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Chapter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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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8화

178. 감춰진 비밀

“설마 너랑 이기철 이사가 독립 자금을 빼돌리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았냐? 사람들도 모으고 있다며?”

김동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최만식 대표가 어떻게 알아챈 거지?’

‘어떤 놈이 정보를 흘린 거야?’

머릿속이 헝클어지며 맥박이 빨라지고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오고 있었다.

무조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김동수는 큰 소리로 외쳤다.

“아 아닙니다. 대표님! 제가 어떻게 감히······.”

“까고 있네. 다 알고 있으니까 그쯤 해둬. 속일 사람을 속여야지.”

김동수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아야 했다.

어떻게 마련한 돈인데 허무하게 이대로 무너질 순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때였다.

최만식이 다시 한번 생각지도 못한 말을 꺼냈다.

“탓하는 게 아니니까 고개 들어. 나 빼고 어르신들은 모르는 일이니까. 그리고 앞으로는 내가 좀 도와주지.”

회사의 자원을 유용한 죄를 용서하다 못해 도와주기까지 한다?

이건 독하기로 소문난 명동의 살모사 최만식 대표답지 않았다.

“대체 왜······”

“강감찬 대표가 건재한 이상 이 회사는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그리고 회사를 상장시켜도 우리 영감들은 강감찬 대표를 계속 신임할 것 같더라고.”

“그렇다면 설마······”

“그래. 내 회사. 그것도 쓸 만한 엔터 회사가 필요하다.”

최만식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김동수는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사실 일정 이상 규모가 되는 엔터 회사는 아시아권 비즈니스에 크게 도움이 된다.

비단 광고가 아니더라도 한류 스타와 어울리려는 각국의 거물들은 널려 있다.

돈으로도 못 사는 호의를 살 수 있는 특별한 로비.

그걸 거물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최만식 대표는 그런 역할을 할 회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 저는······ 이제 어떻게 하면 됩니까?”

“독립 준비는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해. 하지만 굴렁쇠를 상장시키고 뒤에 투자금부터 빼 먹은 뒤로 시행일을 잡자고.”

최만식 대표는 자기도 끼어 최대한 돈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김동수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양자라고 하지만 최만식 대표는 대주주 최은태 회장의 유일한 상속인이었으니까.

힐끔 눈치를 보던 김동수가 조심스레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왜 어르신들의 뜻을 거역하시려는 겁니까?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도 결국에는 이 모든 게 최 대표님의 소유가 될 게 아닙니까?”

최만식 대표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테이블에 놓인 차가운 얼음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얼음을 와그작 하고 씹은 뒤 김동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영감이 씨를 뿌려 놓았더라고.”

“예?”

김동수는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외쳤다.

최만식의 양부이자 굴렁쇠 엔터의 대주주인 최은태의 나이는 올해로 75살.

자식이 없어 고아이자 신임하던 수하인 최만식을 양자로 들였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씨라니.

숨겨둔 자식이 있다고?

김동수는 혼란에 빠져버렸다.

막 잡은 자신의 동아줄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함께.

“아이가 있다고요?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 인간이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자기도 모르던 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요즘은 자기 아들 찾는다고 난리야.”

김동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이래서 최 대표가 딴마음을 품는 거구나.’

명동의 최은태 회장이라고 하면 현금 동원으로 대한민국 최고라는 거물.

그런 거물의 후계자 자리가 하루아침에 날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최만식은 자기 살길을 따로 살길을 찾고 있었다.

그제야 김동수의 심장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자기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최만식의 사정도 절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

“그러면 그 아들은 곧 찾아내겠군요. 최 회장님 하면 한국에서 제일 돈이 많으신 분 아닙니까?”

최만식 대표가 고개를 저었다.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아.”

“쉽지 않다뇨?”

“애 엄마랑 헤어진 게 스물 예닐곱 해 전이란다. 그땐 애를 가진지도 몰랐다더군.”

김동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어떻게 아들이라는 걸 알았답니까? 혹시 아이의 엄마가 연락해 왔습니까?”

“아니. 애 엄마는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아예 흔적도 못 찾고 있어. 애 엄마가 고아라서 일가친지도 하나도 없고.”

“그런데 어떻게 안 거랍니까?”

최만식 대표가 인상을 찌푸린다.

“한 달 전쯤인가? 영감의 아이를 받은 산파가 집으로 찾아왔더라고. 산파가 영감과 동향 사람이더라고. 과거에 알던 사이였나 봐.”

“그 그럼 왜 이제야?”

“서로 죽을 때가 다 되니 우리 영감이 불쌍해지더래. 혈육이 있는 것도 모르고 저승으로 갈까 봐.”

“아니 이게 무슨 아침 드라마도 아니고······”

“그러게 말이야. 하여간 애까지 가진 젊은 여자가 늙은 남편을 피해 도망쳤으니 남들에게 말하기 힘든 사연이 있으려니 했었데. 여자는 아이를 낳고 몸을 푼 후 홀연히 사라졌고.”

그래서 현재 단서는 단 하나.

그 산파가 살던 경기도 광주에서 애 엄마의 행적이 끊어졌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영감이 경기도 광주부터 샅샅이 훑고는 있는데······ 쉽지는 않아. 애 엄마가 계속 거기 살았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눈치를 보던 김동수가 조심스레 말했다.

“회장님은 자기 아들이라는 걸 확신하신답니까?”

“얼추 사라진 날짜랑 애 낳은 날짜가 비슷하다네. 그리고 요즘 기술 몰라? 데리고 와서 유전자 검사 한 방이면 확인할 수 있으니 찾기만 하면 그런 건 문제가 아니지.”

김동수가 침을 꼴딱 삼켰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한 다섯 정도 되려나? 너까지 알았으니 이제 여섯이지. 왜?”

김동수가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두 손을 꽉 쥐었다.

“일이 그렇게 된 거라면 차라리 최 대표님이 한발 먼저 그 친구를 찾으시는 건 어떨까요? 이용할 수도 있고 아니면 영감님 눈에 띄지 않도록 해외로 보내는 방법도······.”

최만식이 손을 들어 김동수의 말을 끊었다.

“그러다 걸리면? 더 일찍 뒤지게?”

역시 최만식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 순간 김동수는 자신의 충성심을 보일 기회를 찾았다.

“저기······ 제가 한번 찾아보면 어떻겠습니까?”

최만식이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방법은 있고?”

“날새라고 사람 찾는 데 쓸 만한 놈이 하나 있습니다.”

장고에 들어갔던 최만식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다 우리 영감한테 들키면?”

김동수가 침을 꼴딱 삼키며 대답을 골랐다.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이 바뀔지도 몰랐으니까.

김동수는 최만식의 눈을 바라보며 똑 부러지게 답했다.

“모든 걸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 정보도 주주분들의 뒤를 캐다 우연히 알아냈다고 말하겠습니다.”

최만식 대표의 입가로 짙은 웃음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는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흡족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역시 자넨 함께 일할 만한 친구야”

최만식의 말에 김동수는 순간 아찔함을 느꼈다.

스스로 이런 말을 하도록 최만식 대표가 유도한 걸 느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마친 최만식은 만족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이 건은 이기철 이사한테도 알리지 말고. 알지?”

“이기철 이사는 날새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최만식은 기특하다는 듯 김동수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역시 쓸 만해. 그런데 호성이는 일 잘하고 있어?”

“예. 보내주신 주 팀장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 관리 잘해. 호성이 그놈이 욕심은 많지만 정 팀장 같은 빠꼼이를 견제하려면 그런 놈도 필요해.”

김동수가 허리를 90도로 굽혔다.

“세심하게 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

“감사는 무슨. 하여간 우리 영감 아들놈부터 빨리 찾아. 지금 나이는 대충 스물예닐곱 정도는 될 테니까.”

“알겠습니다. 스물예닐곱. 반드시 찾겠습니다!”

김동수는 굴렁쇠 엔터를 장악해 나가는 것 말고도 일이 하나 더 생겨버렸다.

하지만 만족스러웠다.

최만식 대표가 이제와는 다른 급으로 밀어주겠노라고 약속했으니까.

* * *

[SBC의 야심작 <신의 이름으로> 주영인 2500 대 1의 경쟁을 뚫고 여주인공에 캐스팅!]

[SBS 이지연 작가의 <신의 이름으로> 제작 발표회 6월 23일.]

“주영인. 결국 또 부딪치게 생겼네.”

내가 선택하는 작품만 따라오겠다 고집하더니.

이지연 작가의 작품을 노리는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결국 주영인은 해내고야 말았다.

코앞으로 다가온 촬영 일정 탓에 유진이와 미소는 정신없이 바빴다.

하지만 오늘은 두 사람을 정상봉에 맡긴 뒤 이태풍을 만나러 가야 했다.

현장을 안 가본 지 너무 오래된 까닭이다.

현재 이태풍이 주연을 맡은 <경계 너머로>의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 중.

6월의 시작과 함께 크랭크 인을 들어갔는데도 워낙 탄탄하게 준비를 해놓은 덕에 3주가 지난 이 시점에는 꽤 촬영이 진척되어 있었다.

그 덕에 11월이 아닌 9월 말경으로 상영이 앞당길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고.

나머지 기사를 확인한 나는 장준혁을 살리고 선물 받은 벤츠에 시동을 걸었다.

“태풍아. 형이 간다~”

이태풍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스태프 전원 회식’을 시켜주라는 허락까지 받았기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1시간 반 정도 걸려 파주에 있는 최성문 필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중앙 본관에 들어갔다.

본관 2층에 있는 사무실 문을 열자 미리 연락을 받고 기다리던 표은미 실장이 나를 맞이했다.

“정 팀장. 얼굴 잊어먹겠어요. 자주 좀 오지.”

살짝 흘겨보는 표은미 기획실장에게 가지고 온 선물을 내밀었다.

“최근에 수습할 일들이 너무 많다 보니 신경을 못 썼습니다. 사과의 뜻으로 이거라도······.”

이태풍을 <경계 너머로>의 주연으로 영입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표은미 기획실장은 제작실장까지 겸하게 되었다.

즉 이름만 실장이지 사실상 대표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태풍을 배제하려던 가은수 제작 실장은 돈을 받은 정황만으로 한직으로 밀려버렸고.

아쉽게도 김동수와 거래한 흔적을 들키지는 않아 김동수까지 그 일에 엮어 넣을 순 없었다.

표은미 실장은 내가 내민 금빛 종이가방 두 개를 받았다.

“뭘 또 이런 걸 다 준비했어요?”

“많이들 피곤하시죠? 다들 힘 좀 내시라고 홍삼으로 준비했습니다. 하나는 표 실장님 거고 다른 하나는 감독님 겁니다.”

“호호. 나 홍삼 잘 받는 건 또 어떻게 알고. 고마워라. 잘 먹을게요.”

“직원분들 몫도 금방 도착할 겁니다. 개수가 많아서 들고 올 순 없더라고요.”

순간 제작사무실에 있던 일반 직원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휘유~ 거봐. 내가 그랬잖아. 굴렁쇠는 마음 씀씀이가 다르다니까.”

“굴렁쇠가 아니라 정 팀장님이 다른 거지. 정 팀장님! 승진 축하드립니다!”

보통. 뇌물 아니 선물에는 급이 있다.

사장에겐 산삼을.

임원에겐 홍삼을.

직원에겐 도라지를.

하지만 나는 차별 없이 전 직원에게 10만 원짜리 종합 홍삼 선물 세트를 골고루 뿌렸다.

스케줄을 짜고 로케를 하고 배우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는 일반 스태프들의 협조 없이는 안 되는 법이니까.

표은미 실장이 싱긋 웃으며 직원들을 채근했다.

“지성 씨. 언론에 돌리는 태풍 씨 홍보 자료. 좀 더 신경 쓰세요?”

“예! 이사님!”

약발 잘 듣네.

지시를 내린 표은미 실장이 뒤늦게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팀장 승진했다며?”

“네.”

“축하해요. 요즘 우리 정 팀장 정말 잘 나가시네.”

“아닙니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요. 뭘.”

“그나저나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 해? 난 정 팀장 승진 선물도 못 했는데.”

“별말씀을요. 그저 우리 태풍이만 이쁘게 봐주십시오.”

“내가 이쁘게 봐주고 말고 할 게 있나 알아서 잘하시는데······. 아. 태풍 씨 촬영하는 거 보고 갈 거죠?”

난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중앙 본관에서 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카트에 올랐다.

최성문 필름에 있는 세트장은 무려 30만 평에 달하는 넓이였기 때문이다.

카트를 5분 정도 이동하자 먼 곳으로부터 매캐한 냄새가 풍겨왔다.

코가 찡하고 울리며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와우. 화약 냄새가 장난 아니네요.”

“우리 감독님 손 큰 거 아시잖아요. 벌써 며칠째 펑펑 터트리고 있어요. 하아. 근데 이게 다 돈인데······”

카트를 세우고 손수건으로 코를 막던 표은미 실장이 시계를 확인했다.

“지금쯤이면 야산 추격 씬 찍고 있겠네요. 저쪽이에요.”

표은미 실장이 다시 카트를 몰기 시작했다.

굽이굽이 난 카트 길을 따라가자 약 300m 정도 높이의 야산에서 촬영 중인 배우와 스태프들이 보였다.

최성문 감독이 야산 중턱에서 허름한 천막을 펴고 모니터링을 하며 촬영 지시를 하고 있었고 야산 곳곳에는 조명과 카메라 붐대가 땅에 꽂혀 있었다.

우리는 촬영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멀리 떨어진 곳에 카트를 대고 내렸다.

“저기 있네요.”

표은미 실장이 가리킨 곳에서 이태풍이 보였다.

그런데 어처구니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뭐야 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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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Rookie Talent Agent Knows It All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Jung Yoon-Ho, the Vice President of Top Entertainment, is betrayed by those closest to him, including his wife and the company’s president. When he dies of terminal stomach cancer, he receives a miraculous second chance at life through regression. This brings him to his early days as a talent agent at Hoop Entertainment where his career first began, and where he encountered people he truly cared about. With a planner of future events and knowledge of what’s to come, Jung Yoon-Ho starts anew as a rookie talent agent. Determined to lift up those who were kind to him before, he navigates the challenging entertainment industry to turn adversity into opportunity in this journey of redemption and transformation. Blurb: Jung Yoon-Ho, the Midas Touch of the Entertainment Industry, regresses to a first-year talent agent. The life of the unrivaled ‘Rookie Talent Agent’ start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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