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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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4화

184. <신의 이름으로> 제작 발표회 2

웅성웅성.

제작 발표회 현장에는 수많은 연예부 기자들이 들어와 있었다.

그 수는 대략 100명 정도.

모인 기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김성운 PD가 거르고 거른 사람들이었다.

나도 미리 평판이 좋지 않은 기자 리스트를 뽑아 보냈고.

사실 조연 배우의 매니저가 연출자에게 기자를 가려 받아달라는 부탁들 하는 건 경우가 아니었다.

하지만 원제작사인 ‘붉은달’의 재정 상황을 알려 파국을 막은 공로가 있기에 김성운 PD는 내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여줬었다.

그런데 입장 불가 리스트에 올려둔 ‘스타패치’의 강일구 기자가 뻔뻔하게 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최태영’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채 말이다.

‘저 인간 하여튼 잔머리 하나는 끝내주네.’

강일구 기자의 별명은 ‘거머리’.

한 번 목표물을 정하면 딱 달라붙어 악착같이 빨아 먹는다며 붙은 별명이다.

‘어떻게 한다? 불편한 질문을 던질 게 뻔한데.’

김성운 PD나 제작진들은 이미 단상에 올라가 있었기에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강일구 기자의 질문을 막을 방법이 번뜩이며 떠올랐다.

그 순간 단상 아래를 향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찰칵찰칵!

포토존에는 수많은 기자가 몰려들어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다.

나는 단상 아래에서 포토 타임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진행자 MC 김정주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 사전

“안녕하십니까. 김정주 씨.”

“누구······신지?”

“정유진 배우의 매니저 정윤호라고 합니다.”

유진이의 이름을 말한 순간 김정주가 반색하며 명함을 받았다.

“아~ 예! 반갑습니다. 정 팀장님 소문은 저도 많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원탑 진행자를 만나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무슨 그런 과찬을. 하하하.”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김정주에 관한 칭찬을 연신 늘어놓았다.

칭찬은 곰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칭찬에 김정주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김정주가 씨익 웃으며 말을 편하게 한다.

“하하하. 나야 좋지. 안 그래도 소속사 때문에 좀 물어볼 것도 있는데 어때? 시간 돼?”

김정주는 프리랜서 MC로 TMI 엔터라는 중견 엔터 회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내가 업계에 소문이 난 덕에 이런 문의까지 해왔다.

“형님이라면 언제든지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순간 김정주의 눈이 번뜩인다.

“굴렁쇠 엔터의 에이스한테 상담받는 건 얼마나 들어?”

“상담료라뇨. 그냥 형님이 동생한테 사주듯 밥 한 끼만 사주시면 되죠.”

“오케이! 조만간 날 한번 잡자고.”

김정주라면 앞으로도 쭉 잘 나가는 대형 MC였다.

회귀 전에는 소속사를 옮긴 적이 없는데 모든 방송인이 그렇듯 소속사에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하여간 살살 녹여뒀으니 이제 본론을 말할 시간이다.

“형님. 저기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만······”

“아 편히 말해. 내가 우리 동생 부탁 하나 못 들어줄까?”

“질의응답 시간에 저기 3번째 줄 중간에 있는 뿔테 안경 기자에게는 발언 기회를 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김정주가 고개를 갸웃한다.

“왜? 오늘 현장에 온 기자분들은 대충 걸렀다고 들었는데?”

“예. 그런데 어찌 된 건지 회사의 이름표를 바꿔 달고 나타났네요. 질이 좀 안 좋은 기잡니다.”

“그래? 음. 알았어. 동생이 원하면 해 줘야지.”

워낙 밑밥을 탄탄히 깔아둔 탓인지 김정주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나중에 김 PD에게는 동생이 부탁했다고 말할게.”

“예. PD님한테는 제가 또 따로 말씀드릴게요.”

그렇게 강일구 기자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

그 순간 내가 있을 자리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김정주가 주춤대며 내 옷깃을 붙잡았다.

“그런데 윤호 동생. 혹시······ 유진 씨랑 미소 사인 좀 받을 수 있을까?”

김정주의 아내가 유진이의 팬이고 그의 딸이 미소의 팬이라나.

그 탓에 사인을 받아오지 못하면 집에 들어올 생각도 말라는 경고를 듣고 왔단다.

“에이 싸인 그까짓 거. 그게 뭐 어려운 거라고요. 있다가 제작 발표회 끝나고 받아다 드릴게요.”

“고마워! 아 진짜 살았다.”

아무래도 10장씩은 받아서 줘야겠다.

* * *

김정주와의 대화를 끝내고 내 자리로 돌아오니 막 유진이와 미소가 포토존으로 올라가 있었다.

찰칵! 찰칵!

요란한 셔트 음과 함께 연신 플래시가 터졌다.

“두 모녀분! 이쪽 좀 보세요!”

“오늘 의상 끝내줍니다 유진 씨!”

그때였다.

이미리 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해 온 레이스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뭐지 저거?’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유진이가 입은 드레스 곳곳에서 옅은 빛이 반사되기 시작했다.

핑크빛 시스루 드레스의 곳곳에서 반짝이는 빛은 마치 옷에서 안개꽃이 활짝 피어나듯 한 광경을 연출했다.

“와우!”

기자들이 일제히 감탄사를 터트렸다.

몇몇 기자들은 촬영을 잠깐 멈추고 자신이 찍은 카메라의 촬영본을 확인하기까지 한다.

이미리 스타일리스트가 자신이 있다고 했던 건 비단 드레스가 예뻐서만은 아니었다.

발광 효과가 있는 의상이었을 줄이야.

그런데 유진이를 빛내 주는 건 그뿐이 아니었다.

고운 한복을 입고 엄마 손을 잡은 채 웃는 미소야말로 그 어떤 액세서리보다 빛내주고 있었다.

“미소야. 여기 좀 볼래?”

“두 사람 똑같은 포즈 한번 취해볼래요? 그렇지!”

미소와 유진이가 두 손으로 얼굴에 꽃받침을 하고서 활짝 웃기 시작했다.

“미소가 오늘 제일 예쁜 거 같은데?”

“감사합니다!”

미소의 활기찬 인사에 기자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 * *

포토 타임이 끝나고 배우들이 모두 테이블이 놓인 단상으로 올라오자 김명학 CP가 인사말을 꺼냈다.

“뭘 또 이리 많이 왔어? 호텔 밥값 비싼데.”

김명학 CP의 너스레에 스타가쉽의 김이송 기자가 장난스레 대꾸했다.

“갈비탕 한 그릇으로 너무 생색내시는 거 아닙니까? 김 CP님?”

“어허! 김 기자! 사람을 뭐로 보고! 이따가 두고 봐. 코스 요리가 나올 거니까!”

김명학 CP가 팔을 걷어붙이자 기자들이 키득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경직된 분위기를 푼 김명학 CP는 기사를 잘 써달라는 말을 남긴 뒤 김성운 PD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김성운 PD가 상기된 표정으로 드라마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번 저희 ‘신의 이름으로’. 우여곡절 끝에 런칭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다린 만큼 확실한 기대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드라마의 개략적인 스토리와 몇몇 떡밥 같은 것을 기자들에게 풀어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배우들과의 인터뷰 시간이 다가왔다.

MC 김정주가 가장 먼저 손을 든 최안진 기자를 가리켰다.

“네. 최안진 기자님. 질문하시죠.”

마이크를 받아든 최안진 기자는 냉큼 여주인공인 주영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주영인 씨! 예고하셨던 대로 2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이 되셨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주영인이 짧은 단발을 찰랑이며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에는 목표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만큼 힘든 오디션이었으니까요.”

“목표요?”

“네. ‘파란 하늘’에서 친구가 된 정유진 씨와 다음 작품에서도 꼭 같이해 보자고 약속을 했거든요.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제 첫 번째 목표였어요.”

주영인은 이제 공식 석상에서도 유진이를 ‘친구’라고 말한다.

“하지만 두 분은 경쟁자이기도 하시잖습니까?”

“당연하죠. 이번에는 유진이한테 안 지려고 저도 이를 악물고 나왔습니다. 보세요. 머리도 단발로 잘랐잖아요.”

주영인이 머리카락을 손으로 훑었다.

기자들이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연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주영인이 단발을 한 건 데뷔 후 처음이었으니까.

“영인 씨. 데뷔 후 단발은 처음 아닙니까?”

“영인 씨. 이쪽 좀 봐주세요! 예 좋습니다.”

“이야~. 영인 씨는 단발도 잘 어울리시네.”

늘 느끼는 거지만 주영인이 가진 ‘관심을 끄는 능력’ 하나만큼은 참 대단하다 싶었다.

그렇게 한참 질의응답을 받던 도중.

주목하고 있던 ‘스타패치’의 강일구 기자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청했다.

난 급히 김정주를 향해 X자를 그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김정주는 다른 기자에게 발언권을 넘겼다.

“네 주간스타 장문기 씨 질문하세요.”

강일구 기자가 고개를 갸웃한다.

분명히 시선을 마주쳤는데 김정주가 고개를 돌려버린 까닭이다.

‘넌 안 돼. 강일구.’

기자들이 들었던 손을 내리자 장문기 기자는 유진이를 상대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정유진 씨. 역할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여대생이면서 무당. 아직 연기 경력이 짧은 신인에게는 어려운 역할 같은데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 시청자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연기를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장문기 기자의 온갖 질문이 이어졌지만 유진이는 당당한 태도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잘한다 내 배우.’

노련한 주영인처럼 단번에 주목을 받는 방법은 몰랐지만 탄탄하고 안정적인 인터뷰다.

거기다 처음 하는 제작 발표회인데도 떨지도 않고 있었다.

그때였다.

미소가 인터뷰하던 유진이의 팔을 살짝 끌어당겼다.

유진이가 마이크를 놓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미소가 엄마의 귀에다 대고 속닥이고 있었다.

‘미소야 뭐 하는 거야?’

이야기를 들은 유진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이크를 붙잡고는 장문기 기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기자님. 혹시 저희 미소에게 궁금한 건 없으세요?”

뭐야.

자기도 인터뷰를 하고 싶어서 그런 거였어?

그 과정을 본 기자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장문기 기자 역시 평소의 독사 같은 표정 대신 아빠 미소를 머금고 질문을 던졌다.

“우리 미소 양. 데뷔와 함께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던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미소의 얼굴이 활짝 빛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리라 유치원 정미소입니다! 이번에 어린 청명 역할을 맡았습니다. 최선을 다해 연기할 생각입니다. 이쁘게 봐주세요!”

유치원 원장선생님이 도대체 미소를 어떻게 가르쳤기에 인사를 할 때마다 리라유치원이라는 말을 빼먹지 않는 건지.

저 정도면 유치원에서 홍보비라도 받아야 할 것 같다.

아무튼 미소 덕분에 현장 분위기는 어떤 때보다 밝아졌다.

기자들은 연신 손을 들어 미소에게 서비스 성 질문을 던졌다.

무슨 색을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핑크색이라 대답했고 무슨 노래를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체리블라썸의 허리업을 부르며 춤을 춘다.

역시 우리 미소가 짱이다.

마지막으로 이지연 작가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평소 그녀의 성격을 알고 있는 기자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작가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지연 작가가 기자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다들 나 알지?”

“에이. 우리 이 작가님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까?”

“그래. 나 이지연이야. 그리고 이번 작품. 진짜 최선을 다했어. 여기 있는 영인이나 유진이나 둘 다 진짜 캐릭터 잘 나왔고 남주랑 악역 캐릭터까지 어느 하나 공 안 들인 게 없어. 그래서 말인데······”

이지연 작가가 말을 한 템포 쉰다.

기자들이 의아해한 순간 이지연 작가가 폭탄 발언을 던졌다.

“이번에 내 제자인 김솔잎 작가의 ‘파란 하늘’ 시청률을 못 넘기면 그냥 은퇴하려고.”

“예?”

“자 작가님. 그게 무슨······”

그 순간 덤덤하게 기사를 쓰던 기자들의 입이 쫙하고 벌어졌다.

그와 동시에 플래시가 번쩍이기 시작했다.

이지연 작가.

그녀가 은퇴를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헤드 타이틀 뉴스감이었으니까.

“자 작가님! 진짜로 은퇴하실 겁니까?”

“작가님! 사실입니까?”

기자들이 연신 질문을 해대자 이지연 작가가 빙긋이 웃기만 한다.

그러다 기자들이 갑갑해 미치기 딱 일보 직전에야 마이크를 잡고 입을 열었다.

“셔러~업. 이 사람들이 왜 이래? 조건 못 들었어? ‘파란 하늘’ 시청률 못 넘기면이라고! 넘기면 당연히 계속 활동해야지. 당신들~ 시청률 안 나와서 내가 은퇴하기를 바라는 거야?”

기자들이 왁자지껄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미 기자들은 [이지연 작가 은퇴 선언?] 같은 것으로 기사 타이틀을 잡았을 거다.

덕분에 <신의 이름으로>는 단연코 화제의 중심에 우뚝 서버렸다.

하지만 그 즐거운 제작 발표회 시간 동안에도 강일구 기자는 기회를 받지 못했다.

심지어 중간에는 벌떡 일어나 손을 들었는데도 말이다.

* * *

제작 발표회가 끝난 뒤 김명학 CP가 대기실로 주요 출연진을 불러모았다.

“자 작가님. 진짜로 은퇴하실 건······ 아니시죠?”

김명학 CP의 말에 이지연 작가가 피식 웃는다.

“우리 김 CP. 왜 이렇게 간이 콩알 딱지만 해졌어? 그래야 기자들이 대서특필할 거 아냐? 그리고 누구 밥줄 끊을 일 있어?”

그제야 김명학 CP가 한숨을 내쉬었다.

“전 또······. 하하하. 나이가 들어가니 겁이 많아지는가 봅니다.”

“그래. 그런가 봐.”

이지연 작가가 웃자 그제야 김명학 CP는 안심하고 제작 발표회의 성공적인 진행을 축하했다.

“오늘 수고들 많으셨고 대본 리딩은 6월 27일. 크랭크 인은 7월 1일입니다. 매니저분들 일정 확인 잘해주세요.”

회의를 끝내고 일어서려는 순간 주영인이 궁금하다며 물었다.

“그런데 ‘만신 월아’ 역을 맡으신 배우님은 누구세요? 대본을 보니 주요 조연인데 오늘 안 보이시던데요?”

주영인의 또렷한 목소리에 자리를 뜨려던 모든 출연진이 그대로 멈춰서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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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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