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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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217. 그녀의 변신 3

[우연희 어머님 : 당연히 재계약해야죠. 그런데 그건 그거고 우리 팀장님. 이번에는 뭐 드시고 싶어요? 우리 그이가 꼭 좀 물어보라네요?]

[양은비 아버님 : 우리는 정 팀장님만 믿고 갈 겁니다. 안 그래도 재계약 이야기를 먼저 안 꺼내셔서 오히려 불안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딸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은아 어머님 : 우리 은아 책임져 주신다고 하셨으면서 뭘 또 이런 까톡을 보내시나요? 우리 남편은 걱정하지 마시고. 한 10년 재계약하시죠?]

[김세리 아버님 : 우리 세리가 철이 없습니다. 정 팀장님이 부디 잘 좀 가르쳐 주십시오. 재계약은 그냥 알아서 해주십시오. 도장 필요하면 아내 편으로 올려보내겠습니다.]

사실 내가 얼마큼 노력을 하든지 간에 그 노력이 부정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게 매니저의 일이다.

돈에 눈이 멀어 혹은 사소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아 그간의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경우가 꽤 종종 일어났으니까.

하지만 체리블라썸의 부모들은 내 노력을 알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부모에게 연락이라도 받았는지 체리블라썸 멤버들도 까톡을 보내왔다.

[우연희 : 오빠. 아빠랑 엄마가 앞으로는 재계약에 관한 건 전적으로 오빠에게 믿고 맡기신대요.]

[양은비 : 아빠랑 엄마가 오빠만 믿고 가래요. 딴 데 눈 돌리면 죽는다는데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요.]

[유은아 : 전 이미 재계약했는데요?]

[김세리 : 유노 오빠. 난 거머리처럼 오빠한테 달라붙어 있을 거예요. 버린다고 해도 안 버려질 테니 그런 줄 아셈.]

하나같이 날 믿는다는 내용이었다.

뭉클한 감정을 겨우 억누른 채 그래도 가능하면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 말했다.

정산액이 얼마큼 되는지와 그 기준을 분명히 설명해야 쓸데없는 오해가 생기지 않으니까 말이다.

까톡을 보내놓고 나자 곁에 있던 이미리 대리가 조심스레 묻는다.

“팀장님 혹시······ 몇 년 차세요?”

“저요? 2년 차잖아요.”

“일 처리 하시는 거 보니까 이제 2년 차는 아니신 거 같으신 데······.”

이미리 대리가 혀를 내둘렀다.

하긴 남이 보면 그럴 것 같다.

올해 나이 27살.

그리고 2년 차에 팀장.

이만큼 성공한 사람은 우리 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도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일을 좀 빨리 배웁니다.”

궁색한 내 변명에 이미리 대리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그사이 촬영을 끝낸 유진이가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도도한 ‘청명’에서 빠져나와 다시 유진이로 돌아온 채로.

* * *

주영인은 그 뒤로도 놀라운 연기를 이어갔다.

회귀 전 주영인은 몇몇 감정 표현에 서툴렀다.

주로 귀여운 척하는 연기를 잘하지 못했기에 로맨틱 코미디 류의 작품은 선택하질 않았고.

하지만 지금은 그 약점마저 없어진 것 같았다.

덕분에 스태프들의 평가가 올라가고 있었다.

내 곁에서 주영인의 열연을 지켜보던 유진이도 경쟁자의 발전상을 높이 평가했다.

“영인이 연기가 몰라보게 좋아졌네요. 원래 잘하긴 했지만 지금은 뭔가 껍질을 벗어던진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표정이 왜 그렇게 심각해? 경쟁자가 잘한다니 신경이 많이 쓰여서?”

유진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실은 씬 60이 신경 쓰여서요.”

“씬 60? 아 둘이서 싸우는 장면?”

조만간 촬영할 씬 60은 돈 많은 무당 청명과 가난하고 성격 급한 여검사 방신애 두 사람 사이에 시비가 일어나 싸우는 장면이다.

유진이는 그 장면을 떠올리는지 목을 좌우로 갸웃거렸다.

유진이의 목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더니 그녀가 씨익 웃기 시작했다.

“지난번에 결과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싸워 보겠네요.”

갑작스럽게 돌변한 유진이의 태도에 깜짝 놀라 되물었다.

“지난번? 설마 니들 싸웠었어?”

유진이가 황급히 자기 입을 막는다.

“아 아뇨. 그 극 중에서요.”

“말을 왜 더듬어? 설마 혹시 쟤가 너한테 또 뭐라고 해서 싸웠어? 어디서?”

유진이가 시치미를 뚝 떼고 내 시선을 마주하지 않았다.

“아뇨. 극 중이라니까요?”

유진이가 단호하게 대답했지만 미심쩍었다.

아무래도 당분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거 같다.

* * *

에이스 엔터의 대표실.

쾅!

임성학 대표가 노기에 찬 표정으로 외쳤다.

“뭐? 아무도 연락을 안 받는다고?”

이찬동 실장이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 체리블라썸 전 멤버의 부모님들에게 굴렁쇠가 제시한 계약금의 3배를 불렀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제의를 해보려 해도 이제는 아예 제 전화를 안 받고 있고요.”

임성학 대표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돈 싫다는 게 말이나 돼? 3배를 불렀는데도 답을 안 하다니?”

“그 그게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이찬동 실장은 당황해 말을 더듬거렸다.

“혹시 이 실장이 실수라도 한 거 아냐? 무례하게 굴었던지?”

“그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주영인이 다리를 꼰 채 인상을 찌푸렸다.

“이번에도 안 됐네요.”

임성학 대표가 인상을 찌푸린다.

“이제 시작이야. 기다려 봐. 곧 결과가 나올 테니까.”

“우리 대표님은 맨날 기다리기만 하래. 그런데 우리 약속 기억하시죠? 1년 안에 정 팀장을 못 데리고 오면 저 계약 프리되는 거?”

주영인은 원래 에이스 엔터로 오면서 한 가지 계약 조건을 걸었다.

-전 굴렁쇠의 정윤호 매니저가 필요해요. 반드시 데리고 와서 제 전속으로 붙여줘요.

말단 매니저 하나 데려오는 건 문제도 아니라며 자신감을 보인 에이스 엔터는 주영인과 1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정윤호를 데리고 오면 추가로 계약 기간을 4년 더 늘리는 부가 조항을 계약서에 붙여 놓았었다.

통상적인 계약은 아니었지만 데리고만 있어도 돈이 되는 배우가 바로 주영인이었기에 임성학 대표는 냉큼 계약서에 사인을 해버렸다.

하지만 임성학 대표가 직접 나서서 정윤호를 데려오려는 시도는 무참하게 실패했다.

그 탓에 현재 큰 계약금을 주고 스카우트한 주영인을 놓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임성학 대표는 이찬동 실장을 통해 정윤호의 약점을 찾으라고 시켰다.

그렇게 처음 찾아낸 정보가 바로 정윤호가 관리하는 연예인 중 계약 만료가 다가온 이들이 있다는 소식이었다.

임성학 대표는 아직 재계약을 하지 않은 체리블라썸을 빼 올 수만 있으면 정윤호도 데려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정윤호가 가장 신경 쓴다는 정유진과 미소도 반드시 영입하겠다는 욕심도 여전했고.

하지만 첫 단계부터 막혀버렸다.

계약 만료가 다가온 체리블라썸이 약점인 줄 알았는데 약점은커녕 씨알도 먹히지 않고 있었다.

주영인이 비웃듯 말했다.

“제가 그랬잖아요. 만만하지는 않을 거라고. 그 사람 자기 연예인 관리가 얼마나 철저한데.”

“넌 사람 염장 지르지 말고 가만히 좀 있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머리를 벅벅 긁는 임성학 대표를 본 주영인이 속으로 빙긋이 웃기 시작했다.

‘당신들이 못 데리고 오면 어쩔 수 있나? 정윤호를 끌고 올 수 있는 회사로 다시 갈아탈 수밖에.’

그래도 안 되면?

모질게 인연을 끊고 나온 굴렁쇠였지만 정윤호가 끝내 나오지 않는다면 방법이 없었다.

주영인은 어느덧 굴렁쇠로 다시 들어가는 것도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완고한 강감찬 대표가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 * *

현장 촬영을 끝낸 나는 숙소에 혼자 남아 있던 은아를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우린 지금 1층 거실에 둘러앉아 어묵 반죽을 치대는 중이다.

커다란 김장용 비닐 장판을 바닥에 깔고 앞치마와 비닐장갑을 끼고 말이다.

힘들게 반죽을 끝낸 뒤 반죽이 담긴 커다란 붉은 통을 보자 불쑥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그냥 사 먹는 게 좋았을 거 같은데······”

유진이가 피식 웃는다.

“직접 만드는 게 더 맛나요. 나중에 직접 맛보면 지금 그 생각이 쏙 들어갈걸요?”

탱탱한 오징어에 품질 좋은 새우 명태 그리고 신선한 조기 살까지.

어육 90%에 각종 야채를 잘게 다져놓은 어묵은 맛이 끝내준다고 자랑하는 유진이었다.

미소가 양손에 비닐장갑을 끼더니 다음 단계를 외쳤다.

“반죽 끝~! 삼촌! 이제 어묵을 만들 차례예요!”

반죽을 치댔으니 이제 모양을 잡을 차례.

다들 앞치마에 비닐장갑을 끼고 어묵 반죽을 떼어 내 모양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소가 만드는 어묵은 남달랐다.

토끼 어묵이랑 고슴도치 어묵 악어 어묵 등 입체적인 모양으로 어묵을 만들더니 기어코 남들이 감히 생각지도 못할 어묵을 만들었다.

“미 미소야. 그게 뭐야?”

“이건 맘모스 어묵이에요!”

“그 그래? 그런데 좀 큰 것 같은데. 튀길 수 있을까?”

높이 15cm가량의 맘모스 어묵은 형태를 잡기 위해 마치 건물을 올릴 때처럼 나무젓가락을 지지대로 쓰고 있었다.

튀길 수 있냐는 질문에 미소가정인지 주인아줌마를 쳐다본다.

“할머니. 안 돼요?”

주인아줌마가 흔쾌히 대답했다.

“그럴 리가. 튀김용으로 큰 솥을 준비해 뒀지롱?”

정인지 주인아줌마는 다용도실에서 커다란 무쇠 기름솥을 꺼내 왔다.

“할머니 최고!”

앞으로도 미소의 창의성이 꺾일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은아가 만든 어묵은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은아는 요리에 젬병이구나.’

은아에게는 가장 쉬운 긴 직사각형 모양의 어묵만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모든 어묵이 형태와 크기가 달랐다.

거기다 손가락 모양이 선명히 남아 어묵이 아니라 손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모두의 시선이 모이자 은아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전 직접 음식을 사 먹기만 해서요······.”

“앞으로도 계속 사 먹자. 그게 소상공인도 돕고 애국하는 거니까.”

“죄송해요.”

은아가 고개를 툭 하고 숙인다.

“농담이야. 농담!”

유진이가 웃으며 은아에게 어묵 틀을 내밀었다.

“은아야. 이걸로 하면 편할 거야.”

어묵 반죽을 넣고 찍어낼 수 있는 틀을 건네자 은아가 그제야 환히 웃는다.

난 밝아진 은아를 보며 생각했던 말을 꺼냈다.

“은아야. 그리고 다음 신곡 전에 연기 트레이닝도 받아 볼래?”

“연기요?”

툭.

놀란 은아의 손에서 어묵 반죽이 떨어졌다.

그리고 동시에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침을 꼴딱 삼켰다.

“왜 그렇게 놀라?”

“제가 연기를 한다는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어서요. 좋은 제의는 감사한데 아무래도 전 못할 거 같아요.”

은아의 말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하루가 나섰다.

“누나. 저도 얼마 전까지는 연기자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고 살았는데 막상 연기 공부를 시작해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좋더라고요. 그러지 말고 한번 해보세요. 윤호 형이 무리한 일을 시킬 리는 없으니까.”

은아는 잠깐 고민에 빠졌고 자리에 모인 모두가 침묵을 지켰다.

잠시 후.

은아의 입이 열렸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부담되면 가볍게 한번 테스트해본다고 생각해. 강제로 하라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저 혼자만 테스트해요? 언니들이랑 세리는요?”

“일단 다들 테스트는 해볼 거야.”

그제야 은아의 표정이 밝아진다.

“알았어요. 다른 멤버들도 기회를 주시면 저도 할게요. 특히 세리도 배우 하고 싶어 하던데······.”

“세리가 배우를?”

“예. 하루가 연기하는 거 보고서 자극을 받았나 봐요.”

내가 미리 겪어보고 와서 아는데 세리는 발연기로 유명했다.

“하하하. 세 세리가?”

“네. 하루가 하는 거라면 자기도 뭐든 할 수 있을 거라면서 의욕이 대단하던데요?”

아무래도 세리에게는 직접(?) 현실을 체감하게 해줘야 할 거 같았다.

한 시간에 걸쳐 어묵 형태를 잡은 뒤 반은 찌고 반은 튀긴 다음 노인정에 우선 배달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어묵탕을 잔뜩 먹어 치웠다.

하지만 미소가 만든 어묵들은 아까워서 먹을 수가 없어 남겼다.

완성된 미소의 어묵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으니까.

그런데 다음 날.

미소가 만든 어묵은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 * *

“팀장님. 이것 좀 보세요.”

회사에 출근하자 홍보팀 김미혜 대리가 유진이의 스타그램을 보여준다.

[정유진@miso_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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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모스 어묵! 토끼 어묵!

강아지 어묵! 티라노 어묵!

절찬 판매!

판매자 : 미소.

판매대행인 : 미소 엄마.

(사진 : 각종_어묵_파티.jpeg)

#어묵 #어묵의편견을깨다 #어묵은이런것이다 #아까워서먹지못함 #아크릴케이스에전시 #판매액은전액기부 #근데사는사람이있을까?

[좋아요♡ 15512개]

(댓글)

-RoooR : 미소 어묵. 갖고 싶다.

-elina03 : 정유진이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든 어묵! 평생 소장각!

-SamjinKing : 저희 회사에서 전량 구매하겠습니다. 연락 주세요. 삼진킹어묵. 그리고 DM으로 CF 문의도 했으니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꼭 좀이요!

-YesPay :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삽니다!

미소가 만든 특이한 어묵으로 인해 댓글 창과 DM 메시지가 터져 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진지한 표정으로 김미혜 대리가 물어왔다.

“팀장님. 어떻게 하죠?”

장난인 줄 알았는데 미소가 만든 어묵을 사겠다는 문의가 진짜로 쏟아지는 중이란다.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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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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