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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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5화

195. 내려오는 것도 즐겁게 4

MBS <쇼! 음악센터>의 1위 후보 무대를 끝낸 체리블라썸은 매니저들의 등에 업혀 대기실로 돌아왔다.

대기실이 코 앞이라 30초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각은 4분.

벌컥 하고 대기실의 문을 열어젖히자 스타일리스트들이 깜짝하며 놀란다.

“티 팀장님!”

“요거트! 이온 음료! 좀 꺼내 주세요!”

“네!”

“그리고 제 가방에 바나나도 있으니까 꺼내 주세요.”

말을 하며 소파에 아이들을 뉘었다.

스타일리스트 두 사람은 요거트와 8/8 이온 음료를 간이 냉장고에서 꺼내왔다.

체리블라썸 멤버들은 눈을 감은 채 우리가 건넨 요거트와 이온 음료를 꿀꺽이며 마시기 시작했다.

다음은 바나나.

이 셋이 내가 주로 사용하던 활력 회복의 삼종 신기였다.

“정 팀장. 여기 바나나.”

“예.”

일일이 깐 바나나를 1cm 정도의 길이로 다시 잘라 아이들의 입에 넣어줬다.

잠시 후.

네 사람이 숨을 길게 몰아쉬며 정신을 차렸다.

“죽는 줄······ 알았어요.”

힘들게 눈을 뜬 우연희의 고백에 곁에 있던 세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여전히 네 사람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어쩔 수 없다.

이럴 땐 쓸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하는 수밖에.

“얘들아. 우황청심환 먹자.”

유독 한약을 싫어하는 양은비가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으으으. 나 안 먹어.”

“안 먹으면 1위 발표하는 데 못 올라갈걸? 이제 2분도 안 남았어.”

“하아. 알았어요.”

양은비는 눈을 질끈 감고 들이켰다.

“우웨웩! 써!”

“으 은비야! 토하면 안 돼! 우웁!”

양은비를 비롯해 세 사람이 꽈배기처럼 몸을 배배 꼬았다.

체리블라썸이 순위 결정 무대에 서기 위해 체력을 회복하려 기를 쓰는 모습에 이동민 실장이 도저히 못 보겠다는 듯 말했다.

“아니다. 니들 그냥 있어라. 내가 대신 상 받아올게.”

체리블라썸이 힘겹게 외친다.

“아 아녜요. 실장님!”

“저희가 올라가서 받고······ 싶어요.”

“꼭이요. 예?”

체리블라썸 멤버들이 힘들게 몸을 일으켰다.

어떻게든 마무리를 자신들 손으로 하고 싶다면서.

이동민 실장이 한숨을 쉬며 발걸음을 멈췄다.

“알았어. 그러면 가는 동안에 다시 업혀!”

“네. 실장님.”

남은 시각 1분.

아이들이 조금은 힘을 낸다.

그런데 네 사람이 내 눈치를 보고 있다.

“응? 왜?”

“그게 저······”

우연희가 세 사람과 눈을 맞추다 갑자기 가위바위보를 시작했다.

‘이 판국에?’

“가위바위보!”

“내가······ 이겼어.”

은아가 이겼다.

“니들 대체 뭘 하는······”

그 순간 은아가 조용히 내 뒤에 다가선다.

업어달라고?

지금 나를 놓고 가위바위보 한 거냐?

아니다.

지금은 뭐든 해 달라고 하는 걸 해줘야지.

“시간 충분하니까 걱정하지 마. 이제 갈까?”

앉아서 등을 내밀자 은아가 내 목을 감싸며 업혔다.

피식피식 웃는 소리가 뒤통수를 찔러댔다.

이게 뭐라고 좋아하는 건지.

두 다리를 딛고 일어섰지만 너무도 가벼워 업은 느낌이 나지 않았다.

짧은 브레이크 타임 덕에 기운을 찾은 체리블라썸이 다시금 무대로 향했다.

* * *

“1위는 체리블라썸의 Hurry Up! 축하드립니다!”

팡팡.

연속해서 터지는 축제의 불꽃과 하늘에서는 금빛 은빛 가루가 우수수 떨어진다.

그토록 힘들어했던 아이들은 약발과 음식빨 덕에 방방 날뛰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체리블라썸을 응원하는 횡성여고 4인방과 벚꽃패밀리 팬카페 회원들은 눈물범벅이 되어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꺄아아악! 포에~버~어 체리블라썸!”

방청객 석의 절반가량은 벚꽃패밀리들이 든 풍선으로 물결을 이루고 있었고 응원봉은 색깔을 바꿔가며 빛의 장관을 이뤘다.

이 순간을 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왔던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선 멤버들은 삶의 한 단락이 넘어가는 것을 겪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10주간의 대장정을 끝낸 체리블라썸은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 * *

10주간의 모든 주말 음악방송을 마무리했다.

워낙에 지친 터라 횡성여고 4인방과 만남은 다음으로 미룬 뒤 아이들을 숙소로 데려왔다.

끼이익.

차를 멈춰 세우자 아이들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끝.났.다.”

세리가 입을 연 순간.

체리블라썸 멤버들이 저마다 훌쩍이기 시작했다.

진짜로 무대가 끝이 났다는 걸 이제야 체감한 까닭이다.

“진짜로······ 끝났어. 흑”

“꿈이었으면 좋겠다. 흐흑.”

“하루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흐흐흑.”

순간 눈물이 파도를 타듯 이어졌고 급기야 한명호 팀장까지 눈물을 주르륵 흘려대기 시작했다.

“고생했다 얘들아. 진짜로.”

아이들을 보며 그 말을 내뱉은 순간 체리블라썸은 꺼이꺼이 대성통곡을 시작했다.

마치 오늘이 다시는 오지 않을 듯한 표정으로 말이다.

한참을 운 네 사람을 부축해 숙소로 향했다.

띠리릭.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난 순간 체리블라썸을 쳐다보며 말했다.

“자 이제 마지막 선물 받아야지?”

“예?”

“또 뭐가 있어요?”

“응.”

한명호 팀장과 이주영 대리가 빙긋이 웃는다.

오늘의 마무리를 안 좋은 기분으로 끝낼 순 없었기에 마지막 선물을 준비해 놓았다.

“그러면 들어갈까?”

딸칵.

문이 활짝 열린 순간 체리블라썸 멤버들은 다시 한번 눈물을 펑펑 쏟으며 숙소로 뛰어들었다.

“어흐흑. 엄마~”

“우아앙. 아빠!”

체리블라썸의 부모들이 두 팔을 활짝 열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희야!”

“은비야. 잘했어.”

“은아야. 수고했어.”

“우리 세리. 고생했다.”

이게 내가 준비한 마지막 선물이었다.

‘수고했어. 얘들아.’

* * *

무대가 끝난 뒤 링거를 맞았지만 초주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던 체리블라썸 멤버들이다.

그러나 그녀들은 부모님을 만난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힘차게 울기 시작했다.

물론 은아는 아빠를 빼고 엄마와 언니를 불렀고.

가족들이 얼싸안고 우는 사이 난 세리의 4살 된 동생 정후를 안고 달래야만 했다.

“흑흑. 아빠랑 누나. 울지 마아~.”

“정후야. 괜찮아. 누나들이랑 엄마 아빠 좋아서 우는 거야.”

내게 안긴 정후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묻는다.

“진짜루?”

“응. 그러니까 우리 정후도 그쳐야지. 그리고 정후는 사나이니까 울면 안 되겠지? 그치?”

콧물과 눈물을 동시에 흘려대는 정후의 코에 휴지를 가져다 댔다.

“정후야 코 풀어야지. 자 흥!”

“크으응!”

정후가 코를 흥하고 푼다.

휴지에 코가 주욱 묻어 나오자 정후가 눈물을 그치고 신기한 듯 바라본다.

“삼쭌. 코~다! 코!”

“이건 콧물이라고 하는 거야.”

“응! 콘물!”

아이들은 이렇게 금세 화제를 전환할 수 있어 좋았다.

그때 정후가 내게 물었다.

“삼쭌. 근데 아빠랑 아저씨들도 우는데? 아빠랑 아저씨도 사나이 아냐?”

묵직한 질문 한 방에 대꾸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하지?

“어. 그건······”

안 되겠다.

더 이상의 설명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쩔 도리가 없다.

난 눈치를 힐끔 보며 말했다.

“아빠랑 아저씨들은 사나이가 아니야!”

미안합니다.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어요.

정후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감격스러운 해후가 끝난 이후 정후가 아빠에게 해맑게 물었다.

“아빠! 사나이 아냐? 그래서 울어써?”

“허허허. 정후야. 허허허.”

세리의 아버지가 헛헛한 웃음을 짓는다.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게 쪽팔린 모양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난 간이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

* * *

거실에 상 두 개를 붙인 다음 우연희가 부모님이 만들어 놓은 요리를 가득 깔아 놓았다.

탕수육과 깐풍기를 비롯해 양장피와 깐풍새우에 볶음밥까지.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우연희의 부모님은 용케도 숙소에 있는 가정용 가스레인지로 식당에서나 맛볼 음식을 내놓았다.

‘불맛 지대론데?’

가정용 가스레인지의 낮은 화력으로 어떻게 고슬고슬하게 볶인 볶음밥에 불맛을 입힌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정 팀장님. 이것도 좀 드셔보세요.”

“아 예.”

“이것도요.”

쉴 틈 없는 음식 권유에 배가 터질 때까지 음식을 먹어야만 했었다.

식사가 끝난 뒤 부모님들은 그동안 너무 신세를 많이 졌다며 다들 감사 인사를 해왔다.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여기 계신 이주영 대리님이랑 한명호 팀장님이 죽을힘을 다해 뛰셨습니다.”

“아닙니다. 정 팀장이 제일 열심히 했습니다.”

한명호 팀장과 이주영 대리 그리고 난 서로를 띄워주며 공을 돌렸다.

그렇게 한참이나 웃음 섞인 대화를 나누다 잠시 은아의 엄마와 언니의 부름을 받았다.

작은 방으로 들어가자 은아의 엄마 이연지가 내 손을 꼭 붙들었다.

“일전에 우리 남편 때문에 마음 많이 상하셨을 텐데 대신 사과드릴게요.”

“아닙니다. 어머님.”

“아니긴요. 정 팀장님이 아니었으면 우리 애 벌써 난리 났을 거예요.”

은아의 엄마는 자신의 남편이라면 반드시 은아에게 선을 보게 해서 결혼을 시켜버렸을 거라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그럴 일은 없었을 거다.

회귀 전 은아는 아버지와 의절을 하고 가출까지 해버렸으니까.

“앞으로 우리 은아. 잘 부탁드릴게요. 은아가 매일······ 정 팀장님 이야기를 한답니다?”

“예?”

머리를 곱게 빗어넘긴 은아의 엄마가 조용히 웃는다.

덩달아 곁에 있던 은아의 언니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팀장님. 은아 걔. 정 팀장님 이야기만 맨날 한다니까요. 팀장님이 우리 은아 책임지셔야 해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렸다.

“어 엄마! 언니!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은아의 목소리가 두 톤 정도 올라가 있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두 손을 휘휘 내저으면서.

“왜? 우리가 틀린 말 했니? 그치 은설아?”

“엄마. 쟤 요즘 나한테도 매일 까톡 한다니까? 윤호 오빠~ 윤호 오빠~ 하면서?”

두 모녀가 키득거리며 놀려대자 은아가 아니라며 극구 손을 내저었다.

“아 아녜요! 윤호 오빠! 우 우리 엄마랑 언니가 지금 절 놀리느라 아무 말이나 막 하는 주 중이에요! 꺄악! 언니! 꺅꺅!”

팀에서 고음을 맡은 은아가 내 고막을 멀게 하려는 모양이다.

마치 돌고래의 초고주파 음을 섞어 내면서.

귓속의 달팽이관이 연신 흔들려 멀미가 오는 것만 같다.

이것이 바로 무협지에서나 보던 음공인가 보다.

뭐 이랬든 저랬든 은아가 나에 대한 경계심이 줄어든 게 천만다행이다.

어차피 몸을 회복하고 나면 은아도 슬슬 솔로 활동을 준비시켜야 했으니까.

* * *

다음 날.

체리블라썸의 10주간 1위 소식은 연예인 기사면을 가득 채워버렸다.

[체리블라썸 10주간 1위!]

[체리블라썸 충격적인 활동 종료.]

[체리블라썸 차기 신곡은 무엇?]

(댓글)

-와 최소 2주간은 더 1위 할 각이었는데 바로 휴식기인가?

-어제 아슬아슬했었음.

-다들 체력 달리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던데? 그 정도 했으면 잘한 거지.

-와 다음 곡은 뭐지? 벌써 기대된다.

-세리 못 잃어! 은아 못 잃어!

-어제 도시락 역조공 봤음.?

-ㅋㅋㅋ. 최강 도시락 보고 싶으신 분 클릭! <링크> -장어 한 마리가 도시락 위에 똬악!

-장어 못 먹는 사람은 소고기가 똬악!

-도시락에도 구첩반상이 있다는 사실. 반찬도 9개가 똬악!

-맛있겠쥬? 부럽쥬?

체리블라썸의 기사에 온갖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10주 연속 1위와 내가 벌인 이벤트 덕에 수많은 기삿거리가 탄생하고 있었다.

덕분에 실검 1위는 체리블라썸 역조공이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부하 직원들이 연신 축하를 해댔다.

심지희 도란희는 폭죽까지 터트렸다.

“콩구레츄레이숑~~ 콩구레츄레이숑~~”

“콩글리쉬 쓰지 마!”

“아 몰라요. 뭐 어때? 뜻만 통하면 되지!”

도란희는 폭죽에서 터져 나온 은박 금박 실을 연신 위로 던져대며 셀프 자축을 해댔다.

그렇게 부하 직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을 때였다.

‘어? 저분은······’

가수 1실의 양홍석 팀장이 4층에 있는 내 자리로 주춤대며 다가오는 게 보였다.

“큼. 정 팀장~.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

“여기서요?”

“아냐. 잠시 휴게실로 가자고.”

양홍석 팀장은 경력 30년의 정상급 트로트 가수인 이말순의 매니저로 가수 1실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라인을 심하게 타는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회귀 전 탑 엔터테인먼트로 회사가 분리될 때 가장 늦게 합류한 사람이기도 했었고.

하지만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김동수와 크게 싸운 뒤 이말순을 데리고 독립해 버린다.

이말순 같은 정상급 트로트 가수는 걸어 다니는 1인 기업이나 다름없었기에 김동수가 제멋대로 하는 걸 참고 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양홍석 팀장이 직접 날 찾아왔다.

“가시죠.”

“그래.”

난 업무 지시를 한 뒤 양홍석 팀장과 함께 4층 휴게실로 향했다.

자판기에서 캔 수정과를 두 개 뽑은 양홍석 팀장이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정 팀장. 나 좀 도와줘.”

그 순간 난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체리블라썸의 이벤트를 기획할 때부터 노렸던 일이 시작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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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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