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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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6화

206. 편이 생기다

“김동수 실장. 솔직히 유진이를 흔한 조연 취급한 건 지나친 거 아닌가?”

방상영 실장의 질책이 이어지자 김동수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시 실장님?”

“자네만 한 사람이 스타의 가치는 연기력이 아니라 인기라는 걸 모를 리도 없을 텐데? 인기만 있으면 조연이 아니라 엑스트라도 황족 대우를 해주던 게 바로 자네 아냐?”

김동수의 입을 막은 방상영 실장은 계속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정 팀장 저 친구. 요즘 업계에서 소문이 자자한 거 다들 알잖아? 이참에 정 팀장도 팍팍 밀어줘서 한번 제대로 키워보자고. 솔직히 우리 회사에서 정 팀장 기 살려준 적이 몇 번이나 있어?”

방상영 실장이 생각보다 강하게 밀어준다.

유진이뿐만 아니라 나까지 말이다.

“지금 솔직히 정 팀장 하는 거 봐서는 우리 1실로 데려오고 싶을 정도야. 물론 본인만 괜찮다면 말이지.”

그 순간 회의실 이곳저곳에서 연신 헛기침을 해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크흠.”

“방 실장님도 그건 좀······.”

배우 1실에 소속된 팀장들은 별다른 동요가 없었지만 2실과 3실의 직원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배우 1실의 방상영 실장은 누군가를 스카우트하겠다는 말을 이제껏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사레가 걸릴 뻔했다.

‘방상영 실장이 나한테 관심을 보인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어떤 누구도 아쉬워하지 않던 방상영 실장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는 날 탐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구성철 실장이 버럭 하고 화를 내며 끼어들었다.

“방 실장.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윤호를 왜 네가 데리고 가? 농담이면 재미없고 진담이면 나랑 싸우자는 소리지? 이거?”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죠.”

“안 돼! 절대 안 돼!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절대 안 되니까 그렇게 알아!”

구성철 실장의 나이는 올해 45살로 43살인 방상영 실장보다 두 살이 더 많다.

유진이를 밀어주느냐 마느냐의 하는 싸움이 갑자기 날 데려가느냐 마느냐로 바뀌었다.

강지영 본부장이 나서서 구성철 실장을 말렸다.

“구 실장님. 참으세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그런다는 건 아니잖아요.”

“본부장. 방 실장 성격 몰라? 저렇게 능구렁이처럼 굴다가 잠시 방심하면 우리 윤호를 쏙 빼가려는 속셈이 분명하다고!”

방상영 실장이 어깨를 으쓱인다.

평소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지만 방상영 실장은 한 번 입 밖으로 꺼낸 말을 반드시 이루고야 마는 성격이다.

그 탓에 구성철 실장이 버럭버럭 화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난 배우 2실을 떠날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2년이 가기 전 내 ‘실’을 만들 생각이었으니까.

그러나 그 속내를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방상영 실장이 내 편을 들어줄수록 김동수를 코너로 몰아세울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 * *

회의는 내 완승으로 끝났다.

실적 논리 어느 하나 밀리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에서 가장 힘 있는 부서인 1실의 지원까지 받았으니까.

덕분에 유진이는 주연급 지원을 받게 되었고 내가 쓸 수 있는 활동비는 3배로 늘어나 버렸다.

그렇게 작은 승전보를 올리고서 사무실로 돌아가려는데 곽무혁 법무팀장이 잠깐 자신을 보자고 말했다.

방으로 들어가자 곽무혁 법무팀장이 소파에 앉으며 당당히 요구했다.

“정 팀장. 오늘 커피 한잔 부탁해도 될까?”

의기양양한 표정을 보니 곽무혁 팀장이 자랑할 게 있나 보다.

난 정 커피를 타기 위해 냉큼 탕비실로 향했다.

다들 내 커피만 찾는 탓에 필요한 재료는 탕비실에 다 숨겨놓았었으니까.

잠시 후.

호로록.

정 커피를 마시는 곽무혁 팀장의 입가로 흐뭇한 미소가 번져 나왔다.

“역시 커피는 우리 정 팀장이 타주는 게 맛있어.”

“팀장님. 제 커피 비싼 거 아시죠?”

곽무혁 법무팀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알지. 아니까 타 달라고 한 거 아냐.”

“너무 애태우시지 말고 이야기 좀 해주세요. 팀장님.”

순간 곽무혁 팀장이 빙긋이 웃는다.

“유진이 양육권 소송 내일로 진짜 다 끝날 거야. 앞으로 더는 이 세상에서 유진이와 미소를 갈라놓을 인간은 없어.”

가슴이 벅차올랐지만 얼른 마음을 다잡았다.

“설마 2심을 가지는 않겠죠?”

“당연하지. 내가 상대 쪽에 목줄을 채웠거든. 아 그리고 하나 더. 아무래도 커피 한 잔으로는 부족한데······”

곽무혁 법무팀장이 뜸을 들이기에 난 벌떡 일어나 그의 어깨를 주물렀다.

“팀장니~임!”

“허허. 우리 정 팀장이 이런 애교도 피울 줄 알고. 으흐흐. 그래. 왼쪽 왼쪽. 좀 더 꽉꽉 주물러 봐.”

구성철 실장이 살짝 부러워하는 거 같았지만 모른 척하고 곽무혁 팀장의 어깨를 안마했다.

“속전속결로 민사 소송도 다 끝냈어. 암사동에 있는 원래 유진 씨네 집을 조만간 돌려받을 수 있을 거야.”

“그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고말고. 그리고 미소가 받아야 할 유산 중 그 인간들이 해먹은 돈도 청구를 해뒀어. 2억이 넘더군. 근데 돈이 없어서 바로 받는 건 좀 힘들 거 같아.”

정학제가 그간 다 털어먹고 남은 게 별로 없나 보다.

“그래서 아마도 구속까지 갈 것 같더라고.”

정학제 부부는 사기를 비롯한 온갖 명목으로 감옥행은 피할 수 없을 거라 말한다.

“감사합니다 팀장님.”

“감사는 무슨. 다 정 팀장이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 준 덕이지.”

그런데 그때 한 가지 생각난 일이 있었다.

“팀장님. 그러면 진소미 그 여자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여자도 더는 예전처럼 날뛰지 못할 거야.”

판사들에게 로비하려다 문제가 생긴 이상 결코 다시는 시도할 수 없을 거란다.

서초동에 있는 판 검사들 모임에서 요주의 인물로 찍힌 탓에.

“앞으로 사고를 안 치면 변호사 되는 거야 막을 도리가 없겠지. 하지만 걱정하지 마. 백 없는 변호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자신만만한 곽무혁 팀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그의 말대로 변호사 자격증 자체가 힘을 가지는 건 아니었으니까.

변호사의 힘은 지식이 아니라 인맥.

고위 판사들이 높은 연봉을 받으며 로펌으로 스카우트 되는 것도 다 그런 경우였고.

“그러면 이제 더는 걱정을 안 해도 되겠네요.”

곽무혁 법무팀장이 남은 커피를 마시며 씨익 웃었다.

“어때. 커피값은 했지?”

“하고도 남네요. 다음엔 제가 좋은 선물 하나 준비하겠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유진이의 집에서 축배를 들어야겠다.

“아 그런데 팀장님. 혹시 진소미와 김동수가 얽혀있다는 증거는 못 잡으셨습니까?”

“아니 그 증거를 찾을 순 없었네.”

“아쉽네요.”

“뭐 그래도 그쪽은 그쪽대로 지금 곤란할 테니까 너무 아쉬워하지 마.”

흐뭇하게 웃는 곽무혁 법무팀장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 *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던 중 김동수는 진소미의 전화를 받았다.

“휴학한다고?”

-그래. 로스쿨 교수들한테서 뒷말이 나오길래 일단 휴학계부터 냈어.

“진소미. 그러면 변호사는 포기하려고?”

-서초동에서 다 날 벼르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변호사를 해?

김동수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스폰을 해주면서 변호사로 만들 계획이 일그러졌기 때문이다.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

진소미같이 더러운 일을 잘 처리해 주는 여자를 이대로 버리는 건 손해였으니까.

“알았어. 일단 일단은 좀 쉬자. 그리고서 생각해보자.”

-하여간 나 변호사 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둬.

“알았다고. 하여간 돈은 계속 보낼 테니까 당분간 머리나 식혀.”

-알았어. 그럼 나중에 봐.

달칵.

전화를 끊은 김동수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함께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던 주호성이 조심스레 묻는다.

“어떻게 되셨습니까?”

“어떻게 되긴. 제대로 탈탈 털렸어.”

주호성이 인상을 찌푸렸다.

미소의 양육권 소송에서도 지고 진소미라는 좋은 카드도 날아가 버렸다.

“하아 정윤호 그 새X. 무슨 운이 그렇게도 좋은 건지.”

투덜거리는 주호성의 한탄에 김동수도 한숨을 내뱉었다.

정윤호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상대가 되었다는 걸 자기도 은연중에 인정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때였다.

회사 입구에서 중년의 부부가 경비원과 실랑이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 저 저 사람들은······”

경비원과 실랑이를 하는 사람은 바로 정학제 부부.

순간 김동수와 주호성이 주춤하고 발걸음을 멈췄다.

미소의 양육권 소송 탓에 두 사람은 엄청난 돈을 써버렸으니까.

“주 팀장.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자.”

“예 실장님.”

그런데 김동수와 주호성이 몸을 돌리기도 전 정학제 부부가 두 사람을 발견했다.

그 순간 두 사람은 광기 어린 눈빛을 하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오~ 여기 있었어? 잘 만났다. 이놈들아!”

“내가 니들부터 죽이고 감방 간다아~.”

빈털터리가 된 부부가 김동수와 주호성에게 덤벼들었다.

그 탓에 경찰이 올 때까지 김동수와 주호성은 한참을 시달려야 했다.

머리를 뜯기고 주먹으로 얼굴을 쥐어 터지면서 말이다.

* * *

<먹방의 대가> 주연 오디션 당일이 되었다.

이영진과 하루를 데리고 TVM 방송국을 찾았다.

하루가 방송국 출입용 외부인 패찰을 받는 사이 이영진이 조심스레 물었다.

“팀장님. 하루가 주연 따겠죠?”

“방송국 인간들이 말 바꾸는 거 한두 번도 아니니까 끝까지 방심하지 말아야지.”

김태촌 CP와 유현지 PD로부터 주연 낙점을 약속받았지만 언제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몰랐다.

“그래도 우리가 유리한 건 사실이니까 하루 앞에서는 무조건 될 거라고 말해 줘.”

이영진이 씨익 웃는다.

“알겠습니다. 저만 믿으십쇼.”

그사이 패찰을 목에 걸고 나온 하루와 함께 오디션장으로 향했다.

“역시 사람이 적게 왔구나.”

“그러게요. 케이블이라서 그런가?”

회귀 전과 마찬가지로 오디션에 도전한 배우들의 머릿수는 고작 30명 정도뿐이다.

<먹방의 대가>는 맛집에서 먹어본 음식을 주인공인 박일식이 집에서 재현해 먹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22살 미만에 요리를 능숙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자 오디션에 지원한 사람이 극도로 적었다.

“와 그래도 세트장은 끝내주네요. 여기서 나중에 <먹방의 테이블>도 찍죠?”

오늘 오디션의 1부는 요리하기 2부는 먹방 보여주기였다.

그래서 오디션이 열리는 장소는 드라마와 공동 기획된 요리 경연 프로그램인 <먹방의 테이블>에서 사용하는 세트장이다.

“그래. 그런데 큰 소리 좀 내지 마. 쪽팔리잖아.”

흥분한 이영진을 진정시킨 뒤 하루에게 인덕션과 싱크대가 붙어 있는 주방 테이블을 살펴보게 시켰다.

그런데 그때 회귀 전과 마찬가지로 마동팔 본부장이 오디션장에 나타났다.

“어라? 거기 정 팀장 아닌가?”

자주 보면 정이 든다던데 마동팔 본부장의 얼굴은 아무리 봐도 정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회귀 전과 달라진 게 있었다.

마동팔 본부장이 TK 엔터의 신인 배우 정문식이 아니라 처음 보는 배우를 데리고 나타나 버렸다.

‘누구지?’

마동팔 곁의 배우는 마치 교회 오빠를 연상하게 하는 것처럼 깔끔한 체크무늬 남방에 면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요리 실력에 자신이 있나 본데 저런 배우가 있었나?’

기억을 더듬어 봐도 10년 후까지 본 적이 없는 얼굴이다.

그사이 주방 테이블을 돌아보고 온 하루가 내 곁에 섰다.

마동팔 본부장이 하루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데리고 온 애는 누구야? 새로 영입한 배우?”

“하루라고 새로 영입한 배웁니다. 그나저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난 뭐 매니저 아닌가? 배우 관리 차원에서 나왔지.”

하지만 본부장급인 마동팔이 케이블 드라마의 오디션 현장을 찾은 건 평범한 일은 아니다.

“혹시 CP님을 뵙고 나오는 길입니까?”

“하여간 눈치 하나는. 그래 만났다. 왜?”

마동팔 본부장이 씨익 웃기에 곧장 되물었다.

“주연이라도 약속하시던가요?”

단번에 정곡을 찌르자 마동팔 본부장은 당혹스러운 빛을 숨기지 못했다.

약속한 게 확실하네.

역시나 방송국 놈들은 믿을 게 못 된다.

‘접대를 제공했나?’

김동수가 우성찬을 주연으로 만들 때도 막대한 접대를 동원했는데 그걸 막았더니 이번엔 마동팔 본부장이 똑같은 짓거리다.

하지만 아직은 하루가 유리했다.

만약 진짜 우리가 불리했다면 유현지 PD가 은근슬쩍 정보를 흘려줬을 테니까.

생각을 정리한 난 마동팔 본부장에게 말했다.

“그런데 이걸 어쩌죠? 우리도 내정을 받고 왔는데?”

마동팔 본부장의 얼굴이 다시 한번 일그러졌다.

“크흠. 그 그래? 뭐 방송국 놈들이 그런 말 하는 건 예사지.”

“그나저나 옆에는 누굽니까?”

마동팔 본부장이 눈짓하자 곁에 있는 배우가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그 순간 왜 그렇게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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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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