭔 말을 해도 그따위로 해?”

우연희의 눈치를 보던 양은비도 체념한 듯 툴툴 푸념을 늘어놓았다.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연예계는 인기 없으면 묻히는 판이니까 괜히 저희 때문에 굴렁쇠 엔터에 관한 소문이 안 좋게 나면 골든로드 선배님들 발목을 잡을 수도 있고요.”

그 순간 난 그동안의 모든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었다.

굴렁쇠 엔터에선 서예종 라인에 들지 않는다면 이미 밟히고 있다는 걸 말이다.

강지영 본부장은 모르나?

아니 그 이전에 업계 경력 30년의 강감찬 대표는 모르고 있는 건가?

그렇다고 직접 물어볼 순 없었다.

두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안 이상 모른 척 있을 생각은 없다.

“이 이야기. 한 팀장님한테는 말한 적 없지?”

우연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기······ 말했다가는 한 팀장님이 당장이라도 1실장님을 찾아가 주먹다짐이라도 할 거 같아서요. 한 팀장님 성격 아시잖아요. 한 번 눈 돌아가면 막 들이받는 거.”

곁에 있던 세리가 주먹을 불끈 쥐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인기가 올라가면 그때 콧대가 납작해지도록 밟자고 했어요! 근데······”

말이 막힌 세리의 말을 내가 곧바로 이어받았다.

“그런데 생각대로 인기가 잘 안 올라서 못 했다고?”

“네. 그거예요!”

세리가 손뼉을 치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세리는 자신은 욱했지만 우연희와 언니들 때문에 참았다고 한다.

막내인 자기가 나서면 너무 버릇없어 보일까 봐.

장하다 김세리.

입이 트이자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이 술술술 나오기 시작하는구나.

내심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매니저와 소속사는 연예인들이 인기를 얻을 수 있게 아니 돈을 벌 수 있게 도와주는 서포터다.

그런데 자사 아이돌의 기를 죽이는 발언을 했다 이거지?

‘이런······ 개XX들이.’

심장의 BPM이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난 감정을 억누르며 문에서 등을 뗀 뒤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말 해줘서 고맙다. 덕분에 내 머리가 깔끔해졌어. 그래도 이야기는 했었어야지. 한 팀장님 폭주 안 하게 잘 말해 볼게. 그분도 너희들 걱정에 몸 불어난 거 봐봐. 스트레스성 과식일 거야.”

“살 10kg 빠지셨다던데······”

아 이건 실수.

“흠흠. 그랬냐? 내가 말한 건 듣지 못한 거로 해 줘.”

“킥. 네.”

어쩐지 몸이 좀 줄어들었다 싶었는데 살이 빠진 거였구나.

어쨌건 우연희는 내가 눈치 빠르게 알아챈 것도 있지만 왠지 내게는 털어놓아도 될 것 같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맙다. 정말.”

괜히 가슴이 찌잉 하다.

체리블라썸이 괜히 무안한 듯 헛기침을 해댔다.

“아녜요. 저희야말로 사정 들어 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한 팀장님께는 저희가 말씀드릴게요. 오빠 말씀이 맞아요. 진즉에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우연희가 용기를 얻었단 표정을 지었다.

“······고맙습니다. 매니저 오빠.”

이번엔 세리도 장난치지 않고 인사를 해왔다.

“알았어. 대신 한 팀장님이 폭주할 거 같으면 꼭 연락해. 알았지?”

체리블라썸 네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화를 내서 머리가 팽팽 돌아간 탓인가 최은혁 PD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다.

“잠깐. 우리 대기실 인사 전에 몸이나 좀 풀고 갈까?”

“몸을 풀다뇨?”

“쁘띠모의 블링블링. 혹시 그 춤출 수 있어? 요즘 아이돌들 중에서 블링블링 커버 안 하는 애들 없잖아?”

세리가 손을 번쩍 들고 고개를 끄덕인다.

“네. 저 그거 완전 잘 춰요.”

우리 세리 장하다.

자기 곡 안무는 잘 틀리면서 1위 곡은 잘 춘다고 하는 게 자랑은 아닌 거 같지만 말이다.

하지만 우연희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걸 왜 추냐는 눈빛으로.

순간 양은비가 입을 열었다.

“매니저 오빠. 영상 찍어서 우리 홍보하는데 쓰시려는 거죠?”

눈치가 100단이다.

단 너희들이 생각하는 홍보는 아니겠지만.

“그래. 니들 영상 좀 담아서 PR 좀 하려고 하는 거야.”

그제야 우연희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연희가 오케이를 하자 다른 아이들은 별 불만 없이 수긍했다.

역시 얘가 리더다.

“그럼. 잠깐만.”

“네.”

와이튜브에서 MR 반주를 찾고 녹화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기다리던 김세리가 흥을 감추지 못하고 노래를 부르며 연신 춤을 추어댔다.

“세리야. 가만히 좀 있어.”

“블링블링~.”

우연희가 잔소리를 하는데도 세리는 블링블링을 부르며 몸을 움칫둠칫 흔들어댔다.

은아도 흥이 나는지 손가락을 까딱이며 박자를 타고 있고.

“자 녹화 준비 끝났어.”

“김세리. 넌 혼자 춤추는 거 그만하고 이리와. 제대로 포메이션 잡고 춰야지.”

“응. 엄마.”

세리가 춤을 멈추고 쫄래쫄래 걸어와 우연희의 오른쪽에 서자 양은비가 왼쪽에 선다.

“은아야. 너도 이리 와.”

우물쭈물하던 은아도 원래 위치에서 뒤로 돌아가 자기 자리를 잡았다.

블링블링 스타트 포메이션이다.

“자 다 됐어. 갈까?”

“네!”

나는 갤럭티카 노트10의 블링블링 MR을 튼 다음 녹화를 시작했다.

‘블링블링’ 안무의 세트 포지션을 잡은 아이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뭐지 이건?

내 눈앞에서 2회전 한 게 세리가 맞나?

몸치 세리가 이 춤을 이렇게 잘 출 수 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이번 2집 앨범 즉 자기네 안무인 ‘프리티 프리티’보다 훨씬 더 잘 춘다.

심지어 고개를 숙이는 템포까지 똑같은 게 마치 기예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손과 발이 빠르게 움직이는 하이라이트 군무 파트가 되었다.

“블링~ 블링~ 널 보면 가슴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칼군무.

그것 말고는 더는 심도 있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장신 둘에 단신 둘인데도 포메이션을 잡고 움직이는 게 똑같이 일치한다.

심지어 이번 자기들 곡보다 팔다리가 더 잘 맞아.

너희들 얼마나 연습을 한 거야?

얘들은 이 곡의 주인인 쁘띠모를 훨씬 뛰어넘는다.

된다 이거면 먹힌다.

이제 남은 건 최은혁 PD를 만나서 설득하는 것만 남았다.

* * *

아무 말 없이 공연을 마치고 숨을 몰아쉬는 아이들을 보며 난 자연스레 엄지를 치켜들었다.

한마디로 대박이었으니까.

“와······ 너희 언제 이렇게······”

이마에서 땀을 훔치던 양은비가 말했다.

“언제 이렇게 연습했냐고요?”

“어.”

“남는 시간 동안 다른 걸그룹 곡 커버 연습했어요. 저희 것만 추자니 너무 지루해서요. 그리고 인기 있는 애들 안무를 할 수 있으면 언제 방송에서 불러줄지 모르잖아요. 인지도 없으면 꽝인 판이니까.”

“누구 아이디어야?”

“저요! 저!”

세리가 손을 번쩍 든다.

가장 춤을 못 추는 데다 솔로로 데뷔하고 나서도 애기 춤만 추는 걸로 유명한 세리가?

“세리 너 춤 못 추지 않았어? 근데 무슨 깡으로 그런 아이디어를 낸 거니?”

세리가 볼을 부루퉁하게 부풀렸다.

“깡 아닌데요? 저 춤 완전 잘 추는데요?”

그러자 은아가 풋 하고 웃었다.

“어? 은아 언니. 웃었지?”

“아 아냐······ 얘.”

“웃었잖아.”

세리가 툴툴대자 은아가 미안한 기색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

양은비는 세리 대신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알려줬다.

“매니저 오빠. 세리 말 믿지 마세요. 세리가 오디션 본다고 이 두 곡 죽도록 연습해서 그래요. 쟤 다른 춤은 별 볼 일 없어요. 심지어 우리 춤도 못 추고 맨날 까먹는걸요.”

“아니거든!”

“맞거든? 너 어제 행사 때도 안무 틀렸잖아.”

“그건 그건 실수야!”

“그니까.”

세리가 툴툴대자 우연희가 곁으로 다가가 손을 잡고 달랬다.

“아냐. 우리 세리가 얼마나 잘 추는데~.”

“그치? 나 완전 잘 추지?”

“그래. 그래.”

우연희가 토닥이자 세리가 어리광을 피웠다.

세리는 우연희의 품에 안겨 은비에게 혀를 쏙 내민다.

15살이면 애지 뭐.

하여간 PD에게 보여 줄 놀라운 소스는 땄다.

이 칼군무라면 어필 포인트는 200% 확실했으니까.

“자. 그럼 갈까?”

“네!”

땀을 닦은 아이들의 얼굴엔 비밀을 털어놓은 개운함이 보였다.

* * *

다섯 번째 대기실을 돌았을 때 복도에 있는 공용 TV에서 폭설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제주 산간지방에 폭설이 내려 제주공항의 이착륙이 전면······

변하지 않는 일정을 본 나는 대기실로 들어가 체리블라썸과 함께 인사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4월의 봄바람처럼 살랑이는 체리블라썸입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다.

체리블라썸이 아닌 내가 말이다.

“하하하. 매니저님이 제일 예쁘시네요.”

“으하하. 거기 굴렁쇠 주영훈 팀장 후배지? 다시 한번 해봐. 촬영 좀 하자.”

“어 그래. 수고.”

“아이고. 이런 고생이 많네~.”

대기실마다 다들 체리블라썸의 다섯 번째 멤버라고 놀려댔지만 인상은 제대로 남겼으니 되었다.

이제 두 군데만 더 돌면 된다.

그런데 그때였다.

아이돌 대전의 최은혁 PD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기실 복도 쪽 비상구로 나가는 게 보였다.

어떻게 한다?

최은혁 PD를 본 체리블라썸은 소리 내어 인사하려던 걸 멈추곤 허리만 굽혔다.

최은혁 PD는 우릴 못 봤는지 그냥 지나가며 폰에다 대고 큰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아니 김 실장! 그게 말이 됩니까? 지금 제주도에서 강풍에 폭설까지 펑펑 내린다고 속보가 떴는데 어떻게 비행기가 떠요? 뭐? 모터보트? 당신 미쳤어? 애들 단체로 죽이고 9시 뉴스 헤드라인 장식하고 싶어? 아예 나까지 끌고 들어가게?”

최은혁 PD의 성난 목소리가 대기실 복도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아 진짜. 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하라고. 비행기가 못 뜨는데 헬기가 어떻게 떠? 하여간 오후 6시까지 김포 공항에 못 도착하면 없던 거로 하자고. 어허! 무조건 된다는 소리 하지 말라니까 또 그러네?”

최은혁 PD는 전화를 받는 채로 복도 끝 비상구 문을 열며 오른쪽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하아~. 일단 끊고. 다시 연락하자고.”

끼이익.

도어클로저 때문에 비상구 문이 천천히 닫히고 있었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최은혁 PD를 따라갈까 했지만 체리블라썸을 인솔하고 있었기에 그럴 순 없었다.

일단 대기실 인사부터 마치고 돌아와서 최은혁 PD를 만나야겠다.

이미 최은혁 PD는 아이렌의 불참을 예상할 테니 한시라도 빨리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쿵쿵쿵.

육중하지만 날쌘 걸음으로 비상구로 달려가는 거구의 사내가 보였다.

CNS 엔터에서 아이돌 그룹 플로렌을 맡고 있는 강희동 팀장.

100kg가 넘어가는 육중한 몸에도 제비처럼 날렵하게 최은혁 PD의 뒤를 쫓고 있었다.

과거 씨름을 했던 사람인데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매니저 업계에서 잘 나가는 유명인사였다.

설마?

벌써 로비에 들어가나?

내 기억 속에도 임기응변이 좋은 사람이었는데 뉴스 속보가 뜨자마자 로비를 시작할 줄이야.

“매니저 오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우리 인사 가야 하는데~.”

이제 남은 선배들의 대기실은 두 곳.

“그래. 자자 한 팀당 1분씩 깔끔하게 인사 끝내고 돌아가서 우리도 좀 쉬자.”

“네~.”

미어캣마냥 날 쳐다보던 체리블라썸이 새끼 오리처럼 내 뒤에 바싹 달라붙었다.

심장이 다시금 뛰기 시작했다.

대기실 인사가 끝나기 전까지 최은혁 PD가 저기서 사라지면 안 되는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