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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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화

219. 가족 1

[박인기 팀장 : 윤호야. 반드시 이 건은 성사시키마. (파이팅_이모티콘)]

박인기 팀장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모티콘을 첨부해 놓았다.

들뜬 그의 심정이 누구보다 이해가 간다.

그래서 난 그와 똑같은 이모티콘을 돌려주며 파이팅을 외쳤다.

[정윤호 팀장 : 박 팀장님 짬밥이 있으신데 당연히 잘하시겠죠. 파이팅입니다. 박 팀장님! (파이팅_이모티콘)]

[박인기 팀장 : 믿어줘서 고맙다.]

그리고 다음 날.

최은호 CP의 건으로 KBC의 이상렬 전무와의 미팅은 생각보다 꽤 심각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생각 외로 박인기 팀장의 활약이 뛰어났다고 한다.

KBC의 주력 간판 예능이었던 <야생 버라이어티 48시간>의 주력 멤버였던 장준혁을 괄시한다는 걸 어필했다나?

심지어 장준혁이 마음의 고향인 KBC에서 이런 푸대접을 받을지는 몰랐다고도 항의를 했단다.

그 항의가 제대로 먹힌 탓에 강지영 본부장은 크게 도움을 줄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3일 후.

난 그 어떤 누구보다 먼저 결과를 받을 수가 있었다.

[에브리데이 V10.1]

[날짜 : 2020년 11월 13일]

-PM 10:00 <일정 삭제>

(삭제된 일정 : 최은호 CP 대응 회의. 6층 전체 회의실. (보고 사항 : KBC 최은호 CP. 제작비 착복으로 감사 중.))

‘됐네.’

다이어리가 삭제되고 30분 뒤.

박인기 팀장이 웃으면서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윤호야. 됐다!”

얼마나 기뻤는지 박인기 팀장은 아이처럼 즐거운 표정으로 고함을 치고 있었다.

내게 달려온 박인기 팀장이 다짜고짜 날 껴안았다.

지하주차장에서부터 뛰어왔는지 그의 몸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고맙다 인마.”

“아닙니다. 팀장님. 팀장님이 고생해서 이룬 거죠.”

감격해 있는 박인기 팀장을 달래고 가장 중요한 걸 물었다.

“그러면 출연료는 얼마에 끊으셨습니까?”

박인기 팀장이 씨익 웃으며 오른 손가락 한 개를 들어 올린다.

“1억이요?”

박인기 팀장이 고개를 젓더니 왼쪽 손가락 두 개를 들어 올렸다.

“1억2천이요?”

“그래!”

“대박인데요?”

KBC에다 장준혁의 공헌도를 어필한 데다 최은호 CP의 비리를 조용히 제보한 탓에 추가금을 더 받았다고 한다.

박인기 팀장의 눈에 눈물이 그렁대기 시작했다.

한때는 늘 이리저리 치인 터라 박인기 팀장은 나쁜 마음을 먹기도 했었다.

배우 2실에 속해 있으면서도 배우 3실의 편을 들었으니까.

하지만 더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윤호야.”

“예?”

“오늘 오래간만에 술 한잔하고 싶은데 둘이서 딱 한 잔만 할래?”

내가 술을 즐기지 않는다는 걸 잘 아는 박인기 팀장이다.

하지만 오늘은 나 역시 마시고 싶었다.

박인기 팀장에게 축하를 해주고 싶었으니까.

“예. 오늘은 팀이고 뭐고 잊고 둘이서만 마시죠.”

“그래. 오늘은 내가 끝까지 쏜다! 보너스 받았거든.”

무려 천만 원.

난생 이런 보너스는 처음 받았다는 박인기 팀장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나 역시 옳은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 * *

7월 10일.

찌는 듯한 여름 날씨에도 유진이와 태풍이의 촬영은 순탄하기만 했다.

하루의 <먹방의 대가> 역시 크랭크인에 들어갔고 강하나의 뮤직비디오도 성공적인 촬영을 마쳤다.

하지만 내 다이어리에 남아 있는 일정 하나가 계속해서 나를 심란하게 만들었다.

“역시 안 사라지네.”

[에브리데이 V10.1]

[날짜 : 2020년 7월 17일]

-AM 08:00 강북삼성병원 강은기 발인.

강은기가 칼에 찔린 뒤 숨을 거둔 게 7월 15일 늦은 밤 삼성병원의 응급실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이제 15일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5일.

아직도 일정이 지워지지 않고 있었기에 지난번 강은기가 주고 간 명함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누구냐?

“나다 윤호.”

순간 강은기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뭐야? 이 번호가 네 번호야?

“그래.”

건너편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너 전화번호 바꿀 거 아니지? 저장한다?

“마음대로 해.”

그런데 그때였다.

-오빠. 누구 전화길래 그렇게 반가워해?

전화 너머로 은기의 목소리가 아닌 또 하나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방금 윤호 오빠 이름을 부른 것 같은데?

-아 아니야. 잘못 들었어 회사에서 온 전화야.

전화 너머로 강은기와 이연실이 실랑이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나는 과거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 * *

8년 전.

아니 회귀까지 포함하면 18년 전의 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난 극심한 혼란에 빠졌었다.

복싱부 코치님이 추천해 준 대학이 재단 사정으로 장학금을 못 주게 되었다는 통보를 해 왔기 때문이다.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라면 1년 정도 쉬고 대학을 가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보육원을 나가야 하는 내겐 인생의 종말과도 같은 선언이었다.

미카엘라 수녀님은 1년 정도 자기 곁에서 일을 도우며 다시 한번 기회를 노려보라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내가 버티면 나한테 쓰이는 돈만큼 동생들의 혜택이 줄어드니까.

더군다나 조직으로 들어오라는 강은기의 권유도 끊이지 않았기에 결국에는 꿈을 접고 정부에서 나오는 300만 원의 지원금을 들고 서울로 향했다.

건강한 몸뚱이가 있었으니까 부지런하게 살면 어떻게든 되겠지 싶어서.

하지만 세상은 만만하지 않았다.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일당을 제대로 지급 못 받는 일들이 왕왕 벌어졌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버텨내자 일이 년이 지났을 무렵에는 어찌어찌 입에 풀칠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그때.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연실이 날 찾아왔다.

반갑게 손을 흔들던 그녀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했다.

-나 서울에 있는 작은 회사에 취직했어.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서울에 아는 사람은 오빠뿐이더라고.

그렇게 이연실은 같은 고시원의 위아래 층에 살게 되었다.

의남매를 맺은 이연실이 같은 공간에 살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외로움을 벗어던질 수가 있었다.

나 역시 넉넉한 형편은 아니라 크게 도울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내가 했던 시행착오는 겪지 않게 도와줄 수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 이연실과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면서 말이다.

그런데 서울 생활에 적응하며 돈을 모으기 시작하던 그때부터 이연실은 자신만의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나중에 2층 주택을 사서 함께 사는 게 꿈이라는 소리를 하면서.

그게 나와 미래를 함께하고 싶다는 뜻이라는 걸 몰랐기에 난 1층 넌 2층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도 대답하곤 했었다.

그러나 행복했던 시절도 잠시였다.

장기적인 경제 불황이 시작되면서 두 사람 모두 직장을 잃어버렸고 모아놓은 돈은 빠르게 동이 나기 시작했다.

기반이 없던 우리는 급격하게 흔들렸고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볼 때마다 내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도한 불안감이었지만 그땐 믿을 구석도 없고 유일한 가족인 이연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웠었다.

하지만 그때 이연실이 고백을 해왔다.

-나 오빠 좋아해.

이연실은 서로 연인이 되어 의지하고 이겨내자고 말했다.

그러나 그때의 난 도저히 그 고백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가진 것 쥐뿔도 없는 게 연애? 정신 차려 이연실!

그런데도 이연실은 내 눈을 똑바로 마주한 채 세상 누구보다 더 나를 좋아한다며 거듭 호소했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쭉 좋아했다며 더는 자신의 마음을 숨길 생각이 없다고 말이다.

얼마나 놀랐었던지.

그날 당당히 내게 고백하던 이연실의 얼굴과 표정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그녀는 더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난 애써 그녀의 감정을 무시하며 일자리를 찾는 데 몰두했고.

그렇게 지내던 시절.

운명의 신은 얄궂게도 강은기를 우리 앞에 다시 데려다 놓았다.

-윤호야. 나 수원의 클럽 하나 맡게 됐다. 앞으로 자주 보자.

처음에는 반가웠다.

폭력을 생계 수단으로 택한 녀석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여전했지만 그래도 형제처럼 자랐던 친구가 멋진 양복과 고급 외제 차를 타고 나타났으니까.

또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이연실을 챙겨줄 가족이 생겼다는 안도감에 부담감이 줄어든 것도 좋았다.

그렇게 몇 달이 또 지났다.

강은기는 쉬는 날이 있을 때마다 우리 집을 찾았고 다시 일자리를 구한 나는 하루에 일을 세 개씩 하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제의 ‘그날’이 찾아왔다.

내가 아르바이트하던 곳의 여자 선배가 내게 사귀자고 말하는 걸 때마침 강은기와 함께 찾아온 이연실이 목격해 버렸다.

그리고 오해가 깊어지면서 연실이는 내게서 멀어졌다.

-오빠. 나 없어도······ 밥 잘 챙겨 먹어. 우리 같은 사람은 몸이 재산이잖아.

-뭐?

-나. 은기 오빠에게 갈 거야.

고시원 방을 빼고 이사 가면서 그녀가 남긴 말이다.

한심한 일이지만 그제야 내가 이연실을 여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둘이 지내다가 하나가 되니 뼛속에 사무치는 공허함과 슬픔의 무게를 감당키 어려울 정도였지만 그래도 나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렇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몰두하다 보니 슬픔도 점차 마모되어갔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 내게 사귀자고 했던 여자 선배로부터 한 가지 비밀을 들었다.

내 일터에 강은기가 이연실을 데리고 왔다는 것을.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리고 자기에게 돈을 주며 나에게 접근해 보라고 부추겼다는 사실까지도.

이연실을 좋아하던 강은기가 수작을 부린 것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일.

난 덤덤히 사랑했던 형제와 여동생과의 인연을 기억 속에 묻어버렸다.

아픈 기억에 발버둥 치고 멈춰있기엔 내 상황이 너무도 퍽퍽했으니까.

하지만 눈물 섞인 연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묻어둔 아픈 상처는 이미 흔적조차 없어졌다는 걸 깨달았다.

전화기를 빼앗아 들고 반복해서 내 이름을 부르는 이연실의 목소리에 난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왔다.

* * *

-오 오빠. 윤호 오빠 맞지?

“잘 지냈어?”

내 대답과 동시에 이연실이 통곡하듯 울음을 터트렸다.

-오 오빠. 어흐흐흑. 미안해.

가슴이 찌잉 하고 울려온다.

순간 강은기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빼앗아 들었다.

-윤호야. 연실이가 많이 울어서 안 되겠다. 진정시키고 나중에 통화하자.

아직 다이어리에 일정이 지워지지 않고 있었기에 다급히 외쳤다.

“아냐. 나중에 통화하면 늦고. 은기 너 당장 나 좀 보자.”

-미안한데 지금 공항에 가야 해서 그럴 시간이 없어.

“공항은 왜?”

-왜긴 왜야. 비즈니스 때문이지. 중국에 우리 소속사 배우가 진출하려는 걸 돕다 보니 출장 갈 일이 생겼거든. 나 손 씻었다고 했잖냐.

“손을 씻는 것 좋아하시네. 여전히 조폭처럼 굴더니. 하여간 너 내가 예전에 경고했던 일 기억 나냐?”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조금은 진중해진 강은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칼 맞는다는 거?

“그래. 그거.”

-안 그래도 그 일로 한참 애먹었다.

강은기는 조폭 시절 적대 세력 쪽을 만나 보상도 하고 사과도 했다는 이야기를 해 왔다.

그런데도 일정이 안 사라지고 있다니.

일단은 만나서 방법을 생각해야 할 거 같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당장 만나자니까?”

-그럴 시간 없어. 그리고 혹시나 몰라서 동생들 시켜서 과거 정리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결혼식 때는 나 완전히 과거랑 손 씻고 입장할 거야. 그게 연실이랑 한 약속이고.

전화기 너머로는 계속해서 연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랑 전화 통화를 하게 해달라고.

어린 시절 울보 이연실로 돌아간 그녀는 계속 떼를 쓰고 있었다.

“야 바쁘면 공항에서 보든가!”

-미안. 15일 날 밤에 들어오니까 그때 보자. 그때 보고 날 때리든 죽이든 마음대로 해. 그럼 끊는다.

“야! 야! 강은기!”

그와 동시에 전화가 끊겨버렸다.

다시금 전화를 걸었지만 더는 받지 않고 있다.

그런데 15일 밤?

“그날이 네가 죽는 날이야 이 등신아!”

난 폰에다 대고 고함을 쳐댔다.

급히 연실이에게 전화를 걸어보려 했지만 이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얘 연락처가······ 없구나.”

그날 이후 철저히 연락을 끊었으니 연락처도 없다.

내 폰도 바뀌었고 이연실의 전화번호도 바뀌었다.

그 순간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엄마!”

난 곧장 엄마인 미카엘라 수녀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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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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