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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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1화

211. 미소와 공주

“자 잠깐만. 미소야. 삼촌이 지금 바로 알아볼게.”

“네~!”

미소가 두 손을 꼭 모으고 설렌다는 표정을 짓는다.

난 미소의 눈빛을 마주하며 미소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사람과의 통화를 시작했다.

-정 팀장. 왜? 설마 또 출연료 올려달라는 거 아니지? 구두 계약이래도 효력 있는 거 알지?

<먹방의 대가>의 유현지 PD는 혹여 하루의 출연료를 또 올려달라고 할까 봐 당황해했다.

“아 아뇨. PD님. 그게 아니라요. 단역으로 좋은 배우가 있어서 연락드립니다.”

<먹방의 대가>에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동네 어린 꼬마와 음식을 나눠 먹는 에피소드가 있다.

나는 그 에피소드에 미소를 추천할 생각이었다.

-그래? 누군데?

“원래 몸값이 100만 원은 되는 아역인데······”

-잠깐만 설마 미소 말하는 거야?

“예.”

그와 동시에 전화기 너머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럴 줄 알았어. 3화랑 4화에 나오는 동네 꼬마역에 넣어달라고?

“예.”

난 이때다 하고 스피커폰으로 대화를 돌렸다.

“미소야 PD님한테 인사드려. 우리 미소가 출연할지도 모르는 프로 대빵이셔.”

미소가 냉큼 내 말을 이어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리라유치원 햇님반 정미소입니다!”

미소의 소개에 전화기 너머로 밝은 유현지 PD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소야 안녕? 그런데 우리 미소 내 프로에 나오고 싶다고?

“네! PD님!”

유현지 PD의 기쁜 목소리를 들은 순간 난 다시 스피커폰을 끄고 말했다.

마치 네 딸은 내가 붙잡고 있다는 목소리 톤으로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몸값은 얼마까지 주실 생각이세요 PD님?”

-한 회당 30만! 그 이상은 어려워.

“에이~ 조금 더 쓰시죠. 한 화당 몸값 100만 원인 애를 그렇게 후려치시면······”

-아 진짜 한번을 쉽게 안 가네. 알았어. 50만! 그 이상 부르면 없던 걸로 하고!

“감사합니다. PD님!”

이태풍과 체리블라썸은 얼굴만 비추고 사라지는 까메오 역할이라 출연료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소는 다르다.

2화 정도를 통째로 나와야 했으니 이 정도 협상은 당연한 일이었다.

금액이 조금 아쉽지만 드라마 제작비를 생각하면 이쯤에서 오케이를 해야 했다.

“그러면 조만간에 또 뵙겠습니다.”

-알았어. 그리고 다음부터는 협상할 때 미리 문자로 금액부터 좀 찍어 줘! 정 팀장 전화만 오면 가슴이 벌렁거려.

유현지 PD는 나랑 출연료 협상이 버겁다며 너스레를 떤다.

“예. PD님.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유현지 PD와 전화를 끊고 나자 미소가 두 손을 위로 들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날 향해 쌍 엄지를 치켜들며 말이다.

“삼촌 짱! 짱!”

덕분에 난 미소가 입에 넣어주는 해물파전을 맛볼 수가 있었다.

매번 느끼지만 미소는 보상을 확실하게 해주는 것 같다.

* * *

경기도 양평 촬영 현장.

미소의 경우에는 앞으로도 몇 번 정도 촬영장에 올 예정이지만 진공주를 비롯한 아역들은 오늘로 촬영이 끝난다.

혹여 진소미가 나타날까 봐 걱정된 나는 다른 스케줄을 비우고 현장으로 찾아왔다.

‘상봉이가 어디 있지?’

잠깐 촬영이 중단된 틈을 타 정상봉을 찾았다.

정상봉이 세트장 뒤편에 있는 공터에 있다는 말을 듣고 갔더니 정상봉과 아역들의 부모들이 한데 모여 아이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주머니들이 정상봉에게 종종 말을 걸어대곤 있었지만 정상봉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미소에게서 일절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난 아역들의 부모들과 인사한 뒤 정상봉을 살짝 불러내었다.

“현장은 어때? 미소한테는 별일 없었어?”

“예. 별일 없었습니다.”

“진소미는?”

“진소미 씨는 아예 안 오셨습니다. 도우미를 대신 보냈더라고요.”

“그래? 다행이네.”

안도한 나는 미소에게 고개를 돌렸다.

“뭐야 저거?”

“아 저거요?”

내 시야에 어처구니없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 * *

“진짜로 공기놀이를 모른다고?”

미소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공기놀이를 모른다는 게 말이다.

아역 1을 맡은 이송아가 고개를 젓는다.

“에어~? 공기로 어떻게 놀아?”

아역 2를 맡은 이진상이 그것도 모르냐는 듯 말한다.

“그거 놀이야. 우리 엄마가 어릴 때 놀던 거랬어. 바부팅아!”

아역 1의 이송아가 씩씩거린다.

“우이씨. 왜 바부팅이라 그래? 이 멍충아!”

“뭐? 머 멍충이? 이 바부팅이가?”

이송아와 이진상이 씩씩대며 험한 말을 하자 미소가 깜짝 놀라 외쳤다.

“얘들아 싸우지 마. 응? 내가 알려줄게. 응?”

미소의 중재에 두 사람이 고개를 홱 하고 돌렸다.

“미소 때문에 참은 줄 알아?”

“흥! 누가 할 소리인데!”

이송아와 이진상은 마치 사이 안 좋은 남매라도 된 듯 티격태격했다.

그 모습을 보던 아역 3 강철웅과 아역 4 장명희는 입을 꾹 다물었다.

끼어들어봤자 득이 될 게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미소는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자 주머니에서 다섯 가지 색깔로 된 공기를 꺼내 들었다.

곁에 있던 진공주가 투덜투덜거렸다.

“왜 이런 걸 해? 폰으로 피코피코 하는 게 더 재미있는데······”

미소가 씨익 웃는다.

“그것보다 이게 더 재미있어!”

미소는 사실 폰으로 하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다.

엄마랑 둘이서 책을 읽고 온종일 연기 놀이를 하는 게 더 재미있었으니까.

“근데 공주야. 너도 공기놀이 몰라?”

진공주가 주춤거렸다.

“나······도 몰라.”

“그래? 이거 엄청 재미있어. 같이 하자.”

진공주는 오디션에서 지고 난 이후 미소와 사이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다.

경쟁자에게 절대 지지 말라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잔소리를 늘어놓던 엄마도 더는 미소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으니까.

특히 현장에도 도우미 아줌마를 대신 보냈기에 공주는 엄마 몰래 조금씩 미소랑 친해지고 있었다.

다만 과거에 한 짓이 있어 약간은 서먹함이 남아 있었다.

“아 알았어. 어디 한번 해봐.”

“응!”

순간 미소가 현란한 손동작으로 바닥에 놓인 공기를 잡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돼!”

미소의 타짜와도 같은 손기술이 펼쳐지자 아역 배우들은 혼이 나가버렸다.

“우와······ 미소 너. 손 디게 빠르다.”

“지금 뭐가 지나간 거지?”

심지어 진공주도 눈을 끔뻑였다.

“미소야. 다 다시 보여줘!”

손은 눈보다 빠르다.

그걸 공기놀이로 보여준 미소는 다시 한번 아역들을 상대로 공기놀이를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줬다.

넋이 나가버린 아역들을 보며 미소가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 순간 진공주는 승부욕이 발동했다.

“나도 해봐도 돼?”

미소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하나씩 돌아가면서 할 거야. 그리고 20년 넘으면 1등이야.”

“20년?”

“응! 이걸 1개 잡으면 1년이라고 하는 건데······”

진공주를 뺀 나머지는 공기놀이를 몰랐기에 미소는 졸지에 진공주를 비롯한 아역들을 상대로 강의를 시작해 버렸다.

덕분에 다시 한번 모두의 시선이 미소에게 몰리고 있었다.

* * *

어이가 없었다.

“쟤들 뭐 하는 거냐?”

“오늘 아침부터 미소가 전통놀이 알려준다고 저러고 있습니다. 아까는 돌치기도 하고 그러던데요?”

미소는 유치원을 마치고 오면 늘 정인지 주인아줌마와 드라마를 보거나 옛날 놀이를 하며 지냈었다.

예전과 달리 폰이 있었는데도 폰보다는 여전히 아줌마와 놀거나 연기 놀이 혹은 그림을 그리는 걸 더 좋아했다.

그런데 지금 미소가 알려주는 놀이는 핸드폰만 가지고 노는 아이들에게는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사실 어느 촬영 현장이나 아역들 촬영 때는 곤란을 겪는다.

아역들이 통제를 잘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소 덕분에 제작팀과 함께 온 보호자들 모두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이들은 넋을 잃고 미소의 손동작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미소가 인기가 많구나.”

“예. 처음에는 어머님들도 경계하곤 했는데 이제는 먼저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아 가고 그럽니다. 팬 될 거 같다면서요.”

아무래도 미소가 크면 엄마보다 더한 인기를 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였다.

멀리서 나를 발견한 차수연 제작 PD가 다가왔다.

“정 팀장 왔네요?”

“네. 실장님.”

인사를 마치자마자 차수연 제작 PD가 미소 연기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질문이 옮겨갔다.

“여사님은 잘 지내시죠?”

“예. 무탈하시죠.”

“그래서 말인데 혹시 그분 홍보에 좀 나와 주실 수 있을까요?”

차수연 제작 PD는 드라마의 시청률을 위해 처음부터 ‘만신 월아’를 띄우자는 쪽이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주요 캐릭터들이 묻혀버린다.

강렬한 캐릭터일수록 중간중간에 나와야지 도움이 되지 그게 아니며 주객이 역전되어 버릴 테니까.

“죄송합니다. 스케줄을 제 마음대로 잡을 수 있는 분이 아니라서요.”

“아. 이거 어떻게 한다. 우리 상대 작품에 홍 작가가 엄청 신경 쓰는 거 같던데······. 제작비도 200억에 한세화 대표도 좋을 배우들로다가 준비하고.”

차수연 제작 PD가 우리 상대 작품인 <돈의 축제>를 언급하며 엄살을 떤다.

하지만 아직 상대는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었다.

장웨이 회장이 200억을 투자했다는 것 말고는 말이다.

“배우들 새롭게 캐스팅하는 결과는 나왔어요?”

“아뇨. 아직이요. 소문은 들리는데 아직 확정된 건 없나 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누가 오든 우리 배우들도 만만치 않잖아요.”

“그게 아니라 좀 치고 나가고 싶어서 그러죠.”

“알겠습니다. 일단 여쭤는 보죠.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그분은 저희 소속 배우가 아니라서요.”

“부탁드릴게요.”

그 순간 김성운 PD가 촬영 재개를 알렸다.

“자자! 제작팀들은 흩어져서 아역들 모아줘요.”

촬영 준비가 끝나자 제작팀들이 부산히 뛰어다니며 미소와 함께 놀던 아역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차수연 제작 PD가 바쁘게 흩어지는 스태프를 보며 한숨을 내쉰다.

“이거 이야기할 시간이 없네. 아 그리고 미소 덕분에 아역 촬영이 너무 편했어요. 고마워요.”

미소가 아이들의 중심에 있었던 탓에 아역들 촬영이 어떤 때보다 쉬웠다고 한다.

“별말씀을요.”

“그럼 나중에 또 봐요.”

차수연 제작 PD가 감독에게 간 사이 아역들의 마지막 촬영이 준비되었다.

* * *

아역들의 마지막 씬은 어린 청명이 엄마인 ‘만신 월아’를 따라 산으로 들어가며 헤어지는 씬이었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청명은 금기를 깨고 아이들의 미래를 알려주는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김성운 PD가 긴장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자 씬 17. 헤어짐은 또 다른 시작 씬. 준비됐습니까?”

“예. 감독님.”

“제가 사인 줄 때까지는 아무도 소리 내지 마세요.”

“네!”

김성운 PD가 서낭나무 근처에 모여 있는 아역들의 준비 상황을 체크했다.

아역들이다 보니 아무리 연기 준비가 되었다고 해도 재차 확인이 필요했다.

“미소야. 준비됐어?”

서낭나무 세트 앞.

미소를 중심으로 진공주와 아역 배우 둘이 둥글게 모여 있었다.

김성운 PD의 질문을 들은 미소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김성운 PD는 나머지 아역들에게도 외쳤다.

“우리 어린이들 준비 다 됐어요?”

“네~!”

“자~ 그럼 갈게요~ 레디~ 액션!”

김성운 PD의 큐 사인과 함께 색동옷을 입은 미소의 눈이 빠르게 눈물로 젖어 들기 시작했다.

미소의 커다란 눈에서는 눈물이 연신 흘러내렸다.

언제 봐도 놀라울 정도로 빠른 몰입을 보여주는 미소는 아역 중 한 명에게 다가가 손을 덥석 잡았다.

『연지야. 넌 올해는 물가에 가지 마.』

『왜?』

『명이 끊겨.』

『명이 뭐야? 그것보다 산에 안 가면 안 돼? 나 너랑 놀고 싶어서 인형도 하나 더 샀단 말이야.』

『흐흐흑. 미안.』

미소의 연기에 아이들이 훌쩍이기 시작했다.

마치 전염이라도 되듯 말이다.

‘장난 아니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스태프들이 당황했지만 김성운 PD가 손을 들어 동요를 막았다.

미소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같은 나이대의 아역들을 <신의 이름으로>의 세상 안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단 한 명.

진공주는 미소의 연기에 빨려 들어가지 않으려 기를 쓰며 미소에게 말했다.

『청명아. 나는?』

진공주는 양은소의 아역을 연기하는 중이다.

‘양은소’는 극 중 ‘청명’과도 대립 관계를 서게 되는 조연으로 커서도 다시 적으로 만나게 되는 역이었다.

미소가 눈물 그득한 표정으로 진공주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더듬이며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으 으응······ 그 그게······』

극 중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역인 양은소였기에 미소의 눈에 공포가 깃들기 시작했다.

미소는 말을 덜덜 떨며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내 미소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침을 꼴딱 삼킬 수밖에 없었다.

파리한 입술에 부들부들 떨리는 몸은 누가 봐도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으니까.

말려야 하나 고민될 정도의 순간.

진공주가 미소를 째려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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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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